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란트의 성장세가 눈에 들어온 지는 꽤 됐다. 이미 2021년부터 북미와 유럽에서 발로란트의 인기가 상승하기 시작했고, 2022년에는 FPS 인기가 덜 했던 아시아에서도 발로란트가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오버워치 APEX 이후 FPS 장르의 무덤으로 회귀했던 대한민국에서도 발로란트의 인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게임의 흥행과 더불어 국내 발로란트 게임단인 DRX가 세계 무대에서 보여준 선전으로 다가올 VCT 리그에 대한 기대감 역시 증폭됐다.


1. PC방 점유율 상승

국내에서 발로란트가 출시 이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시기는 요즘이 아닐까 싶다. 일단, 게임 인기도를 알아보는 척도 중 하나인 PC방 점유율에서 급격한 성장을 보였다. 더로그에서 제공하는 12월 5주차 주간 리포트에 따르면, 발로란트는 4.41%의 점유율로 전체 6위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FPS 장르인 오버워치2, 서든어택과 비슷한 수치다.

▲ 12월 5주차 전국 PC방 게임 순위 (자료제공: 더로그)

발로란트의 PC방 점유율이 급속도로 상승하기 시작했던 건 2022년 5월로 거슬로 올라간다. 발로란트를 개발 및 서비스하는 라이엇 게임즈가 'VAL조각 플렉스 이벤트'에 PC방 특화 시스템을 도입하면서부터라는 게 좀 더 정확한 분석이다. 이는 작년 4월 중순부터 시작된 '거리두기 완전 해제'로 인한 PC방 재활성화 시기와 맞물려 좋은 결과를 내기도 했다.

더불어 6월에 열렸던 VCT 챌린저스 코리아 스테이지2가 팬들의 관심을 받았고 PC방 점유율 역시 다시 한 번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후, VAL조각 이벤트에 계속 PC방 관련 이벤트가 대거 포함되는 등 라이엇 게임즈의 전략과 발로란트의 PC방 점유율 상승이 계속 시너지를 내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또한, 발로란트 스트리밍의 인기 역시 날로 상승했다. 1월 3일 기준, 트위치에서 발로란트는 전체 카테고리 중 시청자 수 3위를 기록했다. 게임 카테고리만 따졌을 땐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에 이은 2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살짝 앞서는 수치이기도 하다.


2. DRX의 선전


국내에서 발로란트의 인기가 상승한 것에 영향을 준 요소에는 DRX의 선전도 있다. VCT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소위 '1황'으로 군림했던 DRX가 '대한민국 FPS도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걸 알렸던 것이 국내 발로란트 인기도 상승에 한몫했다.

DRX는 기존 비전 스트라이크 소속 코치진과 선수들이 자리한 팀이다. CS:GO 등 FPS 장르에서 이름을 날렸던 이들이 한데 뭉친 것. 그래서인지 DRX는 단숨에 국내 최강 발로란트 게임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의 유일한 단점은 세계 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2022 VCT 챔피언스에서 DRX가 일을 냈다. 세계 최강팀이 즐비했던 챔피언스에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 DRX는 100T와 FPX, 라우드, 프나틱, 옵틱 게이밍 등 세계 강팀들과 싸워 대부분 승리하며 자신들의 이름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특히, 주장인 '스택스' 김구택이 보여줬던 명품 활약상은 해외 발로란트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바인드에서 보여줬던 클러치 플레이에 TenZ와 tarik 같은 세계 유명 플레이어들이 찬사를 보냈고 팬들이 이를 엮어 퍼뜨리기도 했다. '버즈'와 'Rb'의 슈퍼 플레이 영상도 집중 조명됐다. 이들의 선전은 한국 발로란트 e스포츠의 성장을 알린 계기가 되었다.


3. VCT의 프랜차이즈화


국내 발로란트의 인기가 날로 상승하고 DRX를 필두로 한 VCT 리그에 팬들의 관심이 모이는 와중에 라이엇 게임즈가 발로란트 e스포츠 관련 중대 발표를 했다. 2023년부터는 발로란트 리그가 프랜차이즈 리그로 변모한다는 내용이었다.

VCT 국제 리그라는 이름 하에 미주 대륙과 유럽/중동/아프리카 대륙, 아시아 대륙끼리 묶여 권역별 리그가 개막한다. 이 국제 리그는 프랜차이즈 리그로, 라이엇 게임즈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은 팀들이 출전한다. 또한, LoL e스포츠와 달리 팀들에게 가입비를 따로 받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라이엇 게임즈는 2부 리그에 대한 생각도 빼놓지 않았다. 1부 리그 격인 국제 리그로 향하기 위해 각 지역별 챌린저스 리그가 열리고 이게 2부 리그의 성격을 띈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거둔 팀들은 몇 가지 절차를 거쳐 1부 리그 승격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라이엇 게임즈는 발로란트 e스포츠를 자생 가능한 리그로 발돋움시키고자 했다.

VCT 국제 리그는 2023년 개막과 동시에 30개 팀으로 시작, 2027년까지 총 42개팀(각 국제 리그당 14개팀)이 합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서 말했던 승격 시스템에 의한 팀 개수 증가다. 이는 라이엇 게임즈가 장기 목표를 미리 설정해둔 것으로 발로란트 e스포츠에 힘을 준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다.

국내 팬들은 VCT 퍼시픽 리그를 주요 대회 콘텐츠로 생각하고 시청하면 된다. VCT 퍼시픽에는 아시아 지역 10개팀이 참가하는데 그중에는 당연히 한국 팀인 DRX와 T1, 젠지가 포함됐다. VCT 퍼시픽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월요일 오후 6시에 열리며, 개최지는 서울이다.


4. 기대되는 발로란트의 2023년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현재 발로란트에는 순풍이 불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단, 발로란트 게임 자체의 인기가 상승한 뒤로 그 열기가 식지 않고 잘 유지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라이엇 게임즈에서 발로란트 e스포츠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도 발로란트의 2023년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이미 자리를 잡고 전 세계적 e스포츠 관심을 한데 받고 있는 LoL e스포츠 뿐만 아니라 발로란트 e스포츠로 또 한 번의 '대박'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DRX가 보여줬던 챔피언스에서의 맹활약, VCT 퍼시픽과 챌린저스 코리아에 대한 기대 역시 꽤 큰 상황이다.

국내에서 FPS 장르가 유행했던 시기는 딱 두 번 뿐이었다. 오버워치 APEX를 필두로 한 오버워치 열풍, PUBG라는 게임 자체의 엄청난 인기로 인한 PUBG e스포츠에 모였던 관심. 그 이전과 이후로는 대한민국에서 FPS 장르가 살아남았던 적이 없었다.

이제 오버워치와 PUBG가 이끌었던 FPS 장르의 흐름을 발로란트가 이끌어 나갈 전망이다. 부디 발로란트 게임과 발로란트 e스포츠 모두 성공리에 팬들의 마음 속에 정착해 2023년을 주도하는 게임과 e스포츠 대회로 자리잡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