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wowhead.com/news/secrets-of-creation-and-jailers-plan-revealed-in-zereth-mortis-books-spoilers-325754

원래 마지막 두 장만 따로 올리려 했는데 와우헤드에서 오늘 보니 전체를 다 올렸길래 그냥 묶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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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패치에선 오랜만에 책을 읽는 업적이 등장하며 이 업적은 제레스 모르티스 비행을 해금하는 조건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 책들은 피림이 어째서 제레스 모르티스에서 추방자 신세가 되었는지, 또 어떻게 자동기계들과 교류하게 됐는지,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선 간수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줍니다.

설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피림의 글은 보물 그 자체라 할 수 있죠.



피림은 제레스 모르티스로 떠났을 때 일찍이 만나게 되는 중개자입니다.
또한 여러 설정이 담긴 타자베쉬 문서의 작성자이기도 합니다 - https://www.inven.co.kr/board/wow/1896/39019


피림: 물론, 제가 피림입니다. 여러분도 제레스 모르티스를 찾아내는 제 탐험 이야기를 들으셨겠죠.
펠라고스: 못 들어본 것 같네요. 그래도 승천의 보루의 중개자들이 아주 아주 오래 전 실종된 원정대 이야기를 해주긴 했습니다.
피림: 실종이라뇨? 그럴 리가요! 전 이 지식과 경이의 세계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평온한 장소를 말이죠... 나락살이가 공격하기 전까지의 이야기지만. 
펠라고스: 여기 나락살이는 안 보이는데요. 어디 있다는 거죠?
피림: 간수의 병력은 제레스 모르티스 도처에 역병처럼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매장터로 들어갈 입구를 찾는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죠.
피림: 우주의 비밀이 그 안에 있습니다. 조심하세요! 간수의 요원들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으니...
펠라고스: 이 구조물들은 뭐죠?
피림: 저건 자동기계라고 합니다. 태초의 존재들께서 여기 남기신 제레스 모르티스의 관리자들이죠.
피림: 제가 저들의 힘을 다루는 걸 도와주실 수 있다면 나락살이를 상대로 써먹을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피림은 더 많은 지식을 탐내다가 이단자로 찍혀 안식처에서 추방당했으며, 책을 통해 그 경위를 알 수 있습니다.

추방자 피림의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날탈 업적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7장까지지만, 이 책에는 맺음말 부분도 존재한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이 마지막 장은 간수를 쓰러뜨린 후에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피림에게 선견지명이 있을 가능성도 존재하지만요.


1부

추방형이 시작될 때 난 우리를 여기로 이끈 사건들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나를 의심했다. 조롱했다. 날 갈아치우려고 모의했다. 그런데 그들이 의심의 칼날을 빼 들고 날 쓰러뜨리려 기어들어온 바로 그 때, 그 일이 일어났다.

기하가 스스로 드러났다! 프랙탈이 정렬했다! 오랜 시간 끝에, 난 제레스 모르티스로 가는 길을 찾아낸 것이다!

다른 그 누구의 머리로도 성공하는 데 필요한 공식을 떠올릴 수 없었을 것이다. 조정되고 재조정된 차원문이 서로에게로 뻗어나가고 또 되돌아가며 줄을 이었다. 내 앞의 그토록 많은 이들이 실패한 것도 놀랄 일이 아니었다!

우리 원정대원에 있던 멍청한 자들은 이 땅의 신비를 약탈하려 달려들었고 그 어리석음의 대가를 치렀다. 태초의 존재들이 그들의 비밀을 무방비 상태로 두었을 리 없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생존자들은 교훈을 배웠고 내 경고를 따랐다.

우리는 안전한 거점을 찾아냈다. 우리의 작업이 시작될 안식처를.

그러나 우리의 연약한 화합은 오래가지 못했다.

2부

제레스 모르티스의 신비를 더 깊이 파고들수록 내 동료들은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어쩌면 원정대원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영예에 이끌렸을 집행자 알크레스조차도 우리가 얻어낸 지식을 신성히 여기기 시작했다.

