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살다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세상 참 좁다'라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우연히 알게 된 누군가가 친구의 지인이라거나, 멀리 타국 여행 중에 만난 사람이 알고보니 학교 선후배라거나. 이런 일이 자주 생기는 건 아니지만, 막상 겪게 되면 새삼스럽게 세상이 좁다고 느끼게 되죠.

기자는 괴리성 밀리언아서 커뮤니티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게릴라 시즌이 새로 시작되면서 평소와 같이 업데이트된 카드 목록을 쭉 훑어보던 중, 정월형 설이 카드의 담당 성우에 낯익은 이름이 적혀있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때 처음 알게 된 이후 대학교까지 쭉 같은 학교를 나온 친구의 이름이 거기에 적혀 있을 줄이야. 어안이 벙벙해지면서 '세상 참 좁다'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친구가 성우가 되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하지만, 대학교 졸업 준비에 구직 활동까지 정신없이 살다보니 한동안 연락이 뜸했었고, 그렇게 서로 얼굴 한 번 못 본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상황이었죠. 그런데 이 친구의 이름을 담당하고 있는 게임에서 보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친구에게 연락을 하게 되었고, 자신이 참여한 게 맞다는 대답을 듣자마자 인터뷰 약속을 잡았습니다.


김연우 성우는 누구?



성우 김연우

대원방송 공채 4기로 성우 생활을 시작. 현재 성우 생활 4년차.

주요 출연작

애니메이션 '스마일 프리큐어' 中 '큐어피스' 역
애니메이션 '해피해피 다마고치' 中 '메메치' 외 다수
게임 '데드엔드' 99% 中 '고냥이' 역
게임 '괴리성 밀리언아서' 中 '정월형 설이'역




안녕하세요. 이렇게 인터뷰로 보니 좀 새롭네요. 첫 질문으로 성우를 지망하게 된 계기부터 묻고 싶습니다.

예전부터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를 좋아했어요. 그러다보니 예전부터 작품 속 캐릭터의 매력을 살려주는 성우라는 직업에 대해서 많이 궁금해하기도 했구요. 사실 본격적으로 성우에 대해서 알게 된 건 대학교 때 성우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부터구요. 처음에는 '재밌겠다' 정도로 생각하고 취미 활동으로 시작한건데, 하다보니 성우라는 직업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달까?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내 길로 생각하고 준비하게 됐어요.


성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은데, 성우는 어떤 과정으로 발탁되나요?

한국에서는 KBS, EBS, 투니버스, 대원 같은 각 방송국에서 공채 시험을 통해 모집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합격하게 되면 OO방송국 성우 몇 기 누구누구 이런 식으로 나오구요. 우선 공채에 지원하면 1차적으로 연기 시험을 보게 되는데, 대본을 받고 해당 대본을 연기하게 됩니다. 시험을 통과하면 최종적으로는 면접을 진행하게 됩니다. 시험을 보는 건 모든 방송국이 동일하지만 세부적인 시험 방법은 각 방송국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프리랜서로 활동한다고 들었는데, 성우 데뷔한지는 얼마나 되었나요?

성우 데뷔한 건 2013년 11월이에요. 지금까지 햇수로는 4년차지만, 실제로 일한 건 2년 조금 더 됐고요. 프리랜서가 된 건 최근이에요. 프리랜서라고 해서 내가 그만두겠다고 마음먹고 나온 건 아니고. 성우는 조금 특이한게 2년이 지나면 무조건 프리랜서로 전환돼요.

공채를 통과해서 방송국에 합격하면 처음 2년간은 전속으로 방송국에서 일하게 돼요. 해당 방송국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계속해서 스스로 갈고 닦는다고 해야되나. 그리고 2년이 지나면 무조건 프리랜서로 전환되고, 그때부터는 소속 방송국 외에도 다른 프로그램이나 외주에도 참여할 수 있어요.


프리랜서와 전속의 차이점이 있다면?

