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이 됩니다. 2년 만에 찾아온 블리즈컨이 어느새 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는 11월 8, 9일(현지시각 기준) 양일간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일곱 번째 블리즈컨은 작년 한 해의 재충전을 한껏 뽐낼 준비를 마쳤습니다.

짤막한 그간의 기자 생활 동안 몇 차례 게임쇼 취재를 다녀왔습니다만, 블리즈컨 출장을 앞둔 지금 여타 게임쇼들과는 조금 다른 의미의 긴장감이 다가옵니다. 일단 일정부터가 다른 게임쇼의 반토막이라고 할 수 있는 2일입니다. 게다가 블리자드의 게임들은 팬이든 안티든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편이죠. 타이트한 일정에 높은 관심도, 요즘 매일밤 다리와 발을 꼼꼼히 주무르고 있는 이유입니다.

올해 블리자드의 각 타이틀에 관한 인터뷰나 뉴스들을 살피다보면 블리즈컨을 언급하는 답변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요. 한 해를 건너뛰고 준비하는 행사이니만큼 블리자드 측 관계자들도, 방문 예정인 팬들도 한껏 들떠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번 블리즈컨은 2012년, 2013년에 걸쳐 선보였던 타이틀과 향후 출시 계획은 물론 미술, 동영상, 의상 등 유저 참여를 겨냥한 각종 경연대회들로 빼곡합니다.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 펼쳐질 블리자드 스케일. 이 글을 통해 간략하게나마 짚어보려고 합니다.



■ 한 가닥 하는 친구들이 일렬 횡대로, 블리즈컨 행사장


행사 장소가 낯설지 않은 만큼, 메인 홀의 구조 역시 익숙한 분이 많을 겁니다. 블리즈컨2013의 행사장은 총 4개의 무대로 나뉘어지는데요. 각 스테이지마다 핵심 테마가 될 타이틀을 배정해놓았습니다. 매번 그래왔듯이, 이번 블리즈컨 역시 쟁쟁한 친구들이 나란히 등장합니다.

A무대에서는 토론이나 발표 세션이 주로 잡혀있는데요. 각 타이틀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오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행사장 반대편 끝에 위치한 메인 스테이지 D무대와 가장 밀접하게 연계되는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D무대를 통해 이번 블리즈컨2013에서 선보일 게임들의 개요와 새로운 시각 정보 등을 제공한다면, 멀찍이 떨어진 A무대에서 보다 깊이 있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1일차인 8일(현지시각) 오후 A와 D무대에서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경연대회들이 열릴 예정이며, A무대 쪽 우측에 블리즈컨 스토어가 마련되어있어 게임 외의 볼거리도 풍성할 겁니다.

사이에 위치한 두 개의 무대에서는 이틀 내내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연출될 듯합니다. 먼저 B무대에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 아레나 글로벌 인비테이셔널과 '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이하 하스스톤)의 전시회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C무대는 '스타크래프트2' WCS 글로벌 파이널 경기 일정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는데요. 1일차에 16강과 8강 경기, 2일차에 준결승과 결승 경기를 연달아 치를 계획이기 때문에 e스포츠 팬들의 발길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블리즈컨2013 행사장 지도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 성전사와 함께 하는 새로운 성역 탐험,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


관련 세션

-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 소개 동영상 (한국시간 9일 05:00 ~ 06:00, A무대)
-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 미리보기 (한국시간 9일 08:30 ~ 09:30, D무대)
- 디아블로3 이야기와 Q&A (9일 10:00 ~ 11:00, A무대)
- 디아블로3: 게임 플레이 시스템과 성전사 (10일 04:15 ~ 05:15, A무대)
- 디아블로3 공개 Q&A (10일 08:15 ~ 09:15, A무대)

[관련기사] 신규직업 성전사 등장...디아블로3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 공개!
[관련기사] "성전사는 중무장한 하이브리드 클래스" 디아블로3 확장팩 디렉터 인터뷰

※ 이하 각 세션에 표시된 시간은 모두 한국 표준시 기준(새벽~오전)입니다


디아블로3의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Reaper of Souls)'가 지난 8월 게임스컴2013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개인적으로 당시 가장 관심이 갔던 것은 신규 클래스인 성전사(Crusader)였습니다.

그밖에도 새로운 NPC인 점술가 등장, 최고레벨 상향과 정복자 스탯 포인트 도입, 새로운 플레이 모드인 '기회의 사냥터'와 '네팔렘의 시험' 등이 언급됐습니다. 또한, 확장팩의 무대가 될 새로운 액트에서는 지혜의 대천사였던 말티엘이 최종 보스로 등장할 예정입니다.

