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저는 저번주까지 공예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습니다. 만노는 제게 15주동안 공예를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저번주(16주차지요)에 부캐 사제로 만노에서 인장을 굴렸고, 공예가 나왔습니다!

저는 허수아비를 몇 차례 쳐본 뒤, 공예가 쓰레기가 아니라 흥미로운 장신구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사실 공예는 해외 씨어리크래프터 사이에서는 명료 BIS로 예상된 물건입니다. 지금은 평가가 다소 내려갔지만, 어쨌건 한국에서의 취급보다는 나은 편이지요.). 

이 뜻밖의 재미를 여러분과 나누기 위해 이 글을 씁니다. 


1. 공예와 세드를 비교하기

공예 발동은 대상에게 10초간 유지되는 징표를 남기며, 이 징표가 있는 대상을 직접 공격 주문으로 공격할 시 8미터 이내의 적에게 즉발 광역 데미지를 입히게 됩니다. 이론적으로는 광역과 단일 모두에서 세드를 압도할 수 있는 장신구입니다. 이론적으로는요. 하지만 성채 초기에는 모두가 도트위빙을 했기 때문에, 공예는 완전히 버려졌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도트위빙이 딜로스에 불과하다는 것을 압니다―우리는 대신 더 많은 쐐기를 씁니다.

*이 비교에서는 쐐기와 정분, 파역만을 사용하는 이상적인 명료-공예 딜사이클을 가정하도록 하겠습니다.


1. 1 산술적으로 접근하기






산술적으로 따졌을 때 일반 세드는 분당 12588*[5.00+가속], 공포의 예언은 1.25*7110*[10/(1.5/1.00+가속)]만큼의 발동 데미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가속 반영비 때문에, 이론적으로 가속 10% 전후에서 세드<공예가 됩니다(두 장신구 사이의 격차는 장신구 템렙이 높아질수록 늘어납니다).

다만 RPPM 방식의 불안전성을 감안한다면 2타겟 이상의 실사용에서는 세드>=공예가 됩니다. 물론 운빨좆망겜이기 때문에 잘 터지면 세드<<<공예일 수도 있습니다. 기도를 열심히 하세여;;



1. 2 진형을 생각해보기

세드의 직관적이고 단순한 작동 방식 때문에 사람들은 세드가 의외로 예민한 장신구라는 사실을 잊곤 합니다. 세드의 피격 판정은 상당히 좁은 편이고, 역동적인 레이드 전투 환경에서 항상 2타겟 딜링을 유지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막공 탱커들에게 sco와 같은 피지컬을 기대할 수는 없다는 소립니다). 반면에 공예의 타격 판정은 회드 버섯바닥과 동일한 8m고, 타격 반경에 대해서만큼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1. 2. 1 단일 타겟일 때



1. 2. 2 쫄이 약간 이격되거나 주 타겟 뒤에 있을 때


1. 2. 3 쫄과 주타겟이 직선상에 있거나 거의 겹쳐 있을 때



(이론적으로는 항상 공예>>세드지만 선급한 RPPM 방식의 불안전성 때문에 실제로는 세드>=공예가 됩니다.)


레이드에서는 저 두 경우가 모두 나타나기 때문에 실사용 비율은 둘 사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합니다.


1. 3 운을 생각해보기

공예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일단 쫄이 많아야 하고, 쫄이 모인 곳에 징표가 박혀야 하고, 징표가 박힌 이후 무빙할 일이 없어야 하고, 징표가 박힌 타겟이 10초를 더 살아야 하고, 그 주위의 다른 몹이 10초를 더 살아야 하고, 되도록이면 주타겟에만 징표가 박혀야 합니다(줄호락 임프나 만노 불정령에 징표가 박히는 상황을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는 저 Factor를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공예를 잘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운이 필요합니다예컨대 신화 이스카르에서 공명한테 공예가 터지면 정말 즐겁겠지만, 만약 사이페에 한번도 공예가 터지지 않는다면...상당히 빡칠 겁니다.

운이 안 좋으신 분들한테는 보통 세드가 더 좋습니다.


2. 레이드를 생각해보기



앞서 말했다시피, 공예를 잘 쓰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합니다: 발동후 10초간 말뚝딜이 가능할 것; 쫄이 모인 곳에 징표가 박힐 것; 징표가 박힌 대상이 10초 이상 살 수 있을 것; 주위의 쫄이 10초간 살아있을 것.


2. 1 코름록

영웅: 전투시간동안 두세 번 정도, 극히 짧은 시간 동안만 지속되는 끌손 타이밍마다 공예가 터질 수 있다고 예상하는 것은 매우 나이브한 일일 것입니다. 어차피 도적과 전사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휘장+아키를 끼고 코름록 본체딜을 열심히 한 뒤 정신승리(저것은 딜딸이다)를 하는 편이 좋습니다.

신화: 영웅과 동일합니다.


2. 2 킬로그/고어핀드

영웅: 관건은 덩치/고핀 쫄(이름을 잘 모르겠는데 고핀 옆에 붙이고 잡는 그거 있잖습니까??)이 얼마나 오래 사느냐/쫄이 나와있을 때 공예가 터지느냐입니다. 전자는 파티 RDPS와 공략딜러의 수에 따라 달라지는 요인이니 애들이 딜도 못하고 공략딜도 못하면 세드 대신 공예를 쓰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입니다. 물론 아키장신구와 휘장이 있으면 그걸 끼는 것이 더 좋습니다.

