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와 건설 시뮬레이션의 조합. 캐릭터와 도시를 함께 성장시킨다는 컨셉은 대개 소셜 게임에서 익히 접해온 모습이지만 MMORPG와 만난다고 하니 선뜻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만큼 낯선 느낌이면서 동시에 독특한 시도라는 의미일 것이다.

"모든 유저가 왕이 된다"는 슬로건을 내건 왕국건설 RPG '킹즈 온라인'은 2009년 초 즈음부터 기획을 시작해 2013년 중순, 지금의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4년이 조금 넘는 시간을 달려왔다. 독창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생소하기도 한 이 아이디어는 이제 어느 정도 차림을 갖추고 대중 앞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킹즈 온라인이 공개됐던 첫 인터뷰에서 개발팀은 '보다 쉽고 간단한 플레이 방식'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사냥과 캐릭터 성장, 파밍이라는 RPG 요소에 도시 건설, 국민 유입, 세율 조정과 같은 디테일한 국가 사업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그동안 킹즈 온라인은 컨셉 아트와 캐릭터 스크린샷, 플레이 영상까지 공개된 바 있지만, 아직까지 전반적인 게임 시스템을 풀어서 이야기한 적은 없다. 그래서 FGT를 앞둔 지금, 조금은 특별하게 생긴 이 게임의 굵직한 시스템을 소개하고자 한다.


■ '성'에서 시작해 다시 '성'을 바라보는 게임

킹즈 온라인의 양대 축 중 하나는 성을 건설하고 관리하는 콘텐츠다. 모든 유저들은 시작과 동시에 몇 가지 기초적인 퀘스트를 통해 인스턴스 공간에 마련된 조그마한 성을 얻을 수 있다. 황량하기 그지없는 성에서 자원과 아이템을 생산하고 더 많은 주민을 유입시켜 성을 키워나가는 것이 주된 목표다.

성을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NPC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왕'으로서의 성향을 결정할 수 있다. 이를테면 세율을 높이면 폭군의 성향에 가까워지고, 세율을 낮추면 성군의 이미지가 강해지는 식이다. 내정 활동으로 만들어진 군주의 성향은 각각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저 개인성향에 맞춰 선택해나갈 수 있다.

'왕(유저)'은 때때로 필드를 돌아다니며 직접 사냥을 하게 되며, 이것이 킹즈 온라인의 RPG 콘텐츠가 된다. 사냥을 통해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고 보다 좋은 아이템을 얻어 강력하고 화려하게 꾸밀 수 있다. 캐릭터가 강하면 당연히 더 고급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데다가, 자신이 공들여 지은 성을 지키거나 상대방의 성을 공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왼쪽 지도에서는 상호교류를, 오른쪽 지도에서는 정복의 꿈을!



■ MMORPG와 시뮬레이션, 밸런스는 어떻게?

복합장르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은 단연 '밸런스'다. 두 가지 이상의 장르를 결합한 게임의 경우 양쪽 장르를 선호하는 유저들을 모두 끌어모을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반대로 어느 한 쪽에만 집중하는 플레이어가 많아져 밸런스를 망가뜨릴 위험도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킹즈 온라인에서는 양쪽 콘텐츠를 서로 교차시킴으로써 밸런스를 조절했다. 캐릭터 레벨(PC)과 성의 레벨(IC)에 따른 상호 간의 이점을 제공함으로써 두 콘텐츠를 함께 즐기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성 레벨을 일정 이상 올리다보면 반드시 필드 사냥으로만 구할 수 있는 자원 아이템을 필요로 하는 순간이 온다. 해당 지역을 사냥하기에 적절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캐릭터를 함께 성장시켜둬야 하는 것. 반대로, 성 레벨이 높으면 캐릭터는 더 많은 스킬 슬롯을 사용할 수 있고, 성에서 벌어들인 수입을 통해 보다 풍족하게 캐릭터를 키울 수도 있다.

양쪽 콘텐츠는 서로 엮여있긴 하지만 강제성이 높지는 않다. 필드 사냥으로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라도 거래를 통해 확보할 수 있으며, 스킬 슬롯이 적거나 자금력이 부족해도 캐릭터를 키우는데 큰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는 여지는 열어두되, 두 가지 콘텐츠를 병행하는 편이 보다 유리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교차 플레이를 유도한다는 것이 개발팀의 설명이다.

