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는 예상치 못한 인파였다. '피카츄 대란'이 벌어졌던 토요일로 인해 피카츄 단체 댄스는 구경하지 못했지만, 실내 행사로 이루어진 일요일에도 남녀노소 발 디딜 틈 없는 관객들이 현장을 찾았다. 두 번째는 예상치 못한 귀한 손님이었다. 포켓몬의 마스다 준이치 대표, 오오모리 시게루 개발디렉터 두 사람을 만나는 프레스 컨퍼런스가 이어졌다.

15일과 16일에 걸쳐 동대문 디지털프라자에서 진행된 '포켓몬 챔피언스 데이'는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었다. 처음으로 달성한 포켓몬 월드 챔피언십 한국 우승을 축하하는 것, 그리고 11월 21일 전세계 동시 발매되는 '오메가 루비 & 알파 사파이어' 시리즈를 미리 맞이하는 것이었다.

포켓몬 최대의 수수께끼인 '메가진화'의 진실에 다가가는 시리즈, 그들이 밝히는 앞으로의 포켓몬은 어떤 모습일까. 마스다 준이치 게임프리크 이사 겸 개발부장인 주식회사 포켓몬 마스다 준이치 대표이사, 그리고 게임프리크 개발부 오오모리 시게루 개발디렉터를 만났다.

▶ 관련기사 : [취재] 포켓몬 체험과 기념품, 세계 우승자도 한 자리에! '포켓몬 챔피언스데이'

▲ 포켓몬 마스다 준이치 이사


Q. '포켓몬스터 오메가 루비'와 '알파 사파이어'의 간단한 게임 소개를 먼저 부탁한다.

오오모리 시게루 : 실제 일본에서 발매된 '루비'와 '사파이어'의 리메이크작이다. 원작은 게임보이 어드밴스드(GBA) 기반이었지만, 이번에는 3DS로 표현되면서 조금더 입체적으로 표현이 강화되었다. 비밀기지 같은 콘텐츠와 전세계 사람과 플레이가 가능하게 된 점이 특징이다.

마스다 준이치 : 2년 전 일본에서 이 작품이 발매된 지 10주년이 되었을 때, 많은 유저로부터 리메이크 요청이 있었다. 그걸 계기로 오오모리와 이야기해서 보다 재미있는 요소를 추가하고, 모든 포켓몬을 모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상의했다. 그게 제작 의도라고 할 수 있다.


Q. 보석이나 알파벳, 색깔 등 부제의 성격이 몇 가지가 있는데, 어떤 기준으로 시리즈의 부제를 붙이는지 궁금하다.

마스다 준이치 : 맨처음에 미도리-녹색으로 시작해서 금 은 등 호화로운 색깔로 갔는데 거기에 지지 않는 색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시점을 바꿔서 루비와 사파이어라면 세계적으로 의미가 통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서 지었다.

오오모리 시게루 : 오메가 루비와 알파 사파이어라는 제목은, 이전 작품인 X/Y와 연결시켜서 모든 포멧몬을 모으자고 생각했고, 알파벳에 이어 그리스 어인 오메가와 알파라는 명칭을 따온 것이다. 메가 진화의 궁극적인 모습인 원시회귀를 하는 포켓몬이 있어서, 고대의 느낌을 살린 글씨로 착안했다.

▲ 오오모리 시게루 개발디렉터


Q. 어제 포켓몬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왔다. 소감이 어떤가?

마스다 준이치 : 굉장히 놀랐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피카츄를 알아봐주실 줄은 몰랐다. 한편으로는 피카츄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수 없어서 아쉽기도 했다.


Q. 다음 속편이 무엇이 될지에 대해 예측들이 분분하다.

마스다 준이치 : 언제나 다음 소프트를 낼 때에는 우리가 생각할 때 '유저들이 놀라줄까?'를 생각한다. 속편에 대해서는 그 점을 생각해서 놀랄 만한 가치가 있다 생각하면 발매할 것이다.


Q. 피카츄만 의상을 갈아입는 시스템이 있는데, 다른 포켓몬에 지원되지 않는 이유는?

마스다 준이치 : 디자인을 만들 때, 포켓몬과 하나가 되는 디자인인지를 생각한다. 피카츄의 경우 전세계인이 알아봐주실 거라 생각했고, 거기에 착안해서 이런 시스템을 생각한 것이다.

오오모리 시게루 : 보충설명하자면, 옷 갈아입기 자체가 아름다움이나 강함 등 요소에 따라 콘테스트에서 활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피카츄는 콘테스트만이 아니라 옷 갈아입기로 기술이 바뀌기 때문에 배틀에서 옷에 따라 기술 선택의 폭이 달라진다. 공략 면에서 유저가 판단할 수 있겠고, 새로운 체험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Q. 오메가 루비와 알파 사파이어의 차이가 궁금하다. XY는 각각 메가진화 유형이 달라지거나(리자몽 등) 얻을 수 있는 포켓몬이 달랐는데.

오오모리 시게루 : 기존 작품들처럼 출연 포켓몬이 조금 다르고, 큰 특징은 시나리오에 있다. 각 소프트에 나오는 아쿠아단과 마그마단이 다르다. 그리고 기존 루비에서는 조직 설명이 없었던 감이 있는데 이번에는 캐릭터의 설명과 스토리와 시점이 가미되어 즐거운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다.


