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국내 와우 공식 홈페이지에 하나의 글이 올라왔다.
그 글의 제목은 바로 '아제로스에서 소중한 인연을 맺은 남자로부터 온 편지'!
내용은 와우에서 아내를 만나 결혼에 성공한 커플의 이야기였다.


세상이 파괴하려는 데스윙의 마수에서 아제로스를 구하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맺어진 인연에 많은 와우 유저들은 다양한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 국내 블리자드 페이스북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게임의 부작용에 대해 여러가지 안좋은 이야기가 생겨나던 때에
게임으로 맺어진 커플의 결혼소식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분명히 낭보였을 것이다.


이 커플의 결혼 소식이 국내 와우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지 한 달이 지난 지금,
많은 와우 유저들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을 한 이그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와우를 즐기고 있을까?


블리자드에게 화환을 받은 사연부터 시작해서 게임 내에서의 연애 이야기,
그리고 결혼 후 와우 즐기는 방법까지...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불타는 군단 서버로 찾아갔다.










▶ 안녕하세요. 저는 와우 인벤 lead입니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릴게요.


위자드세일러문: 안녕하세요. 불타는 군단 서버에서 마법사 캐릭터를 하고 있는 위자드세일러문입니다.


오빠가녹여줄게: 안녕하세요. 불타는 군단 서버에서 마법사 캐릭터를 하고 있는 위자드세일러문의 남편, 오빠가녹여줄게입니다. 흑마를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 새삼스럽지만 다시 한 번 두 분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위자드세일러문: 감사합니다.


오빠가녹여줄게: 감사합니다.



▲ 인터뷰의 주인공인 위자드세일러문(좌), 오빠가녹여줄게(우)





▶ 두 분의 결혼 소식이 들린지 두 달이 지났는데, 그 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오빠가녹여줄게: 둘이서 같이 신혼집도 구하러 다니고 혼수 용품도 사러다니고... 신혼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장만하러 다녔습니다. 아직 혼수 용품도 부족하거니와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둘이서 살기에는 작은 편이라 좀 더 큰 집으로 이사갈려고요.


위자드세일러문: 남편 성격이 신중한 편이라 집 구하는데 6개월이 넘게 걸렸어요. 얼마 전에 드디어 구했습니다.





▶ 국내 와우 공식 홈페이지에 두 분의 결혼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두 분께서는 이런 반응들을 어떻게 보셨나요?


위자드세일러문: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셔서 많이 놀랐어요. 특히 놀란 것은 '자신들도 와우에서 만나 결혼을 했다'는 것이었죠. 이런 글이 여러개 있어서 저희 말고도 많은 커플들이 와우에서 만났다는 걸 알았어요. 저희끼리 농담으로 '그분들 블리자드에서 만나게 해줬으면 좋겠다. 와우 계 만들자.' 이런 이야기도 했었어요.


오빠가녹여줄게: 그럼 와우커플 부부모임인가?



▲ 국내 와우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두 분의 결혼 소식





▶ 뭔가 엄청난 수다의 장이 될거 같은 모임이네요.


위자드세일러문: 재미있을거 같아요.


오빠가녹여줄게: 모두 조용히 와우만 할지도 모르죠.(웃음)





▶ 두 분의 이야기가 이렇게 알려진 것이 블리자드에게 결혼식 축하 화환을 요구(!)한 것 때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이벤트를 준비한 분이 '오빠가녹여줄게'님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이벤트는 어떻게 생각해내신건가요?


오빠가녹여줄게: 당시에는 앞으로 같이 살게될 아내에게 평범한 이벤트 보다는 좀 더 특별한 이벤트를 해주고 싶었어요. 조그마한 것이라도 특별한 그런 이벤트요. 그때 생각 난 것이 바로 와우였습니다. 블리자드에서 뭔가 해주면 좋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블리자드에 이메일로 결혼식 축하 화환 하나 보내줄 수 없냐고 물어봤어요. 안되면 그냥 제 돈으로 블리자드 이름 달아서 화환보내도 되냐고 물어보기도 했어요. 결국 결과가 좋게 나와 블리자드에서 화환도 보내주고 1년 커플 무료이용권까지 주셨습니다. 결혼식때는 직접 찾아오셔서 사진까지 찍어가셨습니다. 기대도 안했는데...





