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이미 잘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이제 막 pvp에 관심을 갖게 되어 크로스라는 개념에 대해 잘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아주 자세하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1. 크로스의 정의

 

크로스라는 것은 WOW 오리지날 시절 일부 앞마당 죽돌이 도적들이 사용하던 기술로, 어떤 도적 유저가 동영상으로 소개하면서 '크로스'라는 명칭을 붙였기에 그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오리지날 시절에는 상대 캐릭터을 지나쳐가면서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을 많이 썼기 때문에 크로스라는 명칭이 상당히 어울리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 동영상은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었기 때문에 일부 앞마당 도적들에게만 조금씩 알려졌고, 대다수의 도적 유저들에게 크로스라는 개념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당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해외 도적 유저 Grim의 동영상에서 이 크로스를 활용하는 모습들이 소개되면서부터 입니다.

 

이 크로스라는 것은 피해를 받으면 풀리는 메즈 스킬(기절시키기, 후려치기, 실명, 변이, 위협의 외침, 얼음의 덫... 기타 등등)에 걸린 대상에게 자체 데미지가 아예 없거나 즉시 피해가 아닌 도트 효과를 가진 스킬을 사용하여 해당 메즈 효과의 지속시간이 끝나거나 도트 스킬의 첫번째 틱이나 즉시피해류 공격에 의해 메즈효과가 풀릴 때까지 대상의 메즈 상태를 유지하는 컨트롤을 뜻합니다. 도적의 경우는 비습, 목조르기, 파열, 약점노출, 장비 분해 등을 크로스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크로스의 사용 방법

 

크로스를 사용하는 방법에는 무기 스왑을 이용하는 방법과 평타와 스킬의 사용 가능 각도차이를 이용하는 방법, 이렇게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마우스로 시야를 빠르게 돌린다거나 상대를 지나쳐가면서 스킬을 사용한다거나 하는 등의 잡다한 방법들이 더 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것들은 엄밀히 따지면 전부 각도 차이를 이용하는 것이므로 같은 방법이라고 봐도 됩니다.

 

- 무기 스왑을 이용하는 방법 : 무기 스왑 매크로를 이용해 평타를 강제로 억제시키며 그 틈에 스킬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한 때 많이 쓰이긴 했지만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기 때문에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방법입니다.

 

- 평타와 스킬의 사용 가능 각도차이를 이용하는 방법 : wow의 시스템상 평타와 스킬은 사용할 수 있는 각도가 차이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스킬은 사용할 수 있지만 평타는 나가지 않는 각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평타를 억제시키고 스킬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이용하면 아주 쉽게 크로스가 가능합니다. 그림으로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컴퓨터에 포토샵이 안깔려있는 관계로 파워포인트와 그림판을 이용해 만든 아주 심하게 허접한 그림이지만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각종 도형들을 이용해서 만든 도적군과 전사군이 오늘 이 글을 위해 수고해주었습니다. ㅡ,.ㅡ;;

 

그림에서 진하게 표시된 부분이 평타와 스킬이 모두 사용되는 각도이고, 연하게 표시된 부분이 스킬만 사용이 가능하고 평타는 나가지 않는 각도입니다.(대략적인 그림일뿐 정확한 각도는 아닙니다. 그냥 참고만 하세요.) 이 상태로 전사를 우클릭하면 시야에서 벗어났다는 붉은 메세지와 함께 전투 자세만 취한채 가만히 서있는 도적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 아무 공격 스킬이나 사용해보면 평타는 나가지 않는데 스킬은 사용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기절시키기나 후려치기, 실명 등을 대상에게 사용한 뒤 곧바로 이 각도를 잡아서 비습, 약노, 파열, 장분, 목조르기 등을 사용하면 평타는 나가지 않으므로 해당 메즈 스킬의 지속시간이 끝나거나 목조르기, 파열 첫틱이 대상에게 피해를 입히기 전까지는 메즈 상태가 유지됩니다.

 

※물론 목조르기의 경우에는 대상의 배후를 잡아야 하므로 아래 그림과 같은 각도를 잡아야 되겠죠.

