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접속 플레이어 수 16만 2,500명을 돌파하며 역대 토탈워 시리즈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을 세운 '토탈워 : 삼국'. 사실 출시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성공할 줄은 몰랐던 사람들이 많았다. 서구권 개발사이기 때문에 삼국지를 제대로 구현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토탈워 : 삼국은 시리즈 가운데 최고'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서양의 개발사가 '삼국지'로 동양에서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엇을까? 토탈워 : 삼국의 개발사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의 게임 디렉터 야노스 가스파르(Janos Gaspar)와 아트 디렉터 파웰 워즈(Pawel Wojs)가 2019 차이나조이에서 진행되는 중국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CGDC)에 키노트 강연자로 참가해 자신들의 성공기를 소개했다. 개발 과정에서 마주했던 곤경과 이를 극복해나가는 올바를 자세를 주제로 강연을 선보였다.

▲ 토탈워 : 삼국 개발 과정에서의 난관과 성공 비결을 주제로 한 강연

개발 당시 중요하게 여겼던 첫 번째 요소는 기존 토탈워 시리즈와의 유사성이었다. 토탈워에 친숙한 플레이어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였다. 토탈워는 플레이어에게 실제 전장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주는 생생한 전투를 자랑한다. 때문에 전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웅장한 규모의 공성전, 사방에서 날아오는 불화살과 후방에서 기습해오는 기병, 이를 방어하는 창병과 최전선에서 용감하게 싸우는 장수 등 기존 토탈워 시리즈의 전투나 전략의 재미를 그대로 가져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유저 인터페이스는 간단하면서도 세부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야노스는 이것을 '양파(Onion)'에 비유했다. 양파는 겉보기에 단순하지만 속을 까보면 여러겹으로 이뤄져있다. 토탈워 : 삼국의 인터페이스도 마찬가지로 한눈에 봤을 때는 복잡하지 않지만, 하나 하나 확인해보면 세부 내용과 설명 등을 확인할 수 있다.

▲ 기존 토탈워의 맛을 살리기 위해 전투에 많은 공을 들였다

야노스는 '삼국지'라는 장르를 토탈워에 어떻게 녹아내리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고 회고했다. 역사적 사실과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모두 참고해, 역사서나 문헌과 기록부터 영화, 소설, 애니메이션 등 삼국지와 관련된 모든 분야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장수의 능력이 대폭 강화되고 일기토가 가능한 '연의 모드'와 그렇지 않은 '정사 모드'의 개념이 생겼다.

가장 큰 문제는 문화적 차이였다. 동양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삼국지를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동양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우선 지리서, 역사서, 소설 등 관련 서적을 참고했다. 중국의 환경을 알아보기 위해 실제로 여러번 중국을 방문했고, 기후나 지형 등을 조사해 맵에 반영하기도 했다.

▲ 중국의 환경을 직접 방문해 조사하기도 하고

▲ 영화, 소설, 역사서 등 다양한 연구를 거듭했다

아트 디렉터 파웰 워즈는 삼국지의 색채로 피와 전쟁을 상징하는 붉은색, 부와 명예를 상징하는 황금색, 혼란을 상징하는 검은색, 희망을 상징하는 흰색, 4가지를 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안개 등의 효과로 뿌옇게 보이도록 촬용해 전반적으로 미스테리한 느낌도 추가했다. 잉크가 물이나 하얀 종이에 퍼져나가는 효과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이는 동양적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울려 로딩 화면이나 2D 시네마틱 영상 등에 활용됐다. 많은 찬사를 받았던 테크 트리 역시 잉크가 사용된 대표적인 예시라 할 수 있겠다.

▲ 동양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이들이 주목한 것은 잉크

▲ 인게임 테크 트리에서도 잉크로 표현됐다

야노스 가스파르와 파웰 워즈는 게임 개발에 필요한 5가지 자세를 언급하며, 이를 성공 비결로 꼽았다. 먼저 열정을 놓지 않아야 한다. 게임이 완성되기 전에 개발자의 열정이 먼저 떨어지게 되면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없다. 재밌는 게임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모두가 열정을 갖고 재밌게 만든 게임이다.

전략 게임에서는 인과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비 효과'처럼 플레이어의 사소한 행동이라도 특정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야 한다. 가령 토탈워 : 삼국에서 한 장수를 반복해서 포획했다가 놓아주게 되면 해당 장수와의 관계가 깊어져 등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로잡은 적장을 처형하지 않고 풀어주는 플레이어의 선택이 결국 등용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원하는 결과를 바로 얻지 못했더라도 조급해하면 안된다고 전했다. 또한, 인내와 연결되는 것으로 '서투른 것은 안 한것만 못하다'고 말했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보완해야 하며,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상대 문화에 대한 존중도 빼놓을 수 없다. 내가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로 상대 문화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해선 안된다.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현지 전문가를 통해 자문을 구하는 것도 추천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의 각오를 들어볼 수 있었다. 다른 문화에 대한 연구도 쉬지 않을 것이며 새로운 세대의 플레이어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플레이어에게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게임으로 제공하는 본래의 목적도 잊지 않겠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 성공 비결 5가지와 앞으로의 각오를 끝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차이나조이가 열리는 8월 2일부터 5일까지 윤홍만, 윤서호, 배은상 기자가 현지에서 인터뷰, 체험기, 포토 등 따끈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