전속일때는 회사에서 작품을 선정해주고 거기에 투입되는 방식이죠. 반대로 프리랜서가 되면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대신, 개인이 더 열심히 뛰어야 합니다. 가만히 있는다고 일거리가 저절로 들어오는 건 아니니까요.

프리랜서가 작업을 진행하게 되는 데는 다양한 과정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이나 방송을 제작할 때 방송국에서 외주를 받아 녹음을 하는 녹음실이 있습니다. 게임이나 광고를 전문으로 하는 녹음실도 있고요. 그곳의 감독님들이 해당 작품에 어울리겠다 싶은 성우에게 컨택을 하거나, 해당 프로그램의 성우를 오디션으로 모집할 때도 있습니다.

유명한 선배 성우님들은 클라이언트가 직접 선정 및 연락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신인 성우들은 일단 자신의 목소리가 어떤지를 알려야 일을 받을 수 있으니 보통은 연기한 걸 녹음한 뒤 샘플 파일로 만들어서 방송국 PD들이나 관계자 분들에게 드리게 됩니다. 같이 일해본 선배 성우님들이 추천해주시는 경우도 있고요.



성우로 데뷔한 지 햇수로는 4년차 정도 됐는데, 성우로 일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어려웠던 점이라... 처음 공채 합격하고 성우가 되었을 때 제일 힘들었던 건 역시 화면과 녹음의 싱크로를 맞추는 것을 꼽을 수 있겠네요. 성우 지망생 때 연기 학원에서는 대본만 보고 연기를 하면 됐지만, 실제로 작업을 할 때는 애니메이션 화면에서 캐릭터의 표정이나 행동, 입 모양도 신경써야해서 더 어려웠어요.

또 건강 관리가 정말 중요합니다. 성우는 정말 몸이 재산이잖아요. 작업 일정이 잡히고 녹음하러 갔는데 감기에 걸려버리거나 목소리가 나가있으면 곤란하니 항상 건강 관리에 신경쓰고 있어요. 그리고 최근에 가장 어려운 점은 프리랜서가 되면서 일거리 찾는 것 정도겠네요. (웃음)


반대로 성우로 일하면서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하나는 작품에 제가 직접 나온다는 거겠죠. 출연한 작품을 다시 볼 때마다 새삼 신기합니다. 최근에 영화 '어린왕자' 더빙에 참여했는데, 프리랜서 이후 첫 작품이기도 하지만 영화에 나온다는 게 너무 신기해서 극장에만 5번은 간 것 같아요. 혼자서도 가보고 가족, 친구들이랑도 갔고요. 항상 내 자신의 작품을 볼 때마다 신기하면서도 뿌듯해요.

또 하나는 어렸을 때 봤던 만화나 영화 속 목소리인 선배 성우님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 있겠네요. 정말 신기하고 재밌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런 선배님들이랑 같이 연기할 수 있다는 게 영광입니다. 정말 선배 성우님들 연기하는 걸 옆에서 보면 감탄하게 되고 '나도 저렇게 되야 할텐데' 라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요.

특히 성우계에 오래 몸담고 계신 선생님들과 같이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종종 생기는데, 선생님들은 정말 대단해요. 열정도 엄청 나시고, 젊은 신인 성우들보다도 에너지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시고. 그러면서 연기 하나 하나에 관록이 묻어나니까요.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배 성우가 있나요?

사실 모든 선배님들이 존경스럽죠. 굳이 한 명을 꼽자면 박영남 선생님을 닮고 싶어요. 정말 성우라는 걸 처음 꿈 꾼 순간부터 롤모델이기도 했구요.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성우로 일하셨고 연세가 있으신데도 항상 에너지가 넘치시고, 어떤 캐릭터를 맡아도 연기가 독보적인데다가 열정적으로 임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시니까요.

박영남 선생님 외에도 양정화 선배님이나 김서영 선배님도 연기력이나 자기 관리 등 많은 면에서 닮고 싶은 선배님이에요. 애니메이션 '늑대아이'에 두 분이 참여하셨는데 두 분의 연기에 감탄해서 입사 면접에도 두 분을 존경하는 선배님으로 꼽았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많은 후배 성우들이 닮고 싶어하는 롤모델일 겁니다.

