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GO를 속초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야심한 시각에 속초로 향한 세 명의 인벤 트레이너들!

열심히 포켓몬을 찾아다니고 있던 도중, 잠깐 쉬려고 들어간 편의점에서 또 한 명의 트레이너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편의점에서 야간 근무를 하고 있던 트레이너 '조준님'이라고 밝힌 그는, 같은 포켓몬 트레이너라는 것을 알자 매우 반갑게 맞이 해주었습니다. 격전지가 '터미널'과 '엑스포'라는 사실도 알려주었죠.

뿐만 아닙니다. 속초에 온 만큼 바다를 한 번 보고 싶어 들렀던 '속초 해수욕장'에서도 멀리서 걸어오는 낯선 트레이너들을 만날 수 있었죠. 하루밤 사이에 '포덕의 성지'가 됐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속초 곳곳에서 포켓몬 트레이너를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속초로 떠난 인벤 취재팀 3인이 만난 트레이너들, 이들은 과연 '포켓몬 GO'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짤막한 인터뷰를 진행해봤습니다.


■ "집이 바로 이 앞이라.." 속초에서 만난 첫 번째 트레이너, '조준님'님

[속초에서 만난 첫 번째 트레이너, '조준님'님의 화면.]

편의점에서 열심히 야간 근무 중인 '조준님'님을 편의점에서 조우했습니다.
외롭게 포켓몬 친구와만 있다가 같은 트레이너인 인벤팀을 봐서 그럴까요? 매우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떻게 게임을 하게 됐나요. 이 축복받은 땅에서.

= 평소에도 포켓몬을 좋아해요. 그러던 와중 친구에게서 속초에서만 ‘포켓몬 고’가 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시작하게 됐어요. 집이 바로 이 앞이거든요.


어때요? 플레이 해보니까

= 엄청 재미있어요. 만약 정식 출시가 된다면 정말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거 같아요. 특히 수도권같이 인구밀도가 높은 곳에서는 더 그럴 거 같아요. ‘포켓모 고’ 덕분에 돌아다니고, 여러 곳을 찾게 되니까.


주위에 '포켓몬 고'를 즐기는 분들을 만나본 적 있나요?

= 친구와 같이 해요. 포켓몬을 좋아하는 친구도 있고, 잘 모르는 친구도 있는데 다들 재미있어해요. 참 아까 서울에서 온 사람도 봤어요. 12시 인가 1시인가 강변에서 오는 막차를 타고 온 분이었어요. 스마트폰을 보면서 들어오길래 혹시나 하고 물었더니 트레이너였어요. 30대 쯤으로 보였는데 동질감이 느껴졌죠. 지금 SNS를 보니까 시청 쪽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것 같더라고요. 엑스포 쪽에는 계속 주인이 바뀌고 있고요.



■ "서울에서 4시 반에 출발했어요"


속초 해수욕장을 향해 걸어오는 두 사람에게 동질감이 느껴졌습니다.
스마트폰 액정에 시선을 고정하고 두리번거리는 저 모습.
틀림없이, 그건 틀림없는 트레이너의 모습이었죠. 그렇지 않고는 남자 둘이 저렇게 정답게 해수욕장을 찾을 리 없습니다.

라는 생각에 가서 말을 걸으니 역시나 트레이너였습니다. 확인하는데 긴 말은 필요 없었죠, 그냥 서로 눈이 맞았을 뿐.


아침 운동 나오셨나 봐요

= 아뇨 서울에서 4시 반에 출발했어요. 지금 막 도착해서 일단 고속버스터미널에 주차하고 포케 스팟이 몰려있어 보여서 내려오는 길이에요. 잠을 잘 수가 있어야지 말이죠. 두근거려서 새벽에 바로 내려왔어요.


그렇게 고대 했던 ‘포켓몬 GO’를 해보니까 실제로 해보니까 어떤가요?

= 오픈 날 잠깐 서버가 열렸을 때 해보고 이제 막 시작하는 참이라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올 때 한 가지 목표를 세우고 왔어요. 지금 속초분들이 체육관을 다 점령하셨잖아요. 그걸 하나 정도는 깨고 가고 싶어요.


본인은 원래 포켓몬을 좋아하셨나요? 친구분도?

= 저는 원래 포켓몬을 좋아했어요. 제 나이가 20대 후반인데 포켓몬을 보고 자란 세대잖아요. 그리고 저분은 친구가 아니에요.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에요.


어? 처음 보는 사이라고요?

= 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속초 가자’라는 글을 보고 함께 하게 됐습니다.


