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친.소 란? - 인벤의 새로운 코너인 "스.친.소"는 "스타트업 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줄인 말이며, 새로운 게임을 개발 중이거나 혹은 개발을 위해 모인 야심찬 개발자들을 직접 찾아가 만나보고 그들이 추구하는 꿈과 희망을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게임 업계의 경쟁은 계속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매주 끊임없이 신작 게임들이 출시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스타트업들이 소개되지만, 그나마 이름이나마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스타트업들은 운이 좋은 편입니다. 워낙 경쟁이 심하다보니 힘들게 개발한 게임이 제대로 이름조차 알리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일도 많습니다.

다 만들지도 못한 게임을 홍보하자니 게이머들이 관심있어 할만한 자료도 아직 없고, 그렇다고 대형 게임사들과 함께 경쟁을 하자니 자본과 인맥은 더욱 부족합니다. 차근차근 게임을 알릴만한 통로도 부족할 뿐더러 우리가 이런 게임을 만들었다고 자랑스레 내보일만한 장소도 없습니다.

스친소는 이렇게 재야(?)에 묻혀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게이머 및 업계 관계자 분들에게 소개시켜드리고자 준비한 새로운 코너입니다.

게이머들에게 내놓을만한 자료가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이제 막 게임 개발을 위한 첫번째 코딩만 되어 있어도 좋습니다. 게임을 개발하고자하는 열정과 각오만 충분하다면 언제든 부담없이 인벤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메일 - desk@inven.co.kr)



먼저, 처음 만나는 유저들에게 개발약력과 자신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 '빅풋'의 개발사 <몬스터사이드>의 송성훈 대표

2002년 2003년 정도부터 게임 개발을 시작했던 것 같다. 햇수로는 13년째 개발자인 셈이다. 처음에는 작은 회사에 있다가 2년 뒤에 액토즈로 이직했다. 액토즈에서는 '어니스와 프리키'라는 게임을 개발하고, 런칭을 했다.

액토즈에서는 5년 정도 있었으니, 한 자리에서 꽤 오래 일을 했다. 이후에 한빛에 입사했다가 2012년에 퇴사해서 몬스터사이드를 차리게 되었다.


13년 경력이면 중견 개발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타트업을 꾸린 계기는?

게임 개발을 하다 보면 내부 사정 때문에 중간에 접힌 프로젝트가 많다는 것을 느끼는 지점이 있다. 지금까지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접히는 경우가 두 번 정도, 개발 중간에 접힌 경우는 4번 정도 있었다.

몇 번 이런 경우를 겪다 보니, 회사에 다니면서는 자신이 원하는 게임 만들 수 없다고 느꼈다. 그래서 일단 혼자서 프로토타입을 만들다가, 이전에 같이 일하던 사람들 3명과 함께 개발을 시작했다. 제가 개발자로는 13년차 인데, 함께 일하는 사람들 중에는 14년, 15년차도 있다. 가장 경력이 낮은 사람이 8년차 원화가다. (웃음)

그런 사람들과 함께 개발하고자 몬스터사이드를 만들었고, 약간... 우여곡절을 겪으며 개발을 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는지 질문을 드려도 되나?

개발한 게임의 퍼블리셔를 구하는 문제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가, 퍼블리셔의 자금 사정 때문에 무산되기도 했고, 다음으로 연결된 퍼블리셔와도 함께 하다가 또 중간에 무산되었다. 이런 식으로 왔다 갔다 하며 소모된 시간이 7, 8개월에서 1년 정도 된다. 심지어는 일단 자기 회사의 프로젝트를 지원해주면 나중에 퍼블리싱을 지원해주겠다는 업체도 있었다.

자본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자금 문제가 계속 발생했다. 작년 말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졌었기 때문에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는 함께 일하는 개발자들도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다들 그런 상태에서도 그만두지 않고 버텨서 참 고맙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게임을 개발하자고 말을 꺼낸 것이 본인이라서, 본의 아니게 개발자들에게 고통을 준 셈이 되었다. 이런 부분은 내가 잘못한 부분인데, 이해해 줘서 고맙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지원 같은 것들이 있었을 텐데, 이런 부분의 지원을 전혀 못 받은 것인지?