▲ 가장 존경한다는 박영남 성우
(출처 : 투니버스)


원래 본명이 김서영인걸로 알고 있는데요.

예명을 만들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면 어색할 수도 있겠네요. (웃음) 아무래도 성우의 이름은 하나의 브랜드랑 같은 거니까 이름이 겹치게 되면 여러모로 곤란한 일이 많아요. 그래서 보통은 성우분들이 동명인 경우에는 후배가 예명을 만들어서 활동하게 됩니다.

게다가 김서영 선배님은 워낙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분이라서 차마 제 본명을 그대로 쓸 수가 없었습니다. (웃음) 재미있는 건 김서영 선배님도 원래 본명은 김미정 인데, 동명의 선배님이 있어서 김서영 으로 개명하셨다고 들었어요. 생각보다 동명의 성우가 많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죠.


참여한 작품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나요?

캐릭터 중에서는 '스마일 프리큐어!'에서 맡았던 '큐어 피스'가 제일 먼저 기억납니다. 굉장히 소심하고 마음이 여려서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귀여운 캐릭터인데, 그러면서도 의지가 강한 모습도 보여주는 아이에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기도하고 가끔은 4차원인 모습까지 보여주는 등 정말 다양한 면모를 가지고 있어서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 캐릭터입니다.

처음 '큐어 피스'역을 맡았을 때 일본 성우가 녹음한 걸 들었는데 정말 귀엽게 연기를 했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역을 맡으면서 내가 이렇게 귀엽게 연기할 수 있을까 하고 부담도 많이 됐어요. 처음에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너무 성숙한 톤으로 연기한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그래도 계속 녹음을 진행하면서 나아졌던 기억이 나네요. 연기하면서 많은 공부가 된 캐릭터라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해피해피 다마고치'라는 작품도 기억이 많이 남는 작품입니다. 거기에서는 여러 배역을 맡았죠. 그 작품에서 주연을 양정화 선배님이랑 박영남 선생님이 맡으셨는데 두 분 사이에서 연기를 하게 되니 엄청 영광이었어요. 부담도 조금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정말 영광스럽고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기억에도 많이 남고요.


▲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큐어 피스'와 '메메치'


혹시 이건 꼭 해보고 싶다 하는 캐릭터는 없나요?

딱 정해진 캐릭터가 있다기보단 여러 가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광기 어린 캐릭터나 악역 같은 것도 해보고 싶고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실 최근에 방영하는 애니메이션들이 예전에 비해 시청자 연령대가 낮아졌잖아요. 그러다보니 좀 장르가 한정되었다고 해야될까요?

아동용 애니메이션의 귀여운 캐릭터들은 많은데, 예전에 우리가 어렸을 적 봤던 순정물이라거나, 시대극 같은 장르가 많이 줄어들어서 조금 아쉬워요. 조금 더 다양한 장르가 나오고 여러 장르에 참여해봤으면 합니다. 사실 이제 막 프리랜서 된건데 뭔가를 딱 정해서 이걸 하고 싶다기보다는 최대한 많은 작품을 접했으면 하는 욕심도 있구요.


애니메이션 외에도 게임 같은 다른 장르 녹음도 해봤을 텐데 어떤 장르가 본인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하시나요?

성우가 활동하는 분야가 애니메이션은 물론 게임, 영화, 나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아직 경력이 부족하다보니 회사에서 많이 해봤던 애니메이션이 가장 익숙한 편입니다. 그렇지만 게임 녹음도 몇 차례 했는데 상당히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게임 녹음 같은 경우 오디오 연기다보니 캐릭터를 조금 더 자유롭게 구축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그만큼 어렵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요. 대신 게임에서는 평소에 할 수 없는 대사나 액션을 하다보니 쾌감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어떤 부분에서 그런 느낌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뭐랄까. 게임 대사 같은 경우에는 물론 장르마다 다르지만, 상대방을 쓰러뜨리거나 싸우거나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다보니 녹음할 때 막 신나게 하게 되더라고요. 얼마 전에 TV에서 아침드라마 악역 전문 배우가 나온걸 봤는데, 그분이 말하는게 평소에 살면서 막 물건을 부수거나 집어던지는 일이 거의 없는데 연기를 하면서는 마음껏 할 수 있으니까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사실 평소에 싸우거나 뭐 전투를 한다거나 이런 대사를 할 일이 아무래도 잘 없잖아요. 평소에 못해보는 일을 하게 되는만큼 재밌게 하게 되는 것 같아요.

