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https://wowhead.com/news/322504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아제로스의 민화와 동화는 아제로스와 관련된 짧은 단편들을 모아둔 책입니다. 단순히 와우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세계 내 캐릭터들이 서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 자체는 정설일지라도 여기서 다뤄지는 이야기가 모두 사실에 기반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 단편 개요

"자매란 항상의 다른 뜻 (Sister is Another Word for Always)" 단편은 화자가 자매의 죽음을 되짚어보는 것으로 시작하며, 비록 이름은 언급되지 않지만 베리사 윈드러너의 이야기임이 자명해집니다. 이 이야기는 실바나스 윈드러너가 아서스의 손에 의해 사망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으로, 베리사는 스컬지의 로데론 침공에서 살아남은 인간 마법사인 로닌과 결혼한 상태였습니다.

실바나스가 사망할 시점 베리사는 스컬지와 맞서 얼라이언스 전선에 나가 있었지만, 들리는 노래를 따라 캠프를 나서 험난한 길을 따라간 그녀는 이내 "후회"와 "받아들임" 이라는 이름의 두 엘프 동상이 있는 외딴 묘지에 도달합니다.



여기서 베리사는 언니를 찾기 위해 어둠땅을 찾아갈 의향이 있는 영혼의 치유사 엘로미아를 만나고, 엘로미아는 베리사 실바나스가 자신의 의지로 사후 세계를 떠나게 설득할 수 있다면 실바나스의 영혼을 산 자의 세계로 돌려놓겠다고 약조합니다.

베리사는 몽환숲으로 추정되는 아름다운 숲에 도달하지만, 실바나스를 찾지 못합니다. 실바나스를 부르던 베리사는 이내 아주 끔찍하고 고문으로 가득한, 나락으로 추정되는 지역에 들어서고, 여기서 "추방된 자"라는, 간수일 존재를 만납니다. 그는 베리사에게 여기서는 베리사의 언니를 찾지 못할 것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베리사는 간수의 손에서 뛰어나온 은빛 섬광이 마치 물고기처럼 영혼의 강을 타고 오르는 것을 보고, 이것이 실바나스라 믿으며 이 조각을 따라갑니다. 베리사가 마침내 따라잡은 조각은 실바나스의 모습으로 변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간수는 실바나스를 자신의 둔기로 내려쳐 큰 고통을 안겨준 다음, 베리사를 자신의 영역에서 추방합니다. 베리사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의 규율에 어긋나기 때문에" 실바나스는 베리사와 함께하지 못합니다.

베리사가 다시 깨어났을 때 그녀는 더 이상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이 어디에 잇는지 혼란스러워 합니다. 이후, 그녀는 다시 전장으로 돌아갑니다.



■ 실바나스의 종착지

이 단편을 통해 가장 먼저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아마 실바나스의 영혼이 몽환숲으로 향할 예정이었다는 점인데요. 이미 저희는 밤의 끝 단편에서 아서스가 실바나스의 영혼을 다시 살려내기 전에, 그녀가 평화로운 사후 세계를 보는 것으로 그 존재를 짐작할 수 있었던 바 있습니다. 베리사가 몽환숲에서 실바나스를 찾지 못한 것은 아서스가 실바나스의 영혼을 다시 끌어내 밴시로 되살렸기 때문이겠지만, 아서스가 실바나스의 영혼을 모두 가져오는 데는 실패한 듯 합니다.



■ 간수의 손아귀 속 실바나스

실바나스는 두 번째 죽음 이후 간수와 손을 잡은 것으로 보였지만,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이미 실바나스가 처음 죽음을 맞이했을 때부터 간수는 그녀의 영혼 조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서의 예시에서 볼 수 있듯 서리한은 이미 영혼을 영구히 찢어놓는 능력을 가진 만큼, 실바나스의 영혼 중 일부 역시 서리한에 의해 찢겨져 나갔고 이로 인해 간수가 그 영혼을 바로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글을 통해 간수와 실바나스의 관계가 실은 한 쪽으로 치우친 것임을 알 수 있으며, 간수가 둔기로 실바나스를 내려친 후 실바나스의 영혼이 간수를 공포에 질린 눈으로 쳐다보았다는 언급 역시 존재합니다. 또한, 비록 실바나스의 영혼 파편을 갖고 있는다 해서 실바나스를 완전히 조종할 수 있는 것은 아닐지라도, 간수는 이미 실바나스를 이용할 계획을 짜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밤의 끝 단편 동안 실바나스가 간수와 가졌던 만남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해 주는 정보인데요. 실바나스는 그 때부터 자신이 간수와 같은 편이 되었다고 믿지만, 이 모든 과정에 실바나스의 자유 의지가 얼마나 개입되었을까요? 간수가 이 모든 것을 이미 계획하고 있었다면, 실바나스가 "선택"한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았을까요?



