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인터내셔널(이하 TI)이나 메이저 등 대규모 토너먼트가 진행될 때면 항상 해당 버전에서 가장 강력한 영웅들이 대두되곤 한다. 소위 1티어로 분류되는 이런 영웅들은 밴픽 화면에서 꾸준히 얼굴을 비추고, 게임 내에서도 그 강력한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는 편이다.

이번 TI6에서도 매우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일부 영웅들이 있다. 각 팀들을 승리로 이끌어주는 영웅은 과연 누구일까?


첫 손에 꼽히는 영웅은 바로 미라나다. 예전에도 미라나는 프로 대회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영웅이었지만, 최근 패치를 통해 아가님의 홀 효과를 받게 되면서 그 위상이 하늘을 뚫을 기세다. 아가님의 홀 패치 후 미라나는 레인전, 레인 클리어 속도와 킬 캐치 능력 모두가 최상위권에 위치한 만능 영웅이 됐다.

게다가 미라나의 화살을 맞추기 쉽게 해주는 영웅인 고대 티탄과 그림자 악마 등의 영웅이 함께 버프가 된 덕분에 그렇지 않아도 직접적인 상향을 받은 미라나는 간접 상향까지 함께 받게 됐다. 아가님의 홀을 갖춘 미라나는 주기적으로 마나도 쓰지 않은 채 공짜로 광역 폭딜을 넣을 수 있게 되고, 유성우 스킬을 한 번 더 사용할 경우 웬만한 영웅의 궁극기급 화력을 뽐낸다.

가장 근접한 적에게 유성우가 한 번 더 떨어진다는 점을 잘 이용하면 미라나는 약 1초의 시간 동안 1,000에 가까운 대미지를 한 대상에게 꽂아넣을 수 있다. 체력이 얼마 없는 서포터들에게 이 대미지는 사형선고나 다름없으며, 추가적으로 미라나의 평타와 신성한 화살이 연계되면 눈 뜨고 사망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아이템 하나로 한 영웅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미라나. 명실상부한 TI6 독보적인 1티어 영웅인 미라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밴을 당하거나 유성우를 떨구면서 학살극을 벌이고 있다.


고대 티탄 역시 오랜만에 빛을 보면서 그간의 설움을 완벽하게 풀어내고 있다. 패치가 한 번 될 때마다 1티어와 최하위 티어를 왔다갔다하는 고대 티탄은 최근 패치에서 Q스킬 영혼 발구르기가 버프를 받으면서 저레벨 구간에서 무지막지한 대미지를 자랑하게 됐다. 고대 티탄의 본체와 영혼이 쓰는 영혼 발구르기에 동시에 맞은 적은 1레벨에 170이라는 살인적인 피해를 입게 되면서, 고대 티탄은 저레벨의 패왕으로 등극했다.

게다가 패시브 덕분에 고대 티탄의 본체나 영혼이 있는 곳 주변의 적들은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이 사실상 0이 되기 때문에 봄 눈 녹듯이 녹아버리기 일쑤다. 이 특성은 나란히 1티어 영웅인 미라나와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키는데, 영혼 발구르기로 적들을 재워 신성한 화살을 맞추기 쉽게 만들기도 하고 적 영웅 옆에 영혼만 붙여줘도 유성우의 딜이 폭발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궁극기 대지 가르기도 다양한 영웅들의 스킬과 연계하기 좋다. 특히 얼굴없는 전사의 궁극기와 시너지가 뛰어난데, 시간의 구슬에 갇힌 적들에게 영혼을 보내 적들의 방어력과 마법 저항을 낮추고 대지 가르기를 사용하면 그 안의 희생자들은 속절없이 녹아버리기 일쑤다. 이 콤보는 윙즈 게이밍이 MVP 피닉스를 상대로 교과서급 예시를 보여주기도 했다.

혼자서 날뛰며 판을 캐리하는 영웅은 아니지만 타 영웅과의 스킬 연계를 통해 완벽한 한타 구도를 만들어주는 고대 티탄. 어느 조합에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은 영웅인 만큼 앞으로도 밴픽 창에서 꾸준히 등장할 것 같다.


모래제왕은 TI6 메인 이벤트 중반부부터 갑작스레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고성능의 스턴기와 초중반 한타를 완전히 붕괴시킬 수 있는 궁극기를 지니고 있는 모래제왕은 아가님의 홀이 지하습격의 사거리를 늘려주는 패치 이후로도 소소한 버프를 받은 끝에 고티어로 올라섰다.

저레벨 구간에 궁극기의 마나 소모량과 쿨타임이 줄어들고 힘 스탯도 늘어나는 버프를 받으면서 모래제왕은 초반에 조금 더 힘을 쓸 수 있게 됐다. 부식성 독 때문에 극도로 취약하던 레인전이 상당히 강력해졌고, 덕분에 모래제왕은 굳이 정글로 들어갈 필요 없이 레인전에서 싸움을 펼쳐도 될 정도의 힘을 갖추게 됐다.

모래제왕은 이니시에이팅, 카운터 이니시에이팅 모두에 능한 영웅으로 점멸 단검이나 아가님의 홀 중 하나만 나와도 수준급의 이니시에이팅을 걸 수 있다. 또, 상대가 파고드는 조합일 경우 지하습격과 궁극기를 통해 다수에게 엄청난 광역딜을 퍼부을 수 있어 존재 자체로 강력한 카운터가 되기도 한다.


컨카는 미라나나 고대 티탄처럼 빠짐없이 얼굴을 비추는 정도는 아니지만 여러 팀들의 핵심 서포터로 기용되면서 상대 흐름을 망치는 주범이 되곤 한다. 급류와 목표지점X, 유령선 등 하나같이 상대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스킬로 무장하고 있다.

몇 번의 패치를 통해 기본 방어력이 상승하고 급류에 꾸준히 버프가 들어가면서 컨카 서포터가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목표지점X는 디스럽터의 잔상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타이밍을 자신이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군과 스킬 연계를 하기가 훨씬 편하고, 자신이나 아군에게도 걸 수 있기 때문에 유틸성이 더 뛰어난 편이다.

유명한 콤보인 목표지점X-급류는 초중반 레인전에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소규모 교전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한다. 급류에 맞을 경우 상당히 긴 스턴과 슬로우에 걸리기 때문에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목표지점X에 걸리지 않기 위해 움직임에 제한이 오게 된다. 컨카는 디스럽터와 같은 이유로 상대 영웅을 끊어먹는 데 특화되어 있는 영웅이기 때문에 스노우볼을 굴리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현재 대단히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디지털 카오스의 간판 카드 중 하나이기도 한 컨카. 상당히 뛰어난 승률을 자랑하고 있는 컨카의 활약은 앞으로 어디까지 계속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