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tos에 바란다에 썼던 글인데 여기에 올립니다. 그나마 밸토게를 운영자들이 자주 볼 것 같음. 귀찮으면 밑에 1,2,3만 보시면 됨.)

자동매칭이 생긴 후 클래스 선택의 자유는 넓어졌지만 결국 커뮤니티성은 확 떨어졌다는 게 대부분 유저들의 생각입니다. 그러나 자동매칭을 없애고 예전처럼 인던 앞에서  파티를 구성하여 플레이하는 방식은 좋을까도 생각을 해봤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대다수의 유저들은 커뮤니티성을 얘기하면서도 강한 캐릭터를 원하기 때문에 애초에 자동매칭이 나온 거였죠. 트오세의 장점인 클래스간의 다양성, 다양한 클래스간의 호흡 자체를 위해서 어쩌면 유저들은 효율을 포기하고 '랜덤하게' 유저들을 만나도록 강요당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분명 클래스의 차별이나 그로인한 감정소모는 줄어들었고 이는 유저가 받아들일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자동매칭이 보편화됐고 사람들은 매일 자동매칭을 이용하고 있는데, 문제는 지금 이 시스템으로는 아무리 유저들간에 협업을 해도 마치 혼자만 하는 게임 같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퀘스트나 고렙존의 필드사냥을 제외하고는 자동매칭이 게임 플레이 시간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데, 이 절반 가량 되는 시간동안 만나는 사람들과의 어떤 대화도 '전혀' 필요 없는 게 현실입니다. 자동매칭으로 우연히 케미가 잘 맞는 구성이 짜였더래도, 이후에 이 사람과 어떻게 더 플레이할지, 그걸 위해서 지금 어떻게 더 도움을 줄지를 두고 고민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래나 저래나 어차피 같이하는 솔플게임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들게 됩니다.. 기껏해야 장비 가격이나 랭크트리를 물어보는 정도...

자동매칭이 인던입장 자체를 공평하게 만들었다면, 유저들끼리 우연하고 공평한(우연해서 공평한?) 관계를 지속할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으면 어떨까요. 현실에서도 그렇듯이 아무리 우연한 만남이라 하더라도 중요한 건 자신의 의지로 이 관계를 지속하느냐 마느냐 아니겠습니까? 복잡한 시스템 문제나 서버통합매칭에도 이같은 기능이 적용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트오세를 좋아하고 즐기는 유저로서 아래처럼 바뀐다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1.인던/미션에서 보스를 잡고 60초 동안 내가 이 사람들하고 잔류하느냐 나가느냐를 결정하는 메세지가 뜨고, 잔류를 선택한 사람들은 던전 밖으로 나가지 않고 던전 입구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빈 자리에 추가로 자동매칭돼서 들어올 새 맴버를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나 5명이 모두 잔류한 경우에는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2.일정 시간이 지나도(1분 가량) 새 맴버가 들어오지 않는 경우 잔류한 맴버들과만 진행하느냐 나가느냐 선택하는 메세지가 뜹니다. (잔류한 사람이 3명이면 3명인 채로만 진행) 이 과정을 거쳐 사람이 적더라도 시너지가 좋은 팀은 그대로 진행하게 되고, 아닌 팀은 해산하고 다시 각자 자동매칭을 돌리게 됩니다.

3.인던횟수 제한까지는 잔류를 선택할 수 있으며, 횟수가 끝나면 나가기만 가능합니다. 선택을 안 할 시엔 자동으로 나가집니다. 도중에 나가기를 선택한 사람이더라도 이전 자동매칭팟 빈자리에 다시 자동매칭되어 들어가는 게 가능합니다.


만약 자동매칭 시스템이 이렇게 개선된다면, 원래 자동매칭의 장점대로 약한 캐릭터가 입장자체에서부터 차별 당하지 않는데다, 기본적으로 유저들이 더 좋고 다양한 캐릭터를 키울 이유가 생겨납니다. (팀원의 잔류확률이 높아지므로) 그리고 약한 캐릭터가 잔류하는 게 맘에 안드는 상대적으로 강한 클래스는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만큼 조용히 나가기 누르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전원 잔류를 위해 그런 부류들이 특정 캐릭터를 모욕하는 행위를 자제시킬 수 있습니다. (그들은 대게 빠른 진행을 원하고, 누구보다도 5판 연속이 소중하기 때문에) 그리고 심지어 약한 캐릭터라도 팀원간의 시너지에 영향을 준다면 5판 진행을 누구보다도 빠르게 이끌 수 있습니다. (ex 로델-몽크...라든지...) 이렇게 전원 잔류해서 5판 다 같이 돌면 진행도 빠르고, 인던 밖에서도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구요.

플레이가 약간 불편하더라도 유저간에 형평성, 다양성을 추구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직업 밸런스는 요즘들어 조금씩 잘 맞춰가고 있고... 다만 토큰 사용자와 미사용자간의 격차가 너무 커진다거나, 다른 아쉬운 부분들도 있어서 대충 이렇게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