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챔버스는 GTFO의 마지막 업데이트 소식과 하이스트 장르의 신작 '덴 오브 울브즈'의 발표를 위해 도쿄 긴자에 위치한 유니티 스튜디오에서 기자 초청회를 개최했다. 행사장에는 페이데이의 작곡가와 사운드 디자이너로 활동한 10 챔버스의 사운드 디렉터 사이먼 비클룬드(이하 사이먼)와 기타 관계자가 함께 했으며, GTFO의 런다운 8.0 체험과 덴 오브 울브즈의 콘셉트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GTFO의 마지막 런다운 8.0
더 이상의 업데이트 없이 유지 보수만 이뤄질 예정

먼저, 발표를 맡은 사이먼은 GTFO의 마지막 업데이트 소개에 앞서 게임의 개발 비화를 밝혔다. 그는 많은 창업 멤버가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자신을 잃은 느낌이 들었고 창의성을 되찾기 위해 작은 그룹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었다면서 "GTFO는 우리에게 치유의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페이데이 개발사인 오버킬 소프트웨어에서 독립한 사이먼은 울프 안데르손을 포함한 9명과 10 챔버스를 설립한다. 초창기에는 소규모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들이 만들고 싶었던, 퍼블리셔가 후원하지 않을만한 것을 시도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원하는 유저가 있을지 혹은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지만 이때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에 그냥 도전하게 됐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탄생한 게임이 바로 GTFO이다. 이 게임은 패키지 게임으로 한 번 구매하면 이후 업데이트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즉,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지만 이로서 얻는 수익화는 없다. 사이먼은 "돌이켜보면 어리석은 결정이었을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이런 것이 없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결정은 이전 회사인 오버킬 소프트웨어가 스타브리즈 스튜디오로 인수되면서 겪었던 경험 덕분으로 보인다. 사이먼은 "회사 인수 후 마이크로 트랜잭션이 도입되면서 나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에 반대 방향으로 가고자 했다"면서 GTFO는 마이크로 트랜잭션을 없앴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GTFO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GTFO의 성과는 모든 이를 만족시키기보다 특정 타겟을 대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증명이며, 덕분에 다른 게임에선 충족할 수 없는 갈증을 해소해주는 게임이 됐다.

초기의 GTFO는 앞서 언급했던 소규모로 시작했기 때문에 제한되는 것들이 많았다. 이를테면 새로운 런다운이 업데이트되면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전 것들을 제거해야만 했다. 그러나 차츰 회사가 성장하면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됐고 마침내 모든 것을 담은 최종 장이라 할 수 있는 여덟 번째 런다운이 출시됐다.


사이먼은 "적절한 마무리를 제공할 수 있어 정말 기분이 좋다. 많은 게임이 중간에 자금이 바닥나거나 라이브 서비스 중에 사라지는 등 제대로 끝내지 못한 게임이 많다"며, "우리에게 끝이 있다는 것은 GTFO에게 특별함을 부여해 준다"고 밝혔다. 추가로 런다운 8.0은 스토리의 최종 장으로 더 이상의 콘텐츠 업데이트는 기대할 수 없지만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위해 버그 수정 등의 유지 보수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런다운 8.0은 총 80개의 원정으로 이뤄져 있으며, 새로운 장비와 적을 포함한다. GTFO는 마지막 업데이트를 기념하기 위해 '더 게임 어워드' 기간 동안 스팀에서 무료 주말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서 사이먼은 GTFO의 콘솔 버전에 대한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게임이 발표된 이후 몇 년 동안 소셜 미디어에서 콘솔 버전의 출시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며, "우리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몇 가지 확인할 것이 있다"고 밝혔다. 가령, 플레이 중 콘솔이나 터미널에서 명령어를 입력해야 하는데 이를 컨트롤러로 수행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 전했다.


발표가 끝난 후에는 10 챔버스의 직원 1명을 포함한 4인 파티로 GTFO의 마지막을 장식할 런다운 8.0을 체험하는 시간을 짧게 가져보기도 했다. 한때 열심히 게임을 즐겼던 유저로서 C레벨까지 가봤다고 밝히니 시연에 참여했던 수많은 그룹 중에서 유일하게 B2 레벨에 도전해 보는 영광을 가질 수 있었다.

약 두 번의 런다운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하진 못했다. 행사장에서 첫 손발을 맞춰본 우리로서는 작은 실수 한 번에 파티가 괴멸에 이르는 결과를 맞이했다. 사실 어려운 난이도에 초반만 살짝 해본 입장에서 런다운 7.0과 구체적인 비교를 하긴 어렵지만 신규 무기와 장비 유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추가로 레벨 디자인 측면에서 복층으로 이뤄진 맵이 더 많아졌다고 느껴졌다. 파티가 터진 것도 대부분 복층 구조에서 아래에 있는 적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추후 도전할 때 이러한 부분을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GTFO에서 가장 떨리는 순간

▲ 이게 뭔가 했다가 느꼈던 가장 식겁한 순간

▲ 그리고 끝을 직감했던 순간까지...


