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월드오브워쉽에서는 서버를 가리지 않고 구축함의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이는 지난 업데이트 당시 구축함의 최대 천적이라 할 수 있는 항공모함의 공격기 하향이 크다. 정확하게는 기총 소사 모션이 추가되면서 선딜레이가 생겼는데, 트리에 따라서는 구축함과 같이 작고 날쌘 함종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항공모함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수가 매우 적어졌고, 아직까지 활동하는 항모 유저들 역시 구축함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 빈도는 줄어들었다.

결과적으로 큰 포텐셜을 지니고 있었으나, 은밀성이 보장되지 않아 마음대로 활개 치지 못했던 포격 구축함들이 다시 날뛰게 되었고, 독일 구축함 2차 트리와 맞물려 구축함 캐리가 가능한 메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


▲ 항모의 하향 이후 오래간만에 기지개를 켠 포격 구축함




■ 현재 포격 구축함 메타를 주도한 원인 중 하나? 독일 구축함 2차 트리 엘빙

항모 하향과 맞물려 본서버에 정식으로 등장한 독일 구축함 2차 트리는 현재 포격 구축함 메타를 만들어낸 원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선 힌덴부르크와 동일한 수준의 관통력과 탄도를 보유한 막강한 주포를 통해 상위 함급에 지속 피해를 입힐 수 있고, 포격 콘셉트의 구축함이지만 피탐지가 6.5km 수준에 연막 소모품을 지니고 있어 어느 정도 안정성을 추구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내구도 역시 무지막지한 편이라 구축함 최초로 HP가 3만을 돌파했고, 실제로 경순양함급과 맞대결을 펼쳐도 쉽게 밀리지 않는 화력도 보유했다.


▲ 적당히 거리를 벌리고 자유롭게 포격해도 견제하기가 어렵다



단점이라면 속도가 빠른편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카이팅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구축함간의 싸움에서는 독일 특유의 나쁜 고폭탄 성능 때문에 높은 내구도가 무색하게 밀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즉, 최근 포격 구축함들이 나오게 된 이유 중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독일 2차 트리에 대한 카운터라 할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본서버에 업데이트 되면서 항모가 너프된 것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본래라면 준수한 연막 소모품을 활용하여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이후 함재기의 시야를 통해 탈구축함급 포격 능력을 살리는 것이 콘셉트인데, 정작 본서버에 등장하니 시야를 봐줄 항모가 모조리 전멸해 버렸다.

현재로서는 후술할 프랑스 구축함이 실질적으로 메타에 더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엘빙은 레이더쉽을 필두로 유저들이 대처법을 학습하면서 출시 초기의 위용에 비해 많이 내려간 상태다.


▲ 영혼의 파트너가 되어줄 항모가 너프된 것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해버렸다




■ 최고 수혜자는 프랑스 구축함? 고티어 생태계를 파괴하는 클레베르&마르소

항공모함 너프 이후 가장 높이 날아오른 구축함은 프랑스라 할 수 있다. 본래부터 프랑스 구축함 자체가 가진 위력은 강한 편이었으나, 항모라는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명확한 천적이 존재했기에 공방에서 좀처럼 쓸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선딜레이가 생긴 공격기의 공격을 빠른 속도로 피할 수 있어 상성이 아예 역으로 뒤집혀 버렸다. 항모 입장에서 제대로 유효타를 넣기조차 힘들고, 견제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추가로 독일 구축함 2차 트리가 유행하면서 점령지 싸움에 크게 힘을 줄 필요가 없게 된 현 상황도 프랑스 구축함을 타기 좋은 환경이다. 그리고 단순히 라인전 상황에서의 포격전이라면 모든 구축함을 통틀어 프랑스 구축함이 최강이라 할 수 있다.


▲ 거리를 10km 내외로 벌린 상황에서의 포격전은 최강자인 프랑스 구축함



또 다른 장점으로는 주포의 성능이다. 독일 구축함들이 엄청난 관통력과 대미지를 지닌 철갑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사실 프랑스 구축함들의 주포 성능도 만만치 않다.

