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이때 즈음이었다. 하나의 게임을 10년이나 하게 된 시작이...



2004년 내 나이는 19살이었다. 그렇다. 고3 수험생이었다. 

하지만 고2 2학기부터였던가..점점 공부와는 멀어져 가고 있었고 나와 반 친구들은 카트라이더라는 게임을 했었다.

무지개 한 손가락이었던 난 더 이상 올라갈 계급이 없어서 점수만 먹다 보니 게임이 점점 지루해졌고

카트를 접고 나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 집, 책방을 전전하며 지냈다.

그 무렵 아는 형 때문에 알게 된 "묵향"이라는 소설책을 접하고 나서 고3 시절 대부분을 미친 듯이 소설책만 읽었다.

종류는 거의 다 판타지 소설,, 아니면 중원 무림 배경 소설, 그리고 만화책에 빠져서 공부는 뒷전이었다.

그렇게 수능을 보고 난 후 한 며칠을 고민했다.  이제 졸업하면 학교도 안갈 텐데 뭘 해야 할지..

중학교 끝날 때까지 하던 운동도 그만둬서 다시 시작하기도 그랬었고 할만한 게임도 딱히 없었다..

그렇게 난 오전 수업만 받고 집-학교 반복을 하던 중에 집에서 우연히 TV를 보고 있었다.

처음 보는 게임 광고였는데 얼핏 생각해보면 아이언포지 마을 눈 덮인 언덕 위에 드워프가 서있었고 소환수인 곰이

날뛰더니.. 곧 다시 여자 나이트엘프가 숲 속을 뛰어다니는 그런 광고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광고 마지막에 게임 로고가 나왔는데.. 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였다. 

수능이 끝나고 며칠 동안 고민하던 차에 당시 하필이면 잘 안 보는 TV로 광고를 접하게 되었는데 

그때 뭔가 '아 이거다' 하고 느낌이 왔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난 바로 인터넷을 뒤져 와우를 다운로드하고 가입을 한 후 게임을 접속하려고 했으나..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나 버렸다. 당시 난 미성년자라서 가입이 안되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가입은 다들 아시겠지만.. 흠흠; 


아무튼 그렇게 계정을 만들고 캐릭터를 만들려는데 뭘 해야 할지 선뜻 정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난 와우의 배경인 워크래프트를 전혀 몰랐기 때문이었다. 호드 vs 얼라이언스라는 개념도 몰랐었고

무슨 종족이 좋은 지도 감이 전혀 안 왔던 것 같다.

하지만 결국 난 얼라이언스 인간을 하게 된다. 그 이유는 너무나도 단순했는데 호드가 너무 못생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난 얼라 중에 생긴 게 가장 무난한 인간을 골랐고 직업은 당연히 마법사였다. 

사실 난 초등학생 때부터 게임을 하면 뭐든지 무조건 첫 캐릭터는 마법사부터 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냥 마법사가 좋아 보여서 그랬던 걸까..?


종족과 직업을 고르고 나니 서버가 문제였다.. 당시 오픈 베타였는데 이때는 서버가 총 65개였었다.
(이건 나중에 알았음) 엄청나게 많았다.

난 착해서(?) 뒤 치기를 싫어하는 유형이라 일반 서버중에 선택을 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아키몬드 "라는 서버를 

선택하였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 되는 게 있는데 아키몬드 서버를 선택했다가 

바로 다른 서버로 바꿨던 것이다. 정말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나서 선택한 서버가 바로 "살게라스"서버였다. 

와우 세계관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나한테도 살게라스라는 이름이 왠지 마음에 와 닿았었던 것일까... 

아마도 이때 아키몬드 서버에서 했었더라면... 10년 이 지난 지금까지도 알고 지내는 몇몇 사람들을 만나지 못 했을

것이다.. 서버까지 정하고 났더니.. 이젠 아이디를 무엇으로 할지가 지상 최대의 난관이었다. 다들 공감하겠지만..

난 첫 캐릭터의 아이디를 정하는 데만 정말로 몇 시간은 날렸던 거 같다

영어로 할지 한글로 할지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였는데.. 왜 하필 그때 예전에 했었던 게임의 서버 이름이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촌스러웠다.

당시에도 원피스라는 만화에 엄청나게 빠져있어서 원피스와 관련된 아이디를 지었더라면 더 좋았(?)을 지도..라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 것 같다.

아이디까지 다 정하고 외모까지 꼼꼼히(?) 따져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세계에 처음으로 발을 들이게 된다..

이때가 아직도 정확히 기억이 난다. 2004년 11월 22일이었다. 

첫 오픈 베타가 열리고 얼마 후에 TV 광고로 우연히 처음으로 알게 된 게임.. 

그날 TV를 보지 못했다면 지금까지 만났던 인연들, 그리고 10년의 추억들은 없었겠지...





와우는 약 1달 반 정도 오픈베타를 하였는데 정말 사람이 많았다. 그 유명한 골샤 모내기렉... 

몬스터를 룻하면 모내기하는자세로 이동을 하곤 했다.

당시는 만렙이 60이었는데 처음엔 그것도 잘 몰랐다 그냥 npc가 퀘를 주면 주는대로 사냥하고 반납하고.. 

지역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감상하는 재미로 렙업을 했다.

그렇게 사냥을 하다가 처음으로 와우에서 친추를 하게 되는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도 같은 마법사였다.

저습지에서 배를 탈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그사람도 배를 타려고 왔었다.

배를 기다리면서 멍때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말을 걸어온 것이다. 자세히는 내용이 기억은 안나지만

퀘스트에 대해서 물어봤던걸로 기억한다. 그리고나서 전혀 상관없는 사람처럼 헤어지고 나서

각자 퀘스트를 하며 렙업을 하다가 정말 우연히도 또 필드에서 만나게 된것이다. 그때 지역이 아라시고원이었는데..

그 후부터는 퀘스트도 같이하고 던전도 같이 다니곤 했다.


그 사람은 사냥을 하면서도 약초를 채집하고 물약을 만들었다. 그걸 팔고 그랬는지.. 돈이 많았었던 사람이었나보다.

당시 60%속도 증가였던 느린말이 100골이었는데 당시 100골이면 엄청난 시세였다. 거지인 난 40렙이 됬을땐

탈것은 꿈도 못꾸는 상거지였고 45렙이 지날때까지도 걸어다녔었다... 친절하게도 그사람은 나에게 골드를 빌려줘서 

난 처음으로 탈것이라는걸 타봤다. 엄청나게 넓은 지역들을 걸어다니다가 말을타고 다니니깐 이건 완전히

신세계였다. 그때 받은 골드가 40골드정도 였는데 나중에 갚았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 사람과는 거의 1년정도 와우에서 알고 지냈다. 일때문에 바쁘셨는지 아니면 무슨일이 있었던것 인지..

난 레이드를 같이 하고싶었지만 결국 같이 하지는 못하고 그사람은 어느날 갑자기 와우에 접속을 하지 않았다...


..지금 어디서 뭘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살게라스 서버 "유기농배추"님~

도움 참 많이 받았었는데...제대로 갚지도 못했던거 같은데 그때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난 어느새 당당히도 만렙 60을 찍게 되었다. 만렙을찍고 나서 부터는 전문기술도 올려보기도 하고 

여기저기 많이 구경하고 다녔다. 어디서 들었는데 와우는 만렙부터 시작이라더니..정말로 그랬다.

힘들게 만렙을찍고나니 4대인던 이라는곳을 알게 되었는데

4대인던이라하면 스칼로맨스,스트라솔름정문,후문,검은바위첨탑하층,상층을 통틀어서 부르는 말이었다

당시 어그로라는 말이 뭔지도 몰르고 그냥 미친 닥딜만 할줄 알던 나는 탱커들과 많이 싸웠었다. 몹한테 많이 맞으니

힐러들도 안좋게 보기도 하고.. 이때는 스칼과 솔름은 10인용 공격대던전이었고 첨탑은 15인용 공격대던전이었다.

60까지 그냥 혼자서 퀘스트만 하던 나에게 4대인던에서 10명~15명과 그룹을 맺어서 던전몹들을 잡는다는건 정말

충격이었다. 난 파티플레이에 점점 재미를 느껴갔다.

그렇게 4대인던을 돌며 마법사 첫 세트템 이었던 원소술사 세트를 모으려고 뺑뺑이를 돌던 와중에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알고 지내게 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4대인던에서 주던 원소술사 아이템중에 유독 착귀템 이었던 허리띠가 있었는데 스트라솔름 정문 수도원 길목에있는 

전투마법사(?) 라는 몹들만 떨구는 아이템이었다. 그 사람은 우연히 솔름팟에 같이 있었던 마법사였는데

마침 원소술사허리띠가 나왔었다. 주사위룰 이었는데 아이템운이 없었던 내가 져서 그 법사에게 뺏긴 걸로

기억이 난다.. 난 아쉬웠지만 빠르게 귓말을 시전해보았다.

" 저 혹시 그 허리띠 파실 생각없으세요?"  라고 귓말을 했는데 (상거지였는데 대체 왜 귓말을 했는지..)

그 사람은 자기가 쓸거라고 단호히 거절을 했다.  ㅎㅎ까지 넣어가며 웃으면서! 

난 주사위운을 탓하면서 어쩔수 없이 아쉽게도 솔름을 클리어 한뒤 귀환을 타고 그사람과 헤어졌다. 

이때는 그냥 지나가는 인연이라고 생각했고 또 볼일은 없을줄 알았는데 얼마후 와우 처음으로 입문하게된 

레이드던전 화산심장부에서 또 만나게 될줄은 생각지도 못하였다..





혼자서 외롭게 4대 인던을 돌면서 지내던 와중 난 이상한 귓말을 받게 되었다.