▶ 결국 오빠가녹여줄게님의 사소한 요청 하나가 일을 이렇게 키운 셈이네요.


오빠가녹여줄게: 그렇네요.(웃음)



▲ 두 분의 결혼 소식에 이미 결혼한 와우 커플들도 축하를 해주었다.





▶ 블리자드가 화환을 보내줬다 하더라도 이렇게 많은 분들에게 알려질 거라고는 생각 못했을것 같습니다. 블리자드에서 두 분의 이야기를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겠다는 말을 듣고 어떤 기분이었나요?


오빠가녹여줄게: 처음에는 놀라기도 했고 쑥스럽기도 했어요. 안좋은 소리 들을거 같기도 했고요. 여러가지 걱정거리가 있었어요. 아무래도 많은 분들에게 저희 이야기가 공개되는 것이니까요.


위자드세일러문: 최근 게임 중독 등 게임 관련해서 안좋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저희 결혼으로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조금이라도 좋아지지 않을까 해서 저는 좋아했던것 같아요.





▶ 위자드세일러문님의 결단으로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가게 된 것이군요.


위자드세일러문: 네. 그런데 정작 서버 내에서는 반응이 별로 없었어요. 처음에는 관련 소식이 공개되고 게임에 접속하기가 좀 쑥스러웠는데 정작 접속을 하고 나니 반응이 없더라고요.(웃음) 저에게는 차라리 반응이 없는게 편하더군요. 불타는 군단 유저들은 공식 홈페이지에 잘 안들어가나봐요.


오빠가녹여줄게: 서버보다는 오히려 아내의 회사 내에서 이슈가 됬죠.



▲ 오빠가녹여줄게님께서 보내주신 와우 1년 무료 이용권 사진.





▶ 게임을 즐기는 서버에서 보다 관련이 없는 회사에서 이슈라니...조금 의외네요.


위자드세일러문: 후배가 페이스북에서 저희 이야기를 우연히 보고 저한테 알려줬어요. 저도 그때 처음 알았어요. 저희 이야기가 알려진다는걸...


오빠가녹여줄게: 페이스북에 올라간건 정말 뜬금없었어요.





▶ 위자드세일러문님께서는 이런 이벤트가 부담스럽지는 않으셨나요?


위자드세일러문: 조금 부담스럽긴 했었어요.


오빠가녹여줄게: 헉...정말?


위자드세일러문: 몰랐어?


오빠가녹여줄게: 나야 일이 이렇게 커질줄 몰랐으니까...


위자드세일러문: 그래서 처음에는 게임 접속도 못하고 그랬잖아.



▲ ...기자는 그저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다...





▶ 아무래도 여성분 입장에서는 많이 부담스러웠을 것 같네요.


위자드세일러문: 네. 그래도 남편이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한거니까 이제는 괜찮아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남편이 인벤에도 글을 올렸었는데 많은 분들이 축의금이라고 이니힐링 해주셨거든요.





▶ 공식 홈페이지에 등록된 두 분의 이야기 중 화제가 된 문구가 있습니다. 바로 '와우에서 아내라는 전설탬을 득탬한 남자' 라는 문구입니다. 여기서 위자드세일러문님께서 전설탬에 비유 되셨는데 기분은 어떠셨나요?


위자드세일러문: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시고 해서 기분은 정말 좋았어요. 전설탬이라는게 좋은 거잖아요. 그래서 좋은 말로 받아들였어요.


오빠가녹여줄게: 요즘은 전설탬 많이들 차고 다니더라.


위자드세일러문: /따귀


오빠가녹여줄게: /두려움



▲ 화제의 문구, '아내라는 전설탬을 득탬한 남자'





▶ 두 분의 와우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와우에서 만나서 결혼에 성공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와우에서는 어떻게 만나셨나요?