게임스컴 당시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총괄 디렉터 조슈아 모스키에라는 블리즈컨에서 보다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조만간 확장팩 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 바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번 블리즈컨에서 테스트 일정이 공개될 가능성도 높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한 가지 더, 지난 9월 출시된 디아블로3 콘솔 버전에 관해서도 추가적인 소식이 나올 예정입니다. 현재 공개된 일정으로는 2일차 A무대에 계획되어있는 '디아블로3 공개 Q&A'가 있습니다. 해당 세션에서 PC 버전과 콘솔 버전 모두를 아우르는 질의응답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아블로3에 대한 관심도는 다소 안정적일 것으로 분석됩니다. 사전에 공개된 정보들도 많고, 무엇보다도 어떤 내용이 공개될지도 대략 가닥이 잡힌 상황이기 때문이죠. 상당히 뚜렷한 호불호를 만들었던 타이틀인만큼, 이번 블리즈컨에서 선보일 관련 세션들에는 디아블로3에 애정을 갖고 있는 유저들이 찾아들 것으로 보입니다.

성역 정도는 브리핑 없어도 되죠? 탱 시작합니다





■ 2000년대의 영광을 간직한 WoW, 새로운 운명의 기로에 서다


관련 세션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앞으로의 이야기 (9일 05:30 ~ 07:00, D무대)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모험은 계속된다' Q&A 세션 (9일 07:30 ~ 08:30, A무대)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아트 (9일 08:45 ~ 09:45, A무대)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공격대 생중계 (10일 03:00 ~ 04:00, D무대)
- 워크래프트의 진화하는 사운드 (10일 03:00 ~ 04:00, A무대)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공격대, 게임플레이, 퀘스트 등 (10일 04:30 ~ 05:30, D무대)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모든 것 Q&A 세션 (10일 07:30 ~ 08:30, D무대)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아레나 글로벌 인비테이셔널 (9일 04:45 ~ 10일 10:30, B무대)

[관련기사] "난처한 고스트크롤러" WoW 5.4패치 개발자 영상인터뷰
[관련기사] WoW 새 확장팩, 블리즈컨 2013에서 공개될까?
[관련기사] 이번엔 진짜일까? "Warlords of Draenor", 블리자드 신규 상표 등록!


'WoW'의 새로운 확장팩도 이번 블리즈컨의 중요한 화두입니다. 지난 8월 인벤 방송을 통해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마르코 코글러는 오그리마 공성전을 '판다리아의 안개를 종결짓는 컨텐츠'라고 언급했는데요. 함께 배석했던 수석 시스템 디자이너인 '고스트 크롤러' 그렉 스트리트 역시 "블리즈컨에서 유저들이 놀랄만한 많은 것들이 준비되어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일단 주 무대와 토론 무대에서 진행할 예정인 WoW 관련 일정들의 제목(앞으로의 이야기, 모험은 계속된다)으로 미루어 보면 이번 블리즈컨에서 WoW의 새로운 이야기가 공개될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를 실어볼 만합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눈에 띄게 빛을 잃어가고 있는 WoW의 현 상황을 타개할 정답은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질' 확장팩이라고 여겨지니까요.

최근 WoW의 동접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소식이 종종 들려오기도 했고, 실제로 그 많던 WoW의 서버들이 대거 통폐합되고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지난 확장팩이 다소 호불호를 낳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에야말로 충성스러운 팬들을 만족시킬 스토리와 컨텐츠를 선보여야할 때가 아닐까 합니다.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면, 최근 MMORPG 신작들이 상당수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만큼 유저들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프로모션 전략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외면할 수 없을 텐데요. '부활의 두루마리'라든가 '친구초대 혜택' 등, 과거에 선보였던 것과 비슷한 맥락의 인게임 프로모션도 기대해볼 만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젠 그를 보내주려 합니다





■ 이젠 뭔가 좀 보여줄 때도 되지 않았니? '워크래프트 영화'




WoW 이야기가 나왔다면 함께 짚어봐야할 화제가 있죠. 바로 워크래프트 영화입니다. 처음 이야기가 나오던 것이 언제였던가요. 햇수로만 벌써 열 손가락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그 사이의 굵직한 내용이라면 제작을 총괄할 감독에 관한 소식들이 있습니다. 2009년 샘 레이미 감독이 합류한다고 밝혀졌다가 작년 7월 하차한다는 뉴스가 전해졌고, 이후 올해 초 즈음 메카폰은 던칸 존스 감독에게로 넘어갔습니다.

가장 최근 소식을 볼까요. 이달 초 즈음에 워크래프트 영화가 2015년 12월 18일로 개봉일정을 확정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간 몇 차례나 일정을 미룬 적이 있는만큼 '양치기 소년' 취급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죠.