하이스트 게임으로 다시 돌아온 10 챔버스
물질이 아닌 사람의 정신을 훔치는 근미래 기반의 SF 세계관

다음은 10 챔버스가 새롭게 개발 중인 하이스트 게임 '덴 오브 울브즈'에 관한 발표가 이어졌다. 참고로 이번 발표는 게임의 콘셉트를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구체적인 게임 플레이 방식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사이먼은 "이 게임은 우리의 머릿속에 10년 동안 있었다"며, "울프 안데르손은 최고를 만들고자 했고 이것은 그가 게임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경험한 모든 것을 적용한 게임"이라고 소개했다.

덴 오브 울브즈는 '페이데이 1, 2' 그리고 GTFO에서 배운 모든 것을 종합한 게임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모두에게 맞는 게임이 아니라 코옵 플레이를 선호하는 게이머를 타겟으로 한다. 사이먼은 "이것이 올바른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두에게 맞추면 물렁물렁한 게임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서 "10 챔버스는 오랜 시간 동안 소규모의 독립적인 회사였지만 회사의 구조와 규모 그리고 더욱 큰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싶었다"면서 텐센트의 투자를 받게 된 경위를 밝혔다.

덴 오브 울브즈는 공각기동대, 인셉션, 매트릭스와 같은 복잡한 개념을 가진 과학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됐다. 게임의 주요 배경이 되는 곳은 지금으로부터 약 70년의 시간이 흐른 2097년 대의 '미드웨이 시티(Midway City)'이다. 이곳은 정부의 규제가 미치지 않는 혁신 지역으로 수많은 대기업이 서로 경쟁한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참고로 미드웨이 시티는 실제로 태평양 중간에 있는 섬으로 미국의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았다. 10 챔버스는 이 점에 주목했다. 그들은 만약 미국 정부가 약화된 상황에서 거대 기업이 정부를 부정한다면 이곳의 땅을 확보해 규제가 없는 혁신 지역이 될 수 있다고 가정했다. 이러한 가정은 실제로 존재하는 섬이기 때문에 단순한 상상력에서 시작됐지만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당위성을 부여해준다.


게임 속 미드웨이 시티에는 전 세계 주요 블루칩 기업과 유명한 포춘 기업이 약 400개 이상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 세계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미드웨이 시티에 사무실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흥미로운 설정이 존재한다.

미드웨이 시티의 콘셉트 이미지를 살펴보면 현대와 비슷하면서 어딘가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품고 있다. 이는 현재의 미드웨이 시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사이먼은 "약 15년 후부터 건설이 시작된다면 2097년에 이르러선 여러 단계로 건설된 건물 때문에 특정한 구조적 차이와 역사를 가진 흥미로운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덴 오브 울브즈 속 SF 설정은 단순히 멋을 내는 용도로 쓰이지 않았다. 주로 게임의 기능을 위해 사용됐는데 가령, 더욱 흥미로운 게임 플레이를 위해 무기와 각종 장비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SF 설정은 이러한 미래 장비에 타당성을 부여해주는 역할이다.


게임 속 세계가 미래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미래의 도구가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다만, 미래라고 해도 너무 허무맹랑한 게 등장하면 자칫 괴리감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많은 70~80년대의 SF 소설에서 2000년에는 날아다니는 자동차 혹은 순간이동 장치가 등장할 것이라 했지만 현실적으로 그 정도의 기술력이 몇십 년 사이에 나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사이먼은 "10 챔버스가 묘사하는 미래는 불가능에 가까운 미래가 아니라 실체를 느낄 수 있는 좀 더 현실적인 미래"라고 전했다.

이처럼 실제로 있다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은 세계관을 만드는 과정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부분이다. 10 챔버스는 생동감 있는 도시 설계를 위해서 게임 속에만 등장하는 일부 로고, 브랜드를 창조하기도 했는데 그 수가 무려 400개가 넘는다.


각 브랜드는 자체적인 슬로건과 여러 숨겨진 이야기를 갖는다. 이런 설정은 게임 내에서 광고나 비디오 등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CEO의 소개나 성격, 회사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기 때문에 게임 내에서 모든 것이 일관성 있게 연결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세계관 그리고 게임의 배경 설정에 힘을 쏟았기에 오픈 월드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사이먼은 덴 오브 울브즈가 오픈 월드 게임은 아니라고 밝혔다. 오픈 월드는 여행이 경험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협동을 요구하는 이 게임과는 성향이 맞지 않는다. 오픈 월드를 지양함으로서 더 쉽게 다른 플레이어를 찾아내 미션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다.

