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이스포츠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정책은 지역 이스포츠 경기장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미 건설된 부산과 광주, 대전 이스포츠 경기장은 코로나가 풀리면서 보다 활발하게 활동했다. 이 중 부산은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를 개최한 노하우를 살려 눈에 띄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광주, 대전도 각 경기장의 특징을 살리려는 시도를 보였다.



■ 2022 MSI 이스포츠 경기장 존재감 보여준 부산


부산 이스포츠 경기장은 올해 지역 이스포츠 경기장 최초로 메이저 이스포츠 종목의 국제대회를 개최했다. 바로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의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id Season Invitational, MSI)이다. 부산은 2022 MSI의 그룹 스테이지, 럼블 및 토너먼트 스테이지 경기를 유치했다. 이중 그룹 스테이지는 부산 이스포츠 경기장에서, 럼블 및 토너먼트 스테이지는 벡스코에서 열렸다.

지역 이스포츠 경기장의 대부분은 개관 이후로 줄곧 아마추어 이스포츠 대회를 개최해왔다. 이 때문에 프로 무대를 유치하지 못하는 지역 이스포츠 경기장의 한계도 명확하다고 지적받았다. 그러나 부산 이스포츠 경기장이 메이저급 이스포츠 국제대회를 열면서 지역 이스포츠 경기장의 필요성과 활용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부산은 2022 MSI를 기념하기 위해 많은 행사를 열었다. 해운대에는 경기에 출전한 T1 선수들의 입간판이 있었고, 밤에는 2022 MSI를 기념하는 드론 쇼가 열렸다.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한 ‘리그오브레전드 : 디 오케스트라 MSI 부산'과 지하철, 번화가, 광안대교 위에 보인 MSI 배너와 로고 등은 부산이 MSI라는 축제를 치르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게임산업 진흥 부문 한상민 단장은 “e스포츠 메카 도시 부산을 제대로 각인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MSI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인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공식 국제 대회로 월드 챔피언십과 함께 가장 크고 권위 있는 e스포츠 대회이다. 작년 결승전에서는 분당 평균 1,000만 명, 최고 2,300만 명이 온라인으로 시청한 만큼 부산이 전 세계 e스포츠 팬들에게 이목과 집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MSI 개최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 밖에도 부산 이스포츠 경기장에서는 오버워치 스페셜 나이트, FPS 스페셜, 등의 대회와 대통령배 아마추어 이스포츠 대회 철권 한국 대표 선발전, 부산 이스포츠 토크쇼, 부·울·경 고교 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 GES 아시아 발로란트 초청전, 광주 호남 최초의 국제 대회 개최


광주 이스포츠 경기장은 2022년 들어 경기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행사가 지난 11월 26일 개최된 광주 이스포츠 시리즈 아시아(GES ASIA)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광주광역시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더불어 신흥 이스포츠 종목인 발로란트의 초청전 대회를 열었다. 이는 호남 권역에서 최초로 열린 국제 이스포츠 대회이기도 하다.

발로란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사인 라이엇 게임즈가 차기 이스포츠 종목으로 밀고 있는 게임이다. 한국을 제외한 미국, 일본,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어 이스포츠로서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광주 이스포츠 경기장은 전략적으로 발로란트 종목을 선택하여 젠지 이스포츠, DRX, 일본 제타 디비전, 홍콩 탈론 이스포츠까지 총 네 팀을 초청해 이틀 동안 개최했다.

초청전 대회에 앞서 아마추어 선수 발굴을 위한 캠프가 진행되기도 했다. 기술 및 소양 교육을 통해 아마추어 이스포츠 선수의 기량 증가를 도모하고, 현직 프로게이머와 코치진이 참여하여 참가자에게 전문적이고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자 진행됐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관계자는 “광주 이스포츠 시리즈 아시아를 통해 발로란트 프로게이머를 지망하는 선수들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앞으로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이스포츠의 발전과 글로벌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이터널 리턴으로 특징 살렸던 대전 이스포츠 경기장


대전 이스포츠 경기장은 지역 이스포츠 경기장 중 유일하게 콜로세움 형태의 경기장을 건설했다. 가운데 원을 중심으로 좌석을 배치하였고, 무대 공간이 배틀 그라운드, 이터널 리턴 같은 다대일 서바이벌 장르에 특화되었다고 대전 이스포츠 경기장 관계자는 전했다.

2022년 대전 이스포츠 경기장은 경기장 특유의 형태를 살려 독특한 이스포츠 경기들이 열렸다. 그중 가장 눈에 띄었던 행사는 신규 이스포츠 종목인 이터널 리턴의 대회들이었다. 이터널 리턴은 서바이벌 장르의 게임으로 평균 5,000명 정도의 적지 않은 시청자를 기록해 온 종목이다. 대전 이스포츠 경기장은 이터널 리턴 마스터즈 MAY 솔로 대회, 대전 대학생 이스포츠 대회: 이터널 리턴 등을 개최했다.

세계적인 유명 철권 프로게이머 ‘무릎’ 배재민은 지난 12월 국회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각 지역의 이스포츠 경기장이 특화된 종목을 가지고 운영된다면, 지역별 이스포츠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 예상한 바 있다. 대전 이스포츠 경기장은 대전 경기장만의 특색을 살린 종목 선정으로 이스포츠 대회를 운영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