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목을 끌지 않으려면 도시로 이동하기 전에 변장을 해야 합니다. 적절한 주문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두려워할 권리가 있습니다. 부서진 해변에서 군단을 막는데 실패한다면 악마들은 바로 이곳, 우리의 고향이자 심장부를 공격할 것입니다.

 

저는 그 사내의 선택을 비난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셨습니다. 그 분은 위대한 국왕이셨습니다.

 

당신이 아버지의 나침반을 제게 가져와주신 후로 빛에게 저를 인도해달라고, 아버지께서 안식에 드셨는지 알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빛은 응답하지 않습니다.

 

백성들은 저를 좋아하고 존중합니다. 아버지를 믿었던 것처럼 저를 믿지는 않습니다.

 

백성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조언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들이 아버지를 믿었던 것처럼 저를 믿지는 않을 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감사합니다. 친구여. 아버지의 왕관의 무게를 배우기 위해서 제가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습니다. 부서진 해변으로 가서 아버지께서 하신 희생을 제 눈으로 직접 보아야 합니다. 저는 알아야만 합니다.

 

성으로 따라오십시오.

 

스톰윈드는 언제나 제 집이었습니다. 상점들과 거리에 대해서는 구석구석까지 다 알고 있죠. 익숙한 거리들을 거닐고 있는데도, 이토록 길을 잃은 듯한 기분을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추모비가 성에서 이곳으로 이동한 후로, 사자의 안식처에 돌아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전쟁이 제 모든 힘과 주의를 소진시켰습니다. 슬픔에 잠길 시간은 없었습니다.

 

이 나침반은 제가 아버지의 생신을 맞아서 제작시킨 겁니다. 제가 탄 배가 판다리아에 좌초되기 몇 달 전에 아버지께 드렸죠. 오래전 일입니다. 군단과의 전쟁이 시작된 뒤로, 생각을 돌리거나 슬퍼하거나 애도할 기회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제는 좀 달라질지도 모르겠군요.

 

 

아버지의 나침반을 되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그 분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상기시켜주는 물건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저를 전쟁으로부터 보호하려고 하셨습니다. "린은 언제나 스톰윈드에서 통치해야 한다."며 제가 후방에 남아야 한다고 말하셨지만, 저는 아버지의 눈 속에서 진실을 읽었습니다. ...저를 잃을 까봐 두려워하고 계셨습니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 어머니께서 아버지께 남긴 것은 저 뿐이었습니다.

 

저는 스톰윈드의 영웅들이 아제로스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희생하고 죽어가는 것을 몇번이고 계속 먼 곳에서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불타는 군단에 맞서싸우다 숨을 거둔 국왕은 아버지가 처음이 아닙니다. 제 증조부이신 바라덴 국왕, 조부이신 레인 국왕께서도 숭고한 희생을 치르셨습니다. 우리 가문의 국왕들은 언제나 스톰윈드의 자유를 위하여 병사들과 어깨와 방패를 나란히 했습니다. 제 삶은 언제나 아버지나 티리온 같은 영웅들이 흘린 피에 의해서 보호받았습니다. 이제 저도 그들과 같은 일을 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곳으로 인도해주십시오. 제 눈으로 직접 봐야만 합니다.

 

이곳이 우리 병력이 부서진 해변에 상륙한 곳이군요. 버려지고 황량한 땅. 누군가 최후를 맞이하기에는 끔찍한 장소입니다. 자, 가죠.

 

이곳은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지독합니다.

 

겐과 벨렌 두 분께서 제 이야기를 하고 계신 것 같군요. 하지만 저는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이 땅은 적막하고 슬픔으로 가득 찼습니다.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아버지...

 

가시죠.

 

 

 

애도가 필요하다는 건 이해하지만, 왕이 있어야 할 곳은 왕좌요. 안두인을 설득해서 그만두도록 하시오! 

 

환영이 전쟁의 승리를 쟁취하지는 않소. 예언자여. 그 아이는 선한 마음을 가졌지만, 시험받은 적이 없소. 우리는 그 이상을 필요로 하오. 그 자신도 마찬가지고.

 

안두인은 부서진 해변에 없었소. 그는 병사들이 치른 희생을, 지금도 치르고 있는 희생을 보지 않았소. 국왕은 자신이 내리는 명령의 무게와 대가를 알아야 하오.

 

나침반이 그의 정신을 무너뜨린다면, 전쟁이 우리 문 앞까지 닥쳤을 때 그가 어떻게 대처할 수 있겠소!

 

안두인!

 

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