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노란 꽃들이 다 진 자리에서 다시 노랗게 피어나는 

금계국을 좋아한다. 어느새 금계국도 지고 나면 

혀를 늘어뜨린 여름이 오는데, 꽃의 노란색에만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노랗게 얼굴이 뜨곤한다.

 그런 일이 벌어져 금계국의, 아니 꽃들의 노란 색을 잊기 전, 

오래오래 기억하기 위해 여기 한 장 남긴다.





김범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