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다. 동점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상황. 폭풍은 한번 숨을 가다듬어야 했고 제왕은 다전제의 판짜기를 시작했다. 물러설 수 없는 5세트 대결에서 웃은 것은 정종현이었다.

심해도시에서 시작된 5세트, 정종현의 카드는 이번에도 화염차였다. 이승현의 대응책은 3부화장 저글링 빌드. 선봉으로 나선 화염차를 향해 저글링이 양쪽 방향에서 덮쳐왔다. 일단 일부 화염차가 정리되며 정종현은 다음 수를 준비한다.

이어진 카드는 은폐 밴시, 은신 감지 수단을 준비하지 못한 저그의 본진을 밴시가 두드리고, 동시에 앞마당으로 화염차가 뛰어들었다. 적당한 성과를 올린 뒤에 정종현은 화염차와 밴시를 계속 번갈아 움직이며 상대를 흔들었다. 그리고 한순간에 지옥불 조기점화기가 업그레이드 된 화염차가 앞마당에 난입한다. 저그 병력이 나오려 할 때마다 화염차와 밴시가 끊어먹기에 나섰다.

이승현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감염충을 주력으로 진균번식을 이용해 화염차와 밴시를 꾸준히 줄였다. 테란 앞마당에 지어지던 병영을 저글링으로 부수고 일벌레와 확장을 계속 늘려나갔다. 서로 견제 병력과 주력 병력간에 끊임없이 교전을 주고받는, 치열한 대치전이 이루어졌다.

정종현의 대규모 메카닉이 전진배치한 사이, 다시 이승현의 저글링이 뛰기 시작했다. 테란의 앞마당 쪽 기지 공성전차를 줄여주고, 다른 쪽으로는 확장을 견제하는 동시에 또 다른 확장으로 감염충 테러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곧 정종현의 타이밍이기도 했다. 업그레이드가 충실하게 이루어진 테란의 강력한 메카닉 부대가 진군을 시작했다. 그것은 테란의 마지막 타이밍이기도 했다.

울트라가 몇 마리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저그 병력이 일순간 막강한 화력에 녹아버린다. 그리고 이승현은 시간 끌기에 들어간다. 뚫으면 정종현이, 어떻게든 막으면 이승현이 이기는 상황. 그러나 한데 뭉친 메카닉 화력을 막아낼 저그의 병력이 모일 시간은 마련되지 않았다.

결국 메카닉 대부대가 저그 본진에 입성, 묵직한 타이밍 러시에 승부를 건 정종현이 승리를 거두며 3연승으로 역전에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