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친.소 란? - 인벤의 새로운 코너인 "스.친.소"는 "스타트업 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줄인 말이며, 새로운 게임을 개발 중이거나 혹은 개발을 위해 모인 야심찬 개발자들을 직접 찾아가 만나보고 그들이 추구하는 꿈과 희망을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게임 업계의 경쟁은 계속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매주 끊임없이 신작 게임들이 출시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스타트업들이 소개되지만, 그나마 이름이나마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스타트업들은 운이 좋은 편입니다. 워낙 경쟁이 심하다보니 힘들게 개발한 게임이 제대로 이름조차 알리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일도 많습니다.

다 만들지도 못한 게임을 홍보하자니 게이머들이 관심있어 할만한 자료도 아직 없고, 그렇다고 대형 게임사들과 함께 경쟁을 하자니 자본과 인맥은 더욱 부족합니다. 차근차근 게임을 알릴만한 통로도 부족할 뿐더러 우리가 이런 게임을 만들었다고 자랑스레 내보일만한 장소도 없습니다.

스친소는 이렇게 재야(?)에 묻혀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게이머 및 업계 관계자 분들에게 소개시켜드리고자 준비한 새로운 코너입니다.

게이머들에게 내놓을만한 자료가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이제 막 게임 개발을 위한 첫번째 코딩만 되어 있어도 좋습니다. 게임을 개발하고자하는 열정과 각오만 충분하다면 언제든 부담없이 인벤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메일 - desk@inven.co.kr)

그동안 소개된 스.친.소의 주인공들은 게임 개발사에서 적게는 2~3년에서 많게는 10~15년까지 내공을 갈고 닦은 사람들이 의기투합하여 회사를 차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이번 인터뷰의 대상자는 조금 다르다.

1인 개발사 대표가 기획을 담당했으며, 서울호서전문학교와 산학협력을 통해 연결된 3명의 학생 프로그래머가 서버와 클라이언트를 맡았다. 그리고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그래픽 외주 담당까지. 조금은 독특한 조합이 결성됐고, 그들은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개발은 도중에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좌초 되지 않고, 1년여의 개발 끝에 드디어 게임이 출시됐다.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출시된 '마법대전 for Kakao'는 한때 잠시나마 카카오톡 게임 인기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1인 개발사였기에 투입할 수 있는 금액은 금방 한계를 보였고, 국내 대기업들의 대규모 마케팅 공세에 밀려 금세 순위가 밀려났다.

보통의 중소기업이었다면 모바일게임 출시 후, 인기를 끌지 못하면 비용적인 문제로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사후 관리에 매우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인피니트 게임즈는 다음 콘텐츠 업데이트를 위해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 순서대로 이영민, 장윤식, 이길순 교수, 이용훈 대표, 이상엽, 김경덕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이용훈 대표 : 1인 개발사의 대표이자 기획자인 이용훈이다. 회사이름은 게임을 많이 만들고 싶어서, 인피니트 게임즈로 하게 됐다. 나만의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 때문에 기존에 회사를 다니다가 1인 개발사를 차렸다. 게임을 만들면서 내 돈을 쓰게 되니, 돈을 쓸 때 고민을 좀 더 많이 하게 되는 것이 기존에 회사를 다닐 때의 차이점 같다.

이길순 교수 : 서울호서전문학교 게임제작과에서 학과장을 맡은 이길순 교수다. 프로그래밍에서 보조를 해주고 있다.

이상엽 : 디자이너를 맡고 캐릭터 작업을 담당한 이상엽이라고 한다. 경력은 10년 정도. 이용훈 대표와는 예전부터 아는 사이여서, 외주를 부탁했을 때 싼값에 해줬다(웃음).

장윤식 : 게임제작과 연구원 장윤식이다. 서버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으며, 클라이언트 부분에서도 메인을 담당했다. 원래 클라이언트 프로그램만 다뤘었는데 서버를 붙여보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좀 힘들었다. 문제도 있었지만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이영민 : 마찬가지로 게임제작과 연구원 이영민이다. 클라이언트 서브를 담당했고 주로 인 게임 작업을 했다.

김경덕 : 게임제작과 연구원 김경덕이라고 한다. 클라이언트 서브로 UI를 담당했다.

산학협력으로 학생들하고 같이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이용훈 대표 : 2010년도 다른 회사에서 온라인게임을 만들다가 군대를 가기 전 이길순 교수님을 뵌적이 있다. 그때 교수님은 현재 나와 있는 온라인 게임의 모바일 버전을 만들고 계셨다. 당시엔 모바일 개발자가 온라인 게임 개발자에 비해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던 시기였는데, 전역했더니 게임 시장의 흐름은 모바일 게임으로 재편 되어 있었다. 모바일게임 제작에 대해 조언도 구할 겸 교수님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러 갔다가 '이분들하고 진행하면 제대로 만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학협력 관계를 교수님은 어떻게 받아 들였는지?

이길순 교수 : 게임제작과의 학생들이 어느 수준인지 궁금했다. 외부에 학생들을 소개할 때 '우리 학생들 잘해요' 할 때 얼마나 잘하는지에 대한 표현방법이 없었는데, 학생들의 현재 수준을 알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현업 개발자와 비교하면 기획이나 그래픽의 표현 능력이 학생 특성상 떨어지는 것이 알고 있기에, 그나마 현업 개발자와 차이가 다른 파트에 비해 적은 프로그래밍 분야에 학생들을 추천했다. 중간에 힘들었던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잘해내서 기쁘다.

산학협력을 하면서 진행된 개발과정에 대해 듣고 싶다. 도중에 있었던 어려웠던 점이라던가... 카카오톡의 입점 과정은 어떻게 진행된건가?

