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실바나스는 따지자면 자기가 게임속 캐릭터라는 걸 아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음
자기를 비롯해서 모두가 정해진 시나리오인 운명대로 살아가는 걸 알게 되었고
그래서 그런 현실에 절망하고 간수랑 손을 잡아서 모든 걸 바꾸려고 하는 거

지금까지의 실바나스의 냉소적인 면이나 실바나스가 저지른 전쟁이나 학살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음
어차피 정해진 대로 살고 죽어서 정해진 사후를 보내게 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들이니까 
실바나스는 더 이상 그런 삶과 죽음에 의미를 부여할 수 없게 된 거

하지만 그런데도 실바나스는 무의미하단 걸 알면서도 베리사를 향한 가족애를 느끼고
델라린이나 안두인에게는 감정 이입도 하면서 흔들리고 있는 거임
델라린이나 안두인에게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보기 때문에
전쟁인도자에서도 실바나스는 어리석었던 자신을 델라린에 겹쳐 보는데
그 당시 실바나스는 결국 아무 의미도 없는 동족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고 죽었던 거임
어차피 그 모든 건 그냥 운명의 시나리오대로였을 뿐인데

그래서 그 모든 걸 바꾸려고 손을 잡은 게 간수인데
여기서 현재 유력한 추측은 간수의 능력이 심판관이나 목적의 길 그 자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거임
심판관은 무한한 지혜로 모든 이의 운명을 정해둔 설계로 목적의 길을 만들어 뒀음
근데 흥미롭게도 간수도 데나트리우스에 관해 비슷한 얘기를 함 
모든 영혼에는 목적이 있다고

어둠땅의 무궁한 존재들은 맡은 역할이 있는데 여기서 심판관은 일종의 시나리오라이터라고 할 수 있어 보임
실제로 그 목적의 길이 심판관에게서 나왔다고 하니까
그럼 간수의 역할과 능력은 뭐였을까 하면 
전에도 언급했지만 재창조가 유력해 보임
시나리오가 뭔가 잘못됐을 경우를 대비해 뒤엎고 다시 짜게 하는 역할

이런 힘이 있기에 지금의 운명을 뒤엎고자 간수와 실바나스가 손을 잡은 건데
문제는 간수가 실바나스를 속이고 있고, 최후의 순간에 실바나스과 원하는 대로 하지 않을 가능성임.
결국 실바나스의 목표는 간수가 자기 뜻대로 움직여 줘야 하지만 최종적인 권한은 모두 간수에게 있기 때문임.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간수에게 직접 의지하지 않아도 간수의 능력만 있으면 이런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도 모름.
사실 지금 실바나스를 죽인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음.
블리자드 스토리상 이런 운명 자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게 정말로 근본적인 문제고, 실바나스와 플레이어의 목표는 바로 이 부분에서 합쳐질 수 있음.
대신 실바나스는 그 수단을 간수로 선택했던 건데, 9.1 레이드에서 플레이어들과 싸우면서 어쩌면 함께 간수에 맞선 후에 간수에게서 빼앗은 힘으로 운명을 없애는 길을 깨닫게 될 수도 있어 보임.

이런 스토리로도 간수가 어둠땅 막보인 건 충분히 가능하지만
솔직히 9.1 테마가 이미 간수의 지배로 나온 시점에서 간수 관련 테마를 또 쓰는 건 좀 이상한 느낌도 듦
이건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시즌 어픽스 같은 인게임적 요소도 있어서
그래서 운명 그 자체로 시선을 돌려서 생각하면 어둠땅 막보쪽은 결국 태초의 존재 쪽을 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함.

여기까지가 추측이긴 한데 블컨 유출되기 전에 나락 레이드 예상하면서 
9.1에 실바가 막보면 세탁될 거라고 전부터 적어뒀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써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