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류는 와우가 처음이었어요.
그래서였던지 아니면 태생이 발컨이었던지 남들 만렙 찍고 돌아다닐 때 전 40렙 언저리에서 뒹굴거리고 있었죠. 어떤 아이템이 좋은 건지, 무엇을 차야 할지도 몰랐던 건 기본이었고, 퀘스트는 무조건 클리어 해야 한다는 생각에 금테 몹들에 가당치도 않는 헤딩도 무진장 했었구요.
 어떤 날은 끝판 보스몹을 만나 거짓말을 보태서 100번 정도 죽은 날도 있었어요. 최대한 멀리서 부활해도 갑자기 나타나 한 칼에 절 유령으로 만들어 버리는 녀석이 사실은 호드 종족, 그러니깐 또 다른 유저라는 사실에 진짜 내 몸이 유령이 되어버린 듯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도 있네요.
 그러다 어쩌다 저쩌다 길드에 가입하고 사람들과도 친해지고, 게임에도 익숙해지고 레이드도 뛰어 보고....
10년이나 흘렀네요. 전 늙어가고 있구요^^
 그런데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할 때도 있어요. 그 때만큼 즐거웠던 순간이 과연 얼마였나? 하는... (이렇게 보니 제가 정말 늙긴 늙었네요. 왜 보통 이런 류의 생각들은 나이 들어서 하질 않은가요)
 무엇을 하든 즐겁기만 한 청춘이었기에 그랬던 건지, 아니면 현재 내 삶이 그다지 녹록치 않은 모양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와우 때문에 정말! 즐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