이용훈 대표 : 회사 사무실이 안양에 있기 때문에, 학교가 있는 서울 강서 쪽과는 거리가 좀 있다. 평소에는 원격으로 진행하고,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같이 만나서 작업했다. 처음에는 3~4개월 정도의 개발 후에 빠르게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캐릭터 레벨업이나 게임의 시스템적 기능도 많아져 1년 정도 걸리게 됐다.

게임이 프로그래머의 역량에 따라 구현된 프로그램이 그림이 뿌려지고 기획력이 표현되는데, 요구한 사항을 학생들이 대부분 다 들어줘서 게임이 좋게 나올 수 있었다.

카카오톡의 입점 과정은 빌드를 보내면 그쪽에서 우리에게 피드백을 준다. 내가 수정할 수 있으면 하고, 프로그래밍 쪽에 문제가 있으면 서로 얘기를 통해서 해결했다. 별다른 문제 없이 입점이 진행되었다.

이길순 교수 : 어려웠던 점이라기보단 소소한 에피소드가 있다. 서버가 다운되는 현상이 있었을 때, 자문할 곳이 외국에 있는 친구들밖에 없어서 새벽 시간에 전화를 걸어서 도움을 받으려 했다. 그런데 도중에 친구들이 자버려 전화요금 폭탄을 맞은 적이 있었다(웃음).

또 다른 것은 게임 서버에 문제가 생겼는데, 우리보다는 게임의 서버를 담당하는 회사 쪽 문제인 것 같았다. 그래서 책임 증명을 위해 분쟁이 일어났는데 우리 프로그램 쪽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120명을 섭외하고 동시에 접속을 하게 만들어 아무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 다음에 서버 회사 쪽에 이의를 제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나를 붙잡아서, 일단 서버 안정화부터 시키자는 말을 듣고 넘어갔던 일이 있었다.

출시된 '마법대전 for Kakao'에 대한 소개를 간단히 부탁한다.

이용훈 대표 : '마법 대전 for Kakao'는 퍼즐과 대전을 결합한 게임으로, 유저간 대전은 비동기 방식으로 진행된다. 불안정한 네트워크 때문에 모든 유저들이 공평한 전투를 하려면 비동기 방식이 옳다고 생각했다. 게임이 출시되고 카카오톡 인기 게임 1위에 올랐을 때는 정말 좋았다. 하지만 1위가 오래가질 못해서..., 출시 타이밍도 좋지 않았다. '영웅의 군단'이랑 '아쿠아 스토리'등의 게임이 이어져 나오는 바람에, 좀만 더 늦게 나왔으면 했었는데(웃음)





학생입장에서 카카오톡 모바일 게임을 출시 했다는건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이후의 계획을 듣고 싶다.

장윤식 : 아직 회사에 입사하기보다는, 인디게임 위주로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개발자인 나 자신도 정말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이영민 : 게임을 제작하면서 느꼈던 게 프로그램은 어려운 것도 있지만, 전체적인 부분은 비슷비슷한 것 같다. 좀 더 공부하고 싶다.

김경덕 : 유저입장에서 게임을 많이 즐기다가 게임을 만들어 보면서 느낀 점은, 게임을 만들어서 한 명이라도 내 게임을 해준다면 그 한 명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유저와 회사 둘 다 윈윈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대표님은 다음에도 산학협력 형태로 진행을 하고 싶으신지?

이용훈 대표 : 진행할 용의는 얼마든지 있지만, 학생들 의중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나랑 같이 안 할수도 있으니(웃음). 일단 잘 돌아가고 있는 현재 시스템을 깨기보단 현재 출시된 마법대전을 업데이트하면서 콘텐츠를 보충하려고 한다.

출시를 한 후에 반응이 안좋다고 게임 서비스를 바로 종료하면 게임에 결제를 한 유저들도 있는데, 그건 유저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게임을 계속 보완해 나가면 알아주는 유저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대한 유저와 개발자가 윈윈할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회사가 유지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기본 비용으로 1억은 소모 된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중소기업들은 이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기에 겨우겨우 게임 출시 때까지 버텨서, 카카오톡 플랫폼 하나만 보고 출시했다가 문을 닫는 경우가 있는데, 나 같은 경우 비용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고, 그래픽을 담당한 형이 적은 비용에 외주를 해줘, 계속 서비스를 유지 하면서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 (웃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이용훈 대표 : 많은 게임 유저분들이 대기업의 제품을 선호하는 것은 알고 있다. 그동안 많은 중소 게임사들이 돌연 서비스를 종료한다든가 하는 유저들에게 안 좋게 행동한 것도 있고. 하지만 중소 게임사들이 살아야 게임 저변이 넓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대로 가다간 중소 게임사들이 문 닫는 일이 많지 않을까. 이런 점들을 좀 알아주셨으면 한다.

지금까지 학생들이 희생을 많이 했다. 출시할 때까지만 해도 잘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서 보답을 못 해줘서 미안하다. 그동안 서포트를 해준 것에 대해서 정말 고맙다.

김경덕 : 카카오톡 입점을 경험하게 해주신 부분에서 대표님께 정말 감사하다. 게임사 어디를 들어가도 신입이 이런 부분을 경험할 확률이 높지 않은 건 사실이니까.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이영민 :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교수님을 통해 대표님을 만나서 많은 기회가 됐던 것 같다. 공부도 많이 하고, 경험도 많이 쌓고, 즐거운 추억으로 생각하게 됐고, 저희 팀끼리 단합도 되고.

장윤식 : 많이 공부해서 경험도 쌓았던 계기가 된 것 같아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