"40인 공격대던전 화산심장부 도전해보실분 구합니다" 라는 귓말을... 난 순간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화산심장부가 뭐지? 그리고 40인공격대라니...40명이서 같이 몹을 잡는건가?' 귓말을 받고 나서 든 생각이었다.

4대인던이 지겹던 찰나에 난 궁금해서 전혀모르는 사람도 갈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다 알려준다고해서 가보게 되었다.


그렇게 40명이 채워지고 공격대창을 보는데 눈으로 40개의 아이디를 보고있으니 말이 안나왔다.. 

게다가 마법사는 무려 7~8명이나 되었고 사제들도 각파티에 1명씩 6~8명이 있는것이 아닌가... 전사도 마찬가지..

그리고 출발을 하게 되었는데 저녁9시쯤이었다. 공대장은 40명을 구하느라 오전부터 광고를 하였다고한다...

난 공대장의끈기에 놀라움이 들었다.


처음엔 화산심장부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몰랐는데 입장퀘스트를 해야한다고 해서 소환을 받고 나락을 통해 10명씩 

나락을뚫고 초록색 인스동굴 같은곳으로 입장을 하게 되었다.

입장을 하자마자 난 또 한번 놀랐다. 입구에 떡하니 용암거인 2마리가 문지기 처럼 서있는것이 아닌가.

당시엔 지금처럼 토크온같은게 없어서 수동으로 채팅창으로 진행을 했었는데 풀버프를 하고 난 후

거인을 잡기 시작 하였는데 용암거인에게 날라가는 수많은 마법들, 화살들을 보고있으니 장관이었다. 그렇게 거인을

잡고 다리를 건너려는데.. 뭐지? 갑자기 용암거인이 날뛰는것이 아닌가..

그렇다..40명의 공대가 "일반몹"인 용암거인에게 전멸을 한 것이다. 와우인생 10년중 가장 충격적으로 뇌리에 박힌 

사건을 10가지정도 뽑는다고 치면 그중에 당당히 상위권에 들만한 충격이었다.


그 후 40명의 공대원은 거인들과 싸우고 거대한 불정령들이 새끼를 낳을때마다 전멸을 하기도 하고 순찰을 돌던

바위정령들이 갑자기 애드가 되서 또 전멸하기도 하고.. 정말 40인 레이드라는것은 이런거구나 라고 뼈저리게

느꼈다. 그것도 일반몹에서.. 일반몹들을 하나하나 잡아가며 나아가던중 심장부 사냥개의 공포에 주변몹들이

애드되서 또 전멸.. 그렇게 점점 전진하다보니 첫 네임드인 루시프론이 보였다.


그때 무심코 시계를 보다가 경악할 정도로 놀랐는데 무려 새벽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시간이 흘러버렸던것이다.  재미있어서 시간개념을 잊을만큼...

중학교때 디아2 이후로 밤을새서 게임을 해본적이 처음이었다. 그렇게 내 와우 첫 레이드인 화산심장부는 

1네임드인 루시프론도 못잡아보고 아침 6시가 넘어서야 종료를 하게 되었다.



다음날이었나..또 화심을 모으길래 당연히 들어갔다. 힘겹게 일반몹을 정리하고 나서 루시프론에 대하여 

공략을 장황하게 설명을 해줬다. 이때 참 대단하게 느꼈었던것 같다. 

일일히 채팅으로 다 설명하고 40명을 통솔한다는것이.. 


난 마법사라 정말 저주해제만 졸라 하다가  어찌저찌해서 잡았는데.. 보라색아이템이 나오는것이 아닌가! 

근데 갯수가 겨우 3개라니....(4개였나;)

암튼 사람이 40명인데 3개로 나누라니..정말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는데 아이템옵션을 보는 순간 

난 갑자기 가슴이 마구 뛰었다. 마법사세트 신발인 "신비술사 장화"가 나온것이 아닌가!

그런데 암울하게도 마법사가 8명이나 되었다... 룰은 해당 직업 주사위였는데 정해진주사위를 굴려 1등이 

먹는걸로 하고 주사위를 굴렸다.

근데 법사들이 주사위가 다 낮게 나오는것이 아닌가..혹시? 난 기대에 부풀어서 마지막으로 굴렸는데 딱!

내가 1등을 하게 된것이다...덜덜;

와우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먹어보는 보라색 아이템, 일명 에픽이었다. 

그것도 주사위로 다른 법사 7명씩이나 제끼고..!! 내가 주사위로 템을 먹다니...믿을수가 없는 날이었다.





얼마 후에 난 또 귓말을 받았다. 막공으로 모으면 인원이 매번 바껴서 공략에 차질이생기니 고정인원으로 이루어진 

공격대로 화심을 공략하자고..내 첫 정공의 탄생이었다.

에픽맛(?)을 맛본 후로 난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여서 공대에 참여하게 되었다. 기억하기로는 처음에는 공대명도 

따로없었고 공대장과 주축인원들이 있었던 대형길드가 있었는데 길드명을따서 xx공대라고 불렸다. 

공대에는 2~3개 길드원들이 거의대부분이었고 혼자남인 난 개인길드에 함께있었던 몇명과 같이 공대에 

참여 하였다. 같은 클래스끼리 인사나 하려고 누가있나 살펴보는 도중에 익숙한 사람이 1명 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내게서 원소술사 허리띠를 뺏어간 그 사람 이었다. 

그 후로 같이 화심을 공략하면서 같은 클래스라 친해져서 친추를하게 되었다.

이때 마법사가 5~6명정도 있었는데 다들 좋은 사람들 이었던 것 같았다. 내 기억으로도 딱히 싫은느낌의 법사는

없었는데 유독 1명하고는 교류가 별로 없었던 아이디가 기억이 난다.

힘겹게 화산심장부 네임드인 청지기 까지 클리어하고 난뒤 와우를 시작하고 나서 첫 레이드던전의 마지막보스를

만나게 된다. 이때가 2005년 5월 중순쯤 이었다.





< 처음으로 만났던 마지막 보스 라그나로스의 위풍당당한 모습... >
화면 오른쪽에 추억 돋는 멜론과 무가 있다. 야채지옥...




불의 군주 라그나로스. 그 놈의 명대사 "불의 세례를 받아라~~" 라는 음성은 정말 수없이 들었었고 

꿈에서도 나에게 불덩어리를 던졌다. 도저히 잊을수 없는 대사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처음으로 라그나로스를 팝업 시키고 나서 등장하는 모습을 보는데..정말 멋있었던 기억이 난다.

엄청난 크기에서 오는 위용이랄까.

그놈을 트라이하다 공중으로 붕떠서 낙뎀에 죽기도하고 용암에빠져서 용암에 녹을때도 있었다.

이놈은 또 사잇페이즈에 새끼정령들을 소환하는데 여기서 마법사들의 활약이 중요했다.

얼음회오리로 발을 묶어야 했고 흑마들은 각각 추방을하고 모아서 광을 쳤다. 그렇게 한주 한주 트라이를 하며 

한달 정도 후에 드디어 라그나로스를 쓰러트리게 되었다

와우를 시작하고나서 처음으로 라그나로스를 쓰러트렸을때가 와우10년 인생중 top5등 안에 들 정도로

일명 뽕맛(이런맛은 무슨맛일까?)을 느껴본 첫 경험이었다.

이 찰나의 순간을 느껴보고자 40명이 힘들게 레이드를 했을지도..





< 라그나로스를 처음으로 쓰러트린 날.. 대화창 내용만봐도 감동이 얼마나 컸는지 예상이 된다. >





 < 오닉시아를 잡고 스톰윈드 성문에 머리를 걸어 2시간짜리 버프를 받던 찰나의 찍은 사진.. >





< 사람이 모자르던 호드 공대를 위해 얼라이언스 진영이 도와줘서 함께 잡았던 아주어고스..>
상대진영과 함께 필드보스를 잡다니..





라그나로스를 잡고 얼마 후 새로운 40인 공격대 던전이 나왔다. 검은날개 둥지라는 던전이었다. 

4대인던중 검은바위첨탑을 돌때는 몰랐었는데 상층 네임드중에 하나인 랜드블랙핸드옆에 서있던 

군주 빅터 네파리우스..

바로 이놈이 검둥 최종 보스였던 것이다. 그놈은 블랙핸드에게 파티원을 처치하라고 시키며 뒤쪽으로 도망가는데 

알고 보니 그곳이 검둥 인스 입구였다.

처음에는 15명이서 첨탑을 쓸며 차례대로 입던을 하였는데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수많은 알들..그리고 배경..

화산심장부와는 또다른 느낌에 신기하기도 하였다.


검둥보스중에 단연 최고를 꼽자면 거의 모두가 2넴인 벨라스트라즈를 꼽을것이다. 

처음부터 피통이 30%인 상태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형태의 보스였는데 3분 타임어택형 보스였다

어글을 관리하면서 극한의 딜을 뽑아야했고 탱커인 전사들은 인계탱을 해야했다. 이 때 도발도 면역인 상태에서 

지금처럼 어그로미터기도 없었던 전사들은 순서대로 이전 탱커가 디버프로 인해 죽어버리면 탱킹을 인계해야 했다.

여기서 난 나이트엘프인 전사의 모습을 보고 반했었던 것 같다. 

그 계기로인해 나도 탱킹을 하고싶어서 처음으로 부캐라는것을 키우게 됬는데 그게 전사였다.

벨라에서 1%, 2% 전멸은 정말 수없이 많이 했었는데 결국 우린 타락한 붉은용을 쓰러트리고야 말았다.





