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오브탱크 코리안 리그의 첫 챔피언은 DRAKI-헤츨링의 반란 팀이 차지했다.


6월 29일, 영등포의 타임스퀘어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WTKL 오픈시즌 결승전은 DRAKI클랜 내전으로 이루어졌다. 북미 서버에서 시작하여 숱한 전투를 거쳐온 백전노장의 DRAKI(이하 드라키) 팀. 그리고 DRAKI클랜 내에서도 경험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DRAKI-헤츨링의 반란(이하 헤츨링) 팀이 맞붙게 되었다.


DRAKI-헤츨링의 반란 팀은 예선전 1위로 본선에 진출하는 등 좋은 성과를 내면서도, 우승 후보로 꼽힐 만큼 큰 주목을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만나는 팀을 무서운 기세로 격파하며 결승에 진출해 형제 팀인 드라키와 결승에서 만나게 된 것.


관록의 드라키와 패기의 헤츨링의 대결은 코인 토스를 통한 맵 우선권 선정으로 시작되었다.




◆ 1경기 - 프로호로프카 : DRAKI-헤츨링의 반란 승


심판이 던진 동전은 뒷면, 1세트 선정권은 헤츨링 팀이 가져갔다. 놀랍게도 헤츨링 팀은 결승전 1세트의 무대로 프로호로프카 남쪽을 선택했다. 자주포를 활용한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헤츨링 팀이 개활지 위주의 전장인 프로호로프카를 선택하며 초반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예고한 것.


헤츨링의 반란 팀은 예상대로 이븐폴 선수가 7티어 자주포 155 51을 선택하고 T69 1대, AMX 13 90으로 구성하며 정찰에 힘을 실었다. 반면 드라키 팀은 2티어 T2를 두 대 선택하고 6티어 자주포인 155 50을 가져간다. T69와 AMX 13 90로 이루어진 조합은 같았지만 자주포에 투자한 티어의 차이가 있었던 셈.


시작 직후, 빠르게 철도를 끼고 중앙 지역에서 조우한 양 팀의 경전차 부대. 헤츨링 팀의 이븐폴 선수가 드라키 팀의 T2를 잡아내는데 성공한다. 이와 동시에 헤츨링 팀의 경전차들은 3시 방향의 진격로로 경로를 수정한다. 끊임없는 정찰과 자주포의 지원사격이 이어지며 13 90 1대를 잡아낸 가운데 헤츨링 팀이 드라키 팀의 155 50 자주포를 먼저 잡아내는데 성공. 경기의 흐름은 천천히 헤츨링 팀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전력의 핵심이었던 자주포를 잃은 드라키 팀은 개활지의 경전차를 지원해 줄 수 없었고, 헤츨링 팀의 자주포에 의해 서서히 체력을 잃을 뿐이었다. 1경기는 헤츨링 팀이 먼저 스코어를 가져갔다.







◆ 2경기 - 비행장 : DRAKI-헤츨링의 반란 승


2경기는 비행장. 드라키 팀이 동쪽 진영을, 헤츨링 팀이 서쪽 진영을 가져간다. 드라키 팀은 중전차인 AMX 50 100 2대와 함께 6티어 자주포인 155 50을, 헤츨링 팀은 T69 3대와 함께 7티어 자주포 155 51을 선택했다.


일반적으로 라인이 형성되는 중앙 지역을 지나 북서쪽으로 진격해 헤츨링 팀을 강하게 압박하는 드라키 팀. 반면 헤츨링 팀은 남쪽 진영으로 병력을 전진시키며 '기지 바꾸기'양상으로 넘어간다. 한 발 앞서 점령을 시도한 헤츨링 팀은 드라키 팀의 T2를 잡아내며 시야를 함께 봉쇄했고, 주력 병력이 서쪽으로 모두 이동해 버린 드라키 팀은 자주포가 생존해 있었음에도 정찰이 불가능해 헤츨링의 점령을 막아낼 수 없었다. 신속한 점령승으로 헤츨링 팀이 2:0으로 앞서간다.