저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묵묵히 일만 하던 사람들인지라, 그런 지원들은 솔직히 생각도 못 했다. 개발비나 퍼블리싱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면 좀 더 수월하게 게임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자금으로 문제를 겪은 것 외에도 따로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는지?

자금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을 데려오는, 인력 모집 부분이 힘들었다. 출시한 게임이 없었기 때문에 인력, 자본 두 가지 문제가 항상 발생했다.

개발 인원이 적다 보니, 한 명당 세 가지, 네 가지 업무를 하는 상태다. 클라이언트도, 서버 프로그래머도 한 명밖에 없다. 한명이 다른 업무까지 다 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다른 업무를 병행하면서 개발을 하고 있다.


많은 고생 끝에 SK네트웍스와 퍼블리싱을 하게 되었다. SK네트웍스와는 어떻게 연결이 된 것인지?

스마트폰 개발자 게시판에서 활동하다가 우연히 연락이 닿았고, 무작정 게임을 한 번만 봐달라고 부탁했다. 다행히도, 담당자분이 게임을 좋게 봐주셔서 내부검토에 들어가고 빠르게 연락이 와서 결정되었다. 당시에는 다른 쪽에서도 동시에 논의를 진행했는데, 당장 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SK와 퍼블리싱을 계약을 맺었다.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게임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해줬던 점이다. 이야기를 할수록 '아 담당자분이 게임에 대해서 깊이 알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사람과 함께라면 중간에 갈팡질팡하지 않고 방향을 잡아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에 퍼블리셔와 논의를 해서 개발 방향을 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가서는 양쪽이 힘들어진다. 중간에 기획이 바뀌었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든가 하는 일들이 일어난다. 하지만 SK에서는 그렇게는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부분들에서 우리에게 확신을 주었기 때문에 SK와 계약을 맺었다고 할 수 있다.


※ 해당 스크린샷은 개발 중인 화면으로, 최종적으로 서비스되는 게임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몬스터사이드에서 개발 중인 '빅풋'은 횡스크롤 방식의 모바일 MORPG로, 높은 방어력을 가진 근접 캐릭터 '광전사 무라코', 높은 공격력과 독을 이용한 도트 스킬이 특징인 '암살자 키야', 공방이 자유로운 원거리 마법 캐릭터 '마법사 파파루'의 총 세 가지 캐릭터가 등장할 예정이다. 각각의 캐릭터들은 자신이 가진 컨셉에 맞게 스킬과 능력치가 디자인되었고, 스킬에 소모되는 자원 또한 캐릭터 고유의 자원을 사용한다.

▲ 게임에는 총 세개의 캐릭터가 등장. 이후에 신규 캐릭터를 추가할 예정이다.

또한 특성 시스템을 통해서 캐릭터 육성에 자유도를 줄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성은 각 캐릭터별로 세 가지가 존재하며, 트리마다 구성된 액티브 스킬 1종과 패시브 스킬들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 특성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캐릭터를 육성시킬 수 있다.

유저는 총 4개의 지역, 180 여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된 스토리 모드에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스토리 모드 외에도 비동기 방식의 PVP 모드를 지원하며, 총 100여개의 웨이브로 구성된 디펜스 모드는 물론 강력한 보스가 등장하는 보스 레이드를 지원한다.

디펜스 모드에서만 장신구를 획득할 수 있으며, 레이드 모드에서는 아이템 강화에 필요한 '강화석'과 보스만이 드랍하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방어구 아이템은 투구, 갑옷 등 8 부위에 장착할 수 있으며, 250여 종 이상의 아이템이 준비되어 있다.

▲ 시나리오 외에도 보스 레이드 등 다양한 모드를 지원한다.

