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음... 영국편이 되는데, 아무래도 영국은 전체 트리가 공개된 게 아니다보니 중간에 쑥, 빠지는 부분이 있네요. 프랑스를 먼저 할까 싶기도 하고, 중국을 생략할까 말까 고민도 되고요... 음, 솔직히 중국 테크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애칭 같은 애칭이 줄줄이 붙나요? 몇몇 인기 전차는 빼고요... 일단 생략하고 처음 계획대로 그냥 가보겠습니다.


1. 경전차

2티어 Cruiser Mk. I -> 크루저 원, 막원, 크막원, 순일
=경전차부터 시작하는 다른 국가와는 다르게, 신사의 나라 영국은 비범하게도 첫 경전차가 2티어에서 등장합니다. 게다가 A9, A10, A13이라는 유사 계열 생산 계획을 줄줄이 늘어놓은 것들이라, 게임 내의 식별명칭으로는 구분하기도 어렵다는 게 특징입니다. 톡 까놓고 일일이 쓰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나열되는 Mk.의 향연이란... 영국 전차 자체도 본격적인 등장이 8.1 패치 시절이다 보니(한국은 아직도 8.2죠) 별다른 애칭도 없이 이름 따라 불리기 마련입니다. 그래도 구분을 위해서 크루저 원, 크막원, 순일(순항전차 일 형) 등으로 이름을 밝혀 부르거나, 그것도 귀찮은 분들은 다 생략하고 막원, 하고 부릅니다. 아니면 애초에 부르지도 않던가요. ‘영국 N티어 경전차’하는 식으로.

2티어 Cruiser Mk. III -> 크루저 삼, 막삼, 크막삼, 순삼
=이쪽은 중형전차를 향한(혹은 작은 헤비를 향한?) 트리입니다. 웃기게도 바로 위의 크막원과 같은 티어를 배정받았지만, A9로 개발되었다가 영 시원찮다는 평가를 받은 크막원과는 다르게 미국 크리스티의 전차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A13 계열입니다. 즉, 저탑방의 기동전사인 소련의 BT 시리즈와 근원을 같이 하는 전차이며, 상대적으로 크막원에 비해 우수한 기동성을 보여줍니다. 음... 예전에 제가 썼던 영국 테크 죄다 훑기(...)의 입문으로 이쪽을 추천한 바가 있었죠. 애칭의 유래는 위와 같습니다. 아마 아래도 한동안은 다 같을 거고요...

3티어 Cruiser Mk. II -> 크루저 투, 막투, 크막투, 순이
=이건 A10 기반입니다. 2티어와는 다르게 슬슬 5티어들을 맞닥뜨리게 됩니다만, 셔먼이나 4호차, 혹은 몇몇 구축이 사용하는 고폭탄이 최대의 적입니다. 이름만 순항전차고 경전차지 속력은 우수한게 아니다보니 도망가기도 힘들고, 장갑이 얇다보니 고폭탄 한 대 꽂히는 순간 차고로 사출당하면서 유저의 멘탈을 유폭시키니까요. 뭐... 그래도 지뢰 소리는 나오지가 않지요. 국가 전체가 지뢰라는 소리는 있지만요. 애칭 유래도 같습니다.

3티어 Cruiser Mk. IV -> 크루저 포, 막포, 크막포, 순사
=A13, 그러니까 2티어의 크막삼의 장갑을 강화한 버전입니다. 영국군도 여러모로 호평하면서 쓴 전차인데요, 크막투에 비해선 우수하다곤 해도 뭐 뛰어나게 우수하다던가, 하는 건 아닙니다. ‘준수’하지요. 유래는... 이제 좀 생략하죠.

4티어 Valentine -> 발렌타인
=웃기게도 이건 그동안의 순항전차가 아니라 보병전차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고속 고기동의 순항전차가 아니라 보병과 보조를 맞추어 장갑과 화력으로 보병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는 거죠. 게다가 바로 이전 전차인 크막투의 A10을 기반으로 개량했는데, 개발사인 비커즈가 시간에 쫒기다가 간신히 설계안을 마감일 당일에 제출합니다. 그게 1938년 2월 14일이었죠. 예, 그래서 발렌타인입니다. 경전차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느립니다만, 보병전차답게 우수한 장갑과 화력을 갖추었지요. 중전차 처칠로 이어지는 트리는 이 녀석 말고도 마틸다 트리가 있습니다만, 상위포를 연구하기 위해 처칠로 고난의 스톡을 이어가고 싶지 않으시다면 이 발렌타인을 거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아, 발렌타인에서 처칠을 연구하는 경험치가 좀 더 싸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군요. 애칭은... 기본 별칭 외엔 별다른 애칭도 없군요. 너무 알기 쉬우니까요.