건설과 내정을 통해 성을 확장해나가는 콘텐츠와


필드와 던전 플레이 등 RPG 콘텐츠를 적절히 병행해야 한다



■ 복잡해보이는 구조, 카드 시스템으로 풀었다

최근 다양한 TCG가 한바탕 물결을 타면서 '카드'라는 개념은 게임에서 매우 익숙한 요소가 됐다. MMORPG와 시뮬레이션을 결합함으로써 파생된 여러 콘텐츠들로 언뜻 복잡해보일 수도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지만, 킹즈 온라인에서는 카드 시스템을 채택해 쉬운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꾸몄다.

킹즈 온라인에서 카드는 스킬카드, 내정카드, 신하카드로 나뉜다. 이 중 스킬카드는 MMORPG 콘텐츠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내정카드는 시뮬레이션 플레이에 사용된다. 신하카드는 양쪽 콘텐츠에 모두 활용되는데, 보통은 공성/수성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되며 NPC 동료로 데리고 다니면서 함께 사냥을 할 수도 있다.

다양한 카드를 활용해 게임을 한결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 '더 좋은 스킬카드'를 찾아서, MMORPG 콘텐츠

캐릭터의 스킬슬롯에 카드를 직접 장착하면 해당 스킬을 사용할 수 있으며, 통상적인 RPG와 마찬가지로 액티브 스킬과 패시브 스킬로 구분된다.

스킬카드의 성능은 캐릭터의 레벨(PC)이 올라감에 따라 함께 높아진다. 단, 같은 스킬카드라도 등급이 나눠져있어 같은 레벨에서 서로 다른 성능을 발휘한다. 즉, 현재 레벨에서 성능이 더 좋은(등급이 높은) 카드를 모으는 것도 하나의 목표가 될 수 있다. 카드 등급은 현재 S, A, B, C로 구분되어 있으며, 추후 별 표시와 같이 다른 등급 표시 방식으로 바꿀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개발자의 설명이다.

성장한 캐릭터는 공성/수성전에서 친위대를 이끌고 기동대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도시 발전에 필요한 자원 아이템을 직접 구하러 다닐 수도 있다.

카드북에 있는 스킬카드를 꺼내 퀵슬롯에 장착하면 된다


각 카드는 등급별로 다른 성능을 갖는다
더 높은 성능의 카드를 찾아나서자!



■ 소셜 게임 느낌, 건설 시뮬레이션 콘텐츠

킹즈 온라인의 또다른 한 축, 시뮬레이션은 건물 건설과 자원 수확을 토대로 하는 방식이다. 웹이나 모바일 기반의 소셜 게임에서 접하던 익숙한 형태.

각종 생산시설이나 성벽을 비롯한 군사시설, 정원수와 장식물 등 다양한 오브젝트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게 함으로써 도시를 꾸미고 발전시켜나가는 시뮬레이션의 재미 요소를 타겟으로 했다. 특히 성벽의 경우, 본래 정형화된 형태로 고정되어 있었지만 이번 FGT를 맞아 유저가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도시 스테이터스 중 시뮬레이션 요소에 관여하는 것은 '주민 만족도'와 '행동력'. 주민 만족도를 높이면 자기 도시의 생산력이 상승하며, 행동력을 소모해 소셜 게임에서처럼 주변 도시의 생산활동을 도와줄 수 있다.

자원은 화폐로 사용되는 금괴, 나무 및 식량과 같은 기초자원부터 시작해 1차가공, 2차가공, 군사용 자원 등 다양하게 세분화된다. 금괴는 RPG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금화와 1 : 1,000 비율로 상호 교환이 가능하다. 금괴는 기본적으로 도시와 도시 간 거래에 사용되며, 건물 건설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자원이다.

자원생산, 내정관리! 아직은 초라하지만 언젠가는...
우측 상단의 정치력, 주민만족도, 행동력 포인트가 중요한 지표


국고에는 기초자원부터 가공자원, 군사물자가 세분화되어 저장된다


국고 안의 금괴와 캐릭터 인벤토리의 금화는 상호교환이 가능



■ 공성/수성, 신하 카드를 이용해 큰 규모도 간단하게

도시와 도시, 즉 유저와 유저 사이에 늘 친목적인 행동만 오갈 수는 없는 법. 갈등과 분쟁의 극대화는 서로의 도시를 공격하고 이를 막아내는 전쟁으로 나타나게 된다. 도시 스테이터스 중 '정치력' 포인트를 소모해 외교 및 군사활동을 수행할 수 있으며, 정치력 포인트는 내정 활동을 수행해 얻을 수 있다.