오빠가녹여줄게: 원래 예전에 조금 안면이 있었어요. 그런데 와우 게임하다가 길드 모임을 해서 거기 나갔다가 알게됐어요.


위자드세일러문: 안면이 있었다고 해도 남편 집은 전주고 저는 서울이라 만날 일은 없었어요.





▶ 그럼 와우에서 처음 만나신건 아닌거군요.


위자드세일러문: 네. 그런데 서로 연락처를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만날일도 없었는데 길드 모임에서 보고는 깜짝 놀란거죠.


오빠가녹여줄게: 저도 놀랐었어요.



▲ 서로의 인연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 하는 두 분





▶ 정말로 인연은 인연이네요.


위자드세일러문: 그렇죠. 그 많은 서버와 길드 중에 같은 서버, 같은 길드니... 사실 길드 모임으로 만나기 전에는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호감이 생기기 시작한거 같아요. 저희 길드는 게임할 때 음성으로 서로 대화하면서 게임했거든요.


오빠가녹여줄게: 서로 대화하면서 게임을 해서 그런지 그때는 아내가 길드에서 인기가 많았어요.(웃음)





▶ 그럼 게임 상에서는 처음 만난건 언제였나요?


위자드세일러문: 게임상에서는 남편이 운영하는 막공에서 처음 만났어요. 거기에 계속 가다가 보니 서로 친해져서 남편이 저희 길드로 오게 된거죠.


오빠가녹여줄게: 레이드도 같이 했었어요. 길드에 가입하고 난 다음부터는 길드 레이드도 함께 하구요.



▲ 두 사람이 같이 소속되어 활동 중인 길드. 위자드세일러문님께서 길드 마스터였지만,
현재는 접속이 뜸해져 다른 분께 길드 마스터 자리를 넘겼다고 한다.






▶ 레이드도 같이 하셨군요. 그런데 레이드를 같이 하다가 보면 솔직히 실수도 하고 그러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문제는 없었나요?


오빠가녹여줄게: 제 아내는 잘못하면 스스로 자학하는 편이라 크게 지적할 부분은 없었어요. 레이드에서는 힐러로만 봤었는데 잘하더라고요.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위자드세일러문: 레이드에서 처음 만났을 때 저는 힐 사제로, 남편은 신성 성기사였어요. 그 때 전 레이드 처음가는거였는데 남편이 힐 스타일이나 방법 등을 잘 설명해줘서 좋은 느낌이 있었어요. 전 모험을 두려워해서 당시에는 레이드 가기가 무서웠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초대해주고 여러 가지 잘 설명해 주더라고요. 그 때 만약 남편이 경험 없다고 저 초대 안했으면 오늘이 없었을 지도 모르죠.(웃음)


오빠가녹여줄게: 그랬네. 정말...





▶ 오빠가녹여줄게님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는거군요.


오빠가녹여줄게: 과감한 결단이라고 할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와우 레이드 공략이야 대부분 도발 교대, 바닥 피하기, 뭐 클릭하기, 다른거 딜하기에서 벗어나지 않잖아요. 캐릭터 이해도만 충분하다면 다 할 수 있죠. 그러니 그냥 즐겁게 하는게 좋죠. 게임이니까 즐겁게~ 즐겁게~


위자드세일러문: 그런데 실력은 있지만 골드가 없어요. 요즘 제 골드를 막 뺐어가요. 흥!


오빠가녹여줄게: (웃음)



▲ 두 분이 게임상에서 처음 만난 레이드 던전, 검은날개 강림지





▶ 두 분이 같은 길드신데 위자드세일러문님께서 길드 마스터라고 들었습니다. 길드 마스터하면 리더십이 생각나는데, 실제로도 리더십이 강하시나요?


오빠가녹여줄게: 네. 강합니다.


위자드세일러문: 제가 이끌어주고 있죠. 사실 제가 연상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동생처럼 예뻐하고 귀여워해주고 있어요.


