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도 30대 중반 아재였지만 그때 이 정도 나이는 그냥 평범한 중간이던 기억입니다. 지금과는 좀 다른 분위기였구나 싶기도 하군요. 당시나 지금이나 게임을 그렇게 열심히 하는 타입이 아님은 동일하지만 당시에는 특히 애드온에 꽤나 빠져 있었습니다. 큰 커뮤니티에 공유하거나 하지는 못하고 몇몇 분들과 소소하게 애드온 손보고 모음 만들어 나누며 즐겼었지요. 덕분에 축소본이지만 불성 시절 스샷이 서너장 남아있더군요. 업무 때문에 늦은 점심 먹고 나서 문득 떠올라 올려봅니다. 예전에는 지금처럼 와이드 모니터가 표준이 아니어서 4:3의 철지난 비율이 어색하실것 같습니다만;;;

검사 레이드 하던 때입니다. 이 때의 포스로 일리단이 남았어야 했는데... RDPS의 중요도가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던 것과 상반되게 당시 탱커 TPS 밸런스가 좋지 않아서 생존은 부차적인 문제고 TPS에 올인해야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TPS로 탱커의 자질을 평가하고 복잡한 계산까지 했어야할 정도니... 아이구...




알터랙을 달리던 때인데 이때가 가장 심각하게 애드온에 빠져있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분위기 내보겠다고 패치되며 버려진 텍스처 세트를 줏어와 한땀 한땀 배치하고 모자른 것은 잘라 붙여가며 만들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이런 것을 며칠 밤 메달렸는지... 알터랙에서 전장군 상대 진영으로 만나던 세나 서버 호드가 생각나는군요.




드디어 오래 사용하던 4:3 비율 모니터를 와이드 모니터로 바꾸고 나서는 세기말이라는 게임 환경과 현실 집중이라는 상황이 맞물려 미니멀하게 꾸며서 투기장과 전장만 다녔습니다. 여차여차 속해 있던 공대에서 나와 오히려 여유가 있었던 때였습니다. 물론 세기말 라이트유저의 여유로움은 알터랙을 향하게 했지요.




그때 함께하던 인연들의 대부분을 지금은 볼 수 없지만 그때 그 기쁨의 흔적은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그때의 기쁨이 있기에 복귀해 군단도 어설프지만 조금씩 즐기고 있고요. 오랜만에 오신 저와 같은 아재, 아줌들의 즐거운 시간을 바라며 물러갑니다.

- 특별한인연 길드, 전사 투명한순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