■ 실바나스의 영혼 파편

이야기 내내 베리사는 자신을 "슬픔"으로, 실바나스를 "용기"로 표현합니다. 그녀가 찾아낸 실바나스의 영혼 역시 "용기"로 언급되며, 간수 또한 이 곳에서는 용기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 말합니다. 또한 실바나스의 이 영혼 파편은 자신의 자매인 베리사를 무척 사랑한다는 표현 역시 보여줍니다. 실바나스가 자신의 목숨을 바치며 실버문에서 그렇게 열심히, 용맹하게 싸운 것은 자신의 사람들을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인 만큼, 실바나스의 용기와 사랑은 한 데 묶여 있음 역시 이미 언급된 바 있습니다.

그 외에도, 첫 번째 죽음 이후 자신이 지키기 위해 싸웠던 이들에 대한 실바나스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점 역시 흥미로운데요. 비록 그녀는 포세이큰의 위대한 영웅이었지만, 실바나스는 동시에 그들을 방어구처럼 이용했습니다. 실바나스가 그들을 지키고 강하게 만든 것은, 포세이큰이 곧 실바나스의 보호막이자 강함이기 때문에 말이죠. 밤의 끝 단편에서 실바나스가 얼음왕관 정상에서 몸을 던졌을 때, 발키르는 포세이큰이 그녀를 필요로 한다고 설득하지만 실바나스는 상관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칩니다.

자신의 자매를 향한 태도 등을 감안하면 아직도 실바나스에게는 약간의 사랑이 남아있는 듯 보이지만, 이는 순찰대장으로서 실바나스가 보여준 사랑과 용기와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만약 간수가 실바나스의 영혼 중 그런 부분을 갖고 있었다면, 실바나스의 성격이 바뀐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 간수의 생각

9.1 패치에서 데이터마이닝 컷신에 따르면, 무궁한 존재들은 간수, 즉 조바알이 자신들을 배신하여 그를 나락으로 추방했다고 하는데요. 이 이야기에서 간수는 가족이란 다른 이들보다 더욱 잔인하게 너를 아프게 만들 존재를 뜻한다며, 자신의 형제 자매가 자신을 배신하고 이런 운명에 처하게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또한, 간수는 자신의 심장 부근에 난 큰 구멍을 언급하며 모든 이들에게 그런 무언가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저, 자신의 구멍은 조금 더 보기 쉬울 뿐이라며 말이죠.



■ 이야기의 신뢰도

이 이야기가 도서 내의 다른 이야기와 다른 점은, 도서 내의 다른 이야기들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동화거나, 모닥불에서 서로에게 늘어놓는 이야기로 취급된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우서의 이야기 또한 나이든 이들이 잠을 자지 않는 어린 왕자와 공주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 언급되지만, 베리사 윈드러너의 관점으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베리사 자신조차도 막바지에 잊어버리며, 그 누구에게도 들려주거나 구전되어 내려오지 않는, "아제로스의 민화와 동화" 라는 이름과는 무척 이질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아제로스의 그 누구도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인 만큼,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상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플레이어라고 추측할 수 있으며, 그렇다면 이는 다른 이야기들보다 훨씬 더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물론, 이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기보다는 환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편 내에서 베리사는 자신이 병사로서의 단단함을 잃어버릴 만큼 오랫동안 여정을 떠났다고 언급하나,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으니까요. 이는 베리사가 꾼 하나의 꿈이지만, 단순한 꿈이라기에는 사후 세계와 간수를 무척이나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영혼이 파편으로 갈라지는 것 역시 9.1 패치에서 다뤄지는 우서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하고 말이죠.

어쩌면 아직까진 어둠땅에서 큰 역할을 맡지 않았던 베리사가 향후 몽환숲이나 나락을 방문하고, 이 꿈을 기억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또한, 간수가 자신을 여태까지 조종하고 기만하고 있었다는 것을 실바나스가 알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 역시 흥미로운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