 

이 각도를 찾는 것은 허수아비를 이용해서 연습하셔도 됩니다. 이 방법에 숙달되시면 굳이 억지로 평타를 억제시키기 위해 무기 스왑을 하거나 마우스로 시야를 빠르게 돌리는 등의 번거로운 작업을 하지 않아도 쉽게 크로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3. 주의사항

 

이 크로스를 사용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부분은 바로 상감독입니다. 주장비에 상감독을 바르는 잠행트리의 경우, 이 상태로 그냥 크로스를 시도하면 비습이나 약노, 목졸 등에 상감독이 같이 발동되면서 기절이나 후려치기를 풀어버립니다. 그러므로 잠행 도적의 경우에는 주무기 하나를 더 준비해서 신독이나 정신독처럼 자체 데미지가 없는 독을 바르거나 아예 독을 바르지 않은 상태로 스왑을 한 뒤에 크로스를 시도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게 귀찮다면 크로스를 하면서 제발 주장비에 바른 상감독이 발동되지 않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지만 그것은 너무 위험요소가 큽니다.

 

하지만 주장비에 맹독을 바르는 절단 도적의 경우에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기절시키기나 후려치기 등의 피해를 받으면 풀리는 메즈 상태에 걸린 대상에게는 맹독이 발동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상에게 기절시키기나 후려치기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로 비습이나 약노 등을 크로스로 사용하면 맹독의 발동 확률에 따라 대상에게 맹독이 감염되지만, 기절시키기나 후려치기 등으로 메즈를 한 뒤에 비습이나 약노를 크로스로 사용하면 해당 메즈가 풀리기 전에는 절대로 맹독이 발동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단 도적의 경우에는 자유롭게 크로스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약노연마를 찍은 상태로 듀로타에 나가서 실험을 해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듀로타 멧돼지에게 기절시키기를 사용하면 1분 가까이 기절시키기가 유지되는데 이때 비습을 크로스로 사용해서 2버블을 얻고 그 2버블로 크로스 약노를 시전하면 약노 연마 특성 때문에 약노에 사용한 연계 포인트를 돌려받으므로 계속해서 약노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상태로 약노를 계속해서 반복 시전해도 맹독은 절대로 발동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절시키기가 풀리게 되면 곧바로 맹독이 발동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비습, 약노, 목졸, 파열, 장분 등의 스킬들은 주장비의 독만 발동시키고 보조무기의 독은 발동되지 않으니 보조에 바른 상감독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4. 크로스의 응용

 

그렇다면 이런 크로스를 어떤 용도로 써야 할까요?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전에 초보분들을 위해 점감 시스템에 대해서 간단히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점감이란 특정 메즈 효과에 걸린 대상에게 또다시 같은 류의 메즈 효과가 사용될 경우 메즈 지속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다가 3번째 메즈 이후에는 해당 효과에 면역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점감 효과는 대상에게서 해당 효과가 사라진 시점부터 18초의 시간이 지나야 사라집니다. 크로스를 이용해 비습을 사용할 경우 비습이 끝난 시점부터 18초의 시간이 지나기 전에 재은신 비습이나 급가를 사용하면 지속시간이 절반이 되므로 이 점감 시스템을 숙지하여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1) 기절시키기 -> 크로스 비습 -> 재은신 :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해서 기절시키기 상태를 유지한 채 2버블을 얻고 재은신을 한 뒤, 비습의 점감이 풀렸을때 공격을 시작하여 공짜로 사전계획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2) 기절시키기 -> 사전계획(잠행일 경우) -> 크로스 비습 -> 재은신 -> (비습 점감 시간에 맞춰서) 만회 : 전투 시작부터 만회 효과를 공짜로 얻은 상태에서 싸우기 위한 방법입니다. 잠행 도적의 경우에는 그냥 사전계획으로 확보한 2버블로 사계의 쿨이 돌아오기 직전에 만회를 사용한 뒤 전투를 시작해도 되지만 크로스까지 동원하면 2버블이 아닌 5버블 만회 효과를 얻은 상태로 전투 시작이 가능하므로 나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3) 기절시키기 -> 사전계획 -> 크로스 비습 -> 크로스 약노 -> 재은신 -> (비습 점감 시간에 맞춰서)사전계획 -> 2버블 만회 : 약점노출의 지속시간이 굉장히 길어진 덕분에 잠행도적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약노와 만회 효과를 얻은 상태로 전투를 시작하므로 매복 - 과다 -> 급가 - 어춤 으로 이어지는 초반 폭딜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약노 연마를 찍은 절단 도적의 경우에는 굳이 이 작업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4) 기절시키기 -> 크로스 목조르기 : 어짜피 목조르기 도트 데미지에 기절이 풀릴텐데 뭐하러 목조르기를 크로스로 사용하냐고 의문을 갖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목조르기는 비습처럼 묶어놓고 때리는 것이 아닌 단지 침묵효과만을 주는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목조르기 이후 이어지는 평타에 의해 기절시키기가 풀리면 상대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그 평타에 신독이 발동되지 않을 경우 상대와 거리가 벌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목조르기 침묵 5초간 폭딜을 퍼부어야 하는데 상대와 거리가 벌어져 다시 접근하는 동안 공격을 하지 못한다면 굉장한 손해를 보게 되겠죠.

