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쓴 글에서 우루루 몰려서 한쪽만 돌격하는 것의 단점을 얘기했었는데요. 그래도 그런 방식을 쓰기싫다고 해서 안쓰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랜덤한 유저들이 모여서 플레이를 하다보니 내가 원하지 않아도 그런 전술을 쓰는 사람들을 만나서 휩쓸리게 되죠.

그런데 이렇게 한쪽으로 몰려서 돌격하는 방법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이 있습니다. 맵 특성상, 돌격하는 진로에는 건물이나 언덕같은 엄폐물이 존재하고 그래서 길목이 좁은 지점들이 있습니다. 문제가 생기는 곳이 바로 여기죠.



그림을 보면 아시겠지만, 좁은 길목에서는 아무리 아군 전차가 수가 많아도 공격할 수 있는 방향이 정해져 있습니다. 게다가 많은 전차가 몰려있어도, 포구를 앞의 전차들이 가로막기때문에 결국 공격하는 전차는 몇대 되지 않습니다. 즉, 선두에 있는 두세대의 전차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쓸모없는 존재들일 뿐이라는 얘기입니다. 이정도 공격을 막아내는데는 그리 많은 전차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몸빵이 되는 중전차와 구축전차 몇대만 있어도 좁은 길목으로 들어오는 적 전차만 때려서 틀어막아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몰려서 돌격하는 전술에서 좁은 길목을 돌파하려면 어찌해야 할까... 되도록이면 다 몰려서 그쪽에 올인하는 전술을 사용하지 않는게 좋지만, 정 그런 방법을 쓰게 된다면, 답안은 딱 하나입니다. 

'절대 멈추지 말것'

저런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팀을 보면 공통적인 것이 저런 좁은 길목이나 언덕에서 적 전차를 만나면, 중전차나 중형전차들이 그 길목 양옆으로 엄폐부터 하곤 합니다. 바로 이게 패배의 지름길인거죠. 그렇게 시간을 빼앗기는 순간, 다른 길목에서 적 전차들이 뚫고들어와 아군 진영을 유린하기 시작하고 싸이렌이 울리는거죠.


결국 이런 패배를 당하지 않을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멈추지 말고 그대로 좁은길목을 지나가야 합니다. 물론 처음 선두에 선 전차 한두대는 적전차의 포화에 당하겠지요. 하지만 그동안 나머지 전차들이 그 길목을 지나면 수에서 앞서는 쪽이 이길 확률이 높습니다. 이렇게 좁은 길목을 뚫고나면 또 멈추지 말고 달려서 적 진영을 빠르게 유린해야하는게 이 전술의 핵심이죠.





이것은 한쪽만 몰려가서 돌격하는 전술이 아니더라도 시가전이나 좁은 길목에서 싸울때 반드시 숙지해야하는 부분입니다. 방어하는 쪽이라면 되도록 적이 좁은 길목 너머에서 앞으로 뛰쳐나오지 못하도록 막는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그만큼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포탄의 수가 적어지기때문입니다. 공격하는 쪽이라면, 반드시 길목에서 주춤거리면 안됩니다. 특히, 공격력이나 방어력이 낮은 전차들이 높은 티어의 중전차나 중형전차 앞에서 길목을 막고있으면 그 팀의 공격력은 수가 많아도 엄청나게 떨어지게 됩니다. 

자주 나오는 광경중 하나가, 선두전차가 좁은 길목으로 집입한후, 눈에 보이는 적 전차를 보고 멈춘뒤 사격하다 죽는 경우입니다. 이건 아군에게 엄청난 민폐가 됩니다. 그렇잖아도 좁은 길에 아예 장애물을 만들어버리는 셈이기때문이죠. 뒤에 따르던 아군들은 더 큰 난관에 직면하게 되는겁니다. 

죽을때도 죽을자리가 따로 있습니다.


되도록이면 좁은 길목을 지나 적 전차 앞에서 죽는게 좋습니다. 그렇게 되기 어렵다면 최소한 좁은 길목을 벗어나 죽어야 하죠. 이렇게되면, 뒤따르던 아군전차들은 길목에서 장애물이 없이 지날수 있고, 또 죽은 전차때문에 적 전차의 시야가 가려지거나 아군 전차에게 일시적으로 엄폐물을 만들어주기도 하죠. 그렇게 한두발의 포격을 감수하는 동안 다수의 아군전차들이 좁은 길목에서 쏟아져나와 수적 우세를 점하게되면 돌파가 가능해집니다. 물론 이렇게 되려면 선두전차가 희생이 되는동안 바로 뒤따라 들어오는 아군전차들이 있어야 하죠. 그냥 뒤에서 멀뚱멀뚱 지켜보고 있으면 선두전차는 덧없이 개죽음을 당한 셈이 되고 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