< 아슬아슬 했던 벨라스트라즈의 첫킬 사진. 왼쪽에 추억의 화저물약도 보인다.>





매 네임드마다 40명이 레이드를 하면서 뭔가에 중독된 것처럼 빠져들며 검둥을 공략해 나가고 있었고 

결국 첨탑에서 보던 군주 빅터 네파리우스가 왕좌에 앉아 있는것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네파는 24시간을 주기로 쫄이 나오는 조합이 바꼈었다. 가장 쉬웠던 녹색/검은색 조합이 나왔으면 우린 좋아했고

반대로 가장 어려운 푸른색/붉은색 용기병 조합이 나오면 채팅창에서는 한탄이 섞여 나오기도 했다.

붉은색/푸른색 조합을 사람들은 태극기 조합이라고 불렀다.

그렇게 검둥을 공략한지 약 5개월만에 마지막 보스인 네파리안을 처치했다.





< 5개월여의 대장정. 네파리안 첫 킬하던 날.>





화산 심장부와 검둥을 클리어하고 난 뒤 공대는 파밍 기간에 들어갔다. 그렇게 아이템을 맞추다보니 어느새 

다음 던전이 공홈에 소개가 되었는데 바로 안퀴라즈 사원이었다.

당시 서버단위로 물자같은 것을 서버 전체 인원이 반납해야 안퀴라즈성문이 열리는 식이었는데 

그러다보니 늦게 열리는 서버도 있었고 사람이 많았던 서버는 좀 더 빨리 열리기도 했다.

엄청난 반납을 해서 물자가 충족이되면 실리더스 지역에 월드이벤트가 벌어지고 엄청난 퀘스트 연퀘를 해서 얻는

안퀴라즈 홀로 징을 친 유저에게는 칭호와 탈것을 줬다. 스카라베 군주와 검은색 벌레탈것이 그것이었다.

당시 서버별로 처음으로 징을 친 유저에게만 줬기 때문에 서버 내에 1~2명의 유저들만 칭호와 탈것을 얻을 수

있어서 엄청난 희귀성을 자랑하곤 했다. 이 이벤트에 대해서는 유명한 일화가 있는데 

블러드후프서버 3.11 징테러사건이다. 구글에 검색해보면 나온다.

아무튼 징을 쳐야 할 안퀴라즈 홀을 만드는데 있어서 엄청난 연계 퀘스트를 해야 하는데 이때 난 와우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닌자(?)를 하게 된 계기를 겪게 된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검둥 공략 시절이었는데 안퀴라즈 홀 제작 퀘스트 처음이 검둥 3네임드 용기 대장이 떨구는 

퀘스트 시작 아이템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퀘스트 시작 아이템은 당시 퀘가 있는 사람 단 1명만 먹을 수 있었는데 난 그게 다 같이 먹어지는 줄 알고

획득시 귀속 창이 뜨는데도 수락을 눌러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뭐가 그리 급했던지..

이때는 2시간 안에 거래도 안됐었다.. 그 퀘스트 템을 정말 모르고 먹었는지 아니면 퀘를 진행하고 싶었던 욕심에

알고도 먹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데, 아마도 후자 쪽인듯싶다.

그때는 이 퀘스트의 마지막이 징을 치는 건지도 몰랐고 칭호와 탈것을 주는 것도 정보가 공개 안된 상태였다.

보상을 노리고 먹은 건 절대 아니었고 단지 퀘를 진행하고 싶은 욕심에서 먹어버린 것 같긴 한데...

나는 공대원에게 정말로 미안했다... 벌써 9년이 다 되어가는 일이지만 아직도 미안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서 공대원들은 날 안 좋게 봤고 난 그렇게 공대원들과 점점 사이가 멀어져 버렸다.

사이가 점점 멀어지다 보니 난 레이드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었고 점점 레이드가 아닌 pvp 전장에 슬슬 빠지기 

시작할 때였다. 얼마 후 난 1년 가까이 다니던 공대에서 추방을 당하게 된다..



어느 날 갑자기 공대장이 귓말로 말을 해줘서 알게 됐다. 사람들이 날 안 좋게 보고 있다고.

전장 때문에 레이드에 집중을 잘 안하니 공탈 처리한다고..

하지만 난 전장을 한다고 레이드를 안 나간 적도 없었고 파밍 기간이라 별로 재미가 없었던 건 사실이었다.

그렇게 레이드에 흥미를 잃어버렸고 난 내 잘못을 인정해서 별말 없이 공탈을 했지만 1년 가까이 같이 

하루도 안 빠지고 레이드를 했었는데 나가달라는 말을 들었을 땐 정말로.. 상처를 많이 받았다.

누구 하나 나에게 귓말을 해주지 않았고 마을이나 은행에서 만나도 그냥 모른척하기 일쑤였다. 무려 1년 가까이 

같이 레이드를 했었는데.. 난 저지른 잘못이 있었지만,, 섭섭한 맘이 안 들수가 없었다..

그렇게 와우에서 나의 첫 정공 생활은 너무나도 안 좋은 기억으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레이드를 그만두니 난 할게 전장 밖에 없었다. 당시에 전장은 매주 명점 순위별로 계급 %가 올라가는 방식이었는데 

난 싸우는걸 극히 싫어했지만 처음에는 사령관 계급까지만 하고 그만둘 생각이었다.

사령관을 달성하면 탈것을 주기 때문이었는데.. 그런데 막상 달성 하고나니 점점 욕심이 났다. 

호드로 치면 장군이었는데 난 야전사령관 세트의 룩을 보자마자 반해버려서 미친듯이 전장만 했다.


전장을 하게 되면서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같이 자주 하다 보니 친해졌고 나중에는 팀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그 사람들은 각자 정공에서 레이드를 하고 있었고 난 전장만 하고 있었는데 내가 전장만 해서 명점순위가

높아져버려서 그 사람들 순위에 위협이 됐었나 보다. 그래서 또 날 안 좋게 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애초에 난 위협할 생각도 없었는데...


점점 사이가 멀어졌고 그 사람들은 원하는 걸 달성하고 나더니 그때부터 전장을 안 하기 시작했고 날 보고도 

모른척했다. 그렇게 또 혼자서 최고 계급인 최고사령관을 달성하기 위해 전장을 돌기 시작했다.


당시 최고사령관을 찍느라 4~5개월 정도를 하루에 거의 20시간 정도씩 매일 했었고 전장을 대기하느라 자리도

편하게 비우지도 못했었다. 계급이 뭔지.. 지금 생각해보면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심하게 게임을 했었다.

몸이 점점 안 좋아졌고 길어지는 페이스에 스트레스는 극에 달해 있었다.

그렇게 야전사령관에서 단 1계급을 올리는데 무려 7주가 걸렸고 드디어 마지막계급인 최고사령관을 달성하게 

되었다. 보상인 지팡이를 처음 착용 했을때 왠지 엄청난 기쁨의 순간이 있었지만 그것도 잠깐이었고

'하아.. 대체 이게 뭐라고 내가 5개월을 한 거지...'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만큼 힘든 시간이었으니까.

혼자 외롭게 전장을 돌며 최고사령관을 찍었던 나에게 남은 것은 칭호와 지팡이 그리고 야전 사령관 세트뿐이었다...





최고사령관을 달성하고 났더니 또다시 할게 없어졌다. 당시 그만뒀던 레이드는 수많은 공대가 안퀴라즈사원을

공략하고 있었고 낙스라마스가 막 나왔을 때였는데 서버에 낙스를 가는 정공은 정말로 극소수였다.

안퀴라즈 사원 조차도 클리어를 못했으니 말이다. 그때 난 흑마를 키우기 시작했고 전장 막바지에 알게된 

성기사가 2명 있었는데 둘이 같은 공대였다. 그들의 소개로 난 흑마로 레이드의 세계로 다시 들어가게 되는데..



공대는 안퀴 사원을 공략 중이던 공대였다. 처음에 공대를 들어갔을때 거의 버스수준으로 화심,검둥을 돌며

템을 맞추고 안퀴사원을 가게 됐었는데 이 던전은 정말 어마어마하게도 넓은 던전이었다.

던전안에서 탈것을 타고 이동해야 할 정도로 말이다. 안퀴사원 마지막보스인 쑨(현재는 크툰)을 남겨놓고

낙스와 같이 트라이를 했었는데 공대내부에서도 말이 많았다. 쑨을 잡고 낙스를가야할지,

아니면 낙스에 올인을 해야할지.. 공대일정이 주5일 저녁 공대였는데 2일/3일 나눠서 했던것 같다.

쑨은 정말 엄청난 난이도를 자랑했었는데 10년동안 와우 레이드보스 난이도중 최상위권에 들어갈 정도로 

난이도가 높았다. 40명이 거리를 정확히 맞춰야 했고 광선을 피해야 했으며.. 내부에서는 촉수 처리가 안 돼서

전멸도 엄청나게 했었다. 1달 정도 트라이하면서 2페이즈 10%정도까지 봤던게 최고였다.

정말 이놈만은 잡아보고 가고 싶었는데...오리지날 와우 마지막날까지 난 쑨을 트라이했지만 결국 쓰러트리지

못했다.. 정말로.. 너무 아쉬웠다.. 그렇게 약 1년 11개월 정도의 오리지날 와우가 끝이 났다.


난 다음날 2006년 10월10일 군대에 입대했다. 





군 입대를 하고 나서 2달 동안 와우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첫 외박을 나갔을때 pc방에서 와우 소식을 접했다. 1월 중순에 불타는 성전이 나온다는 것을.

난 100일 휴가를 날짜에 맞춰서 나오기로 했다.

들뜬마음으로 집에 왔지만 충격적인 소식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시x..

심의 문제로 불타는 성전이 2월 초로 연기되버린 것이다 으아아아... 정말 엿 같은 일이었다.

