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며칠 전 빅뱅전 맵에 대한 글을 썼던 인간입니다.



천수가 400을 넘을 정도의 반응이 나올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던 글이기도 하고,
그 당시를 경험하지 못한 분들이 공감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 탓에 오해나 반감을 일으킬 것이란 것도 예상하지 못했네요...
일단 이 부분에 대해선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 미리 사과드립니다.

일단 이전 글은 제가 170추를 받고 신이 나버린 나머지 급하게 써제낀 글이라, 내용이 부실해서 설득력이 부족한 감이 있었고 오해의 여지도 컸으며, 예시도 빈약한 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오해도 풀고, 사냥터 관련 내용이라던지, 빅토리아 뿐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들도 둘러보는 등 다방면으로 자세히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일단 이전 글에서 특히 오해가 컸던 부분은 바로 아케인리버와 관련된 부분이었습니다.

" 히든 루트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순환이 가능한 구조가 특징임. 이렇게 떠도는 느낌을 주는 루트와 넓은 맵 크기가 어우러져 메이플 특유의 모험하는 느낌을 줄 수 있었음. 지금 아케인리버 맵들이 아무리 커도 모험의 느낌이 들지 않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순환구조가 아닌 일직선 루트기 때문. "

제가 이렇게 써놨었죠.
안 그래도 모라스가 거대한 맵 크기때문에 사냥 관련으로 원성이 크기도 하거니와, 이 내용 다음에 제가 하필 맵의 미적인 부분을 언급한 바람에 더더욱 오해를 키워버렸습니다.

저 역시 아케인리버의 디자인적인 부분은 아주 좋아합니다.
오래도록 하루종일 죽치고 앉아 사냥해야하는 초고렙 지역이기 때문에, 너무 튀는 지형 컨셉보다는 빌드짜기와 사냥에 최적화된 비교적 단순한 지형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다만 구조가 일직선 루트라는 점은 아케인리버 출시부터 지금까지 쭉,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이었습니다.
맵 구조(지형)가 아니라 연결 구조를 말하는 겁니다. 
메이플월드 전반적인 지역들을 둘러봅시다.


일단 이전 글에서도 올렸던 빅뱅 전 빅토리아아일랜드의 연결구조.
순환구조 끝판왕이죠. 
다른 지역을 볼까요?



비교적 과거에 출시된 지역들은 대부분 크고 작은 순환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란디스 역시 유일하게 HB시기 출시된 판테온과 헬리시움만이 순환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순환구조를 들고 나온 지역은 기계무덤 헤이븐이죠.



최근 등장한 지역들은 순환구조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습니다.
전부 빠짐없이 일직선 및 문어발 루트를 고수하고 있죠.

일직선 구조는 최종던전에 효과적인 루트입니다.
한 단계씩 헤쳐나가면서 결국 끝자락에 최종보스가 있는 그런 지역 말이에요.
과거에 출시된 지역들도 최종던전들은 주로 이런 루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일직선 루트며, 공통적으로 끝자락엔 최종보스가 존재합니다.
최종 보스가 존재하는 레헬른, 에스페라, 테네브리스라던지 스토리적 기승전결이 있는 테마던전에는 적합한 구조라고 볼 수 있겠네요. (물론 위 예시에 레헬른과 엘로딘이 포함되어 있긴하지만, 어디까지나 최근에 출시된 맵들이 일괄적으로 일직선 루트를 고수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원본 크기로 보시려면 그림을 클릭하세요.
하지만 일반 필드 지역에 이런 구조가 적용될 경우 모험요소를 반감시킵니다.
특히 현재 빅토리아아일랜드 같은 문어발식 구조는 특히 그렇습니다.
이동 루트가 1가지로 단순화되며, 다른 곳을 가려면 무조건 마을을 들르게 될 수밖에 없죠. 
어디로 가도 결국엔 의미 없는 막다른 길밖에 없는 연결구조가 되어 뻥 뚫린 넓은 지역이라는 느낌 보단 닫힌 공간같은 답답한 느낌을 줍니다. 
모험보단 그냥 좀 넓은 집을 들락날락 거리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겁니다. 마을은 거실이 되겠고, 문어발로 뻗은 맵들은 방이 되는 셈이죠. 




지역 내에서의 순환구조 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 간의 연결 구조 역시 순환구조가 부족합니다.




엘나스산맥 - 아쿠아로드 - 루더스호수는 직접적으로 맵이 연결되어 있고, 이동수단(빅뱅 전 기준)까지 포함하면 무릉까지 4지역이 순환적으로 묶여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업데이트된 지역, 그란디스와 아케인리버는 이런 구조가 부족합니다.
물론, 아케인리버는 애초에 강(River)이 컨셉인 만큼 일직선 구조가 적합합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예요.
문제는 그란디스입니다.



