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철 같은 미친 살인마 몇놈 나타나고 '사이코패스'가 곧 범죄자고 악인의 대명사처럼 쓰이게 되었는데 사이코패스는 그냥 조금 특이한 성격일 뿐이지 그 자체가 범죄자라거나 악인임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닙니다. 2009년 로버트 헤어 교수팀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엄격한 기준'으로 '일반인의 0.6%' 정도를 사이코 패스로 봤습니다. 그렇다면 저 기준이 완화되면 저보다 수치는 늘어나겠죠.

우리나라를 놓고 봤을때 5천만명의 0.6%면 30만명 정도가 해당된다는 소립니다. 엄격한 기준으로 따져서도 말이죠. 하지만 유영철 같은 악질 살인마 뿐 아니라 현재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모든 범죄자를 다 따져도 저 숫자가 안됩니다(인구 10만명당 96명의 수감자라는 우리나라 통계상 5천만명에 대해서는 약 5만명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그렇다는 얘기는 대다수의 '사이코패스'들은 평화롭게 잘 살고 있다는 얘깁니다.

오원춘 같은 살인마 한놈때문에 그 많은 조선족을 모두 살인범 취급할 수 없듯이 유영철이나 강호순 같은 사이코패스형 살인자가 있다고 해서 모든 사이코패스가 문제가 있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사이코패스는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하고 희노애락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바른 생활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떻게 보면 '타인의 감정의 변화'를 통해 자신의 행동을 컨트롤 하는 일반인들과는 달리 저걸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제도화되고 법제화된 조항들을 지킴으로서 사회의 테두리 안에 살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 당연히 바른 사람으로 보일 수 밖에 없고요.

사이코패스는 스스로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이상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감정에 따라 왔다갔다하는 일반인들보다 더 상대하기가 편하죠. 사이코패스가 문제가 되는건 최후의 보루인 법을 어기기 시작하는 부분입니다. 일반인들이 '양심'이라 부르는 것이 사이코패스에게는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법을 어기기 시작하면 그들의 행동은 스스로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게 일반인들에게는 엽기적인 범죄로 표출되는 것입니다.

서울시민이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한다고 가정했을때 하루에 스쳐가는 사람은 200명이 넘습니다. 그러면 그 중에 한명은 사이코패스가 있다는 얘깁니다. 사이코패스 범죄자가 무서운 것이지 사이코패스 자체는 문제가 될게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