그렇게 나의 소중한 100일휴가는 공중으로 날아갔다. 더군다나 입대전에 쑨을 트라이했던 공대 소식을 접하게

됐는데 내가 입대했던 바로 다음날 10월 11일에 쑨을 공략 성공 한 소식을 알게 됐다. 하아... 왠지 더 화가 났다.


몇 달 후 일병 정기휴가를 나왔다. 무려 9박 10일. 난 와우에 접속할 수밖에 없었다. 9일 동안 난 렙업만 했다.

휴가 나와서 레벨업이나 하고 미친 사람처럼 본 사람이 있었지만 난 상관없었다. 그만큼 와우에 미쳐있었으니.

70을 찍고 부대 복귀를 한 날 밤에 자는데 꿈에서 와우생각이났다... 그럴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정신없이 보내던 군대 하루하루도 어느새 벌써 1년이 넘어서 병장이 코앞이던 시절이었는데 세상에...

내 부대에도 일명 사지방이 들어온 것이다. 

인터넷으로 와우 소식을 접하며 지내고 있던 나는 어느 날 우연히 내가 오리때 했던 서버가 전 서버 최초로

태양샘 고원이 열린 기사를 보게 되었다. 그 기사에 스샷이 있었는데 npc 근처에 엄청난 인원들이 몰려있었다.

그런데 정말 웃기게도 수많은 사람 중에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아이디가 스샷에 찍혀있는 게 보인 것이다.

난 생각 했다.. 저 사람들 아직도 와우 하는구나... 그때는 전혀 생각하지 못 했다. 내가 6년을 더하게 될 거라는 것을.


처음 입대할 때만 해도 2년.. 과연 2년 후가 올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날 벌써 난 전역을 2달정도 남겨두고

있었다. 난 심심해서 사지방에서 와우소식을 접했는데 내가 하던 서버에도 태양샘 고원 마지막 보스를 쓰러트린 글을

보게 되었다. 가끔씩 와우 영상들을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와우가 하고 싶어져서 사지방을 한동안 안 갔었는데

하필 그날...





2008년 9월 25일 드디어 난 전역을 했다. 벌써 2년이 흐른 것이다.

뒤돌아서 생각해보니 정말 빠르게 지나간 시간이었다. 남들은 전역을 했으니 이제 복학이나 취업 준비를 했겠지만

난 와우 할 준비를 했다 ... 지금 생각해보니 한심했다.. 전역하고 나서 와우에 접속을 하니 불타는 성전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며칠 뒤 처음으로 태양샘고원을 가보게 되었는데 그 어렵다던 태양샘도 확팩 마지막이라 그런지

너프가 되었나 보다. 막공이 있다니.. 하지만 너프가 되었어도 내가 갔던 막공은 3넴까지밖에 못 잡고 쫑이 났는데

난 정말 놀랬다. 골팟이었는데 아이템 가격이 만골이 넘어가던 것이었다. 군대 가기 전에 몇백 골에 허덕이던걸

생각한 나는 충격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었다..

불성 말 난 군 입대 때문에 경험하지 못 했던 불성 콘텐츠를 즐기기 시작했다.

카라잔, 그룰, 마그, 불뱀, 폭요, 하이잘, 검사, 태양샘까지.  망할 놈의 군대...





두 달 후 11월에  리치왕의 분노 확장팩이 나왔다.

만렙 80을 찍고 나서 정공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마땅한 공대가 없었다. 할 수 없이 난 막공을 다니게 됐었는데..

이때 리분 첫 인스가 오리지널 때 나왔던 낙스라마스 재탕이었다.

난이도는 대폭 낮아졌지만 오리 때 난 낙스 네임드를 3마리밖에 잡아보지 못 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나름 재미있었다.


리분 낙스 시절 마지막 네임드인 켈투자드가 주는 변화의 조수라는 도검이 있었다.

당시 아즈샤라 서버의 유명한 공대였던 그라운드 제로 공대의 방송이 있었다. 공대원중 흑마 유저가 방송을 하였는데

일명 변조 어택... 그 방송 정말 재미있게 봤었다. 변조가 나올지 안 나올지 켈투 앞에서 캠으로 보이는 흑마 유저의

표정만 봐도 웃겼고 결국 안 나오면 괴성을 지르며 광폭을 하던 모습이 하이라이트였다.

나도 변조를 골팟에서 2만 5천골 정도에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당시 그때 2만골이면 엄청 비쌌던 걸로 기억한다.


얼마 후 난 드디어 정공에 들어가게 된다. 

오리지널 때 내게서 원소술사 허리를 뺏어간 그 사람이 오피서인 공대였다.

가입하고 나서 얼마 안 있어 울두아르가 나왔는데 와우 레이드 처음으로 조건 하드모드를 도입시킨 던전이었다.

가장 성공한 던전이기도 했고 던전 크기도 엄청났다.


던전에는 별명이 공무원이라는 네임드가 있었는데 바로 알갈론이었다. 

당시에는 1주일에 단 1시간만 공략이 가능한 네임드였다. 칼퇴근을 하여서 공무원 이라는 별명이..


알갈론에서 난 와우 처음으로 마이크로 말을 해봤다. 붕괴하는 별 처리 담당이 나였기 때문이다.

터질 때쯤 보이스로 알려주는 뭐 간단한 잡일이었지만.. 1시간만 공략 가능한 압박 속에서 내 미스 하나로

트라이 한 번을 날릴 수도 있었기 때문에 정말 긴장을 많이 하면서 붕별 처리를 했다.

더군다나 난 부끄러워서 마이크로 말하는 것도 부담이 됐다..


결국 1시간을 7분 정도 남기고 마지막 트라이에서 드디어 알갈론을 쓰러트렸다.

마지막에 공대를 전멸로 이끌뻔 했지만 다행히 알갈론은 상자를 뱉어냈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난 피시방에서 소리를 지를뻔하기도...했다.





< 알갈론 첫킬 당시 사진. 알갈론 방은 와우 역사상 가장 멋진 배경이었다. >





난 요그사론 0수호자만 남겨놓고 울두아르 하드모드 공략을 끝냈다. 보스 네임드중 기억에 남는건

정말 불지옥 같았던 미미론 하드모드밖에 없었다.

3개월 동안 정말 힘들었던 여정을 했던 탓일까..

개인 사정으로 오피서가 접고 몇 명이 접으면서 인원 크리에 시달렸다. 

설상가상 다음 인스인 십자군이 나와버리는 바람에 사람들은 더 좋은 템을 주는 십자군을 공략하길

원하는 것 같았다. 요그사론 0수호자는 아직 잡지 못했는데... 공대는 그렇게 요긔 인원은 나오질 않고

흐지부지되다가 십자군 일정 진행 중에 사건이 터졌다.


서버 내 다른 공대에게 요그 0수호 최초킬을 뺏긴 것이다. 채팅창으로 [서버 최초 사신을 쓰러트린 자] 업적들이

주르륵 떠 버린것이다... 공대 내 분위기는 급속도로 가라앉아 버렸다

와우 레이드 칭호 중 유일하게 섭 최초 칭호를 못 딴 사쓰자... 난 너무나도 아쉬웠다. 내가 좀 더 열심히 했었으면

안 뺏겼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일부 핵심 인원들은 다 접어버렸고 남은 사람이라곤 공대장 1명뿐이었다.

공대장 주변에 한 명이라도 같이 이끌어가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지금 생각해보면 나라도 채근해서 했었어야 했는데 그럴만한 위치가 아니었다. 난 그저 일개 공대원에 불과했다.
 
이때 공대장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같이 와우를 하는 사람 중 1명인데 아직도 미안한 마음이 들뿐이다..


그렇게 점점 공대가 휘청일 때 나라도 끝까지 남아있었어야 했는데... 난 레이드를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난 공대 카페에 탈퇴 글을 작성하고 다른서버로 도망쳐버리는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언제부터 였을까. 호드를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게..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군대 사지방에서 잠깐씩 와우 소식을

접할 때였던 것 같다. 타우렌 전사의 덩치가 뭔가 멋있어 보였던 거 같기도 하고 언데드 여캐가 캐스팅 모션이

맘에 들었나...

공대 카페에 와우를 접는다고 글을 남기고 공대를 탈퇴한 후 뭘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나에게 기회가 왔다.

바로 진영 변경 서비스가 시작됐던 것이다.

허어...상대 진영으로 변경이 가능하다니... 당시 엄청났던 기억이 난다.

난 레이드를 호드에서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딱 진영 변경 서비스라는 것이 생겨서 서버 이전을 물색 중이었다.


난 각종 호드 서버 게시판을 검색하던중 마침 마법사를 구하던 공대가 두 군데 있었는데

바로 노르간논섭 팀 에볼루션 공대와 티리촌섭 제니스 클랜 공대였다. 난 두군데 모두 지원메일을 보냈는데

팀에보는 구인광고에 전클을 모집한다고 써있었는데 딱히 마법사가 급한 모양새는 아니었나보다.

당연히 메일도 답이 없었다. 반대로 제니스클랜은 구인글에 마법사를 구하는게 보였고 답변이 왔었다.

상담을 받으러 갔을때 알게 된 사실인데 공대에 마법사가 1명밖에 없다고 했다.


제니스 공대는 십자군 경기장 서버 최초 50트 십자군 사령관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던 공대였다.

테스트 대여 캐릭도 없어서 난 무작정 내 계정을 이전시켜서 2주 동안 테스트를 봐야했다.

만약에 테스트를 떨어지면 미아가 되거나 원래 하던 서버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난 왠지모르게

자신감이 있었다 떨어지지 않을 자신감이..