자, 이제 그 답답함을 해소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이번 블리즈컨의 두 번째 날인 9일, 메인 무대에서 워크래프트 영화를 위한 1시간짜리 세션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에, 고작 1시간?' 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영화'죠. 스포일러를 피해 영화 한 편의 알짜배기 정보만 쏙쏙 전달해주기에 1시간이면 차고 넘치게 많은 시간입니다. '워크래프트 영상 시연'이라는 타이틀로 보아 영화제작 준비 현황 또는 스토리 티저나 트레일러 영상 정도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WoW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는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후 '일정이 미뤄졌다'는 소식만 들려오고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서는 거론되지 않았죠. 이번 블리즈컨에서 예정되어있는 세션은 아마도 굵직한 부담감을 안고 와야하지 않을까요. '이젠 뭔가 좀 보여줘야할 때'니까요.

이번엔 제대로 된 것 좀 보여주시길..


이 분 이야기 쓰실 건가요? 사연 많은 형입니다.. 잘 좀 부탁드려요



■ 어깨 넓은 친구들 사이에 선 스타2 e스포츠, WCS 글로벌 파이널


관련 세션

- 스타크래프트2 WCS 글로벌 파이널 (9일 04:45 ~ 10일 10:45, C/D무대)

[관련기사] 김민철, 김유진, 이신형, 조성주, 최지성, 백동준, WCS 한국 지역대표 6인의 각오를 듣다


스타크래프트2 월드 챔피언십(World ChampionShip, WCS) 글로벌 파이널이 이번 블리즈컨에서 진행됩니다. 4개의 무대 중 하나를 독점하고 16강부터 결승까지 2일에 걸쳐 진행하는 고속 스케줄이죠.

스타크래프트2는 이번 블리즈컨에서 e스포츠 쪽에 완전히 힘을 집중했습니다. 토론 무대에서 군단의 심장에 관한 향후 업데이트 내용을 전하는 세션을 제외하면 모두 e스포츠 경기 일정입니다. 이번 블리즈컨, WCS는 쟁쟁한 현역 친구들 사이에서 현장 관객들과 생중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야할 사명을 짊어졌습니다.

한편, 군단의 심장 다음 이야기가 될 것으로 알려진 공허의 유산은 이번 블리즈컨에 나오지 않을 예정입니다. 공허의 유산이 블리자드가 등록한 상표 리스트에 있긴 하지만, 그것은 이미 확정 공개된 내용이라서 뉴스가 될 만한 거리는 아니죠. 그리고 자유의 날개와 군단의 심장 사이에도 약 3년 가량의 간격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블리즈컨에 공허의 유산과 관련된 뭔가를 공개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봐도 될 겁니다.

곧 WCS 글로벌 파이널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프리뷰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스타크래프트2 e스포츠에 애정을 갖고 있는 팬 분들에게는 가장 눈 여겨볼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글로벌 파이널은 누구의 손에?



■ 모두가 예상했지만 그래도 놀라웠던 그 녀석, 하스스톤


관련 세션

- 하스스톤: 앞으로의 이야기 (9일 07:15 ~ 08:15, D무대)
- 하스스톤 전시회 (10일 03:00 ~ 04:30, B무대)
- 워크래프트의 진화하는 사운드 (10일 03:00 ~ 04:00, A무대)

[관련기사] 드디어 한국 상륙! '하스스톤' 기자간담회 "테스터 지속적 모집할 것"
[관련기사] 하스스톤, CBT 초대권 ""OBT 전까지 모두 발송 예정"


10월 11일 국내 CBT를 시작한 '하스스톤'. 국내 시장에 카드 게임 장르의 벽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긴, 곰곰이 생각해보면 하스스톤은 정말 '예상 외로'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 게임입니다. 처음 등장했을 때도 그랬고, 완성도나 현지화 퀄리티도 그랬죠. 숫자에 밝으신 분이라면 대략적인 매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셨을지도 모릅니다.

첫 등장부터 볼까요. 하스스톤이 공식적으로 첫 공개된 것은 올해 3월, 보스턴에서 열린 팍스 이스트(PAX East)에서였는데요. 사실 그 이전부터 '워크래프트 IP를 활용한 카드 게임이 나올 것'이라는 소문은 이미 많이 퍼져 있었습니다. 뚜렷한 증거가 있건, 단순한 뜬소문이건, 일단 예상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이야깁니다.

게임의 퀄리티도 그렇습니다. 국내 CBT 이전에 이미 북미 버전이 공개된 바 있기에 대략적인 게임의 방식이나 플레이 소감은 인터넷의 파도를 타고 글로벌하게 돌아다녔습니다. 즉, 국내 버전에서 관심이 모아진 부분을 찾으라면 아무래도 '한글화'일텐데요. 블리자드 스타일의 한글화 퀄리티를 접해보신 분들이라면 하스스톤의 훌륭한 한글화 역시도 '예상'할 수 있었을 겁니다.