이윽고 알아라와 다른 이들은 위대한 진실을 깨우쳤다. 우리가 발견한 것들을 감독관에게 한 마디도 전해선 안 된다는 것을. 태초의 존재의 비밀을 침탈해선 안 된다는 것을! 외부인들은 제레스 모르티스의 중대한 목적을 어지럽힐 뿐일 터였다.

우리는 차원문을 부쉈고, 나는 내 전위 방정식을 내 마음속에서조차 애써 지워냈다. 우리를 바깥 세계로 다시 이끌어낼지 모를 모든 유혹물도 몰수되었다.

우리 중개단의 명칭을 포기하자 우리의 심장이 노래했다! 그날 이후로 난 그저 피림이 되었다. 그리고 난 창시자의 지식으로 이익을 탐하려 하지는 않았지만, 정말로 그 지식을 이해하고 싶었다.

거기서부터 분열이 시작되었다.

3부

어째서 내가 이토록 편협한 마음의 동반자들을 떠안은 것인가?

무한한 경이의 땅 안에서조차, 내 옆에서 일하는 안식처의 멍청이들은 내 모든 생각과 행동을 이끈 목적을 인식하지 못했다. 

나는 매장터에 가야만 했다.

그건 신성모독이다, 그들은 그렇게 주장했다. 그곳의 신비는 너무나 신성하다고. 다가가서도, 마음에 품어서도 안 될 진실이라고.

그들은 내게 이단자라는 낙인을 찍었다. 내가 등을 돌리면 그들은 내 연구를 훼손했다. 새로운 암호를 번역해나가는 데 다가갈 바로 그 무렵에, 크레스는 참견쟁이 순례자 몇 명을 보내 방해하려 했다.

우리의 커져가는 불화는 뻗어나가 해소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결국 그들은 나를 변절자로 규정하고 안식처에서 추방시켰다... 내가 그들에게 준 바로 그 거점에서!

그러나 나는 이 모욕을 내 지성과 결의에 걸맞은 방식으로 견뎌냈다. 망명 생활에서 난 그들 모두를 앞지를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해냈다.

4부

매장터의 접근법은 계속해서 날 피해 갔지만, 자동기계를 관찰함으로써 난 많은 걸 배웠다.

처음에는 그들을 과소평가했단 걸 인정한다. 그들은 단순한 하인처럼 보였다. 오리보스에 있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따르는 자들보다도 독립적인 사고 능력이 부족해 보였다!

그러나 제레스 모르티스에 있는 다른 모든 것들처럼, 그들은 양식의 일부였다. 그들 앞에 놓인 책무에 따라 요구 받은 대로 팽창하고 수축하며 변화하는 기하의 일부.

결국 이 땅은 결코 박물관이 아니다. 세상에 잊힌 것들을 모아둔 도서관 같은 게 아니다. 그래, 이곳은 작업장이다. 사후세계들을 빚어내는 제련소다.

내 의식을 인식의 한계로부터 떼어놓자, 창시자들의 위대한 설계가 실현되었음이 보였다. 심판관의 판결이라는 필요에 따라 모인 사후세계들이.

이 책무를 수행하는 게 자동기계였다. 식물군, 동물군, 지형을 빚고 그것들을 보주에 담아 비옥한 흙에 떨어지는 씨앗처럼 중계지를 향해 내보낸다. 

보이는가? 나처럼 이해하고 있나?

어둠땅의 모든 것들이... 모든 것들이...! 양식의 일부다. 무엇도 사라지지 않는 닫힌 체계다. 파괴된 것처럼 보이는 것조차도 그저 새로운 목적을 위해 재구성되는 중일 뿐이다. 

목적이라. 흠. 근시안적이기는 해도 따르는 자들이 이 신비의 일부 정도는 이해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5부

난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존재하는 여러 유형의 자동기계들을 관찰했다. 수호자, 건축가, 수집가... 그리고 유지와 수리라는 책무에 열중하는 것으로 보이는 훨씬 더 작은 종까지.