오빠가녹여줄게: 헐...





▶ 같은 길드에서 게임을 하는 만큼 교제 사실을 길드원분들이 알 수도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길드원들은 교제 사실을 알고 있었나요?


위자드세일러문: 음...아뇨. 사귀고 있을 당시에는 친한 동생 한두명 빼고는 아무도 몰랐어요. 알리지도 않았고요. 그런거 알면 같이 게임하면서도 서로 불편할거 같아서 알리지는 않았어요.


오빠가녹여줄게: 사실 아내가 교제 사실을 알리면 길드 내에 길드 마스터로서 위엄을 잃을까봐 알리지 않았죠.(웃음)


위자드세일러문: 헐...



▲ 연상연하 커플인 두 분. 여왕님과 하인의 느낌?!





▶ 두 분께서 처음 만났을 때만해도 이렇게 결혼까지 할거라고는 생각도 못하셨겠군요.


위자드세일러문: 그렇죠. 전혀 생각도 안했어요.


오빠가녹여줄게: 네. 정말로 생각 못했죠. 이건 정말...


위자드세일러문: 저희 나이가 적은 것도 아니고, 게임에서 만나서 결혼...이런거는 상상도 못했어요.


오빠가녹여줄게: 사람들 대부분 그렇잖아요. 스트레스 푸는게 게임인데 게임 내에서 좀 더 악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위트있기도 하고...이렇게 실제와 조금 다른 모습으로 게임을 즐기기도 하잖아요. 여자 만나서 사귈려고 게임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즐길려고 게임을 하던거라 결혼은 상상도 못했죠.


위자드세일러문: 그래서 그런지 남편은 게임 내에서는 바람둥이 이미지로 밀고 나갔어요. 좀 쉬워보이는 남자...뭐 그런걸로요. 나중에 물어보니 그렇게 스트레스 풀었다고 하더라고요.


오빠가녹여줄게: 제 아이디를 보면 아시겠지만 일부러 그렇게 한 면이 있어요. 게임톡 방 제목도 '언니랑 한 방에서'라던지... 그래선지 여성유저들은 저를 언니라고 불렀어요. 저는 형들이나 남자들에게도 오빠라고 부르고요.


위자드세일러문: 맞아요. 저한테도 처음에는 '세일러 언니'라고 불렀어요.





▶ 그럼 와우를 하며 연애를 해서 좋았던 점이 있었나요? 몇 가지만 말씀해주세요.


오빠가녹여줄게: 우선 취미가 비슷해서 서로 이야기 할 때 재미있어요. 게임도 하나의 취미다 보니 게임 하면서 같이 지내는 시간도 많아졌어요. 특히 외출이나 여행가지 않는 이상 언제든지 와우를 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위자드세일러문: 레이드 하거나 할 때 급한일 생기면 따로 사과하고 공탈 안해도 되는 것도 좋은것 같아요. 남편이랑 바톤 터치해서 남편이 대신해줄 수 있잖아요. 반대로 제가 남편 대신 해 줄 수도 있는거고요. 공격대를 탈퇴해서 공격대에 피해를 주는 일이 없어서 좋아요.



▲ 두 분의 이야기를 듣다가 보니 어느새 주위는 어두워져있고 전등에는 불이 들어왔다.





▶ 같은 공간에서 게임을 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오빠가녹여줄게: 음...


위자드세일러문: 에피소드라기 보다는 컴퓨터 두 대가 같이 붙어있어서 불편한 점이 있어요. 남편이 막공을 진행하거나 할 때 음성 진행을 하면 전 아무말 않고 조용히 있어야 되하죠. 말하면 음성이 같이 들어가니...


오빠가녹여줄게: 저는 딱히 생각나는게 없네요.





▶ 아무리 취미가 같다고 하더라도 게임인 만큼 갈등이 생길 수 있을 거 같은데, 게임때문에 싸운 적은 없었나요?


위자드세일러문: 네. 아직은 게임 때문에 싸운 적은 없었어요. 그치?


