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기대했던 RISE 업데이트가 썸머 쇼케이스에서 발표되었습니다. 마비노기 영웅전이라는 게임에 오랜 기간 정성을 쏟으며 즐겨왔고, 다른 게임으로는 채울 수 없는 그 재미에 매료되면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줄어드는 유저 수와 부진한 업데이트에 실망하고 안타까워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이번 업데이트 발표는 정말이지 제게는 한 줄기 빛과 같이 느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쇼케이스에서 발표된 업데이트 내용은 기대 이상이였습니다. 그동안 이 업데이트를 준비하기 위해 힘쓰신 개발자분들의 노력에 정말 감사를 드리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대 이상이라고 해도 모든 면에서 만족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강화 최대 수치 확장이나 소모품 사용 모션 삭제 등 매우 신경 쓰이는 사안들이 눈에 들어왔고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중에서 저는 새롭게 추가된 전투력과 테크닉, 그 중에서도 전투력에 대해 저의 소소한 의견을 말하고자 합니다.


 전투력과 테크닉은 기존의 공격력과 방어력, 크리티컬 수치 등을 합산하여 나타낸 값으로, 이번 RISE 업데이트에 새롭게 추가 될 사항입니다. 전투력은 공격력과 방어력을 합친 값을 나타내며, 제가 이 글에서 문제 삼고 싶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테크닉은 RISE 업데이트 영상의 설명(크리티컬만 표시)과 공식 홈페이지의 업데이트 사전 안내의 이미지(듀라한 전투 입장 조건의 테크릭 수치가 195)와 다소 엇갈리는 사항이 있기도 할 뿐더러 어느정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우선 몇가지 마비노기 영웅전이라는 게임에 대해서 저도 그렇고, 여러분도 아시는 사항에 대해 말씀을 하고 본론으로 넘어가고자 합니다. 마비노기 영웅전은 액션 프리미엄 게임입니다. 마비노기 영웅전은 정교한 히트 박스와 다양한 패턴의 레이드 보스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교한 논타겟팅 시스템과 원하는 방식으로의 회피와 공격이 가능한 높은 전투 자유도를 갖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마비노기 영웅전은 캐릭터의 레벨과 장비에 초점이 맞춰지는 여타 다른 MMORPG와는 다르게 컨트롤이라는 요소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시각각 변하는 적의 공격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며 또한 집중하여 빈틈의 기회를 노려 컨트롤하는 재미가 바로 마비노기 영웅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추가될 예정인 전투력에는 공격력뿐만 아니라 방어력이라는 수치가 포함되게 됩니다. 공격력이나 밸런스, 크리티컬의 경우는 전투의 데미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그렇기에 동일한 컨트롤 실력이라 하여도 결국 클리어 시간 자체에서 많은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나 방어력은 조금 다릅니다. 숙련된 플레이어에게 방어력은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어차피 패턴을 모른다면 스매시 한번 넣지 못하고 계속 넘어지다가 죽게 되겠죠. 동일한 실력과 공격력 수치를 갖고 있다면 결국 딜량에는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클리어 타임에 영향이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굳이 방어력 수치를 강제할 필요가 있을까요?
 물론 타 게임에서 흔히들 일컬어지는 '슈퍼 아머'(피격을 당해도 모션캔슬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 상태를 이용하여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형태의 딜링 방식을 이용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 되어야지, 게임 기획상의 의도로 유저들에게 방어력을 올리도록 강제하고 그에 따라 슈퍼 아머 상태에서의 패턴을 무시한 딜 방식에 익숙하도록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패턴을 익히고 숙련 되가는데는 방어력이라는 수치도 중요합니다. 클리어 시간과 물론 단순한 시점에서 볼 때 방어력이 너무 낮으면 너무 쉽게 죽고, 그러므로 레이드에 도전하기 적합하지 않다 라고 생각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식의 방어력 수치 의무화는 결국 단기적으로는 계속 금방 죽어나가는 유저를 줄여 헬팟을 없앤것처럼 보이도록 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에는 플레이어의 좀비화는 물론이고, 게임의 질 마저 떨어트리게 될 것입니다. 어차피 맞아도 아프지 않으므로 굳이 레이드 보스의 패턴 등에 대해 대응할 가치를 못느끼게 될테고, 자연히 컨트롤의 중요성은 감소하고 단순히 스펙으로 찍어 누르고 패턴 역시 방어력과 슈퍼아머로 무시하고 딜을 꾸겨 넣어 클리어하는 사태가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더군다나 이번 패치로 예정된 물약, 수리키트 등의 소모품의 모션까지 사라지면 위와 같은 문제는 더욱 빠르게 가속화 될 것이고, 결국 깃털 등의 파티 상호작용 도구의 사용은 줄어들고, 더욱더 고립된 파티플레이 아닌 파티플레이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개발자 코멘트를 보면 조작 실력에 자신이 있을 경우 일반적인 파티 생성을 통해서 전투를 진행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파티 생성을 통한 전투는 현재 특정한 고스펙의 유저들이 모여서 순회의 형식으로 플레이를 하거나 또는 친구나 길드의 친목을 위하여 같이 플레이를 할 때 사용되는게 보통입니다. 즉, 일반적인 파티 생성이 더 이상 일반적인 파티 생성이 아닌거죠. 개발진에서 적극적으로 빠른 전투 시스템을 강조하고 코어 보상을 추가하면서까지 밀고 있는 지금, 사실상 일반적인 파티 플레이는 빠른 전투인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방어력이라는 수치처럼 공격력이나 밸런스, 크리티컬 등에 비해 클리어 타임에 크게 영향을 주지않는 요소야말로 일반적(?)인 파티 생성 방식에서 호스트 개인의 선택에 따라 공격속도 처럼 조건을 걸던지 해야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진의 후일을 보지않는 안일한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우리는 이런 문제를 벌써 몇번이나 보고 겪어왔습니다. 다양한 역할군을 제공하는 크라켄 레이드는 각성제와 변신 캔슬, 과한 스펙 등의 이점을 이용하여 얼마되지 않아 올몸딜 클리어가 이루어졌습니다. 결국 뒤늦게나마 무기 각성제가 사라지고 변신 캔슬이 수정되었죠. 캐릭마다 추가되기 시작한 제압기는 레이드 진행을 연홀딩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개발진은 홀딩 면역 가드 패턴과 회불기라는 괴상한 시스템을 우리에게 안겨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또 다시 새롭게 위험한 기능을 단순히 지금 당장만 바라보고는 추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전투력에 방어력을 포함시킴으로써 방어력 수치를 올리도록 유저에게 강제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제 말이 무조건 모두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 말에 모두가 동의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우려하는 저런 점을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해당 전투에서의 노피격, 딜1위, 솔플 타이틀 등을 만들어 획득자에게는 방어력 조건 제한을 푸는 방식이라든지 다른 대안도 준비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디 마비노기 영웅전 개발진 분들은 제 글을 보시면 바쁘시더라도 한번만 더 고민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