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월드 오브 탱크는 15:15로 이루어지는 게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승부에 기여할 수 있는 정도가 일반적인 게임보다 매우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1의 경우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4:4가 한계이기 때문에, 자신이 승부에 끼치는 영향은 대략 25%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월드 오브 탱크는 15:15 게임이기 때문에, 자신이 언제나 탑티어가 되는 10티어 전차를 몰지 않는 이상, 자신이 게임에 끼치는 영향은 1/15 정도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영향력이 작다고는 해도, 유저 사이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고 싶어합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승률입니다. 하지만, 월드 오브 탱크는 게임의 특성상 승률은 완벽한 실력의 지표가 되지는 못합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고수 유저와 보통 유저 사이 승률 스프레드가 매우 작다 : 승률 상위 2% 유저조차 승률은 평균과 6%차이인 55%에 지나지 않는다.

 

 2. 리그 시스템이 있는 스타2와 같은 게임과는 달리, 완벽히 랜덤 매치를 하는데 플래툰 제도가 존재한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2번입니다. 한 개인의 실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승률을 사용하게 되면, 클랜에 있는 고수 플래툰들에 대한 실력이 과대평가될 수 밖에 없습니다. 솔플 하면 승률이 56%쯤 되는 D뭐 유저급의 사람 3명이 플래툰을 짠다면, 승률은 65%를 넘어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은 고수 한명이 자기 경로를 장악한다고 해도, 나머지 경로가 뚫리면 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믿을 수 있는 동료가 2명 더 있다면 게임은 훨씬 더 수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D 씨 입장에서는 완벽히 랜덤이어야 할 자기 외 14명의 실력 중, 2명은 고수로 고정되기 때문입니다.

 중대전 위주로 플레이할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쪽 중대는 그냥 잡팀이고, 클랜쪽에서 작정하고 중대전을 할 경우, 승부조작은 생각보다 쉬울 수 있습니다. 이전에 북미에도 그런 고수가 많이 있었습니다.

 

(대체 이 유저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2. 첫 시도 : efficiency Rating

 

 이러한 것을 이겨내기 위해, 처음으로 efficiency Rating이 XVM에 도입됩니다. eff. rating은 간단합니다. 승부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수치들(예를 들면 데미지, 스팟 수, 캡점수, 방어점수 등)마다 점수를 매기고, 그 점수를 합산하기 한 겁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데미지 당 점수 1점, 스팟당 점수 100점, 캡 점수 30점, 방어점수 30점이라고 할 경우 판당 평균데미지 500, 스팟 1, 캡 2, 방어 2인 사람의 eff. rating 은 500+100+60+60=720이 됩니다. 대체로 데미지, 캡, 방어 등이 높은 사람은 승률이 높을 것이기 때문에 이는 나름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eff. rating의 가중치가 올바르냐'였습니다. 과연, 판당 1회 스팟이 주는 승리에 대한 기여도가 게임 전체 평균잡아 데미지 100과 똑같을까요? 캡포인트 1은 데미지 30과 정확히 대응 되는 것일까요? (쉽게 말하면, 평균 데미지 500이고 스팟 평균 1인 사람과, 데미지 평균 600이지만 스팟은 0인 사람의 실력이 동등하냐는 것) eff. rating은 그에 대해 제대로 된 답을 주지 못했습니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사항은 사실상 팀에 대한 기여가 없는 '자살 스카웃' 들을 고수로 평가하는 실책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 사람은 IS-7보다 Vickers Medium Mark I을 잘 탄다는 뜻일까요????)

 

 하지만, 일단 사람들은 달리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에 이 수치를 쓰게 되었고 여러 사이트들이 가져다가 쓰게 됩니다.

 

 

 

3. WN7 : Sound formula for performance

 

 좀 더 나은 실력 지수를 만든 사람은 여러 사람(Garbad 등)이 있지만, 이번에는 Noobmeter에 나오는 대표적인 지수인 WN7에 대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Praetor77 이라는 북미 유저는 위 질문에 대한 답을 확인하기 위해서, 승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치들(데미지, 캡, 방어...etc)을 모은 뒤, 계량경제학에서 사용하는 선형회귀를 사용해서, 가장 높은 R-square값을 주는 상수들을 찾았습니다. 그 뒤, R-square가 높은 지수들을 사용하여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실력 지수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신뢰성 있는 지수를 찾기 위한 유구한 노력)

 

 

 예를 들면, 그는 위에서 설명했듯 스팟 수와 같은 수치들을 최대한 걸러내고 가중치를 줄이기로 합니다.

 

 

보다시피 데미지와 승률은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반면(직선에 가까움), 스팟과 승률은 기울기도 작을 뿐만 아니라 상관관계도 매우 작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중대전이나 플래툰에 의한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서 또 한가지 혁명적인 방식을 도입합니다. 종속변수라고 생각했던 승률을, 과감히 독립변수로 둔 것입니다. 이에 대한 그의 설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승률이 높은 사람들은 중대전 등을 하는 경향이 있다. 중대전의 경우 동일 승률에서 데미지 량이 대체로 적기 때문에, 이를 통해 보정해 줄 필요가 있다."

 

 솔플 하는 고수는 워낙 막장팀에서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뎀딜이 높은 반면, 플래툰이나 중대전을 하는 고수들의 경우 비슷한 실력자들과 같이 하기 때문에 뎀딜량이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데미지에 대한 가중치를 매우 크게 주는 한편, 승률도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게 하여 이를 해결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WN입니다.

 

4. 결론

 

 (...)지금도 더 나은 승률지수를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있다. 다들 "실력, 실력" 하지만, 정말로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위 그림을 보면, 모 유저와 WN6의 상관관계를 볼 수 있습니다. 대체로 모양이 잘 맞으며, 재수가 없어서 연패하는 구역(승률이 상승하다가 멈칫하는 구간들)들에서도 안정적으로 데미지 딜을 했기 때문에, WN6가 상승하는것을 알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