대규모 전쟁 역시 카드 시스템을 통해 구현된다. '신하카드'로 분류되는 카드들은 '휘하 장수'의 개념으로, 공격부대와 방어부대 슬롯에 신하카드를 장착하고 지휘할 부대의 병종을 지정해 적절한 포지션에 배치함으로써 공성/수성에 참전시킬 수 있다. 전투에 배치된 신하들의 부대는 지정된 전략전술에 따라 AI로 움직이게 되며, 플레이어는 본인의 캐릭터와 친위부대만 컨트롤하면 된다.

공성 측은 상대방의 성문을 파괴, 수성 측은 공격 측의 진지를 파괴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또한, 적 총대장(플레이어)을 쓰러뜨리거나 적군을 전멸시켜도 승리 판정을 받게 된다. 공성 측이 이길 경우 나무, 광석과 같은 기초자원 일부를 빼앗아올 수 있으며, 상대방과 레벨 차이가 많이 날수록 자원 탈취량은 적어진다.

수비에 실패했을 때 보유한 자원이 없다면 금괴를 빼앗기게 되며, 금괴도 없다면 성 내구도가 약간 깎이는 등의 페널티를 받게 된다.

다른 유저가 침략해 오면 이처럼 알림이 뜬다
직접 전투, 정전협상, 또는 위임전투를 선택할 수 있다


공/수성 탭에 신하카드를 미리 배치해 함께 전투에 임할 수 있다



■ 후반부 콘텐츠, 필드 위 성을 차지하라

몇 개의 스팟(Spot)으로 나눠진 월드맵은 후반부 콘텐츠를 위한 전장이다. 특정 스팟을 점령해 인스턴스 공간 안에 있던 자신의 성을 필드 위에 공개하면 이전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난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해당 지역의 생산품을 독점하고 지역 내에 출몰하는 유니크 몬스터를 사냥할 기회도 얻게 된다. 한정된 지역을 소유한만큼 수많은 공격에 노출되지만 추가적인 전투 보너스가 주어지기 때문에 보다 유리하게 싸움을 끌어갈 수 있게 된다.

인스턴스 공간 안에서 성을 관리하고 적당한 수준의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라이트한 콘텐츠라면, 월드맵 상 스팟에 뛰어드는 것은 보다 풍족한 자원과 특혜, 그리고 수많은 싸움에 직면해야하는 하드코어 콘텐츠인 셈이다.

AI로 이루어지는 대규모 전투 속에서 친위부대만 컨트롤하면 된다


공격측 진지 또는 수비측 성문이 파괴되면 전투는 종료된다


오는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의 FGT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는 '킹즈 온라인'. 첫 FGT를 앞둔 분주한 시점에 개발사인 로지웍스를 찾아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대담에는 킹즈온라인 개발팀 이은준 디렉터와 유상연 팀장, 그리고 사업부의 전병주 과장이 참석했다.

첫 테스트 진행을 축하드립니다. 지스타2012 직전에 진행했던 인터뷰 이후 6~7개월 정도 지났는데, 이후 어느 부분이 달라졌나요?

눈에 띄는 것으로는 우선 성(도시)의 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커다란 사각형의 성을 6개의 구역으로 나눈 정형화된 형태였는데요. 이번에는 여러 지형을 적용해 보다 다양한 모습이 나올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성벽을 유저가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성 전체에도 개성을 표현할 수 있게 한 겁니다.

또한, 테스트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거래 기능 및 상점과 같은 기반 작업도 마쳤고요. 각 캐릭터별로 제공되는 스킬이 6개 정도에서 17개로 대폭 늘었습니다. 스킬카드의 이미지도 보다 직관적이고 화려하게 느껴지도록 디자인을 다시 했습니다. 척 봐도 어떤 스킬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하고, 수집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도록 말이죠.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4일간 FGT를 진행하시는데요. 가장 집중적으로 점검하려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시뮬레이션과 MMORPG를 조합한 '구성' 자체를 유저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조합이고, 첫 공개이니만큼 타격감이라든가 하는 세부적인 요소보다는 '이 게임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느냐'하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세부적으로는 공성전 콘텐츠의 느낌이 어떤지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주셨으면 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한 셈입니다. 첫 테스트를 시작하고나면 대개 다음 일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데요. 향후 일정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6월 말에서 7월 초 즈음에 CBT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FGT 시점에 CBT를 하려고 했었는데요. 아무래도 본격적으로 게임을 공개하기 전에 보다 집중적이고 디테일한 피드백을 받아봐야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FGT 쪽으로 방향을 돌리게 됐습니다.

현재 갖춰진 게임 볼륨은 CBT를 염두에 두고 맞춘 수준이고요. 올해 안에 OBT까지 진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5월 중순 쯤에 스팀 그린라이트에도 등록해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