◆ 3경기 - 힘멜스도르프 : DRAKI 승


3경기는 드라키 팀과 헤츨링 팀 모두 불패의 기록을 자랑하던 힘멜스도르프에서 펼쳐진다. 양 팀 모두 AMX 50 100 2대, IS-3 2대, T69 1대로 동일한 전차 조합을 선택했다.


드라키 팀은 시작과 동시에 서쪽 철로를 따라 진격하며 방어 진형이 미처 갖추어지지 않은 헤츨링 팀의 라인을 급습한다. 헤츨링 팀의 IS-3가 전선에 참여하지 못한 상태에서 큰 피해를 입어 휘청이고, 체력적인 우위에 선 드라키는 헤츨링 팀의 IS-3를 50 100이 상대하고 50 100은 IS-3로 버텨내는 방식으로 완전하게 무너뜨렸다.


드라키 팀은 1:2로 역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한다.







◆ 4경기 - 광산 : DRAKI-헤츨링의 반란 승


광산에서 펼쳐진 4경기는 드라키에서 북쪽 진영을 가져가며 T69 2대와 T-50-2, 스트룸팬저와 바이슨의 2자주포 조합을 선택했다. 바이슨 한 대만을 선택한 채 T69 3대를 가져간 헤츨링 팀은 T-50-2와 2대의 자주포에 맞서 중앙 언덕과 서쪽 섬에서 넘어오는 적을 경계한다.


북서쪽 풀숲에 몸을 숨기고 있던 드라키 팀의 바이슨이 서쪽 섬으로 올라온 헤츨링 팀의 WZ-131에게 격파되며 큰 전력 손실을 떠안게 된 것을 시작으로, 동쪽의 시가지에서 T-50-2가 파괴되며 전황은 헤츨링 팀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드라키의 13 90이 헤츨링 팀의 기지를 기습해 자주포를 파괴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미 전차의 숫자는 1:4로 드라키 팀이 불리한 상황. 홀로 남은 드라키 팀의 13 90은 헤츨링 팀의 전차를 2대나 격파하며 고군분투 했지만 전황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헤츨링 팀이 3:1로 매치포인트를 달성했다.




◆ 5경기 - 수도원 : 무승부


드라키 팀이 선택한 5경기 전장은 수도원. 헤츨링의 반란 팀이 2티어 자주포 바이슨을 선택하고 T69 3대, T71를 가져간다. 반면 드라키 팀은 남쪽 진영에서 출발, 3티어 자주포인 스트룸팬저를 선택하고 50 100 2대와 T-50-2를 가져갔다.


기지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은 중앙 시가지와 남서쪽 진입로에서 헤츨링 팀과 동쪽으로 T-50-2를 보내 정찰하면서 북서쪽 지역에 50 100을 배치한 드라키 팀. T-50-2로 동쪽에 병력이 없음을 확인한 드라키 팀은 50 100과 T69로 이루어진 주력 병력을 서쪽 진격로로 밀어붙인다. 헤츨링 팀의 T-69는 드라키의 50 100을 막아내는데 역부족이었지만, 그 틈에 드라키 팀의 기지를 점령하며 50 100을 물러나게 하는데 성공했다.


드라키 팀의 50 100과 T69가 방어를 위해 복귀하는 것을 눈치챈 헤츨링 팀은 빠르게 병력을 후퇴시키며 병력을 보존시키고, 서로의 병력이 점령 기회를 노리며 맵의 북쪽과 남쪽을 오가는 가운데 전투 시간이 종료되어 양 팀은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 6경기 - 수도원 : DRAKI-헤츨링의 반란 승


5경기와 동일하게 T69 3대와 바이슨을 가져가는 헤츨링 팀에 맞서 50 100 2대와 T-50-2, 스트룸팬저를 가져간 드라키 팀은 시작과 동시에 중앙의 시가지로 50 100을 비롯한 주력 병력을 전진시켰지만 헤츨링 팀의 정찰전차를 발견하지 못하고 북서쪽에서 방어진형을 구축한다. T69와 13 90으로 구성된 헤츨링 팀의 주력 전차는 과감하게 드라키의 방어라인 돌파를 시도하지만 드라키 팀의 50 100과의 화력 싸움에서 한계에 부딪혔다.