포켓몬 애니메이션 주제곡이 떠오르네요. 우리는 모두 친구~♬ ~

= 마자 마자 ~♬


AR 기반의 경험은 처음일 것 같은데 어떠세요.

= 가만히 있어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니잖아요. 돌아다니면서 주위도 둘러보고... AR이 느껴지는 건 크지 않아요. 그런데 재밌잖아요. 우리 집에는 없는 포켓몬이 돌아다닌다는 게. 신기한 경험이에요.




■ "새로운 트레이너는 누구나 환영이야~!!"

속초 해수욕장을 떠나 버스터미널을 향해 발을 옮기던 인벤팀에게 낯익은 모습이 보였습니다.
스마트폰을 쥐고 화면 아래에서 위로 드래그하며 포켓볼을 던지는 동작을 취하는 모습....
하지만, 이미 만나온 사람들과 달리 어딘가 서툴러 보이는 모습이었죠.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을 건네보았습니다. 저...혹시....


안녕하세요! 혹시 포켓몬 트레이너신가요?

= 아 네, 안녕하세요. 포켓몬 GO를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 해보다보니 뭐가 뭔지를 잘 모르겠네요. 계속 걸어 다니면서 보이는 데로 포켓몬을 잡아보고 있긴 합니다.


이렇게 이른 시간(오전 7시 반 경)에 플레이 하고 계시는데 언제쯤 나오신 거에요?

= 3시간 전? 2시간 전쯤 나왔어요.


포켓몬 GO를 하러 외출하신 거에요?

= 사실 약속도 있어서 나가는 길이었는데 겸사겸사 플레이도 하고 있어요.


초심자 트레이너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인터뷰가 어색했기 때문일까요.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트레이너를 보니 처음 포켓몬을 접했을 때 기자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혹시 아는 정보가 있냐고 물어오는 트레이너에게 포켓몬이 잘 나오는 위치를 말해주던 중 무심코 트레이너의 화면을 봤죠. 아뿔싸. 화면의 포케스탑이 활성화된 상태임에도 푸른 빛이 돌고 있었습니다.



이런 포케스탑에 도착했을 때 여기 화면 중앙의 동그라미를 회전시키면 아이템을 얻을 수 있어요.

= 우와! 와! 아이템이 나오네요. 아... 지나쳐 온 게 많은데 아쉽네...

속초 시내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을만한 장소를 물어본 뒤 작별의 인사를 나눴습니다. 초보 트레이너를 도왔기 때문일까요? 조금은 지쳐오던 마음 속 한구석이 다시금 열의로 차올랐습니다!


■ "서울과 속초 사이 거리 200km, 그곳에도 인벤이 있었다."

오직 포켓몬 GO를 해보겠다는 일념으로 한반도를 가로질러 도착한 곳 '속초'는 너무나도 낯선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도 인벤의 가족은 있더군요. 포켓몬 GO 인벤에서 꾸준히 속초에서 포켓몬 GO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인증 글을 남겨준 'Jin2cat'님은 인벤팀의 속초 방문 소식에 바로 찾아가겠다는 글을 남겨주었습니다.

처음으로 다른 트레이너 '조준님'님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한숨 돌리고 있을 무렵, 'Jin2cat'님은 마치 어제 본 사람인 냥 자연스럽게 찾아와 인사를 했습니다. 포켓몬에 대한 무한 애정을 선보여준 'Jin2cat'님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처음 어떻게 플레이를 시작하셨나요?

= 10일이었나요? 처음 플레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잠깐 나왔고 11일에도 서울 등 다른 지역은 정말 잠깐만 플레이할 수 있었다고 알고 있어요, 그런데 속초는 계속 열려있어서 플레이했었어요. 지도만 안 보였을 뿐이지 계속 제 캐릭터는 걸어 다니고 하더라고요.


플레이하면서 다른 플레이어를 만난 적이 있나요?

= 어제 인벤에서 다른 유저분들이 안 된다는 글을 올리시더라구요. 그걸 보고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걸 인증할 방법이 없을까 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곳저곳 돌아다녀 봤는데 이미 체육관 곳곳이 점령되어있더라구요. 아마 속초 분들이 자신들만 되는지 모르고 보이는 데로 점령한 것 같아요.

이런 장소에는 사람이 없겠다 싶은 곳에서도 스마트폰을 들고 돌아다니는 분들이 있었어요. 서로가 포켓몬 GO를 하는 건 알고 있었을 텐데 눈치 보면서 서로 피하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같이 포켓몬을 플레이하는 데서 동질감을 느끼지 않을까요?