▲ 녹음에 참여한 비쥬얼 노벨 장르 게임 '데드엔드 99%'의 '고냥이'

▲ '포춘 하모니'의 '델피나 베아트리스' 역도 맡았다고.
(출처 : '포춘 하모니'공식 홈페이지)


보통 작품을 녹음할 때는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는 편인지 알고 싶습니다.

대개 영상물은 영상 시간의 2배 정도 소요된다고 보면 되고, 게임 같은 경우에는 대사량이 워낙 천차만별이다보니 뭐라고 딱 집어서 말하긴 힘듭니다.


좀 예민한 질문일수도 있는데, 성우의 수입은 어느 정도인가요?

성우 공채에 합격해서 방송국 전속 계약 중에는 회사에서 월급을 받아요. 프리랜서가 된 이후에는 워낙 작품에 따라 달라서 정확하게 답변하기가 어렵습니다. 사실 본인의 수익말고 다른 분들 수익은 알 수 없기도 하고요. 일하는만큼 버는 게 사실이니까, 널리 알려지고 다양한 작품을 하는 만큼 많이 번다 정도로 말해둘게요. (웃음)


게임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인터뷰를 하게 된 계기가 괴리성 밀리언아서인데, 정월형 설이 역으로 어떻게 캐스팅 된 건가요?

이번 설이 녹음에 참여하게 된 건 녹음실 쪽에서 연락이 왔어요. 아까 말했듯이 샘플 파일을 여러 곳에 돌리는 데 목소리를 들어보고 마음에 들면 연락을 주는 경우가 있어요. 사실 게임 담당 기자라고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서 더 놀랐어요. 대사가 크게 많은 녹음은 아니기도 했고. 인지도가 높은 것도 아닌데 인터뷰를 해도 되나 싶기도 하고.

▲ 괴리성 밀리언아서 캐릭터 "정월형 설이"


설이를 처음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처음에 일러스트로 설이 캐릭터를 접했을 때 느낌은 시크하고 신비롭고 조용한 캐릭터인줄 알았어요. 가면을 쓰고 있고, 가면을 벗은 이후에도 표정이 차가워보이는 캐릭터였거든요. 그런데 막상 녹음에 들어가니 요청을 받은게 2가지 성격을 녹음해야한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두 가지 성격이 완전 상반된 느낌이라 좀 당혹스럽기도 했구요.

하나는 그냥 귀여운 느낌의 대사라서 익숙한 상황이라 편하게 녹음할 수 있었어요. 최대한 귀여움을 강조하는 식으로 녹음하면 됐거든요. 그런데 나머지 하나 성격의 컨셉을 잘 못잡겠더라고요. 처음에는 좋아하는 마음은 있는데 그걸 표현 안하는 타입으로 생각해서 약간 무뚝뚝한 느낌으로 연기했는데, 클라이언트랑 감독님은 사극에 등장하는 느낌을 요청하시더라고요.

공주나 혹시 고급 기생의 느낌? 녹음 진행 전에 감독님한테 어떤 컨셉인지 물어봤을 때는 현대 버전의 춘향 같은 느낌을 요청하시기도 했구요. 이런 수식어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니 어려웠어요. 그래도 클라이언트랑 감독님이 녹음 과정에서 시범도 보여주시고 많이 도와주셔서 녹음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진화 전에는 신비롭고 시크한 느낌이긴 합니다


녹음을 하면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나요?

