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날에 봉인된 제 캐릭을 다시 보면서 추억이 많이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이 스샷은 방금 찍은 겁니다. 오리지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제 첫캐릭, 사냥꾼입니다.

저는 오리지날 당시 학생이었습니다. 고교생이었기 때문에 아주 라이트하게 와우를 했죠... 오리지날 라이트유저의

추억을 한번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1) 레이드가 가고싶었던 와린이에게 주어진 선물 '줄구룹과 안퀴라즈 폐허'

저는 레이드가 너무 가고싶었습니다. 레이드를 돌면서 좋은 템을 얻은 사람들이 너무 멋있어보였고 어려운 보스를 잡기위해 힘을 합쳐서 팀을 꾸리는 것 자체가 낭만적으로 보였습니다. 그게 너무 하고싶었는데 갈 방법이없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나이때문이었죠... 사실 지금 저라고 해도 아마 17살 꼬마애를 40인 정규레이드팀에 받아주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게 너무 서운했습니다. 갈 데가 없다는것과 하고 싶은게 있는데 보이지 않는 벽이 가로막고 있다는 느낌은 와린이에게는 엄청난 좌절감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블리쟈드가 선물을 주었습니다. 그건 바로 줄구룹과 안퀴라즈 폐허였죠. 이게 나오면서 저는 레이드의 맛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헤비한 레게가 된 시작이 바로 여기였던것 같습니다. 우연찮게 좋은 인연으로 반고정 막공을 운영하던분을 만났고 그분 파티에서 저는 줄구룹과 안퀴라즈 그리고 일부나마 화심도 경험을 해보았습니다. 그 때 제가 속해있던 서버는 '검은용 군단'이었습니다.

 

 

스크린샷을 보면 알아 보실지 모르겠습니다. 네... 오리지날의 모습 그대로죠? 잔달라 4셋을 입고있는 사냥꾼...

그리고 기억하시려나모르겠는데 저 망토와 반지는 '선도자'라는 세트로 안퀴라즈 폐허 평판작업을하면서 조금씩 주는 템입니다. 스카라베를 모아서 바치면 바꿔주는 형태였죠.

오른쪽에 화살통이 보이십니까? 저때만해도 화살이 떨어지면 마을로 귀환을 탔다가 던전까지 뛰어가면서 숫한 비난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인벤에는 회오리탄 나팔총이있군요... 화심이 저에게 준 첫 선물이었습니다.

손은 거인추적자 손을 가지고있고 저기 밑에 가방칸을 보시면알겠지만 여행자의 배낭이 3개있습니다. 하나 하나 얻을때마다 정말 기뻤었죠.

당근달린 지팡이도있습니다. 심지어는 운고로 농사주머니도 있군요.

 

 

당시의 평판입니다. 잔달라부족... 지금은 절대 얻을수 없는 평판이자 확고한 적이지만 당시에는 저에게 퀘스트를 주던 그냥 평범한 NPC였습니다. 잔달라 부족과 확고한 동맹인 저 캐릭이 천둥왕에 가면 어떻게될까 궁금하긴 했었는데 다른분들 말로는 아무런 현상도 없다더군요. 블쟈의 배려로 '배신자!!'라고 소리치는 작은 이벤트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ㅎㅎ

 

 

2) 와린이에게는 너무 높았던 레이드의 벽. 철없던 시절

 

 

 

 제가 가장 어려워했던 부분은 바로 얘네들이었습니다... 당시에 사냥꾼에게 요구되던것중에 '펫풀'이란게 있었습니다. 펫으로 쫄을 땡겨서 펫이 죽기전에 소환을 해제하고 본대로 데리고오는 것이었는데 저는 이걸 참 못했습니다. 너무 못하는데 그것에 대해 스스로 화가나니까 일반 창으로, 또 파티창으로 짜증도 내고 그랬습니다. 자기가 잘못한건데 남에게 화를 풀었으니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안좋게 봤을지... 그것도 고등학생이 말입니다. 지금생각해보면 부끄러운 기억입니다. 나중에는 이거에 자신감이 생겨서 제가하겠다고 손을 들곤 했는데....어쨋든 저는 얘들을 정말 미워했습니다.

줄구룹쪽도 마찬가지였죠. 학카르에서 쫄 땡겨오는게 왜이리 힘든지... 왜자꾸 죽는지.

레이드라는게 쉬운게 아니구나하는걸 뼈저리게 느낀 시절입니다.

 

 

3) 검은 바위 첨탑의 추억

 

 

마지막으로 이부분에 대한 얘기를 공유하고 싶네요.

사냥꾼을 했던 분들은 기억이 날것같습니다. 드라키와 함께 소풍다녀오기 말입니다.

 

제가 겪었던 웃지못할 상황은, 지금도 생각이 나는데 이걸 처음 저에게 시켯을 때였습니다.

당시 뭔지 모른다고하면 쫓겨날까봐 혹은 무시당할까봐 저는 그냥 할줄안다고 말해버렸습니다. (실제로는 무슨소린줄도 모르는데 무작정 할줄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풀링과함께 시작한다고 하시더군요.

소풍갔다오라고 하시니까 그래 어디 멀리 갔다가오면되나부다라고 지레짐작했습니다.

그리고 냅다 일제사격을 땡겨버렸죠.

 

3마리가 다 저를 따라왔습니다. 저는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갔는데 공대창이 난리가 났습니다. 3마리 다 가져가면 어케하냐고. 저는 볼 틈도없었습니다. 죽어라 뛰었습니다. 근데 어떻게된 노릇인지 3마리들중 쫄 2마리는 순차적으로 공대쪽으로 돌아가지 뭡니까?

 

그래서 오히려 공대는 더 편하게 돌아오는 쫄을 한마리 한마리 잡았습니다. 갑자기 공대창에서 저를 칭찬하기 시작합니다. 신개념 풀링법이라면서...

 

그런데 문제는 드라키였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는데 불춤을 맞고맙니다. 아무래도 나는 죽고 잡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고있는데 제 소환수가 어떻게 어글을 먹었는지 드라키와 맞대결을 펼칩니다. 순간 소환수를 버려서라도 살고싶어서 저는 본진을향해 뛰었습니다. 괴수방에서 소환수는 혼자 죽게 내버려두고 드라키방으로 냅다 달렸죠.

 

제가 먼저 들어오자 공대원들이 의아해했습니다.

'냥꾼님 드라키는요?'

 

이렇게 대답했던것같습니다.

'옵니다. 힐좀주세요'

 

그리고 뒤따라 드라키가 들어오고 저도 살고 드라키는 죽고 죄없는 펫은 죽고....

철없는 와린이가 자기맘대로 공략도모르고 했던 일이 오히려 잘풀려서 좋은 풀링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날이후로 저는 항상 그렇게 풀링을 했던 기억이납니다.

당시에는 손에 땀이나고 머리가 아팠던것같은데 지금은 재미난 추억이네요...

 

 

즐겁게 읽어주셨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