드라키는 헤츨링의 자주포 지원에 적잖은 체력 손실을 입었지만 마찬가지로 헤츨링 팀의 T69 또한 상당한 피해를 입은 상태. 헤츨링의 T71이 꾸준하게 기지 점령을 노리며 드라키의 T69를 꾀어냈고 드라키의 50 100 2대는 남진하여 헤츨링의 자주포를 잡아내는 등 활약했지만, 마지막 남은 드라키의 50 100을 헤츨링의 T69가 잡아내는데 성공하면서 DRAKI-헤츨링의 반란 팀은 WTKL 오픈시즌 챔피언의 자리에 등극했다.














WTKL 오픈시즌 우승팀 DRAKI-헤츨링의 반란 인터뷰




▲ 송호성 EvenFall(왼쪽), 오성훈 HiNero(오른쪽)


WTKL 초대 우승팀이 되셨습니다. 소감을 듣지 않을 수 없는데요.

송호성 : 우승을 하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이렇게 큰 무대에서 우승을 해 봤다는 거 자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내일부터는 다시 또 다음 시즌을 위해서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웃음)


오성훈 : 팀장인 송호성 선수의 지도력 덕분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연습을 통해 더 좋은 경기 보여 드리겠습니다.



우승을 확신하게 된 순간은 언제였나요?

송호성 : 사실, 마지막 세트 마지막 한 대의 전차가 남을 때까지 "우리가 이겼다!"고 자만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아군의 T69와 적의 AMX 50 100이 서로 클립탄이 빈 채로 헤드온이 걸린 순간, 이겼다고 확신이 왔습니다. T69의 장전이 AMX 50 100보다 무조건 빠르니까요.


오성훈 : 마지막에 그 적 전차를 파괴한 게 저였습니다. 사실 상대랑 포격을 주고 받던 중에 체력을 많이 잃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적의 탄이 비어 재장전이 걸린 게 정말 천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의 탄창이 비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느꼈던 기분을 표현해주신다면?

오성훈 : 서로 간에 내구도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 상대 전차와 충각을 했다면 정말 위험했을 상황이었습니다. 제로 적 전차가 충각을 시도하러 달려오던 상황이라, 상대의 충각에 파괴되었으면 위험했을 거 같아요. 그때 상대의 충각을 피하라는 오더가 있었고, 오더대로 최대한 시간을 끌어서 먼저 장전을 성공, 마지막 전차를 파괴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헤츨링의 반란 팀은 방어적인 진행을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이번 결승전은 대단히 저돌적으로 경기를 진행하셔서 놀랐습니다.

송호성 : 저희가 이번 WTKL에 출전하면서 저돌적인 경기를 모토로 잡았습니다.

물론, 상대가 단단히 방어를 한다면 굳이 그 방패에 부딪히러 갈 필요는 없겠지만, 상대가 창을 들고 나온다면, 더욱 강한 창으로 상대해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무려 7천만원의 상금을 얻으셨습니다. 상금은 어떻게 쓰실 생각이신가요?

송호성 : 저희 팀의 팀원들 나이가 아주 어리진 않지만, 평균적인 월탱 유저분들에 비해서는 나이가 어린 편입이다. 특히 팀원들 중에서 지방에 살고 있는 친구들의 경우, 매주 서울에 경기하러 올라오는 차비가 만만치 않았어요. 동생들 차비부터 먼저 챙겨주고, 남는 상금은 주전이었거나 후보였거나 관계없이 모두 똑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3번째 세트 힘멜스도르프에서 DRAKI팀에게 7:0 퍼펙트 스코어로 패배했습니다. 당시 기분은 어땠나요?

