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국내외 할 것없이 가로쉬 재평가 글이 예전에 비해 많아졌죠. 이는 실바나스의 호드이즈낫띵에 대한 충격과 현재 극단적인 얼라편애 성향의 스토리진에 대한 반발 및 점점 밋밋하고 박진감 떨어지는 스토리에 대한 조롱 목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지하게 가로쉬를 재평가하는 목소리들도 있는데 저는 이를 시대 가치관의 변화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2차 세계 대전을 겪고 냉전까지 겪은 후 세계는 세계주의가 대세가 되었고 다문화 장려 및 난민 수용 등에 적극적이었죠. 거기에 부시 개1새끼 이미지까지 겹쳐 세계화가 주 가치관이였죠. 그 때도 세계화가 주 가치관이 아니고 여전히 자국 우선주의가 대세 가치관이였다 하더라도 2010년에서 2020년까지 그 때보다 명확히 자국 우선주의와 국수주의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은 대부분이 공감할겁니다. 이 변화한 가치관과 연관이 아주 깊은 와우 캐릭터가 하나 있는데 그 캐릭터가 바로 가로쉬 헬스크림입니다.


와우 스토리 역시 전반적으로 대화 및 포용을 호의적으로 보고 호드와 얼라 관계에서 대개 비둘기 파들이 좋게 묘사됩니다. 비둘기 파 하면 스랄, 옛 제이나, 볼진, 안두인 린, 말퓨리온 등등 세계관이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캐릭터들이 줄줄이 나오는 반면 매 파 하면 생각나는 캐릭터들은 퓨트리스, 가리토스, 워3 댈린 등등 썩 좋아보이는 캐릭터들은 아니죠. 바리안 린도 성군으로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한 시점은 판다리아 약간의 참을성 부분부터고 이 때 엔딩이 호드를 용서하는것인 등 매 파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때문에 바리안과 마찬가지로 매 파였던, 심지어 판다리아 때 더더욱 강경한  매파로 전락해버린 가로쉬는 말그대로 악역으로 묘사됩니다. 하는 짓도 전쟁 행위 및 학살 등 악역 그 자체고요. 하지만 가로쉬가 와우의 다른 많은 악역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정말로 '호드를 위했다'입니다. 스랄과의 막고라에서도 끝까지 자신이 한 일은 전부 호드를 위해서였다고 외치죠.


호드의 이익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외부 집단을 침략한다. 그때 봐도 개1새끼고 지금 봐도 개1새끼인 전범 행위입니다. 하지만 대안우파 및 극단적 자국우선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에게는 정말 매력적인 소리죠. 타국이야 어떻게 되든 자국민이 우선 아니냐? 이 논리면 가로쉬의 모든 악행이 정당화되니 저런 성향의 사람들에게는 가로쉬의 결점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고 매력만 넘치는 캐릭터가 됩니다. 마치 도널드 트럼프처럼요.


여기서 몇 몇 사람들은 자국민이 우선이라더니 왜 다른 종족들은 차별했냐? 반대파들은 왜 그렇게 탄압했냐? 그게 호드를 위한것이냐?라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종족 차별 및 독재 행위는 가로쉬가 크게 비판받야야할 점이 맞습니다. 하지만 가로쉬의 매력에 이끌린 사람들은 그것 역시 진정으로 호드를 위한 행위라고 말할 것입니다. 현실의 트럼프 지지자들도 유색인종이 계속 미국을 갉아먹고 약하게 만들며 민주당은 외국에 미국을 팔아넘긴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트럼프는 이런 내부 간첩들을 제거해주는 영웅이죠. 즉, 가로쉬의 저 행동들도 마찬가지로 가로쉬의 매력에 이끌린 사람들에게는 호드의 힘을 깎는 행위가 아니라 진정으로 호드의 전력을 보강하는 행위입니다.


오그리마 공성전이 열린 2015년, 세계화를 주 가치관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가로쉬는 개1새끼고 악질 전범이며 지금도 그렇습니다. 이렇다할 성향이 없는 사람들 역시 가로쉬의 행위를 비판할 것입니다. 하지만 2020년까지 오며 대안우파가 득세하게 되고 국수주의와 극단적인 자국 우선주의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작품은 시대를 반영하고 작품에 대한 시선 역시 시대에 따라 변하게됩니다. 세계주의자들이 많았던 시대에 가로쉬는 변명의 여지도 없는 악역이였을지 몰라도 2020년이 되고 수가 많아진 대안우파들의 눈에는 가로쉬가 무슨 짓을 저질렀던 전설적인 영웅 그 자체입니다. 와우에서 가로쉬만큼 자국 우선주의를 펼친 캐릭터는 정말 몇 없으니까요. 이 때문에 2015년에서 2020년이 되며 가로쉬에 대한 재평가 목소리는 점점 많아지고 있고 앞으로 대안우파 및 극단적 자국 우선주의의 목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더더욱 가로쉬 재평가에 대한 목소리 역시 커질 것입니다.







근데 그거랑 별개로 현 스토리진 역시 엄청 안좋게 보입니다. 가로쉬가 정말 악질 악역은 맞는데 가로쉬 재평가 목소리 커지고 PC인 자기들 성향과 제대로 상충하는 캐릭터에 대한 여론이 점점 좋아지니 아예 관짝 박아넣으려고 어둠땅에 재등장 시키려는것 같거든요. 제 생각엔 이번 어둠땅에서 가로쉬는 엄청 추하디 추한 모습만 다 보이고 퇴장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