역시 최대한 귀엽고 밝고 애교있게 녹음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제 평소 목소리는 오히려 낮은 축이고, 성격도 조용한 쪽에 가깝거든요. 그런데 평소에 할 일이 없는 귀여운 톤으로 녹음하게되니까 어색하긴 했죠. 그래도 아까 말했던데로 신선하면서도 재밌었어요.


목소리가 애교가 넘쳐 좋아하는 유저 분들도 많았는데, 혹시 녹음할 때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좋아해주셨다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좀 걱정도 됐거든요. 밝고 애교있게 하려고 최대한 노력도 했고 녹음도 재밌게 진행했지만, 녹음을 두 번 해야했거든요. 처음 녹음을 하러 갔었을 때 감기 몸살이 종합적으로 걸려서 녹음을 진행했는데 도저히 제 목소리가 안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그 날은 어쩔 수 없이 미루고 감기가 나은 뒤에 다시 녹음을 진행했어요. 새삼 프로로서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고 느끼게 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프로로서 많이 부족한 건데 녹음 기회를 다시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두 번째에 녹음할 때는 다행히도 많이 나아져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 정월형 설이는 보이스만 따로 촬영된 유저 영상도 올라왔습니다.
(출처 : 유튜브 JK lee)


녹음한 소감은 어떤가요?

게임을 안 해서 몰랐는데 설이가 설 한정 캐릭터에 일러스트레이터도 유명한 분이라고 들었고, 게임에 등장하기 전부터 화제였던 캐릭터라고 들었어요. 아직 경험이 부족한데도 이렇게 녹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영광이기도 하고 좋았습니다.

사실 대사가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그 안에서 최대한 설이라는 캐릭터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직접 게임을 해본 적은 없지만 다른 플레이어들이 플레이하는 영상을 봤는데, 플레이어들 상대로 나오는 강적이라고 들었어요. 설이가 실제 게임 속에서는 어떤가요? 강력한가요?


괴밀아의 강적은 난이도가 일반부터 도전급까지 여러 개 있는데 그 중 한국 괴밀아에서는 처음 등장한 도전급 난이도 (최고 난이도) 강적이라, 많은 유저들이 난관을 겪었습니다. 저도 공략 기사 쓴다고 고생 좀 했고요.

강한 캐릭터라니 기분이 좋은데요? 아무래도 직접 녹음한 캐릭터면 강한 캐릭터거나 멋진 캐릭터이길 바라니까요. (웃음) 처음 녹음하려고 캐릭터를 접했을 때도 가면 쓴 모습이 마음에 들었구요. 뭔가 감춰진 비밀스러운 모습도 느껴지고.


▲ 설이는 정말 강력했죠...


앞으로도 게임 성우로 많이 접할 수 있겠죠?

그래야겠죠. 그래야 하지않을까요? (웃음) 게임 녹음도 재밌어요. 몇 번 말했지만 게임 녹음에서는 평소에 하기 힘든 대사나 연기를 하다보니 항상 신선하고 재밌어요. 이런게 연기의 매력이겠죠. 설이 이전에도 게임 녹음을 몇 건 했었어요.

'데드엔드 99%'랑 '포춘 하모니'라고 비쥬얼 노벨 장르 녹음도 했는데, 장르가 장르다보니 대사가 거의 영화나 애니메이션 수준으로 많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창세기전4 녹음에도 참여했었구요. 게임 녹음을 하면 주변에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말하기가 좋아요. 나 이 게임 녹음했다고 말이죠. (웃음)


앞으로 성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성우로 활동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실 지금 성우 일을 하면서 새삼 신기하고, 늘 행복해요. 그래서 쭉 성우를 천직으로 삼고 싶어요. 예전에 성우 협회 인터뷰에서도 나이를 먹어서도 계속 성우로 활동하고 싶다고 했었어요. 성우라는 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 지금의 제 목표입니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사랑해주시는 팬 분들께는 늘 감사하지만, 성우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더 사랑받을 수 있다면 하는 희망이 있어요. 더 많은 작품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죠? (웃음)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더욱 좋은 연기를 보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앞으로도 많은 작품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