협동 게임에서 아쉽게 느껴질 수 있는 스토리의 진행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스토리는 게임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갖지만 멀티 플레이 게임에서 모두에게 동일한 스토리를 전달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가령, 스토리를 대하는 태도가 사람마다 다르므로 네 명 중 한 명만 스토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이에 대해서 사이먼은 "GTFO와 이전 게임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스토리 전달 메커니즘을 개선하고 플레이어가 스토리를 잘 따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데스티니에서 팀원들과 함께 캠페인을 진행하던 중 한 번 참여하지 못한 날이 있었는데 그 사이에 팀원이 끝까지 진행해서 전체 캠페인이 누락된 채로 남아 있었다"며, 당시에 이 부분이 답답하게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아쉬움을 없애고자 덴 오브 울브즈는 다른 사람과 함께 스토리 라인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또 누군가와 진행할 때 스토리에서 차별감을 느끼지 않도록 여러 인스턴스에서 동일한 스토리 라인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덴 오브 울브즈는 스토리와 주인공의 설정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악의 기업을 막으려는 착한 사람보단 그들이 속한 시스템에서 활약하는 범죄 기업가에 가깝다. 따라서 실제 세계 속 자본주의와 기업의 악행을 게임에 편입해 게임을 더 풍부하게 만들고자 한다. 예컨대 배경은 2097년이지만 현실에서 벌어진 기업의 행동을 게임에 담아 현실성을 더하려는 시도다.

여기에 플레이어가 강탈하는 것에 대한 개념도 남다르다. 게임의 핵심 주제라 할 수 있는 강탈은 블레이드 러너, 인셉션, 공각기동대 등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단순히 은행을 강탈하는 전통에서 벗어나 더 추상적이고 창의적인 요소를 도입했다. 과거의 사례를 비춰봤을 때 전통적인 강탈 방식은 아이디어가 빨리 고갈될 수 있었고 결국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개념이 사용됐다.

2097년은 고도로 발달된 AI 기술 덕분에 복잡한 디지털 보안도 손쉽게 해킹당하는 시대가 됐다. 이에 미드웨이 시티의 수많은 기업은 보다 철저한 보안을 위해 AI가 해킹할 수 없는 기술을 확보하고자 노력했고 그 끝에 다다른 것이 바로 생체 보안이다. 트레일러를 살펴보면 어떤 한 인물을 심문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인셉션처럼 사람의 정신에 들어가 기억하는 정보를 탈취하는 방식이 아닐까 추측된다.


추상적이고 창의적인 강탈을 진행하면서 플레이어는 총기 및 잠입 액션을 경험하게 된다. 이에 사이먼은 게임 플레이에서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페이데이 2에서 실패했다고 느꼈던 잠입 액션 설계 때문이다.

가령, 페이데이 2는 한 번 알람이 울리면 게임이 끝날 때까지 웨이브 형태로 몰려드는 경찰을 저지하고 다시 강탈하는 행위를 반복해야만 한다. 이 같은 루프를 탈피하고자 덴 오브 울브즈는 GTFO처럼 다시 상황을 통제할 수 있게 개발 중이다.

4인 협동 게임으로서 꼭 필요한 협동에 대한 방법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언급됐다. 무작위 플레이어와 협동 게임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제대로 된 협력을 얻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알 것이다. 각자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하이스트 게임처럼 공략 방식이 다양하다면 그만큼 혼돈과 파괴 속으로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덴 오브 울브즈의 목표는 무작위 플레이어들과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방식이 설계됐는데 바로 작전 타임이다. 사이먼은 페이데이에서 "무엇을 할지 지금부터 결정하자"라는 말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했다. 문 앞으로 가자고 했는데 이미 누군가는 문 뒤에 있고 다른 누군가는 전혀 다른 문으로 가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작전에 돌입하기 전에 먼저 계획을 세워야 하며, 이후에는 플레이어들이 계획을 실행하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전했다. 올바른 시점에 게임 루프 내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일종의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처음 만난 플레이어라 할지라도 서로 협력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현재 덴 오브 울브즈는 한창 개발 중인 게임이므로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다만, 공개 시점이 가까워지면 정식 출시에 앞서 스팀 앞서 해보기를 진행할 예정이며, 콘솔 버전도 계획 중이다.

또한, 사이먼은 "GTFO와 달리 덴 오브 울브즈는 DLC로 게임 속 세계를 확장해나갈 예정"이며, "페이 투 윈과 가챠 상품을 지양하는 선에서 스킨 등의 소액결제 요소를 계획 중"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