송호성 : 앞서 2세트를 따놓았던 상황이라 스코어 상 유리해서 조금 편하게 진행했던 경기는 맞습니다. 만, 주 화력인 AMX 50 100를 맺집 역할인 IS-3보다 먼저 잃어서는 안 되었는데, 제 오더 미스로 인해서 주 화력인 AMX 50 100을 먼저 잃었던 게 컸고, 이후 전면전에서 밀렸습니다. 오더의 미스로 인해서 졌음에도 기세가 꺾이지 않고 훌륭하게 싸워준 팀원들에게 감사합니다.



세계 출전권을 얻으셨습니다. 이후 세계 대회에서의 예상 목표와 각오는 어떻게 되시나요?

송호성 : 세계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그에 대해 자신감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해 교만이 되지 않도록 아무리 약한 팀이라도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그렇게 열심히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팀 내에서 이번 결승전의 MVP는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송호성 : 평소보다 다들 실수를 너무 많이 했습니다. (웃음) 지금까지 해 온 경기들에 비해서 개개인이 훨씬 못했어요. 하지만 팀으로서 개인의 실수를 서로서로 완벽하게 보완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팀이 MVP라고 생각합니다.



결승전이 DRAKI 클랜 내전이었는데, 주위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송호성 : 당사자들 제외하고선, 클랜의 모두는 축제분위기였습니다. "누가 이겨도 이기는 편 우리 편"이러면서 좋아하시는데, 당사자들은 죽을 맛이죠.(웃음). 이번 결승에서 붙게 된 DRAKI 팀이 사실상 가장 많은 연습을 해왔던 상대였는데, 결승상대로 결정된 순간 연습상대가 사라져서 난감했습니다.

우리를 결승까지 키워준 상대를 이제는 이겨야 하는 무대였으니까요.



러시아의 RED를 제외하고 생각하고 있는 해외의 적수가 있다면? 국내의 라이벌은 누구라고 생각하시는지?

송호성 : 유럽팀들의 강세가 크다고 봅니다. 그리고, 정작 세계최강이라 불리는 THE RED의 무서움은, 그 한팀만이 강해서가 아닙니다. 러시아 쪽은 특히 팀들간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가 된 팀이라, 전체 지역의 상위권 팀 모두를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결승 상대였던 DRAKI 팀, 그리고 본선에서 형제팀과 머니팀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아, 15주년 기념 토너먼트 때 우리 팀을 이긴 독사 살모사 팀도 있겠네요. 그 이외에는 솔직히, 모든 팀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성훈 : 팀장을 믿고 팀원이 열심히 하면 누구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지켜봐 주신 분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송호성 : 결승전을 포함, WTKL을 통해서 월드오브탱크가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란 것을 충분히 보여 드린 것 같습니다. 월드오브탱크를 즐기시는 분들은 흔히 공방에서의 15:15 전투가 더 재밌다고 하시는데, 7:7의 토너먼트 전투도 그에 못지않은 재미를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 주변 분들에게 팀을 꾸려서 대회를 한 번 경험해보셨으면 합니다. 마음 맞는 팀원들과 펼치는 차원이 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오성훈 : 최근, 월드오브탱크에서 전차전문가라는 제도를 운영하면서, 초보자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초보자분들의 경우에는 게임 내 전차전문가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시면, 초반의 어려움을 쉽게 넘어 진정한 월드오브탱크의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남기실 말이 있다면요?

송호성 : 오픈시즌 우승을 하긴 했지만, 시즌1/2까지 길게 보고 만든 팀입니다. 그랜드파이널까지 멋진 모습 보여 드릴 테니, 앞으로도 저희 팀, 그리고 드라키 클랜에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얼마 있으면 시작할 클랜전에서도 여러분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 드리는 드라키 클랜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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