고폭탄은 구축함 중에서 최상위권의 화재율과 피해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철갑탄 역시 독일 다음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데다, 경순양함급이라면 10km대에서 충분히 시타델을 노려볼만한 관통력도 보유하고 있다.

구축함간의 근접전이 발생할 경우 피탐지면에서는 당연히 불리하지만, 1:1 상황이라는 가정 하에 빠른 속도와 화력으로 대부분의 구축함을 박살낼 수 있다. 특히 최근 많이 등장하는 독일 2차 트리의 경우 대구축함 성능은 열악한 편으로 음파 탐지 소모품도 없기 때문에 클레베르나 혹은 마르소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즉, 최근 유행하는 구축함들에 우위인 상성을 지니면서 메타 상황에도 유리한 포지션을 지니고 있는 것이 현재 프랑스 구축함의 위치다.


▲ 독일 2차트리와 당연히 차이가 나지만, 경순양함 정도는 가볍게 관통할 수 있는 수치다



클레베르와 마르소의 차이에 대해 간단히 요약하자면 주포와 어뢰, 그리고 대공능력의 차이다. 주포의 경우 127mm VS 139mm로 대미지와 화재율에 차이가 있으나, 연사속도가 마르소가 3.5초로 절반이다. 물론 재장전 부스터를 사용하면 클레베르도 동일한 연사속도를 보유할 수 있고, 상위함급에 대해서는 좀 더 나은 관통력과 화재율로 실질적인 피해량은 클레베르가 우위에 있다.

어뢰의 경우 클레베르는 양현에 2기씩 어뢰발사관을 가지고 있고, 사거리는 마르소보다 1km 작으나 피해량이나 투사량, 성능은 클레베르가 우위에 있다.

대공 성능은 원래 콘셉트대로 마르소가 좋은 편이지만, 어차피 범유럽이나 미국과 비견될 수치는 아니기에 큰 의미는 없다.

중요한 것은 두 구축함 모두 현재 메타에 굉장히 어울리는 편이고, 무빙에 자신이 있는 유저라면 클레베르나 마르소 상관없이 포텐셜을 끌어낼 수 있는 메타라는 것이다.


▲ 잘 모는 사람이 잡으면 상대의 멘탈을 터트릴 수 있다




■ 독일 구축함 잡아먹는 괴물, 데어링

독일 구축함 트리에 강한 또다른 트리로는 영국이 있다. 데어링이야 본래 메타와 관계없이 언제나 준수한 포텐셜을 내는 함선이었고, 최근에 연구처 포인트로 출시된 드루이드 역시 대구축함 능력이 우수하다.

카운터로 적용되는 점은 다른 포격 구축함에 비해 우수한 피탐지와 단발성 연막 소모품의 존재가 있다. 포격 능력 자체도 대구축함이라면 충분히 높은 DPM을 뽑아낼 수 있고, 상위 함종에 대해서는 영국 특유의 화재율로 상태이상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독일 구축함 상대로는 피탐지를 이용해서 먼저 발견하는 것이 가능하고, 같이 포격을 시작하더라도 이쪽은 사용 횟수가 많은 연막과 뛰어난 성능의 군함 수리반을 통해 갉아먹기가 가능하다.

영구축 특유의 단점인 속도는 독일 2차 구축함 역시 느린 편이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상대의 비장의 한 수라 할 수 있는 어뢰를 봉인시킬 수 있는 음파 탐지를 영국만 가지고 있어 상성상 우위에 설 수 있다.


▲ 데어링 자체의 스펙이 우수한 편이지만, 독일 2차 트리에 특히 더 강한 모습이다




■ 항모는 하향되었으나, 여전히 애매한 위치에 있는 소련 포격 트리?

소련의 하바롭스크는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되었다. 항모의 위협에서 벗어난 것은 좋으나, 독일 구축함 2차 트리에 대해서는 오히려 카운터를 맞게 되었다.