난 며칠 뒤 호드로 진영변경을 해서 티리온 서버로 넘어갔다. 옛날부터 난 느낌있는 언데드 여캐로 종족을 정하고

접속을 하였는데.. 호드는 처음 해보는 진영이라 오그리마에 허수아비가 어디있는지 물어봤더니 

길드원들이 웃었던 기억이 났다. 난 왠지 모르게 창피했다.





호드로 이전하고나서 처음으로 공대 일정에 테스트를 보는날만큼 긴장했던적이 또 있었을까, 

마침 그 주도 제니스 공대는 서버 최초 50트를 도전하던 중이어서 난 1넴~4넴까지만 참여를 할 줄 알았다. 

마침 4넴까지 다 원트로 잡아서 막넴인 아눕만 원트로 잡는다면 서버 최초로 50트를 달성하는 날이 되는것이었다.

아니 그날까지 전 서버에 어떤 공대도 50트는 달성하지 못했는데.. 


공대장은 법사가 2명이 필요하다고 해서 테스트를 보러온 완전 신입에 검증도 안 됐던 나를 참여시키는 것이 아닌가?

정말 충격이었다. 그리고나서 엄청나게 몰려오는 긴장감에 난 마우스를 제대로 쥘 수 조차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맡은 쫄 땅무지 벌레 차단 실수로 인해서 누군가 죽으면 50트를 실패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10년 와우 인생중 이날만큼 심하게 긴장했던 적은 단언컨대 없다고 기억한다. 그렇게 엄청나게 긴장을 하며

트라이를 했던 결과는 정말 너무나도 운이 좋게도 50트를 서버최초로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서버에만 그친게 아니라 전 서버 최초 십자군 사령관을 달성했던 것이다.

그것도 테스터 신분으로 첫 레이드 날...


스샷을 올리며 그제서야 긴장이 좀 풀릴려는 찰나 아즈샤라 서버 그라운드 제로 공대에서도

서버 최초 50트 성공 소식이 들려왔다. 불과 40분 정도의 차이였다..

To에 대해서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테스트 신입인 나 때문에 공대장 실제 여친이었던 조드가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했던 것이다. 여친인데도 불구하고 서버 최초를 하려고 여친을 대기 시키고 칼같이 구성이 좀 더 좋은쪽으로

to를 짜는 공대장이며 크게 불만을 안냈던 조드님이며 나에겐 정말 놀라운 사람들이었다.

그 조드님은 나 때문에 십자군 사령관 이라는 칭호를 못 달았던 것이다.

난 괜히 그 사람에게 미안해지는 마음이 들었다... 잘 지내고 계신가요?  "닭치고봉산탈춤"님~~ 





당시 내 심정을 너무나도 잘 알았던 것인가..

국내 최초 십자군 사령관을 달성하고 와우xx 팬사이트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내 이야기가 나왔다.


와우xx : `아눕아락` 하드모드나 50트 업적 달성시의 모습을 보면 밀리 직업군이 꽤 많았던 것 같다.
             선호하는 딜러 조합이 있는가?

공대장 : 현재 구성 자체가 밀리들이 득세할 수 밖에 없도록 되어 있고, 캐스터 중에서는 `마법사` 정도가 견줄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아눕아락`의 공략 구성에 가장 좋은 직업이 단일 딜링이 강하면서 자연스럽게 광역 공격도 할 수 있는 딜러면서 ` 냉기 관통`에 맞아도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직업이다. 이런 이유를 조합하면 `죽음의 기사`, `도적`, `마법사` 순으로 우선 순위가 나오고 그 다음이 `전사`와 `징벌 성기사`이다. 그렇다 보니 밀리 직업이 많아질 수 밖에 없었다. `마법사`가 많다면 캐스터 시너지로 한번에 몰아서 갈 수 도 있는데, 우리가 50트 업적을 공략 할 당시에는 공격대에 `마법사`가 한분 뿐이라 테스트하러 오신 분을 투입해서 공략하였다.
 

와우xx : 테스트와 함께 50트 업적을 하게 되었으니 매우 떨렸을 것 같다.

공대장 : 테스트 보러 오신 분이 아마 긴장을 엄청 하셨을 것이다. 다행히도 잘 해주셔서 공략할 수 있었다. 지금 `The Zenith Clan`에서는 `흑마법사`와 `사냥꾼`이 상대적으로 비중이 굉장히 낮아졌는데 우리 공격대에서도 `흑마법사`와 `사냥꾼` 쪽으로 비중을 조금 더 늘려서 다른 조합으로도 공략해 보려고 한다. 공격대원들이 연구를 많이 하는 편이라 재미나는 리포트가 좀 있었다.



2주간의 테스트를 걸쳐서 난 다행히도 제니스 클랜이라는 공대에 가입했다. 합격통보를 귓말로 받았는데

당시가 아직도 기억이난다. 달라란하수도에서 낚시중이었는데..탈락이라고 말하면 와우를 접어야하나..

생각도 했었는데 다행히도 합격이라고해서 와우를 접지 못한것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 와우를 접는게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십자군을 끝내고 난 얼음왕관 성채 공략에 돌입했다. 기대와 달리 우린 2넴에서 지옥을 맛본것이다. 일명 "새우" 

아즈샤라서버 공대 그라운드제로는 아프리카에서 방송을 하였는데 공대장이 쉴새없이 새우x100을 외치던 모습이

기억난다.

힙겹게 네임드하나하나를 쓰러트렸고 결국 마지막에는 리치왕만 남겨두게 되었다.

처음으로 리치왕하드모드를 대면한것이 2월말쯤이었는데 3월부터 5%증가 버프가 생겼고

한달 단위로 5%씩 증가한다고 블리자드에서 공개했다.


당시 5%버프로는 공대 딜러 dps를 따져봤을때 수치적으로 발키르3마리를 각각50%까지 내리는게 불가능했다.

그래서 우린 절망적인 상황에서 아이템파밍을 더하기로하고 몇주동안 리치왕 트라이자체를 제대로 시도하지 않았다.

발키르페이즈 이후를 넘어갈수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3월말에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유럽파라곤공대에서 5%버프로 리치왕을 쓰러트린것이다.

정말 많이 놀라웠다 어떻게 dps가 나왔지..? 곧 조합이 공개되고 클래스를 보는데 상상이상이었다.

원거리르 최대한 빼고 심지어 법사는 없었다... 엄청난 밀리티오로 구성했던 것이다

내 기억으론 2탱 12~13밀리였다 당시 인원크리였던 제니스공대는 조합파괴라는건 생각조차 하지못했다.


제니스공대는 서둘러서 밀리티오를 모았었고 흑마는 2명뿐이었는데 1명은 외부인원을 용병으로 데려왔다 ...

파라곤이 0법사여서 제니스공대도 0법사로 갈지도 몰랐지만 난 간신히 참여할수 잇었다.

공대 택틱에 감속스킬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제니스공대에는 법사가 2명있었고 1명이 딜러오피서였는데 그사람은 빠르게 최초킬을 하기위

좀더 스펙이 좋은 나를 참여시켜준것이다.


하지만..5%버프때 트라이자체를 충분히 못했던게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았다.. 

10%버프 패치가 되고 며칠 동안 트라이를 하던 중 잡을까말까하는 순간에 팀에보공대에서

국내최초킬을 가져갔기 때문이었다. 

우린 어찌보면 최초킬을 뺏기고 실망이커서 리치왕을 잡는데 좀더 시간이 걸릴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국 바로 다음날 밤에 리치왕을 쓰러트렸다. 단 하루차이..어찌보면 하루밖에 안났지만 엄청난차이였다.


광폭을 보면서 리치왕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잡았는데... 마지막으로 서리한의격노 스킬을 캐스팅하던 순간

공대톡에서는 엄청난 환호가 터져나왔다.

알갈론 이후로 엄청난 뽕맛을 느낀 순간이었고 리치왕의 분노 마지막 공격대던전 공략을 완료한 하루였다.





< 10년의추억 게시판에서 4년만에 우연히 만난 그때 당시 흑마유저의 첫킬 사진이.. >
본인에게 직접 허락을 구하고 올렸..





리치왕 첫킬을 하고나서 우린 십자군 노다이50트를 도전하고 있었다. 

1넴부터 막넴인 아눕까지 총 5마리보스를 상대하면서 단1명도 죽지않고 모두 원킬(50트)을 하는 위업이었다.

이 위업에 관해서 재밌는 일화가 있는데 어느날 우린 완벽하게 4넴까지 노다이 원킬로 뚫고 아눕앞에서

공략들을 정리하고있었다. 공대장은 주의할점등등 이런저런 것들을 정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트롤 한마리가  자동달리기를 하는것이 아닌가.... 뭔가 안좋은 낌새를 예감한것인지 부공장이 보이스로

소리를 빽 질렀다. "xxxx 어디가!!!!!!!"

결국 그렇게 아눕아락은 애드가 되버렸고...우린 정말 너무나도 허무하게 50트 노다이를 날려버린것이다...


순간 공대원24명+대기인원들은 겜톡에서 엄청난 정적이 흐르는걸 느꼈을것이다. 

허허....... 애드를 시킨 트롤은 알트탭 하다가 자동달리기가 된것같다고 말을 하였다..

내가 저렇게 했으면 어땟을까 하고 생각해보니 정말..끔찍해서 아무얘기도 할수가없었다..

그냥 속으로 허탈한 웃음만 나왔을뿐...





  < 공대에서 매주 울두아르를 공략해 획득했던 미미론의 머리. 당시에는 100%드랍이었다.>





시간이 흘러 4번째 확장팩 대격변이 다가왔다. 공대는 대격변 첫 공격대던전을 빠르게 공략하기위하여

베타테스트로 네임드를 미리 경험해보았다.