자신의 의무를 향한 흔들리지 않는 헌신 외에도, 이 자동기계들은 또 다른 주목할 만한 특징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들의 언어 말이다. 그들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단어로, 어조와 메아리로 말했다. 

나, 피림이 언어적 기량으로 명성을 떨친다는 걸 알아둬라. 어둠땅에 도착하면 필멸의 영혼들에게 죽음의 언어에 대한 지식이 채워지기는 하지만, 많은 이들은 자신들의 세계에서 썼던 언어에 대한 기억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묻건데 언어가 소리와 양식의 체계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그러니 맞다, 당연히 나는 필멸의 영혼들과 면접하는 동안 수없이 많은 언어들을 받아들였다. 그러니 당신도 자동기계의 언어가 별 난관이 되지 않으리라는 내 자신감이 이해가 갈 것이다. 

살면서 이토록 틀린 적이 없었다.

자동기계의 언어는 단순한 단어들이 아니었다. 아니고 말고! 그건 암호의 일부이자 꾸러미였다! 단어 그 자체가 기하를, 프랙탈을 이해하는 열쇠였다. 

발견되기만을 기다리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러나 내 마음이 진정으로 열리게 된 것은 자동기계의 가장 희귀한 형태 중 하나를 맞닥뜨린 시점에서였다. 

6부

자동기계는 제레스 모르티스 곳곳에 널려 있다. 하지만 모든 유형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것은 무한한 모래알 속에서 빛나는 보석처럼 극도로 희귀하다. 

그게 예언자다.

그들은 동족에게 노래를 부르며, 그렇기에 처음에 나는 그들이 그저 외형만 특이할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그들의 책무를 더 잘 관찰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자,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일어났다.

난 그것의 목소리를 들었다.

"목소리"라는 용어에는 부족함이 있긴 하다. 동료와 대화를 나눌 때 단어의 느낌이 생생하게 말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건 그 이상이었다. 

나는 단어를 듣는 것만큼이나 느낄 수 있었다. 생각이 내 의식에 들어와 내 존재 전체에 그 의미를 전했다. 

무슨 단어를 제공했을까? 형상을 말했다. 수수께끼. 예언. 그리고 그것들이 내 중심부를 통해 울려퍼지자, 난 이릭투와 나눴던 대화를, 그가 내게 말해준 천 개의 진실을 떠올렸다. 

그때 불현듯 떠올랐다. 예언자는 하나이자 동시에 일천 개의 진실로 말했다. 분리된 생각들이 아닌, 일순간에 하나로서. 

그리고 만약 예언자가, 작업장을 감독하도록 남겨진 독립체들이 이와 같은 용어로 생각할 수 있다면, 그들을 만든 존재의 정신이란 대체 얼마나 더 복잡해야 한다는 것인가? 

오래도록 나는 티탄이나 공허의 군주, 황천의 악마들에 대해 알게 된 사실을 비웃어 왔다. 죽음의 판테온에게는 그보다 높은 경의를 표했지만, 이제 나는 그들도 그만큼이나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 진실은 어느 한 방향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그 교차점에 존재하는 것이다.

태초의 존재들은 그들의 선물을 나누어 줬지만, 그 어떤 자손에게도 그 모든 걸 주지는 않았다. 이 후손들이 그토록 끊임없는 질투를 품고 다투는 게 놀랄 일도 아니다. 그들의 본성 그 자체가, 부정하는 것이었다.

이를 깨닫자 나는 정신을 잃었다. 나는 다시 한 번 새로운 사고의 지평으로 넘어간 것이다. 

7부



제레스 모르티스에서의 새로운 발견 하나하나가 나를 태초의 존재의 신비로 다시 이끌었다. 난 그들의 본질을 이해하려 했지만, 내가 정답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할 때마다, 나는 점점 그로부터 멀어지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다시 그들의 설계를 생각했다. 양식을. 직선과 곡선을. 호와 모서리를.

그리고 모퉁이를. 아, 그 수많은 모퉁이.