독일 구축함들은 다른 구축함과 달리 좋은 집탄과 우수한 탄도로 10km 밖에서도 하바롭스크를 쉽게 때릴 수 있고, 장갑 두께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그 아프다는 독일의 철갑탄 대미지가 그대로 들어온다.

군함 수리반을 통해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으나, 독일 구축함은 애시당초 내구도가 3만을 넘기는 괴물이라 큰 차이가 없다. 선제 공격권 역시 상대에게 있으며, 어뢰를 통한 견제도 독일 구축함쪽이 우위에 있기 때문에 운용의 폭도 제한된다.

대구축전이 아닌 상위 함종에 대한 견제 능력 자체도 관통력이나 화재율에서 그 어떠한 기믹도 없기 때문에 뒤쳐지고, 순양함에 가까운 선회 능력과 사거리 이큅을 장착할 수 없다는 페널티도 이제와서는 메타에 뒤쳐지게 된 치명적인 부분으로 작용된다.

추가되는 신규 트리에 계속 손해만 보고 있는 미국 구축함과 비슷한 처치로 형후 새로운 기믹을 추가하거나 다른 방향의 버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 50mm의 메인 벨트 장갑이 이제와서는 페널티로 작용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 항모가 사라지니 믿을건 초고속 어뢰 하나뿐? 할란드

범유럽 구축함 트리도 이번 메타에서는 장점을 살리기 어려운 트리가 되었다. 항모의 함재기를 저격하는 대공에 특화된 트리기에 순수 스펙으로는 다른 구축함들에 뒤쳐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하바롭스크와 마찬가지로 독일 2차 트리에 대한 저지력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다. 피탐지는 큰 차이가 없지만, 연막이 있고 없고에 따라 선제 공격을 하기가 애매한데, 그렇다고 같이 중장거리 포격전을 하자니 주포의 느린 탄속이 발목을 잡는다.

결국 믿을 것은 어뢰 무장밖에 없는데, 상대가 와서 어지간히 잘 맞아주지 않는 이상 다른 트리에 비해 대미지 부족을 체감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독일 구축함들을 견제하기 위해 각종 레이더 및 빠른 탄속을 지닌 중순양함들의 기용 빈도가 늘어나는 중인데, 이는 범유럽 구축함 입장에서 항모보다 더 나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여러모로 이번 메타에서 손해를 보게 되었지만, 단순히 어뢰정으로 눈치껏 운용해도 밥값을 할 수 있기에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고 볼 수 있다.


▲ 현재는 메타에서 벗어난 느낌이지만 잠수함이 추가된다면 다시 날아오를 확률이 높다




■ 항모 하향 이후 숨통이 좀 더 트이게 된 일본 구축함

일본 트리 역시 항모 하향 이후 상당한 수혜를 누리고 있다. 당연하지만 은밀성이 최고 가치인 1차 트리의 시마카제는 레이더쉽 외에는 집중 견제 당할 대상이 사라져 운신 범위가 늘어났고, 2차 트리 역시 좀 더 당당하게 딜교환을 시도할 수 있다.

독일 2차 트리에 대한 대응력도 우수한데, 기동력과 피탐지에서 우위에 있고, 고폭탄의 성능이 워낙 뛰어나기에 한두차례의 딜교환에서는 오히려 이득을 볼 수 있다.

엘빙 입장에서는 가까이 다가가서 잡을 수도 없고 막상 마주쳐도 손해를 보게 될 확률이 더욱 높아 여러모로 꺼려지는 상대라 볼 수 있다.

물론 일본 구축함 입장은 순양함급에 대놓고 싸움을 걸 수준의 스펙은 아니기에 엘빙이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 이상 서로 심리전에 기반한 점령지 싸움이 벌어질 확률이 높다.

현재 메타에서는 독일 2차 트리뿐만 아니라 프랑스 구축함에 대한 카운터도 동시에 칠 수 있어 점차 공방에서 비율이 늘어나는 중이다.


▲ 스펙상으로 보잘것 없어 보여도, 독일 2차 및 프랑스 구축함의 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