킬로그 신화: 쫄이 조금 더 오래 산다는 것을 제외하면 영웅과 동일합니다. 요즘은 다들 딜이 쎄져서 공예 투타겟 딜링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만, 운이 좋으면 세드보다 딜이 더 잘 나올 것입니다.

고어핀드 신화: 어려운 거니까 공략딜 하시길 바랍니다. 딜딸칠거면 휘장에 아키가 낫습니다.

참고로 저는 영웅이든 신화든 휘장에 아키 끼고 킬로그/고핀만 팹니다. 쫄딜은 원래 죽음으로 하는거임;;


2.3 줄호락/만노로스/아키몬드

줄호락/아키몬드/만노로스 영웅: 상서에게 유리하지 않은 유형의 쫄이(22초 이내 사망) 주기적으로, 네임드 주위에 밀집해서 나타납니다. 운만 좋다면 공예 딜링에 가장 적합한 네임드입니다.

줄호락 신화: 여기서 명료하면 사사게 가니까 자제하시길 바랍니다.

만노로스 신화: 제가 본캐에 공예가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아키 신화: 제정신인 사람은 아키에서 공예를 끼지 않습니다;;


2.4 소크레타르

영웅/신화: 공예 딜링에 가장 적합하지 않은 네임드입니다. 통솔자 팝업 시점의 소크레타르는 단일 딜링을 요구하고, 어둠소환사는 너무 빠르게 죽고, 혼령에 공예가 뜨기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나이브합니다. 사실상 '타겟 변경이 강제되는 1타겟 네임드'에 가깝고, 2타겟이 되는 구간은 매우 짧기 때문에, 무조건 세드가 더 좋습니다.


2.5 벨하리

영웅/신화: 벨하리 딜의 핵심인 3페이즈와 1/2페이즈 동안의 투타겟 딜링을 절충한다면, 명료를 타고 아키장신구+세드or공예를 끼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벨하리 신화로그 1위는 아키장신구+세드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자신의 운이 좋다고 생각하시면 공예를, 안정적인 것을 원하시면 세드를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2.6 이스카르

영웅/신화: 사잇페에 공예가 터지면 공예가 좋고 아니면 세드가 좋습니다. 운빨좆망겜


3. 실제로 써보기



블러드엘프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풀도핑 상태입니다. 2셋으로 진행했고 전반은 없습니다.

공략딜은 하지 않았습니다. 나 하나쯤이야
(사실 간 파티가 평템렙 713짜리 동네라 쫄이 너무 잘죽었습니다;;)

3.1 코름록/고어핀드/이스카르

코름록: 딜이 안나와서 빡친 나머지 로그를 지워버렸습니다. 하지만 전 공략딜을 했다구욧
고어핀드: 공예가 세드보다 더 잘나왔는데 이스 로그 지우면서 같이 지워졌습니다;;
이스카르: 공예가 사이페에 한번도 안터진나머지 너무 빡쳐서 로그를 지워버렸습니다;; 운빨죶망갬


3. 2 킬로그



길마랑 이야기하다가 단말마 맞고 죽어서 로그가 없습니다;;


3. 3 자쿠운



공예 잘 안터진것 같은데 의외로 괜찮게 나왔습니다. 근데 씨앗에 오염물 걸려서 딜이 망했습니다. 씨앗 개새끼


3. 4 줄호락



임프 다 죽자마자 공예가 터져서 혈압오른게 두 번 정도 되는데, 그거 감안해도 잘 나온 편인 것 같습니다.
영웅에서 명료로 놀때 세드+공예가 꽤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3.5 소크레타르



예상대로 쓰레기였읍니다. 세드는 좋습니다.


3.6 벨하리


쫄 있을 때 공예가 한 번도 안 터져서 빡쳤읍니다. 잘 터지면 세드보다 더 나올거같긴 한데 잘 터져야 말이죠...


3.7 만노로스



공예가 잘 터졌다는 느낌은 못받았는데 의외로 딜이 괜찮게 나왔습니다. 


3.8 아키몬드

아직 안갔습니다. 가면 쓰겠는데 대충 만노랑 비슷할거라고 봅니다.


4. 다시 한 번 신화를 생각해보기

-벨하리에서 (잘 터지면) 좋습니다.

-이스 신화에서 (잘 터지면) 합법적으로 딜딸칠수 있습니다. 공명에 징표가 박힌다고 상상해보세요!

-킬로그 쫄이 잘 안죽는 저신화에서는 공예도 괜찮습니다.


5. 마치며

-운빨좆망겜이라고 불평을 실컷 하긴 했습니다만, 경우를 타긴 해도 꽤 쓸만한 장신구입니다.
제 부캐는 한동안 공예를 끼고 다닐 것 같네요.

-다른 게 더 좋을 때가 많을 뿐이죠...

-
우리 길마님이 빨리 만노를 잡고 공예좀 먹여주셨으면 좋겠읍니다. 신화공예만 모으면 컬렉션 완성임;;

-공예 무시 ㄴㄴ합니다 ㅡㅡ

-세드 발동에 공예가 터집니다. 세드 판정이 직접 타격인듯;;

-당연하게도, 아키장신구+공예를 쓰실 경우에는 환마가 좋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