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복귀했다.
줄곧 와우로 향하는 마음을 애써 무시하다가.

처음은 렙업 버스로 시작했다.
시드머니가 300만골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이제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나에게는,
지금이 미친 듯이 와우를 즐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었다.

와우 PVE 컨텐츠에 입문한 다자알로 전투부터 지금까지.
늘 갈망하고 있던 그것.
최정예를 따고 싶다고 생각했다 . . .



이건 어느 잔달라 트롤 정기 주술사의 이야기다.

10레벨부터 70레벨까지 레벨업 버스로 올리니 55만 골드가 들었다.
55만 골드를 토큰값으로 환산해보면 대충 7~8만원 정도니 부스팅과 다른 것은 없었다.
그러나 현금보다는 인게임 재화가 더욱 값비싸게 느껴지는 나이이다. (조금아까웠다)

70레벨을 찍으니 발드라켄이 나를 반겼다.
그러나 나의 착장은 . . . 장비창 부분 부분에 10레벨짜리 아이템 뿐이었다.
이대로면 대장정을 밀 수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경매장에서 저렴한 아이템을 구매했다.

그러고 생각해보니 나는 와우를 하면서 깡손이나 업손을 돌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바로 영웅 깡손에 입장했다.

찾아보니 깡손은 손님 비용을 받지 않는 대신,
현재 착용 중인 아이템보다 좋은 아이템이 드롭될 시 필수로 입찰하는 규율이 있는 듯했다.
그러나 . . .

파티에 사슬 클래스가 별로 없었기 때문일까.
주술사가 착용하는 사슬 방어구는 그다지 나오지 않았다.
어찌저찌 티어 토큰을 사용하며 4셋은 맞추었다.
아이템 레벨은 450.

그러나 나는 와요일이 오기 전에 쐐기를 많이 돌아두었어야 했다.
단 세바퀴. 세바퀴밖에 안 돌았다.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동안.

그렇다고 일반 레이드를 간 것도 아니다.

무얼 했느냐고? 돈이 아깝지 않느냐고?
리그 오브 레전드를 했다. (자랑 좀 하자면 필자의 롤 티어는 다이아몬드다)

그러므로 금고에서 아이템을 득할 수가 없었다.
금고를 열었으나 덩그러니 군단석만 나올 뿐이었다 . . .

그리고 정신을 차렸다.
(다이아몬드4 0포인트에 박치기했으므로)

와요일이 오자마자 일반을 갔다.
로그는 73점 . . .
0.5 시즌이기 때문에 로그는 좋게 나오는 것이 당연했다.
중요한 것은 역시 영웅 로그.

모자란 부위를 전부 제작할 때까지 고룡런을 달렸다.
450에서.
460.
470.

제작하며 흥청망청 골드를 사용했다.
어차피 마지막이니까.
나는 이제 대한민국의 입시 체제에 온전히 뛰어들어야 하니까.

470을 찍자 현타가 왔다.
내가 왜 영웅 로그를 찍자고 이러고 있는 건지.

영웅 레이드에서는.
고룡도 넘칠 만큼 주고.
아이템도 주는데.

바보같은 짓거리를 하고 있었음을 새삼 자각하며.
영웅 레이드를 업손으로 갔다.

8네임드 틴드랄에서 죽어버려 14하는 회색 로그가 나왔지만.
나머지가 파랑색이나 보라색으로 준수했기 때문에 50점 중반대라는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최정예를 따려면 택도 없다.

적어도 영웅 80점.

아.

나는 정술이니까 90점.

아이템 레벨은 어느덧 471이 되었고.
돌연 우편으로 쪽지가 왔다.

수신자 : 바스카른.

새끼용을 비룡으로 . . .
비룡을 고룡으로 . . .

나는 어느새 이만큼이나 성장해버린 거구나.
물론 90개를 15개로 변환하는 창렬적인 구조라서 사용하지는 않는다.
강함의 척도를 체감했다.

그리고 위상부터는 재제작을 하더라도 '마력깃든'을 제작할 때 돈이 너무 많이 깨지기에.
영웅 아이템으로 서서히 갈아껴야 했다.

영웅 아이템을 드롭하는 쐐기돌 단수는 17단부터.
하지만 나는 조금 겁먹었다.

복귀 유저인 나에게는 17단이 너무 높은 단수처럼 보였다.
주차 단수가 15단이었던 시절.
20단을 돌았더라면 존경받던 시절.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선했으니까.
하지만 최정예를 다시금 상기시키며.

17단+@를 무한으로 뺑뺑이했다.

그게 고작 어제 토요일 오전부터의 일이다.

오늘은 일요일이며,

이틀 간 17+@를 열다섯번은 족히 클리어했다.

지금의 템렙은 476.
정기의 올가미줄과 용석영 손목보호대를 위상으로 제작했기에.

또 제작 아이템을 제외한 모든 아이템을 영웅 등급으로 갈아꼈다.

이게 고작 . . .

일주일동안 벌어진 일들이다.

와요일이 오기 전에 480을 찍을 것이다.

이제 업그레이드할 일밖에 안 남았으니.

관심 가져주는 이가 하나라도 있다면 추후에 다시 작성해보겠다.

2/12 ~ 2/18.

플레이 시간 : 1일 20시간 (44시간).

소요한 골드 : 약 100만 골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