아직 나오지 않았던 보스들을 미리 베타서버에서 테스팅을 했던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나에겐 이내 본섭에서는 실망으로 돌아왔다. 미리 경험해보니 몇몇보스들은 흥미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때 난 풀참이 안되는 상황이라 백업공대원이었다.

새로 리뉴얼된 검은날개공격대 던전에서는 재밌었던 일화가 몇가지 있었다.


검날 1네임드였던 만능골렘하드 트라이때 난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내가 불참한날 골렘트라이를

아침8시까지한 것이다... 결국 잡은걸로 기억한다. 무서운 사람들... 정말 대단했다.

그리고 2네임드였던 용암아귀는 정말 웃음이 나오는 보스였다. 머리를 쿵찍고 기절해야 딜을 할수 있는 놈이었는데 

머리는 안찍고 갑자기 뒤로 누워버린것이다ㅋㅋ 의외의 버그로인해 많이들 웃었던 일이 있었다.

또 용암 기생충과 큰 피조물을 드리블을 하는 택틱이었는데 담당하는 공대원 두명이 실수가 너무많아서

어쩌다보니 결국엔 법사진에서 나와 다른법사1명이 똑같이 둘다 죽기캐릭을 들고와서

드리블을 해서 첫킬을 했었다. 난 기생충드리블러...공대법사는 피조물 드리블러...뭔가 웃기는 상황이 발생했다.



황혼의요새라는 공격대던전에서도 정말 재밌었던 일화를 소개하자면, 3네임드인 승천의회에서 2마리는

제단위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트라이를 하던도중 딜이 부족했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내가 발견했던것 같다. 바로 제단밑에서 니트로를 썼는데 부작용이 뜨면 공중으로 붕 떴었고

난 고블린이었기 때문에 공중에서 로켓도약을 썼더니 제단위에 올라가버린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위에 있던 보스에게 딜이 되는 것이었다.

처음에 내가 올라가있는것을 보고 공대원은 빵터져서 웃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

그리고 또 의회에서 특정 지역에서 점멸을쓰면 이상한 곳에 떨어졌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영웅모드에서만

볼수있는 마지막네임드인 시네스트라가 보이던 곳이었다. 


황요 4넴이었던 초갈에서 법사들은 아주 재밌는 경험을 했다. 일명 코끼리 변신.. 처음에는 딜이 부족하였기 때문에 

일부러 타락수치를 높여 100%를 만들어서 코끼리 변신을 하였다.

주문이 즉시시전되고 공격력이100%나 증가해서 공대에 법사1명정도는 코끼리로 딜을 하곤했다. 일명 불작뿅뿅질..


초갈을 잡고 영웅모드에서만 볼수 있는 시네스트라에서도 뜻밖의 일이 있었는데

오리지날 화저버프나 줄구룹버프 아니면 오닉버프같은 외부버프를 받고 네임드를 공략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달의축제 이벤트 시즌이었는데 이벤트몹이었던 오멘을 잡으면 모든능력치10%와 체력10%였던..?

버프를 매트마다 받고 시네스트라 트라이를 하였는데 대기하는 인원들이 고생이 정말 많았다.

매트마다 버프받고..또 소환하고.. 그렇게 그들의 노력으로 난 시네스트라도 결국 쓰러트리게 되었다.





대격변 초 3대공격대던전 공략을 끝낸 후 몇일 뒤 기념으로 오프모임을 한다고 했다.

이때 난 와우에서 처음으로 오프 모임에 나가게 된다. 내성적인 성격인데도 불구하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갔는지...

하하.. 난 길을 못찾아 조금 늦게 도착했고 모임장소에는 한 20명정도의 인원들이 모여 있었다. 

난 부끄럽고 낯을 엄청 가리는 편이라 공대장과 테이블근처 몇몇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인사도 나누지 못했다.

거기서 무슨 얘기가 있었겠는가..당연히 트라이때 있었던 와우 얘기뿐이었고 시끌벅적한 느낌..

게임상 이미지와 전혀 매치가 안되는 사람도 있었고 의외(?)로 잘생긴 사람도 꽤 보였던걸로 기억한다.

2차에 3차까지 가서 놀다보니 새벽 5시가 넘엇었다.

그렇게 게임상에서만 보던 사람들을 처음으로 실제로 만나보니 좋았던것 같기도하고...

왠지 모르게 괜히 나간것같은 후회도 들었던 오프모임은 그렇게 끝이났다.




대격변 초 3대 공격대던전까지만 하고 그만 할꺼라던 공대장에 말에 나는 이번 레이드인던까지만 하고

공대를 그만두려고 처음부터 마음을 먹고있었다. 

오프모임을 가지고난뒤 얼마 후에 공대장과 부공장이 접게 되었고 새로운 공대장이 선출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법사진들..그리고 몇몇 친했던 사람을 믿고 공대에 남아있었어야 했나...싶은 생각이

가끔 들곤한다. 하지만..난 새로선출된 공대장을 믿을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미 마음먹은데로 공대를 탈퇴했다.


그런데 시네스트라가 주던 비법최고의 장신구였던 "고뇌의조각"이라는 아이템이 있었는데

하필이면 내가 공대를 떠나기 얼마전에 먹었던것이다. 

그리고 얼마 후 난 고향서버인 얼라이언스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마침 울두아르때 같이 레이드를 했던

공대가 다시 부활해서 레이드를 하고 있었다. 마침 그 공대에서 인원을 구하고있어서 난 다시 들어가게 되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공탈하고 거의 바로 다른공대에 가입을 한지라 고뇌를 먹튀하고 다른공대갔다는 오명을

썼던 얘기를 들었다.

그렇게 첫날 엄청나게 긴장했던 십자군경기장 테스트날 부터 시작해서 1년 7개월여동안 레이드를 하던

티리촌 제니스클랜 공대와의 많은추억들을 뒤로하고 공대를 떠나게 된다.






티리촌서버를 떠난 후 다시 고향서버 얼라이언스로 돌아온 나는 늑대인간이.. 되었다.

여캐릭터는 뛰는게 이상해서 남캐를 선택했는데 타우렌만큼은 아니었지만 덩치가 괜찮았다.

2년만에 돌아온 고향서버는 예전과는 다르게 사람이 많이 없었다...인구가 고령화되었고 사람들은

와우를 떠난 상태라 서버가 너무 한적했다. 그래도 티리촌보다는 많았던것 같다;;


리분때 다니던공대에 복귀한 나는 불의땅과 용의영혼 공격대 레이드를 하게 되었는데 불의땅에서는 오리지날 첫 희열을 느꼈던 라그나로스가 리뉴얼이 되서 나왔다.

오리지날때와는 달리 라그는 매끈한 다리가 생겨서 재탄생하게 되었는데

하드모드 마지막페이즈때는 몸통은 안보이고 다리만 보고 싸웠다.

그의 다리는 왠지 얇아 보일정도로 갸냘펐던느낌이었는데..

갸냘픈 다리를 보며 난 부리나케 뛰어다니면서 "소방수"역할을 했다.

하지만 공대의 실력이 많이 부족하였는지 우린 라그나로스를 빨리 잡지 못하였고 인원부족까지 겹쳐있다보니 

어느새 라그나로스는 체력10%감소 1차너프를 당하고야 말았다. 결국 너프된 라그나로스를 쓰러트렸지만

왠지모르게 씁쓸한..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불의땅 라그나로스는 나에게 있어 공격대던전 마지막보스중 유일하게 너프 후에 잡았던 보스네임드로 남아버렸다..





< 갸냘펐던 다리를 가지신 라그나로스를 처음 쓰러트린 후 찍었던 사진. >






< 첫 전설아이템이었던 타렉고사를 만들었던 날. 당시 특수한 분장을 하고 마지막퀘를 완료하는게 유행이었다. >





서버에 사람이 너무없어서 우린 항상 인원문제에 시달렸다. 지속적으로 신입공대원을 모으면서 용의영혼 공략에

돌입했다. 하나씩 하나씩 하드모드를 공략하던중 난 6네임드 전투대장 블랙혼을 트라이하고 있었다

당시 아이언포지 마을 은행뒤에서 놀고있던 나는 의외의 놀라운소식을 접하게 되었는데 다른서버 공격대에서

세계최초로 용의영혼 7네임드 데스윙등을 쓰러트린것이다. 팬사이트 와우인벤에서는 기사들이 올라왔고

수많은 축하댓글들을 봤던것 같다.  결국 그 공격대는 마지막네임드 광기까지 킬하면서 세계1위로 공략을

마무리하게 되었는데 얼마나 잘하는사람들이 모였길래 세계1위를 하였는지 궁금하기도하였고

한편으로는 부러운마음도 들었다.


얼마 후 우리도 등짝 트라이를 했는데 힘줄을 뜯기위하여 도적들과 수많은 마법사들이 필요했지만 인원문제에

시달리던 우리는 끈임없이 딜러를 구한결과 결국 등짝을 뜯어 내는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마지막네임드인 광기까지 잡는데는 얼마 걸리지않았다.

전 네임드였던 등짝과 비교해서 너무나 허무할정도로 쉽게 잡아버렸고 그렇게 나의 대격변레이드는 끝이 났다.

서버사람들은 전섭에서 얼라최초로 용의영혼을 마무리하였다고 축하해줬지만

당시 얼라공대들이 거의 없었던걸 감안하면...

용의영혼을 마무리하고 할게 없어진 나는 부캐를 끄적거리며 놀고있었고 사람이 많이 줄어든 서버에는

막공파티가 너무나도 없을정도였다.

흥미를 잃어버린 나는 7년만에 처음으로 와우를 자의로 접게 되었다.



