와우를 오리지널부터 했는데, 대격변 전까지는 굉장히 라이트 유저였음. 그래서 이전 확장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격변 시절부터 스랄의 여행에 플레이어들이 동참하고, 정령왕들의 횡포에 저항하는데, 이 때 중립 단체인 대지고리회를 도우며, 나이트엘프들과 하이잘 산의 라그나로스를 막기 위해서 동분서주 했음.

 대격변 초기에 가로쉬의 전쟁야욕으로 인해 나이트엘프와 전쟁이 재점화되었지만, 플레이어들은 직업 종족 여부와 상관 없이 인본주의자적인 성격으로 아제로스를 구하기 위해서 얼라이언스와 협업했음. 

 판다리아 와서 가로쉬가 판다리아를 점령하기 위해서 전쟁을 할 때도, 그래서 별로 공감이 안 갔음. 바로 1 년 전만 해도 저 친구들이랑 힘을 합쳐서 라그나로스 군세를 막았는데? 세계를 구하는 데, 일조한 전 대족장 스랄은 이미 말퓨리온이랑 서로 존중하는 관계로 변했는데?

 그래도 전쟁이 일어나고 가로쉬의 쓰레기 인성과 오크들의 흉폭함으로 인해서 호드내 다른 종족들은 억압을 받고 강제로 싸워야하는 뉘앙스 같은 거라도 있었음. 그래서 얼라 호드가 힘을 합쳐서 결국 가로쉬도 죽임.

 군단에서도 마찬가지로 중립 단체인 진영의 수장(혹은 대표)가 되어서 얼라이언스 출신들과 힘을 합쳐서 군단을 막음. 고리발 봉인할 때, 유물 무기들을 희생하는데, 그 배안에서도 각 진영 대표들(플레이어를 제외한 NPC들)은 얼라이언스, 호드 출신이 섞여 있었을 거임. 스토리 진행으로 봤을 때, 호드 유저들은 얼라이언스들을 싫어할 명분을 주지 않음, 같이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이미지만 줬을 뿐. 오히려 판다리아 때, 우리가 대족장을 관리 못해서 민폐를 끼쳤다는 느낌만 주지.


 격전의 아제로스 되니까, 캐지 말라던 아제라이트를 캐고, 실바나스가 군단에 맞서 싸운 평화는 1 년 정도 가지만, 말퓨리온이 죽어서 얼라이언스에 내분이 일어나고, 아제라이트를 적극 이용하면 영원한 평화를 누린다는 말에, '오크식 명예'의 상징인 바리안 사울팽이 넘어감.

 이게 가장 격전의 아제로스에서 말이 안되는 부분이었음. 사울팽 정도 위치에 있으면 마그니가 아제라이트를 채굴하면 아제로스가 위험할거라는 얘기를 못 들었을 리가 없고, 말퓨리온 역시 적의 위치에 있지만, 세계를 구한 자임. 사울팽이 명예를 안다면 말퓨리온을 존중할 수 밖에 없음. 말퓨리온을 죽일 정도로 격렬한 전쟁이면, 사울팽이 가장 혐오하는 민간인의 죽음도 당연하다고 볼 수 있음. 스토리 작가들은 어떻게든 전쟁을 만들고 실바나스 반대편에 속죄하는 모양으로 넣고 싶어서 이런 구도를 만들었는데, 이렇게 되면 사울팽과 같은 오크들도 '피의 욕망'에 휩싸여 '명예'를 저버린 짐승이라고 표현하는 거 였음. '좋은 전쟁' 소설에서도 사울팽이 이번 전쟁을 즐겼다는 내용으로 봤을 때, 이건 확실시 된 거라 봐도 됨.

 그리고 수장 없는 트롤들을 제외하고, 평화주의자인 바인 같은 경우, 다르나서스 침공에 동참한 이유를 알 수가 없음. 사실 스토리진은 이런 세밀한 설정은 중요하지 않고 전쟁을 일으켜야하기 때문에 스킵한 거 일테지만, 가로쉬의 폭정으로 인해 전쟁의 아픔을 겪었던 타우렌들 입장에서 말퓨리온을 죽이기 위해서 전쟁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이 전쟁에 동의하는 것 역시 개연성이 없었음. 말퓨리온은 드루이드들의 수장으로, 나이트엘프들을 제외한 가장 역사 있는 드루이드 종족은 타우렌임. 

 혹자는 호드는 대족장이 호드라는 집단의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할 정도로, 각 수장들이 나이트엘프들과 왜 전쟁을 해야하는 지? 왜 하고 싶어하는지? 자기 종족에 무슨 이득이 될 건지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이 전쟁에 동참함. 물론 고블린들은 돈 때문에 하는 거고...

 요약하자면, 이미 대격변 때부터 호드와 얼라이언스는 대 위험을 대상으로 긴밀하게 협조를 해왔고(플레이어 주축으로) 호드 유저들은 얼라이언스를 증오할 이유가 없으며, 일반 호드 시민들은 플레이어들에 비해 정보를 별로 얻을 수 없다고 해도, 호드의 영웅인 플레이어들이 영향력이 있다면, 얼라이언스를 극단적으로 혐오해야할 이유가 없음. 

 호드 정신의 주축인 바로크 사울팽이 개연성 없이 격아 전쟁에 동조한 것은 호드가 '피의 욕망'에 '명예'를 저버리게 만든 셈이며, 결국 사울팽이 막고라에서 죽은 건 '명예'를 지킨 게 아니라 '명예'를 저버린 속죄를 하게 된 것. 바인 등의 평화주의자들을 무시하는 이 전개는 호드를 디테일하게 파고 들지 않는다는 것으로 호드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 이를 보아서 호드가 진짜 '나띵'이기 때문에 이런 전개가 가능했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