▲ 인터뷰 도중에 빅풋의 실제 구동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을 개발하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써서 개발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액션이다. 몬스터가 유저의 공격을 맞았을 때 보이는 모션이나 타이밍 같은 것들을 0.03초 단위로 끊어서 애니메이션을 넣었다. 너무 빠르거나, 느리게 반응하면 오히려 어색해질 수 있는데, 이런 부분들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특정 몬스터는 다른 패턴을 보이도록 디자인해서, 보스 몬스터의 특수 패턴을 넣었다. 잠시 사라졌다가 뒤에서 나타나 공격을 하던가, 공격 속도는 느린데 근접 공격이 강하다던가 하는 요소들을 넣어서 패턴에 익숙해지면 클리어할 수 있도록 그런 부분에 신경 써서 개발했다.

유저가 최대한 컨트롤을 하며 보스를 격파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자동 조작 기능은 넣지 않았다. (웃음)

개인적으로는, 게임의 주인공과 배경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빅풋을 소재로 잡은 이유는?

사실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 함께 일하고 있는 원화가가 개인적으로 그린 그림을 보고, "이걸 우리가 써도 될까?" 라고 말을 했더니, 흔쾌히 응해줘서 실제로 사용해 게임을 개발한 것이다.

▲ 푸른 피부를 가진 주인공 '빅풋'들의 컨셉아트

원화가가 게임을 꽤 좋아하는 편이고 게임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편이라, 컨셉아트에 등장한 몬스터들을 주인공으로 사용하고, 적을 인간으로 설정했다. 구체적으로는 몬스터가 주인공이라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원래는 실사 풍의 캐릭터를 사용하려고 했지만, SD캐릭터로 방향을 바꿨다. 그대신 원래 보여주려고 했던 액션을 SD에서도 보여주려고 신경 썼다.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전과 후를 비교해 봤을 때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달라진 점은 많다고 할 수 있다. 일단은... 이전과 같이 게임 개발을 한다는 것을 빼고는 전부 다 달라졌다.

지금 와서 더욱 실감하는 부분이지만, 전에 회사를 다닐 때는 안정적인 느낌이 있었다. 유부남 유부녀로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는 스타트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약간 무리를 하는 것 같은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기도 하다.

좋은 점은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 해 가면서 원하는 대로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부분이다. 외부의 요인들에 의해서 방향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부분이 가장 좋다. 우리끼리 '이렇게 해볼까? 아니면 저렇게 해볼까?' 하면서 게임을 개선해 나갈 수 있다는 부분들이 가장 좋은 것이다.

각 개인이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가면서 개발하기 때문에, 수직적 구조에서 오는 안타까운 부분들이 예전보다는 줄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게임이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인데, 구체적인 매출이나 게임 퀄리티등 구체적인 목표는 어느정도 인가?

사실 구체적인 매출 부분이나 목표들은 전문가들(퍼블리셔)이 계시니까 더 잘 알 것으로 생각한다. 매출보다는 게임의 완성도에 집중하고 있다.

첫 번째로 유저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도록 신경 쓰고, 두 번째로 출시 초반에 버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버그를 잡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사람들이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게임을 기대할 수 있도록 컨텐츠와 UI를 꾸리는 데에 신경쓰고 있다. 게임의 퀄리티를 높인다면 수익도 따라오지 않을까?


이제 출시가 한 달 정도 남았다. 마지막으로 각오 한마디를 부탁한다.

아무도 "네다섯 명 밖에 안되는 개발자들로만 만들었으니까, 게임에 모자란 부분이 있어도 이해를 해줘야해." 라고는 해주지 않는다. 게임은 몇 명이 함께 만들던, 공정하게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원이 적은 만큼 더 열심히, 재미있을 수 있도록 게임을 개발했다고 생각한다.

티스토어에 먼저 출시를 한 후 안정성을 확보하고, 1주 이내에 구글에도 출시할 예정이다. 출시 후에 게임을 플레이해 보시고, 재미를 느끼셨으면 한다.



▲ 출시를 앞두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몬스터사이드

▲ 개발공간 한 켠을 장식한 건프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