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타는 많은 국내 유저들에게 역대 최악의 한 수로 평가되는 10인/25인 통합이었다. 이 또한 북미/유럽 실정에만 맞추다 보니 생겨난 사태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북미/유럽은 원래 길드 레이드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10인과 25인에서 동일한 아이템이 나오든 말든 대부분의 25인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었고, 이 패치는 길드 레이드를 가고 싶지만 인원이 부족해서 못 가는 길드도 레이드를 할 수 있도록 10인을 25인과 동급으로 맞춰주는 정도의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국 와우에서는 실정에 맞지 않는 역효과를 불러왔다. 국내 레이드는 길드 레이드보단 막공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대격변처럼 25인과 10인 보상이 똑같으면 인원 모으기도 쉽고 공대장이 공대 컨트롤하기도 편하니까 당연히 10인을 선호하게 된다.[21] 리치 왕의 분노에서 하향된 PvE 난이도 때문에 이미 상당수가 무너져 있던 25인 정공들은 10/25 통합 이후 존재의 이유를 잃고 소수의 상위 정공을 제외하고 모두 소멸해 버렸다. 동시에 25인 막공도 전멸했으며, 이 현상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가장 장엄한 전투를 즐길 수 있는 25인 공격대의 몰락과 더불어 레이드의 스케일이 저절로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25인 2개가 없어졌으면 10인 5개가 생겼을 것 같지만 실제 현장에선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확팩도 그렇지만, 대격변 당시에도 한국 와우에서 막공의 수는 접속인원의 수에 맞춰 공대가 생기는게 아니라 막공장의 수에 맞춰 공대가 생겼다. 25인에서 10인 레이드로 바뀐다고 갑자기 막공장 수가 2~3배씩 불어날 리가 없고, 게다가 예나 지금이나 공대원들은 진행이 능숙한 공대장 밑에서 레이드를 하길 원하는데 이런 숙련된 공대장의 수는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 10/25 통합으로 한국의 25인 공격대를 전멸시킨 삽질을 만회하기 위해 블리자드는 판다리아의 안개에서 아시아 서버에 한해 25인 드랍 아이템 레벨을 올려서 25인에 메리트를 주는 조치를 취했는데, 이게 또 멀쩡하게 10인 다니던 유저들을 강제로 25인 하게 만드는 패치라 말이 적용 당시 말이 상당히 많았다. 결과적으로는 예상대로 10인 레이드 공대가 상당수 붕괴하긴 했지만 어쨌든 25인 막공이 어느정도 다시 활성화되기는 했고, 오그리마 공성전 때 20인 고정인 신화 난이도를 추가하면서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부터는 10인~30인까지 우두머리의 체력과 드랍 테이블이 공대원 수에 비례하도록 바꾸었다. 그리고 10/25 통합은 지역 실정을 감안하지 않고 무작정 적용했다가 실패한 패치의 가장 좋은 예로 와우 역사에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