4티어 Covenanter -> 코버넌터, 맹약자, 계약자, 지뢰, 불타는 엔진
=이 전차는 그동안 이어진 크루저 운운하는 표기가 사라졌지만, 사실 바로 하위 전차인 크막포의 개량버전입니다. 그러니까 크막오, 지만 게임의 식별명칭으로는 그런 건 알 수 없지요. 넘어갑시다. 막상 우수하다고 생각한 크막포도 북아프리카 전선의 독일군에게 뻥뻥 터져나가고 오히려 보병전차인 마틸다가 좋은 전과를 올리자 영국 육군이 후계 계획을 취소하면서 일종의 땜빵 처리로 만들어진 전차인데요... 웃기게도 개발 주체를 ‘철도 회사’인 LMS로 바꾸면서 몇몇 ‘혁신적인’ 설계를 도입했고, 결과물은 억지로 쑤셔 넣은 엔진이 잦은 과열을 일으키는데다가 설계 실수로 인해 라디에이터에서 발생한 고열 증기가 새어나와서 조종수가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있었다는 겁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줄 알았던 영국 전쟁성은 일단 선행 계약대로 양산을 강행했지만, 결국 해결을 못하고 대다수를 훈련용으로만 사용했지요.
...유래를 길게도 설명했지만, 이 전차가 지뢰 소리를 듣는 이유와 이어지기에 그렇습니다. 본격적으로 상위 전차와 어울리게 되는 4티어 경전차인만큼, 장갑이나 화력이 우수하진 않고 속도로 승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속도의 기반이 되는 엔진을 업그레이드하면 피격 시 화재 확률이 40%가 되죠. 바로 위에서 설명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워게이가 충실하게 재현한 스펙인데요, 바로 이것이 유저의 뒷목을 잡게 하는 겁니다. 뭐 한 대도 안 맞고 잘 피해 다니면 됩니다만, 몇 대 툭툭 맞다보면 순식간에 불이야! 대신 부앙각이 매우, 매우 우수해서 언덕의 요정이라는 미국 전차 못지 않습니다. +20에 -15. 뭐 그래봤자 헐다운이라거나 능선플레이를 할만한 장갑도 화력도 없다는게 다시 발목을 잡습니다만... 결국 애칭은 본래 별칭을 살리거나, 그냥 지뢰, 혹은 불타는 엔진 등등으로 불립니다. 아... 대책도 없이 양산을 덜컥 계약한 영국 전쟁성의 삽질에 대한 교훈이기도 하군요, 이 이름은. 계약이나 보증 따위는 함부로 해줘선 안되는 겁니다!

5티어 Crusader -> 크루세이더, 십자군
=영국 육군이 하도 답답한 코버넌터를 차마 일선에 돌릴 수 없어서 개량한 버전입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였던 엔진 부분을 뜯어고치고 나머지 부분은 거의 그대로 채용했습니다. 결국 이건 크막육이죠. 일단 코버넌터 최대의 문제점을 수정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나머지 부분이 모두 우수했던 건 아니었죠. 중량 문제로 장갑 강화도 어렵고, 화력도 부실했고... 결국 이후에 미국으로부터 셔먼을 들여오고 크롬웰을 생산할 때까지 땜빵처럼 사용하다가 나중에는 자주포 등의 개조 전차에 쓰일 차대로 활용해버렸습니다. 영국의 나중에 공개될 자주포와 구축전차 트리가 아무래도 이 부근과 연관이 있긴 하겠군요. 음... 게임 상의 성능도 굉장히 애매해서, 5티어의 스펙 논의에서는 아예 생략되기 일쑤입니다. 혹시라도 경전차 추천에서 이걸 추천받으신 분이 있다면, 추천한 사람을 한번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애칭인 십자군은, 별칭의 뜻을 그대로 밝힌 것이지요. 미국의 자주포 신부님과 함께하면 서로 간에 버프가 생긴다는 웃지 못 할 농담도 있습니다...



애초에 총 수량이 얼마 안 되다 보니 남은 것도 얼마 없네요. 중형전차와 중전차 정리하면서 프리미엄 구축전차 하나를 끼워 넣으면 3편만으로 영국은 끝이 납니다. 음... 근무가 좀 한가했으면 좋겠군요. 아직 몸조리도 덜 끝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