오빠가녹여줄게: 응. 게임 때문에 싸운 적은 없었지.


위자드세일러문: 앞으로도 그런 일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죠. 나중에 아기가 생기고 제가 게임 못하는 상황이 왔을 때 남편이 혼자 게임하면서 총각 행세만 안하면 되요.


오빠가녹여줄게: (웃음) 게임도 취미잖아요. 이게 중요한거 같아요. 축구나 등산같은 취미라는 것만 확실히 인식하고 있으면 둘이 싸울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 결혼하신지 이제 두 달이 좀 넘은 걸로 알고 있는데 결혼 전과 결혼 후에 바뀐 부분이 있나요?


오빠가녹여줄게: 외롭지 않은거?


위자드세일러문: 아무래도 혼자서 게임 하다가 같이 게임을 하게 되니 좀 더 마음이 편해요. 그리고 서로 너무 늦게까지 게임하지 않게 조절해 줄 수 있다는 것도 좋은것 같아요. 예전에 혼자 살 때는 새벽까지 게임한 적도 많았거든요.


오빠가녹여줄게: 같이 게임을 하다가 보니 서로 대화도 많아지고, 오래 게임하면 서로 스트레칭하자고 해서 같이 운동하는 시간도 늘어났어요.


위자드세일러문: 너무 오래하고 있으면 서로 눈치도 보게 되더군요.(웃음)


오빠가녹여줄게: 같이 있다보니 서로 챙기게 되는게 더 늘어난것 같아요.


위자드세일러문: 불편한 거라면 이쁜척 못한다는거... 사실 게임 내에서 어린척, 이쁜척 하는 것도 재미있었거든요. 이제는 아줌마라고 소문이 다 나서 그런 것도 못해요.


오빠가녹여줄게: (웃음)





▶ 아무래도 결혼 한 후에는 게임할 시간이 전 보다는 적어졌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오빠가녹여줄게: 아무래도 결혼 전 보다는 게임 시간이 많이 줄었죠. 서로 게임 시간을 조절해 주는 것도 있지만 가장이라는 책임감이 생기니 다른 쪽에 신경을 더 쓰게 되더라고요.


위자드세일러문: 혼자서 게임할 때보다 같이 있게 되니 데이트도 하고 외출도 하고 하다 보니 게임 시간이 전보다는 줄은 것 같아요. 여러가지 할 일도 생기고...



▲ 함께 있으며 조깅도 하며 서로의 건강을 더 잘 챙기게 됐다고 한다.





▶ 두 분이서 같이 즐기는 게임이 와우 말고 또 있나요?


위자드세일러문: 같이 즐기는 게임은 와우 뿐이에요. 저는 한 번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는 편이라 와우만 즐기고 있거든요. 그런데 남편은 디아블로3, 삼국지12 등등 이것저것 하고 있어요.





▶ 인벤에 두 분의 이야기가 소개되었을 때 다양한 댓글이 달렸었습니다. 그 중에 두 분의 2세는 훌륭한 막공장이 될 것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두 분의 2세가 어느정도 나이가 들었을 때도 와우가 서비스되고 있다면 2세에게 와우를 권하시겠습니까?


위자드세일러문: 호오...음...


오빠가녹여줄게: 오오 강한 질문이군요.


위자드세일러문: 전 솔직히 아이가 하고싶어 한다면 막지는 않겠지만 권하지는 않을것 같아요. 하겠다 하면 못하게는 하지 않겠지만 적극적으로 권하지는 않거에요. 남편은 반대?


오빠가녹여줄게: 저는 아이가 좀 크고나서 여러가지 경험한 뒤 본인이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으면 해도 괜찮을거 같아요. 게임이라는 취미가 다른 취미와는 달리 중독성이 상당히 심하기 때문에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는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봐요. 그래서 본인이 스스로 컨트롤 할 수만 있으면 괜찮아요. 단, 어린 나이에 하는 것은 반대입니다. 최소한 만 20세 이상은 되야죠.(웃음)



▲ 와우인벤 유저정보 게시판에 등록된 두 분의 소식에 달린 댓글 중 하나





▶ 앞으로 와우의 네 번째 확장팩인 '판다리아의 안개가' 등장합니다. 판다리아때도 같이 와우를 하실건가요?


