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베타...절친의 권유로 첫 RPG 게임을 접하게 되었다.
친구는 당시 20렙 후반 전사 였고 난 마법사가 멋있어 보여서 마법사를 시작했다.
무지 쎈 몹들을 순식간에 쓸어버리는 친구가 무지 강해보였다.
나에겐 퀘스트는 단지 레벨업의 수단이었고 오로지 PVP에만 관심이 있었다.
40렙 후반이 되면서 친구따라 길드도 들게 되었고 길드내에서 종종 하는 레벨차 깃발전도 재미있었고,
고렙 형들을 따라 여기저기 다니기도 하며 정말 넓은 와우세계에 푹 빠질무렵...

우리 길드에는 여성유져도 몇명 있었다.
내가 50렙 초반쯤이었을때 두 여성유져는 친구였는데 40렙 후반이었는고 퀘도 도와주며 친해졌고...
그중 '미나나라'님이랑 더욱 가까워 졌다. 나와 같은 마법사였기도 하고 말이 잘 통했다고나 할까...
나보다 한살 연상이었지만 게임상이라 그런지 말하는것도 그렇고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몇번이나 만나자고 해서 그녀를 만나러 갔고 우린 만나서 겜방을 향했다. ^^;
함께 와우를 하며 이것저것 알려주며 즐겁게 렙업도 함께 했다.
그렇게 우린 와우커플이 되었다.
현실 데이트도 하고 헤어지면 와우에서 만나서 함께 돌아다니고 항상 함께 할 수 있었다.

나에게 와우를 권한 친구는 5렙낮은 나에게 발리기 시작하면서 같은 60렙일때는 절대 이길수 없는 법사와 전사였다.
그당시 법사는 전사의 넘사벽이었다는걸 오리 유져라면 다들 아실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그 친구는 법사의 상성이라는 드루를 선택하여 나를 죽이겠다며 호드로 넘어갔다.
하지만 템차이로 친구는 좌절하고 다른 두 친구를 호드로 시작하게 하여 와우폐인을 만들었다.
넓은 와우세계에서 서로 만나기 힘들었고 그냥 각자 갈길을 갔다.

와우커플로 3년...가장 많이 갔던 데이트 장소는 피씨방이었다. 가장 후회되는 것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우린 결혼식을 올렸고 신혼여행중 불의의 사고로 이별하게 된다...
그녀의 캐릭은 World Of Warcraft 에서 사라졌고, 더이상 내 옆에도 없다.

인간여자 마법사로 시작했던 와우...그녀가 떠난후 난 죽은것 같았고...내캐릭은 언데드여자 마법사가 되었다.
그리고 부캐릭으로 '마나나라사랑해요' 라는 언데드여자 사제를 키웠다.
와우를 할때면 그녀 생각이 많이 났기에 대격변이후 와우를 접었다.
그리고 그녀가 써준 와우내 편지사본 세장을 항상 은행 첫칸에 고이 간직해 두었다.
접속은 하지 않지만 편지 때문에 보안토큰도 항상 걸어두었다.
4달전 친구가 와우를 하고있다길래 다시 접속했고, 편지가 잘 보관되어있나 살펴보았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몇년전 그대로 보관되어 있는 편지를 보고 블리자드에게 고마웠다.
가끔 게임을 하다가 와이프와 함께 게임을 한다는 분들을 보는데...
우리도 그랬을텐데...하고 생각한다.

잘 있는거니?..'미나나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