부실한 지역간 연결과 남발된 일직선 루트로 인해, 그란디스는 고작 테마던전급 정도의 스케일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대부분이 스타팅맵이라는 점이 있지만, 이정도면 빅뱅 전 빅토리아아일랜드를 충분히 넘어서는 분량의 맵 개수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방대한 느낌은 들지 않죠.
뭐... 컨셉 자체가 서로 뚝뚝 떨어진 위성이란 컨셉이라 더 나은 방안이 있을까 싶기는 하네요;
차라리 위성마다 선착장같은 맵이라도 만들었다면 모를까, 무슨 우산잡고 날라다니는 npc가 정체불명의 힘으로 위성 간 이동을 시켜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그란디스의 본대륙이 예고되어 있어 추후 그란디스가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약 아케인리버 끝자락이 그란디스 본대륙과 연결되고, 나중에 본대륙 지역이 그란디스 위성들과 연결된다면 대규모 스케일의 순환구조를 기대해 볼 수는 있겠네요. 지역 레벨제한 때문에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자 맵 연결구조 얘기는 이쯤에서 끝내고, 맵 크기로 넘어가봅시다.
이건 빅토리아아일랜드로 범위를 한정시킨 주제입니다.

이전 글들을 보고 사냥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과연 당장 빅토리아아일랜드를 빅뱅 전 상태로 롤백시킨다면 빅토리아에서의 사냥에 지장이 생길까요?
제 생각은 '아니오' 입니다.

요즘도 인기사냥터인 유적발굴지의 옛 모습을 봅시다.



빅뱅 전 유적의 무덤 1입니다.
익숙하지 않나요?



네 지금의 초기 발굴지역과 똑같은 곳입니다.


빅뱅 전 제1군영
똑같네요.



빅뱅 전 유적의 무덤 3


현재 발굴 중단지역
네 똑같습니다.


빅뱅 전 제 2군영
그대롭니다.



빅뱅 전 불타버린 땅 1
현재 항상 자리 꽉 차있는 와일드보어의 땅으로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다른 곳 가봅시다.



빅뱅 전 골렘의 사원 입구
현재랑 큰 차이 없습니다.






골렘의 사원 1~4

역시 큰 차이 없습니다.
오히려 골렘의 사원 4는 현재 더 넓어진 상태입니다.


지금 빅토리아아일랜드 인기사냥터는 옛날에도 대부분 남아있습니다.
오히려 지금 사라진 사냥터 중에서 지형이 좋아 인기사냥터가 될만한 곳도 많죠.


이런 곳이라던지

원본 크기로 보시려면 그림을 클릭하세요.

전설의 그 맵이라던지


크기 때문에 이동에 큰 불편이 생길까요?



빅뱅 전 앵간한 대형 맵들도 x축 길이가 모라스 맵과 비슷하거나 약간 큰 정도입니다.



극단적으로 큰 것으로 유명한 엘리니아 북쪽숲도 그냥 지나갈 경우 그렇게 큰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습니다.



혹은 이동의 수고를 덜어줄 이런 히든포탈이 다량 숨어있었죠.

현재의 기동성과 마귀 병행까지 고려하면, 이동에 큰 장애가 생길 거라 생각되진 않습니다.
걸어다니는 사람이 애초에 있는지도 의문이네요. 어차피 택시나 길라잡이 쓰지 않나 지금도




빅뱅 전 빅토리아 아일랜드를 둘러보면, 맵은 크게 2가지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앞서 보여줬듯 사냥에 적합하게 디자인 되었던 사냥맵도 있었고, 반대로 애초에 사냥할 생각 하지 말고 지나가는 것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모험맵도 있었죠. 후자의 경우 독특한 맵 컨셉이나 거대한 크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열악했던 기동성과 이동수단으로 인해, 이동을 위한 모험맵들이 전부 짤려나갔습니다.
사냥을 위한 맵들도 물론 짤린 것이 있지만, 상당수가 이름이 변하거나 지형이 살짝 변형되어 지금도 남아있죠.

현재에 와서는 모든 직업의 기동성이 상당히 상향되었고, 수많은 이동수단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빅토리아 아일랜드에는 여러 테마던전이 추가되었고, 레벨대 자체도 쪼렙때 잠깐 거쳐가는 지역으로 전락했습니다. 사냥터의 수요가 적어졌다는 뜻입니다.
아케인리버처럼 사냥터의 수요가 많은 지역이라면, 최대한 모든 맵이 사냥에 최적화되어야할 겁니다.
하지만 빅토리아아일랜드는 이제 사냥만을 위한 맵이 아닌 저런 옛날 맵들을 가질 여유가 충분히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저 역시도 메이플 클래식서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빅뱅 전 당시 시스템은 진짜 너무 빡세고 지금 내놓기엔 시대착오적인 점이 많습니다. 확실히 이건 추억보정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당시의 맵 만큼은 그런 식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당장 여러분이 사냥하고 있는 빅토리아아일랜드 맵들부터가 빅뱅 전부터 있던 맵이잖아요?
어차피 빅토리아아일랜드가 빅뱅 전 모습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적다는 건 알고 있어서 기대도 안 하고... 그것보다는 앞으로 나오는 지역에 유기적인 연결구조가 많이 반영되었으면 하는 것이 제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