일곱 번째를 암시하는, 그러면서도 그를 부정하는 여섯 개의 힘. 오랫동안 난 이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그저 또 하나의 변수라고 여겼다. 풀리기를 기다리는 미지의 변수라고.

하지만 예언자의 노래가 계속해서 내 의식 안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내 집중이 풀려나자, 실재하는 것들을 움켜쥔 내 손아귀가 풀리자, 기하가 내 마음 속에서 형체를 이루었다.

그건 여섯과 일곱이었다. 여섯 개는 하나였고, 일곱 번째가 다른 하나였다.

그들이 합일을 갈망한 것일까? 노래는 그와는 다른 말을 하려는 듯했다. 둘이 존재하나, 하나만이 존재할 수 있다고.

선율이 변화했다. 나는 그것이 취한 형체에 몸서리쳤다.

이건 풀 수 있는 변수 같은 게 아니었다. 이건 자신의 기회를 기다리는 해답이었다. 

노래가 끝나게 두어선 안 된다. 

태초의 존재는 아직도 그를 노래하고 있을까? 진실로 나는 알지 못한다. 하나 노래하지 않는다면...

그러지 않는다면...

누가 할 것인가?

에필로그



간수는 패배했고 어둠땅은 다시금 완전해졌음에도, 나는 이 승리를 기념할 수가 없는 기분이었다.

매장터 내부의 작동 방식을 배웠기 때문에. 간수가 현실을 다시 만들기 위해 이용하려 한 힘을 보았기 때문에. 그리고 이와 같은 것들을 목도한 나는 내 존재의 중심 그 자체를 흔드는 두려움으로 가득해졌다. 

이제 내겐 우주의 각 힘마다 제레스가 존재하며, 그 안에는 매장터와 같은 내부 성소가 존재한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런 성소들은 어떤 근본적인 수준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게 분명할 것이다. 간수가 이용하려 했던 연결이다.

그가 매장터에서 시작한 일은 하나의 제레스에서 다음으로, 모든 것이 자신의 힘으로 지배될 때까지 내쏟으려는 것이었다. 어둠땅의 심장부가 각각의 우주적 힘의 심장부로 통하는 출입구 역할을 맡아 차례로, 연이어 그의 의지에 종속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계획이 좌절되었다면, 어째서 나의 마음은 이렇게 불편한 것일까?

그건 양식이 얼마나 유약한지 내가 보았기 때문이다. 여섯 개의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저울이 얼마나 연약한지를.

그리고 만일 간수가, 그 악의 가득한 행동을 통해 저 양식 안에 극히 감지해내기 어려운 균열을 남기고 간 거라면, 난 지금은 작은 것이 커져만 갈까 두렵다. 균형 그 자체가 가차없는 압박을 가하는 또 다른 힘에 의해 부서지기 쉬워질 때까지.

태초의 존재들께서 이와 같은 사태를 예견하셨기를 기도한다. 당신들의 위대한 설계를 보존하기 위한 방안을 남겨 두셨기를.

하나 만일...

만일 그들의 설계가 지속되도록 의도된 것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바로 그것이...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가능성이다.

일지의 내용은 크게 다음으로 나눠집니다.

알피림과 그의 알 중개단 동료들이 제레스 모르티스로 들어가고, 알이라는 중개단 명칭을 포기하게 된 경위와 다른 중개자들이 태초의 존재의 경이에 경도된 반면 계속해서 지식을 추구한 피림은 그들에게 추방되었다는 내용.

자동기계를 연구하다 예언자 개체를 통해 일곱 번째 우주적 힘의 진실에 도달한 피림.

피림은 간수가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제로스에 상처를 남긴 살게라스처럼 우주의 양식에 지금은 보이지 않는 흠집을 낸 게 아닐까, 그리고 다른 우주적 힘이 이 상처를 이용해 균형을 무너뜨릴까봐 걱정하게 됩니다.

피림은 태초의 존재가 이와 같은 일을 예견하고 조치를 취해뒀기를 바라면서도, 혹시나 지금의 균형이 망가지는 것 자체가 태초의 존재의 의도일까봐 걱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