 < 대격변 마지막 레이드 용의 영혼을 마무리하며..  배경이 나름 운치 있게 나왔다. >






판다리아 안개 확장팩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몇달만에 와우에 복귀했지만 사람이 없던 고향서버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었던 난 서버이전을 생각하고 있었다. 레이드게이 였던 나는 레이드가 하고싶다는 생각 하나로

인벤을 돌아다니며 정공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처음에는 사람이 너무없던 서버에서 했던지라 사람이 가장 많았던

서버인 아즈샤라 서버로 가려고 생각을 해보기도하였는데 당시 아즈서버는 이전이 막혀있던 서버중 하나였다.

본캐를 옮기고 싶었지만 불가능했고 아즈샤라서버에서 1레벨부터 키우기에는 좀 그랬기에 포기했다.


그렇게 난 갈곳을 잃고 인벤을 이리저리 헤매다가 우연히 게시판에서 현재까지 다니고 있는 정공의 구인광고글을

발견한다. "즐거운공격대" 라는 공대였다.


사실 난 티리촌 제니스공대시절부터 즐공과는 인연이 꽤 있었다. 

대격변을 얼마 앞두고 공대통합 얘기가 나왔지만 서로 의견이 안맞았는지 무산되었고

울두아르 때부터 대격변 용의영혼까지 치열하게 경쟁하는 공대이기도 하였다. 대격변 초 검네황 인스를 끝내고 

즐공으로 공대를 옮긴 제니스공대 유저들도 있었다.


아무튼  난 구인광고글을 보고 지원메일을 보냈고 답변을 기다렸지만 예감이 별로 좋지 않았다.

리분시절 정공에 지원메일을 보냈다가 답변이 없었던 안좋은 기억이 있기때문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답변메일이 와서 그렇게 난 즐공에 가입하게 되었다.





즐공에 처음 왔을때 내 기억은 놀라움이었다. 리분때부터 그동안 내가 다녔던 공대는 인원문제에 항상 시달렸다.

서버는 카르가스 촌섭이라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나처럼 이주자가 많았는지 즐공은 인원이 엄청많았다. 

40명가까이 공격대프레임이 차는걸 보고있으니  마치...오리지날 40인 시절 와우가 기억이 날정도였다. 

판다안개 확장팩이 나오기 얼마전에는 같은 클래스였던 마법사가 총7명이나 되었다.

한편으로는 너무많아서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나는 항상 인원부족에 시달렸던 안좋은 기억이 있다보니 없는것

보다는 좋았다. 


판다초 빠른 공략을 위해 공대원들은 이번 확장팩부터 2차스탯이 2개나 생긴걸로 바껴서 레이드에서도 좋았던

pvp템반지를 얻기위해 일명 점먹8승팟을 하기로 했다. 쉽게하기 위하여 공대원끼리 1승1패팟을 해서

결국 반지를 얻게 되었는데 몇 일 뒤 이 일이 어뷰징으로 문제가 되어 욕을 엄청나게 먹었다..

공대원들은 단순히 점먹8승만 하고 그만둘 생각이었기에 별로 문제가 없을 줄 알았지만 엄청난 착오였다..

당시 난 투기장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기 때문에 왜 욕을 먹어야 하는지 자세히 알지 못했지만 누군가 설명을

해줘서 잘못된 행동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공대장이 사과글을 올렸지만 어뷰징의 대가는 너무나도 컸다...

이 글을 빌어 죄송합니다..





판다리아의 안개 확장팩이 열리던 2012년 9월 27일. 난  시작부터 운이 엄청나게 나쁘기 시작했다.

8월말에 동원예비군 2박3일통지서가 날라왔던 것이다. 아..설마.. 하지만 예감이 엄청 좋지 못 했다.

날짜를 보니 9월 26일~28일까지였다.. 으아아아... 더군다나 동원을 갔는데 0시에 열리던 그 시간 난

불침번 이었다.. 그 다음날은 새벽3시까지 산 꼭대기에서 개고생을 하고있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러는것인지... 우여곡절끝에 28일 저녁이 다되서야 집에오는 버스를 탔는데

아... 엄청난 폭우가 내리는것 이었다. 우산도 없었는데!.. 오는 비를 쫄딱 맞고 집에 겨우 도착했다..

초반부터 암울한 기분속에 렙업을 했다.



모구샨금고때 난 풀참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여서 참여도 많이 하지 못했고 공략에 많은 도움은 주지 못했다.

모구샨금고를 끝내고 한달후 우여곡절끝에 공포의심장 공격대를 클리어하게 되었다


공심에서 재밌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 보자면, 5네임드 운속에서는 버그가 있었는데 초반에 덩치큰 호박석골렘이

나오면 운속에게 데미지감소버프가 생긴다. 하지만 버그로인해 엄청난 작열뻥튀기로 화법스킬인 발화를 쓰고

전이를 하면 큰 골렘이 순삭 당하게 됬었다.

다른딜러들 dps가 12만쯤일때 미터기에서 나의 dps는 90만까지치고 올라갔다.

이때 스샷은.. 결국 포맷으로 인해 날라갔다...

하지만 운속에게 정배된 탱커가 있었는데 내 발화에 같이 전이되서 끔살당해 버린것이다. 무려 1틱에..

공대원들은 수많은 드립들을 쏟아내었고 그것들을 보며 많이 재미있어했다.
 

그 후 지지리 운도 없었는지 법사진들중에 나만 4셋을 만들지 못 하였다.

그래서 영봄 2넴에서는 대기를 탄적도 있었다.

목소리가 정말 특이했던 레이 스까지 잡고 난 드디어 공포의샤만 남겨놓게 되었는데...

    

공포의샤에서는 1페와 2페이즈 가있었는데 트라이를 많이하다보니 1페는 정말 지루하게 느껴졌다.

무려 8분정도를 2페를 가기위해서 싸웠어야 했는데 나중에가서는 수호자 3마리의 화살들은 눈감고도

피할수가 있게되었다.

그렇게 지루했던 1페이즈와는 달리 2페이즈는 배경부터 달랐다 온통 하늘색 일색이었고

마치 아무것도 없는 세계같았던...뭔가 신비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2페이즈는 전투시간이 무려 15분정도나 되었지만 왠지 모르게 긴장도 되었고 쫄들이 점점 많아질수록

정신이 없어졌다. 긴장감 속에 열심히 광을 쳤었는데 트라이도중 수없이 용오름 바닥에 죽던 일명 구멍공대원을

발견하게 되는데...ㅎㅎ..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 그 사람은 술사였다. 전투시간이 길었던 네임드라 매 트라이마다 윤회를 해서 블러드를 2번 받으려고 했다.

그는 전부 다 계산된 플레이였다. 정말 대단했던 사람이었다."



2012년 11월 29일 새벽 3시. 즐거운 공격대는 5.1패치를 앞두고 서버점검을 단 2시간만을 남겨놓고 있었다.

2시간안에 못잡으면  마지막 보스가 너프가 된다.

하지만 공대원들은 긴장감 속에 트라이를 했고 결국 우린 공포의샤를 드디어 쓰러트리고 만다. 

시간이 얼마 안남아서 그랬을까, 아니면 정말로 잡고싶었던 것일까.

공포의 샤를 쓰러트린 후 저절로 내 입에서는 계속 욕이 튀어나왔다. 희열과 함께 한참동안...





< 5.1패치 적용 2시간 전에 첫킬했던 공포의 샤!.. 시드가 참...안좋은 공대로 유명하다. >





몇달 후 판다리아안개 2번째 공격대던전이 나왔다. 천둥왕이었는데 이 던전에서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쿤에서는 파티별로 톡을 따로 했었는데 부끄러웠지만 어쩔수없이 나도 톡을 했었다.

다행히 많이 친했던 사람들과 파티가 정해져서 괜찮았던 기억이 나는데..

내 목소리에 졸린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두루무 때는 바닥에 안죽으려고 작은 눈을 엄청나게 크게 뜨고 레이드를했더니 충혈이 된적도 있었고

암흑원령에서는 엄청난 트라이를 했다. 300트를 좀 넘게 했던 기억이 나는데 암흑원령이 주는 펫을 먹었을 때는

펫이름을 300트로 바꿨...


사실상 마지막 보스였던 레이션 때는 낙사만 안당하려고 정말 엄청 열심히 달리기를 했었다.

레이션은 정말 재밌었고 난이도가 있었던 보스 네임드였지만 왠지 모르게 나한테는 큰쫄 공격력 버프를 훔치려고

혈안이 됬었던 기억밖에는 나질 않는다.


25인 레이션을 킬하고 난 후 히든보스인 라덴만 남겨뒀었는데 트라이제한 30회가 있다보니 공대원들은 10인에서

먼저 경험해 보기로 했다. 하지만 전주에 10인에서는 나 대신 다른법사가 경험을 해보았기 때문에 당연히 1법사로

갈 줄 알았지만 리셋되고 나서 금요일 아침6시(응?) 10인을 가려는데 사람이 모잘랐다.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끌려가게 되었는데 제법 트라이를 할것같아서 기대가 되었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첫 트라이에서 전멸하고 두번째 트라이만에 라덴을 잡아버린것이다.

그렇다...나는 라덴 업적버스를 탄 것이었다... 난 엄청나게 당황했고 내 머리 속에선 보이스톡으로

쩌렁쩌렁 울리는 누군가의 호탕한 웃음소리만이 울려퍼졌다...


4일후 25인 라덴도 쉽게 쓰러트리면서 5.2인스 천둥왕 공략을 끝내고 즐거운 공격대는 정들었던 카르가스 서버를

뒤로하고 사람많은 아즈샤라 서버로 이주를 하게 된다. 그것도 호드로.






< 라덴 첫킬.. 화면에 28이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온다. 버스 감사요...




아즈샤라서버 호드로 옮겼더니 신세계가 펼쳐졌다. 두달이며 오그리마며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던 것이다.

