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적당님이나 수토님과 아주 잠깐 인연이 있었던 사람 중 한명으로, 지난 두 가지 큰 사건을 지켜보면서 이래저래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옛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듯, 비록 그분들과는 잠깐 만났던 분들이긴 하지만서도 주제넘게 괜시리 걱정이 되는건 저도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더군요.
하지만 그보다도 더 씁쓸했던건, 저 역시도 쉽게 지키지 못하는 익명성의 악용이 지나칠 정도였다는 겁니다. Kinst나 지롱이지롱이처럼 보이지 않고 모른다 하여 상대방의 인격을 무시하고, 하대하는 글들이 어떻게 보면 모든 악용의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대에 대해 감정이 생기고 불편하거나 껄끄러운 것은 인간인 이상 어쩔 수 없지만,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품위를 지키느냐 아니면 추락시키느냐가 결정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계실겁니다. 그건 '인간'인 이상 당연히 알아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요 근래 섭게를 어지럽히고 분쟁을 일으킨 주범들의 글에선 이것이 모두 결여되어 있습니다.
상대가 누구이건 반말하면 강해보입니까?착각하지 마십시오. 반말이라는 것은 상대방이 내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서로에게 신뢰를 쌓았을 때, 상대가 나와 동년배이거나 나보다 어린 사람일 경우에만 가능한 겁니다. 심지어 사회에서는 나보다 어린 사람을 존대하는 경우도 많지요.
익명 게시판도 하나의 사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와도 같습니다. 기본적인 에티켓조차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과연 자신들의 그 서투르고 어설픈 말이 타인으로 하여금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생각합니까?다시 한 번 말합니다. 착각하지 마십시오. 당신들의 말은 초등학생의 일기보다도 더 질낮은 그림일 뿐입니다.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일으키는.
생각이 있다면 자신의 글을 다시 한 번 정독해보십시오. 그리고 이 게시판은 비록 익명일지라도 인연을 만드는 또 하나의 장입니다. 부디 앞으로는 저급한 수준의 글이라고 말하기에도 아까운 끄적거림은 자제하십시오. 그러한 행동은 당신의 인격을 벌레만도 못하도록 만드는 것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끝으로, 엘룬 서버 유저 중 한 사람으로서 이제 더 이상 게임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더 큰 상처를 받는 사람이 생기지 않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습관처럼 하시는 말이 있지요.
"게임은 즐기기 위해 하는 것이다"
즐기려고 하는 게임에 죽자고 달려들지는 맙시다.
두서없는 글을 남겨 죄송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