위자드세일러문: 물론이죠! 친구초대해서 같이 키울겁니다.(웃음)


오빠가녹여줄게: 열심히 달려야죠.(웃음) 판다리아 때는 좀 열심히 해서 막공도 운영할 생각입니다.





▶ 두 분이 서로의 와우 실력을 평가하자면?


오빠가녹여줄게: 헉!


위자드세일러문: 귓말로 해야하는건 아닌가요?(웃음)


오빠가녹여줄게: 귓말로 하면 반칙!


위자드세일러문: 남편은 본 캐릭터가 흑마법사라면서 흑마법사 잘한다고 하는데 사실 힐러 캐릭터가 더 많고 더 잘해요. 솔직히 딜은 못하는 편입니다.(웃음) 신성 성기사, 복원 주술사, 회복 드루이드 등 힐러는 정말 잘하죠.


오빠가녹여줄게: 아내는...애드온을 많이 쓰죠. 애드온 없으면 못해요.(웃음) 농담이고, 마법사나 사제에 관련해서 굉장히 많이 알아보고 여러가지 실험해보는 스타일이요. 그래서인지 캐릭터 이해도가 상당히 높아요. 제가 본 여성 유저 중에서는 가장 잘한다고 생각돼요. 그런데 마법사 캐릭터가 전설템(타렉고사)을 획득하고 난 다음부터는 사제보다 마법사를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 다음 확장팩인 판다리아의 안개에서도 와우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 뭔가 엄청난 아부성 발언을 들은 것 같은데 넘어가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인데요, 와우란 두 분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위자드세일러문: 저희 인연을 이어준 아주 소중한 끈이지요. 단순히 그냥 게임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주는 매신저라고 할까... 와우는 아마도 지금처럼 자주는 아니더라도 서비스가 종료될 때까지 계속할거 같네요.


오빠가녹여줄게: 동의!





▶ 제가 준비한 질문은 여기까지입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보시는 많은 솔로 와우 유저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위자드세일러문: 자신만 생각하기보다는 여러 유저들과 함께 즐기다 보면 좋은 인연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게임 속 인연이라고 소흘히 보지 말고 좋은 인연을 이어나가면 언젠가는 보답을 받을거라고 생각해요.


오빠가녹여줄게: 오...좋다. 전 그럼 좀 심각한걸로 하겠습니다. 게임 내 캐릭터도 사회의 다른 사람들입니다. 좀 더 매너있게, 위트있게, 재미있게 지냈으면 합니다. 나중에 사랑의 인연이든, 사업의 인연이든, 어떤 인연이 숨어있을지 몰라요. 매너있게, 재미있게 게임을 즐깁시다!



▲ 인터뷰에 응해주신 '위자드세일러문'(좌), '오빠가녹여줄게'(우) 두 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인터뷰였다.


즐겁지 않은 인터뷰가 어디 있겠냐만은 이 인터뷰는 특히나 더 즐거웠다.


때로는 그들의 너무나도 애정어린 대화에 한숨을 쉴 때도 있었지만
서로에 대해 숨기지 않는 애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인터뷰를 통해 나타난 그들은 일반 유저들과 별반 다른 것이 없었다.
그저 평범한 사람처럼 게임에 접속해 이야기를 나누며 게임 자체를 즐겼다.


단지 그들을 특별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일 것이다.
게임을 어려워 하는 유저에게 손을 내밀고, 추억을 위해 용기를 냈으며, 서로를 건강을 챙긴다.


익명성의 장소인 와우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키우고 결국은 결혼의 성공한 그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더 특별하고 아름답게 보일지도 모른다.


와우라는 게임을 통해 부부의 인연을 맺은 만큼
앞으로도 행복하게 지내며 건전한 게임 생활을 즐기길 바란다.



▲ 두 분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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