= 지금 시점에서는 서로 만나게 되면 분명히 인지는 하고 있으나 어색해하는 편이에요. 다만 그건 사람이 늘어나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해요. 현재는 속초에 한정되어있지만, 서울과 같이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서로 알아보면서 재밌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포켓몬 GO를 주변에 소개한 적이 있나요?

= 사실 한국에 정식으로 발매가 안 됐기 때문인지 게임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잘 나오지 않고 있었어요. 그래서 주변 몇몇 사람에게 해보라고 권유를 하기는 했지만, 현재 속초에만 플레이가 가능하다 보니 아직 널리 알리지는 않았습니다.


아는 분들에게 알렸을 때 반응이 어땠나요?

= 포켓몬이 친근한 요소기도 하고 특히 주변 나잇대가 TV 애니메이션에서 포켓몬을 접한 세대다 보니 익숙한 게 나와서인지 다들 호의적인 반응이었어요. 이게 실제로 나온다면 같이 하면 재밌겠다는 반응이 많았고요. 정확한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2주마다 업데이트를 한다는 내용도 들었고 트레이드도 가능하다는 걸 봤을 때 활성화만 잘 된다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속초마을 현지 주민으로서 주실 만한 정보가 있나요?

= 지금 엑스포 공원 근처가 굉장히 치열하더라고요, 숨어있는 트레이너들이 굉장히 많은가 봐요. 저도 잠깐 체육관을 점령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로 뺏기는 거로 봐서 많은 유저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엑스포 공원 근처가 포케스탑이 많아서 아이템을 획득하기도 쉬운 편입니다.


확실히 주위에 숨어있는 트레이너가 많은 것 같아요.

= 포켓몬스터 TV 방영 이후 세대인 어린 친구는 안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오히려 나이 많은 분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인벤에 인증 글을 올리니까 다른 유저분에게서 쪽지가 오더라고요. 자신이 포켓몬을 정말 좋아하는 아저씬데 플레이 가능하다는 인증만 되면 바로 올라가겠다고요. 이걸 보니 꼭 20대만이 아니라 30~40대분들도 많이 기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어머니와 함께 즐기는 포켓몬 GO" - 트레이너 모자를 만나다

많은 사람 속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트레이너들이 있기 마련. 어머니와 함께 포켓몬을 포획하러 다니는 유저도 있었습니다. 아들의 추천으로 함께 포켓몬을 포획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는데요. 훈훈한 트레이너 모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Q. 포켓몬 GO를 플레이 중이신데 게임을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게임 자체를 잘 모르는 사람인데.. 아들이 설명해 줘서 플레이하고 있어요.


Q. 그럼 아드님은 왜 어머님께 추천해 드렸나요? 약간 어려웠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A. 관련 업종에 재직 중인데 기기 시험도 할 겸, 어머니와 데이트도 할 겸... 모시고 나오게 됐습니다.


Q. 어머니는 전부터 포켓몬을 알고 계셨는나요?

A. 게임은 안 해서 모르지만, 포켓몬은 알고 있었습니다. 만화도 아들 어릴 적에 봤었고, 집에 인형도 있고....


Q. 게임을 해 보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A. 일단은 굉장히 신기해요. 전에 게임을 해본 적이 없어서 신기하게 느껴지네요. 일단은 포켓몬? 이게 잘 잡히니까 재미있습니다.


■ "창조경제 실현? 전동휠 탄 청년들"


엑스포 공원 주위의 수많은 트레이너 사이에서 신기한 피켓을 몸에 두른 청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 1km당 1000원'. 기기와 환경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통상 15km를 넘으면 부화 거리에 포함되지 않죠. 그래서 해외 유저들은 선풍기나 장난감 기차에 연결하는 등 기발한 방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 눈앞의 청년들은 전동휠을 이용한 부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Q. 굉장히 재밌는 시도네요. 어디서 오셨어요?

인천에서 왔습니다. 물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달려왔습니다. 창조경제라는 말이 어디 멀리 있는게 아니잖아요. 버스를 타고 오는 데 진동이 울리는 걸 보고 제대로 왔구나 싶었습니다.


Q. 다른 트레이너들의 반응은 좀 있던가요.

아 저희도 조금 전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와서 직접 보니 생각보다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아직 테스트를 해봐야하는데 벌써 연락이 오고 있어요.


Q. 전동휠을 타고 이동하고 계시는데, 게임 내에서 이동한 것으로 정상적으로 인식이 되던가요?

네, 테스트해볼 겸 재미 삼아 해봤는데 인식이 잘되더라고요. 방금 얻은 알도 부화에 성공했고요. 딱히 돈을 벌겠다는 것보다는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벌면 좋겠지만...일단은 포켓몬을 잡으러 온 트레이너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