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서버에서 다른 진영의 플레이어들은, 최소한의 안전 지역 외에서는 언제나 공격이 가능하다. 그러나 설정과 달리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은 현실의 사람이기에 게임상에서 다른 진영의 적을 만났다고 무조건 돌진을 하거나, 앞뒤 안보고 마구 달려드는 유저들은 실제로는 적은 편이다. 또한 이런 전쟁서버의 반복적인 전투가 싫다고 말하는 유저도 상당수 존재한다. 그러나 전쟁서버에서... 상대방 진영의 캐릭터에게 마우스를 가져다대면 언제, 어느때라도 공격이 가능한 전쟁상태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최근 들어 각 서버에서는 진영간의 전쟁에 지치거나, 혹은 중요한 레이드를 위해 각종 준비를 해야 하는 길드들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휴전을 청하거나 서로의 이득을 위해 잠시 협정을 맺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여러모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전쟁 서버의 특징에 따라 양 진영간의 이해타산이 맞아 떨어진 결과이며, 상당수의 서버에서는 이 현상을 묵시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특정 시간대, 특정 지역에서는 전쟁서버가 마치 일반서버처럼, 혹은 한 진영만 존재하는 서버처럼 단 한건의 전투도 없이 서로 지나치게 되는데... 어제 오후, 한 유저가 올린 글로 인해 지금까지 묵시적으로 인정되어 왔던 원칙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사건이 있었다. ◈ 악령의 숲에서 벌어진 사건! 원문글 보러가기! [ 사건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 중 일부 ]
[ 한 유저의 제보로 와우인벤의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스크린샷 일부. ] 단지 같은 진영의 유저를 공격했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해당 사건이 벌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및 배경에 대해 취재하여 보고자, 인터뷰를 요청하였으나 이미 한차례의 폭풍을 겪었던 양측에서는 인터뷰를 거부하였다. 다만 사건의 중심에 있던 A 유저는, "다음에 똑같은 일이 벌어지더라도, 마찬가지의 행동을 할 것" 이라면서, "호드는 언제나 호드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얼라이언스도 마찬가지."라는 짧은 소감을 남겼다. 이렇듯 사건의 파장이 커지자 사건의 중심이었던 유저는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기기도 했다. ◈ 해명 글의 전문 보러가기! 클릭!! 현재 게시판에 남겨진 글을 본 헬스크림 서버의 유저들은, "단결력으로 대표되던 호드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믿을 수 없다." "길드만의 잘못은 아니다. 그래도 서로 지켜줄 건 지켜줘야하는 것 아니냐.." "결국 길드의 원칙에 따라 혼자인 유저들은 전쟁도 하지 말라는 것이냐?" "잘못은 양쪽 다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과 같은 결과는 좀 심했다." 등등.. 다소 격양된 글을 남기면서 사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보여주고 있다. 전쟁서버, 그리고 얼라이언스와 호드. 전쟁서버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MMORPG의 진정한 묘미 또한 게임사에서 정해놓은 틀에 따라 움직이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 틀을 벗어난 행동에서 찾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호드와 얼라이언스간의 우정, 대화없이 몸짓만으로 퀘스트를 함께 한 유저, 그리고 양 진영간의 무수한 에피소드들이 이를 증명한다. 영원히 정답이 없는 그들만의 전쟁 속에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 사건 역시 또 하나의 에피소드로 남겠지만... 악령의 숲에서 벌어진 이 사건 역시 유저들에 의해 정립된 원칙간의 충돌로 벌어진 일인만큼, 사건에 대한 판단은 유저들의 몫으로 남긴다. 노망, 로만손 X. 절대로 로망입니다. | |
호드가 같은 호드를 정신지배로 공격?
장인성 기자 (roman@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