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에 나선 미국의 속내는 협상을 사흘 앞두고 방한했던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의 발언 속에 있었다. 지난 15일 한ㆍ미 국방장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다. 한ㆍ미 안보연례협의회의를 하기 위해 왔던 에스퍼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자세한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 부자 나라고, (미국의 한반도)방어 비용을 상쇄(offset the cost of defense)하기 위해 더 내야한다”는 것이다. 에스퍼 장관은 이틀 전 인도태평양사령부를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도 똑같은 용어를 썼다. “(전세계에) 전진 배치된 미국의 비용을 어떻게 상쇄(offset U.S. costs)할 수 있을지”라고 했다. 비용 '상쇄'라는 말은 전에 없던 표현이다. 전직 협상팀 관계자는 “그 전까지는 '기여(contribution)'라는 완곡한 표현을 썼는데 완전히 생소한 단어가 나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