 

상대가 밀리 클래스인 경우 기절 후 첫 공격을 비습이 아닌 목조르기로 시작할 때 평타에 의해 기절이 풀리면 이어지는 절단 등의 스킬을 상대가 방어 또는 회피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도 은근히 손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목조르기를 크로스로 사용하면 이어지는 절단이나 독칼 등의 기술이 사용되기 전까지 기절시키기가 유지되므로 안정적인 공격이 가능해집니다.

 

검은패 특성을 찍은 절단 도적의 경우에는 기절시키기가 풀리는 시점에서 검은패 효과가 발동되기 때문에 크로스를 통해 평타가 아닌 목조르기 후 이어지는 절단에 의해서 기절시키기가 풀리게 되므로 검은패의 발동타이밍을 약 1~2초정도 늦출 수 있습니다.

 

5) 기절시키기 -> 크로스 목조르기 -> 원한 + 회피 : 일반적으로는 목조르기 사용 직전에 원한을 먼저 써서 글쿨을 아끼지만 드루이드의 경우에는 기절상태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껍질같은 피해감소류 스킬이 있기 때문에 도적이 기절 후 원한을 사용하면 바로 껍질을 씁니다. 그리고 드루이드가 곰폼으로 대기하다가 목조르기로 기절이 풀리는 순간 강타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에 방해를 받으면 초반 몰아치기를 제대로 할 수 없으므로 크로스 목조르기 이후에 원한과 회피를 동시에 사용하여(회피는 글쿨이 없으므로 원한이나 절단같은 글쿨이 있는 스킬과 동시에 사용이 가능합니다.) 원한 글쿨 확보 및 초반 몰아치기 효율을 극대화합니다.

 

6) 후려치기 -> 크로스 파열 : 이것은 크게 두가지 용도로 사용됩니다. 한가지는 밀리 클래스(특히 전사)와 싸울 때 거리 조절 도중 후려치기로 접근하여 파열을 사용하고 다시 빠질 때 파열 사용 도중에 나간 평타에 의해 후려치기가 풀려서 반격을 받는 상황을 억제하기 위한 용도입니다. 후려치기 후 파열을 크로스로 사용해서 첫번째 파열 틱에 의해 후려치기가 풀리는 순간까지 약 2초간의 시간을 벌 수 있으므로 그 동안 다시 거리를 벌려서 상대의 반격에 의한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주변에 기둥같은 구조물이 있을 때 후려치기로 상대를 메즈하고 기둥 뒤로 도망가서 재은신을 시도할 경우, 이 타이밍에 상대가 붕대질로 회복하는 것을 막기 위해 파열을 크로스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그림처럼 후려치기 이후에 파열을 크로스로 사용하면 파열 첫틱에 의해 후려치기가 풀리는 2초의 시간동안 기둥 뒤로 도망가서 재은신을 시도하면서도 파열로 상대의 붕대질에 의한 회복을 막고 추가적인 피해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5. 마치며

 

위의 내용을 보면서 느끼셨겠지만 대부분의 크로스 활용 패턴들은 전장이나 투기장보다는 1:1 상황에서 유용한 것들이기 때문에 전장이나 투기장에서 활용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따릅니다.

 

그리고 이외에도 찾아보면 잡다한 방법들이 더 있긴 하지만, 실명 -> 크로스 약노처럼 효율보다는 간지를 위한 크게 쓸모없는 패턴들이 대부분이므로 굳이 소개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런 것들은 안정성이 굉장히 떨어지기 때문에 뭔가 좀 있어보이는 동영상을 찍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크로스 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잔기술들도 마찬가지로 효율과 안정성이 바탕이 되야 합니다. 훨씬 안전하면서도 비슷한 효율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는데도 그저 좀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쓸데없이 도박성 플레이를 하는 것은 지양하시길 바랍니다.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했는데도 자세하게 설명을 하다보니 글이 길어지면서 많이 복잡한 느낌이 드는 글이 되어 버렸습니다. 읽기 힘든 글이지만 크로스에 대해 전혀 몰랐거나 대충 알고 있던 분이라면 이 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