Q. 지난 포켓몬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박세준 선수가 결승에서 파치리스를 사용해 승리하면서 화제가 됐는데, 그 경기 감상이 궁금하고, 이전에 솔직히 파치리스가 쓰이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마스다 준이치 : 한 마디로, 대단했다. 심지어 포켓몬 WCS는 전세계적으로 탑이 되어야 갈 수 있는 자리다. 우리도 파치리스가 그렇게 활약하는 건 처음 보았고 생각조차 못했다. 현장 모든 사람이 그렇게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 인터넷상으로 그 활약이 퍼지면서 모두가 놀랐고, 전세계에 굉장한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것 같다.

▲ 오늘도 파치리스를 손에 꼭 쥐고 무대에 오른 박세준 선수


Q. 이후 나올 시리즈에서도 메가진화 시스템은 계속 가져갈 계획인가?

마스다 준이치 : 메가진화 자체가 사람과 포켓몬의 유대감이 있어야 보다 진화가 이루어지는 개념이다. 앞으로 다양한 소프트가 발매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아이디어가 있을 것이다. 메가진화가 포켓몬에서 놀라움을 줄 수 있을 것인지를 계속 고민할 것이다. 놀라움을 주지 못한다면 다시 검토될 것이고, 언제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할 것이다.


Q. 전작에서 메가진화를 통해 포켓몬 외양이 조금씩 달라지는 걸 볼 수 있었는데, 디자인 과정에서 유의한 점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오오모리 시게루 : 배틀, 그래픽 디자인 쪽과 상의하며 진행한다. 리자몽 파워업과 함께 리자몽을 좋아하는 팬들이 이미지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생각했다. 배틀이 끝나면 원래대로 돌아오는 모습이 거기서 착안한 것이다. 캐릭터를 통해 기술이 진화되거나 방어력이 올라가는 등 포켓몬만의 특성을 생각했고, 대회에서 활약하는 포켓몬을 지켜보며 이것이 어떻게 진화되면 더 좋은 배틀이 이루어질까를 고민하고 있다.


Q. 4세대까지는 일본을 배경으로 했는데 5세대에 미국, 다음은 프랑스 등 해외를 배경으로 신작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다음 세대도 해외가 배경이 될지 궁금하다. 혹시 한국도 가능성이 있나?

마스다 준이치 : 어려운 질문이다. 스페인에 갔을 때는 트위터로 다음 배경이 스페인이냐는 질문을 무수히 받았고, 이번에 한국 오니 다음 배경 한국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서 여행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웃음).

뉴욕은 인종이 하나로 모인다는 특성에서, 프랑스는 아름다움이라는 테마가 일치해서 배경으로 삼았다. 앞으로도 테마가 일치하는 나라가 있다면 그것이 배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이번 작에 추가되는 궁극적인 메가진화는 원시 회귀라고 했는데, 이것이 메가진화와 다른 점은?

오오모리 시게루 : 이번 배경 장소에서 옛날 태고의 힘인 원시회귀가 있었다는 설정으로, 포켓몬의 원래 힘을 표현하고자 했다.


Q. 원시회귀를 통해 그란돈이 가이오가에 맞설 힘을 가지게 될지?

오오모리 시게루 : 이번에는 설정상 원시회귀를 통해 원래 모습을 가지게 되는데, 포켓몬이 가진 특성도 변하게 된다. 그란돈이 원시회귀를 하면서 모든 물 타입 기술이 효과가 없게 되고, 가이오가는 반대로 모든 불꽃 타입 기술이 효과가 없게 된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와 다른 대립이 나올 거라 생각되고, 어떤 플레이어가 다루느냐에 따라 승패는 달라질 것이다.


Q. 스토리만 즐겼을 경우 플레이타임은 대략 어느 정도인가?

마스다 준이치 : 플레이타임은 이전에 약 40시간, X/Y는 30시간 정도였다. 이번 오메가와 알파도 30시간 정도면 충분한 스토리를 즐기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요소와 미니게임이 들어가 있어 이번에 비해 수월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다.



Q. 마스다 대표는 예전 원작의 음악을 담당했다고 알고 있다. 이번에도 음악을 담당했는지, 다시 만들 때는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작업했는지 궁금하다.

마스다 준이치 : 이번에는 개발팀이 여러 아이디어를 내줘서 상의하고 결정했다. 당시 추억을 가진 유저들을 위해 많이 바뀌진 않았고, 새 유저들이 듣기에도 좋도록 균형 있게 준비했다. 많이 준비했으니 최대한 볼륨을 키워서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한다.

오오모리 시게루 : 이전작 플레이어나 신규 플레이어들이 모두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전세계 플레이어와 와이파이를 통해 플레이하면서 유대관계를 느끼셨으면 좋겠다.

마스다 준이치 : X/Y는 세계적으로 1200만 대가 발매되었다. 이 유저들과도 대전과 교환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한국 유저들도 세계 유저들과 배틀을 통해 박세준 선수와 같은 훌륭한 플레이어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 게임 밖에서도 사람들과 연결을 테마로 한 게임이 되었으면 한다. 대단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