이 정도까지만 알고 있더라도 하스스톤에 대해 많은 것을 파악하고 있는 겁니다. 이 게임이 취향에 맞아 꾸준히 플레이하시는 분이 있다면 더 깊은 내용을 들여다보는 것도 가능하겠죠.

자, 그럼 이제 충분히 예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번 블리즈컨에서 나올 하스스톤의 다음 소식은 무엇에 관한 것일까요? 언제나 '예상 안에 있었던' 이 게임의 다음 수를 한 번 예측해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 맞추면 맞추는대로, 틀려도 틀리는대로의 재미가 있을테니 말입니다.

자, 다음에 꺼내들 카드는 무엇일지 맞춰봅시다


죽음의 기사나 수도사 덱도 나올 법한데...



■ '폭풍의 영웅들', 가장 치열한 전장에 서다


관련 세션

-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개요 (9일 09:45 ~ 10:45, D무대)
-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파헤치기 (10일 05:30 ~ 06:30, A무대)
-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실시간 경기 (10일 07:00 ~ 08:00, A무대)

[관련기사] 도타 상표권 분쟁 합의점 찾아...'블리자드 올스타즈'로 이름 변경
[관련기사] 블리자드 올스타즈 새 이름? 'Heroes of the storm' 상표 등록


'블리자드 도타', '블리자드 올스타즈'로 알려져왔던 이 타이틀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Heroes of the Storm)이라는 진짜 이름을 받아 공식적인 첫 선을 보입니다. 블리즈컨2013 라인업의 뉴 페이스이자 가장 신참인만큼, 다른 타이틀보다 좀 더 많은 분량으로 다뤄보고자 합니다.

2년 전 블리즈컨2011에서 공개됐을 때 '블리자드 도타'는 맵 에디터를 사용해 제작된 모드(MOD) 형태였습니다. 뭐, 모드라고는 하지만 정식 타이틀로 내놔도 문제가 없을만큼 정교하게 만들어져있긴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블리자드가 만들어낸 세계관 속 영웅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것. 팬들에게는 상당한 매력일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금방이라도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았건만, 상표권 분쟁이라는 복병에 걸리면서 개발 일정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도타'라는 이름을 두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밸브 코퍼레이션 사이에 벌어진 분쟁은 다행히 원만한 합의로 끝을 맺었죠. '블리자드 올스타즈'라는 이름을 얻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름을 바꿔야할 운명은 아직도 남아있었습니다. 올해 9월 말, 외신을 통해 블리자드가 새로운 상표를 출원한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폭풍의 영웅들'(Heroes of the Storm)이라는 다소 낯선 이름이 바로 올스타즈의 새 이름이었던 거죠.

상표 출원이 공개됐을 당시 이 명칭에 관해 여러 의견이 나왔습니다만, 유력했던 것은 'WoW의 확장팩'과 '블리자드 올스타즈의 정식 명칭'이었습니다. 인벤에서도 기자들끼리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WoW의 확장팩으로는 아귀가 잘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죠.

첫 선을 보이는 자리에 걱정부터 들이미는 것이 좀 꺼림칙하긴 합니다만, AOS 장르가 너무도 치열한 전장이기에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LoL이라는 절대 강자가 존재하고, 거기에 도전장을 내민 '도타2'의 성적이 그리 여의치는 않기 때문입니다. 블리자드표 AOS인만큼 캐릭터성이 매우 돋보인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것이 AOS 장르의 재미를 견인하는 요소는 아니죠.

블리자드가 새롭게 선보이는 이 타이틀에는 크게 두 가지 과제가 눈에 선합니다. 첫 번째는 캐릭터성을 제외한 기존 장르와의 차별 요소, 두 번째는 LoL이라는 철벽에 어떤 자세로 대응할 것인지에 관한 전략입니다. 그 외의 요소들은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틀이 잡힐 거라 봅니다.

'폭풍의 영웅들'이 이번 블리즈컨에서 취할 포지션은 '하이 리스크'가 되겠습니다. 확정적으로 공개된 정보가 많지 않고, 대적할 상대도 강력한 만큼 위험도는 하늘을 찌를 듯 높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매력을 내세우고 제대로 된 대응책을 펼친다면 그에 따른 '하이 리턴'도 막연한 꿈은 아니겠죠.

개인 취향을 밝히자면... 이 대결이 재밌을 듯 한데 말이죠

아무쪼록 잘 나와주길 바랍니다, 신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