대기열이 걱정됬지만 사람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얼라만 했던 몇몇 공대원들은 호드 지리를 몰라서 헤매이기 일쑤였다. 길드창으로 오그리마 허수아비 위치를

묻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후후..나도 처음 호드이전했을때 저랬지..)

몇년전 호드로 처음 변경했을 때가 떠올라서 왠지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몇 달 후 드디어 판다리아 안개 마지막 공격대인스가 나왔다. 오그리마 공성전이었다.

가로쉬 헬스크림이 있는 오그리마 지역이 주무대였는데 엄청 신기했다. 오그리마 지하에 이런거대한 지역이

있었다니..놀라울 따름이었다. 

5.4패치가 처음나왔을때 또 안좋은 사건이 터졌다. 블리자드에서는 영원의섬이라는 신규지역을 내놓으면서

향로라는 콘텐츠를 내놓았는데 향로 아이템을 쓰면 적대적으로 바뀌면서 같은 진영사람을 죽일 수 있게 됬다.

유저를 죽이면 피투성이 동전을 받게되고 이 동전으로 탈것이나 펫을 살수있었고 동전2천개 모으는 업적도 있었다. 

사람들은 같은 호드진영인 유저에게 뒷치기를 당하는것에 대해 엄청난 반발이 있었는데...


첫날 새벽 나도 공대원 몇명과 함께 영섬에서 사람들을 죽이고 다녔다.

그런데 공개창으로 사람들이 욕과 비난을 하길래 처음에는 솔직히 이해가 안됬다.

블리자드가 내놓은 콘텐츠인데.. 뭐가 문제였던 것일까?..


그렇게 30분정도 했는데 향로는 막타를 치는 사람에게만 동전을 줘서 싸우는것에 흥미를 별로 느끼지 못했던

나는 금방 포기하게 된다.


다음날, 안좋은 소식이 들려왔는데 공대원들끼리 뭉쳐서 향로를 하고있었고

영섬 무덤부활 지역에서 계속 대기를 하면서 살아난 사람을 죽였다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공대원들은 향로를 저격하는 공대와 싸우다가  저격하는 공대가 무덤까지 밀려서 간것이었는데

거기서 어떤 유저가 스샷을 찍었고 그걸 인벤에 올림으로 인해서 일파만파 퍼지게 된다.

상황을 모르던 사람들은 엄청난 비난을 퍼부었고 결국 사건은 공대장의 사과로 일단락 되었지만...





테스트서버에서 경험했을때 우려와는 달리 본섭에서는 오공이 나오자마자 8네임드까지 공략을 했다.

빠르게 달리던 공대원들은 말코록에서 막혀버렸다. 그것도 잠시였고 공대는 전리품까지 순식간에 쓰러트렸다.

11네임드 였던 피에 굶주린 토크에 대해서는 재밌는 일화가 있었는데 당시 해외에서 토크하드를 잡아본 170여명 중 

마법사유저는 단 "2명"뿐이었다... 세계1위로 오공을 클리어했던 메소드공대도 토크하드 첫킬에는 0법사였다.

얼마나 법사가 안좋았으면 2명밖에 없었을까..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토크하드에서 법사가 얼마나 강력한지 아십니까? 마법사 스킬중에 불태우기가..."


그렇게 나도 참여를 하지 못했고 첫 킬후 2주만에 처음으로 겨우 참여하게 되서 업적을 달성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 만났던 블랙퓨즈. 이 보스네임드는 리치왕의 분노 울두아르때 미미론하드 이후로 정말로 어렵다고

생각하게 만든 놈이었다. 하지만 정말 어려웠었는데 의외로 트라이횟수는 천둥왕때 암흑원령보다는 적었다.

원령때는 300트가 넘었었는데... 


블랙퓨즈에서 지뢰 메즈조였던 난 이때만큼 마법사를 했던걸 다행으로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에겐 "소작"이라는 특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퓨즈에서만 최소 200회 이상은 터졌던것 같다.

한트에 2번터진적도 잇었으니..

그냥 디버프에 항상 소작이 있었던걸로... 다른클래스였으면 분명 대기를 탔어야했다 ....



블랙퓨즈를 힙겹게 쓰러트린후 난 클락시 용장들을 만나게 되었다. 테스트서버때부터 이 네임드는 악명이 높았다.

왜냐하면 던전도감의 "양"때문이었다. 네임드가 무려 9마리나 되었고 각종 보스마다 쓰는 스킬들의 주의할점이

도감에 엄청나게 나열되어 있었다. 클락시에서 잠시 주춤했는데 상당히 난이도가 있었다. 공대원들은 바닥피하기

바빴고 속사나 휘돌기에 마치 녹아내리듯이 차가운 땅바닥에 누웠다. 이 네임드에서도 법사들은 소작을 수 없이

띄웠었는데 잡고난 뒤 공대장은 웃픈 한마디를 툭 던졌다.

"이번에 법사 구려서 안데려갈려고 했는데 생존율이 가장높은 클래스였다" 라고...  소작님 사랑해요..   



클락시에서도 에피소드가 참 많았는데 최고로 웃겼던 사건은 최면 스킬에 걸리면 아예 빠르게 죽거나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버텨야 하는데 갑자기 니트로를 써서 새끼 쿤총에게 빠르게 박치기를 한게 단연 압권이었다.

당시 아프리카로 방송중이기도 하였는데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왜 이렇게 웃겼는지... 



 


< 1:00 ~ 1:30 초가 하이라이트..! >





클락시를 쓰러트리고 드디어 판다리아의 안개 확장팩의 끝판왕인 가로쉬 헬스크림과의 전투에서도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강화된 소용돌이를 피하던 중 이동을 하다가 벽 끝에 불 철판 같은 바닥이 있었다.

그걸 밟고 있으면 데미지가 들어왔다. 그런데 공대원중 한명이 불판을 밟고 죽은 일이 생긴 것이다.

그걸 알고 어찌나 웃었던지...


어느 트라이 때는 스톰윈드 페이즈 직전에 죽었던 공대원의 시체가 남아 있었는데 하필이면 스톰윈드 페이즈에서

쓰는 악의 스킬이 죽었던 공대원에게 걸려버렸다. 악의 데미지를 맞아줄 사람이 없어서 공대는 한방에 

폭파되버려서 허무하게 날린 트라이도 있었다.


가장 재밌었던 에피소드는 가로쉬를 첫 킬하는 트라이에서 생겼다. 전날 새벽까지 힘들게 트라이를 마치고 

다음날 공대는 레이드를 하기 위하여 다시 가로쉬 앞에 모였다. 

첫 트라이를 했는데 웃기게도 원트에 가로쉬를 쓰러트린 것이다. 하지만 더 압권이었던 것은 최고의 템렙으로 

가로쉬를 잡기 위하여 전쟁 벼림 인장을 앞 네임드에서 다 소비해서 가로쉬에서 주화를 못 굴리는 사람이 있었다.

가로쉬가 쓰러지고 나서 사람들은 즐거워하며 있었는데 갑자기 채팅창에 누군가 주화로 캐스터 졸업 장신구였던

이샤라즈의 검은 피를 그것도 전쟁 벼림으로 먹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은 일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고 보이스톡에서는 어이없어하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 주인공은 바로

글쓴이 본인이었다.. 핳하하.. 하지만 화법에게 있어 야드의 재창시만큼 중요했던 장신구였다..

(난 이번 주에 잡을 줄 알고 일부러 남겨뒀지.. 헤헤) 분명히 확신하는데 나 말고도 굴렸던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난 또 하나의 확장팩 마지막 레이드를 이샤라즈의 검은 피 장신구와 함께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 괴물이 되어버린 가로쉬 헬스크림이 쓰러진 날. >


오그리마공성전이 나온지도 벌써 약 1년 2개월..이 지났다.

나에게는 와우 역사상 가장 지루했던 던전으로 남았고 그렇게 판다리아안개 확장팩은 얼마 후 끝이 난다.

2일 후면 wow의 확장팩 드레노어의 전쟁군주가 출시되는데 개인적으로 군대때문에 못해본 불타는성전과 비슷한

느낌이라 많이 기대가 된다.

다가올 미래에 겪을 수없이 많은 인연들을 기대하며... 난 드레노어로 떠날 채비를 마쳤다.


  To be continued..                                           





정말로 길었던 글..!! 한 명의 유저가 경험한 10년의 여정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글을 쓰는 데만 장장 5일이 걸렸네요; 

4일 후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세계에 접속한지 정확히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하하... 하나의 게임을 10년이나 하다니.. 정말 믿기지가 않네요.

10년이나 했지만 정작 스크린샷은 몇 장 없다니.. 너무나도 아쉽더군요..

드군에서는 스샷을 정말 많이 찍을 생각입니다.


처음 와우에 접속할 때 19살 고등학생 이었던 내가 1달 후면 벌써 30살이라는 것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글을 쓰면서 뒤돌아보니 세월이 정말.. 빨리 흘렀던 것 같아요. 


10년의 추억들.. 글로 다 쓰기에는 너무나도 많았고 시간만 있다면 끊임없이 쓸 만큼 추억들이 정말 많이 남았습니다. 


저에게 있어 WOW는 20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남들은 저에게 20대 전부를 게임으로 보냈다고 안 좋은 말을 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전 2004년 11월 그날. 너무나도 우연히 TV 광고를 봤던 그 찰나의 순간을 저는 절대로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 광고를 보지 못했다면 제가 만난 수없이 많았던 "인연 ", 그리고 "기억 "들은 없었을 테니까요^^



저의 단 한 번뿐인 인생 중에 WOW라는 게임을 만나게 되어서 엄청난 행운이라 생각하고,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되어서 정말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