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판다리아 때부터 지금까지 쭉 파흑을 플레이한 흑마 유저입니다. 부캐로 이것저것 키웠지만 정말 애정을 갖고 키운 캐릭은 흑마 중에서도 파흑이었습니다. 요즘엔 신화 레이드를 이유로 고흑으로 하고있지만 쐐기나 영웅은 틈틈이 파흑을 플레이하면서 애정을 잃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최근 파흑의 입지는 굉장히 암울합니다. 
생각해보면 판다리아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파흑이 레이드에서 암흑기를 맞이한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베타테스트에서 1티어 취급을 받았지만 계속되는 너프와 패치로 인해 지금은 레이드에선 거의 사장된 클래스고 쐐기에서도 15단 이상으로는 고흑이 더 각광받는 요즘입니다. 유튜브를 찾아봐도 흑마는 대부분 고흑이고 파흑은 거의 보이지도 않는 상황이죠. 이런저런 문제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몇가지 패치가 되었으면 하는 부분들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1. 혼돈의 화살과 지불정

혼돈의 화살은 조각을 무려 2개나 먹는 파흑의 주력스킬입니다. 그런데 어둠땅으로 넘어오면서 고흑에게 생긴 사악한 환희보다 데미지는 약합니다. 격아 때 우월함이라는 특성을 통해 카볼 데미지를 펌핑하던 이점을 없애고, 대신 지옥불 정령 활성화시 소모한 조각만큼 8초짜리 지불정을 더 소환할 수 있는 혼돈의 비라는 특성으로 대체되었죠. 베타 때 이 혼돈의 비는 굉장히 좋은 특성이었습니다. 조각당 20퍼의 확률에 10초간 지속되는 지불정을 소환했는데, 본섭으로 넘어오면서 조각당 15퍼로 너프되고 10초에서 8초로 너프되었습니다. 불비의 조각소모가 3개고 카볼이 2개니까 불비 시전시 45퍼의 확률, 카볼 시전시 30퍼의 확률인데 이게 참 애매합니다. 너프 전과 비교했을 때 60퍼와 40퍼의 확률인데 확연히 차이가 나죠. 우월함의 장점은 카볼 증뎀이 확정이고 완벽의 환영의 발동 및 쿨감과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했습니다. 윌프레드 착용시 1분30초-2분의 쿨감까지 되지만 현재 윌프레드는 쐐기에서도 그닥 좋은 선택지가 아닙니다. 

결속력 전설에 울불-악마불집중이 지불정이 없는 타이밍에 지속딜은 훨씬 우월하고, 현재 쐐기에서는 격냥 화법처럼 순간광이 좋은 클래스가 각광받지만 파흑은 순간광이 나쁘지는 않으나 혼돈의 비가 확률이라는 점에서 격냥 화법보다 못합니다. 1분마다 발화를 쓰는 화법과 같이 지불정을 털다보면 몹은 죽어있고 지불정 2-3마리가 캐릭터 옆에서 같이 산책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죠. 윌프레드의 장점을 극대화하려면 지불정 타이밍에 폭발적인 조각 생성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소모하면서 쿨감을 가져가야 하는데 불비나 카볼을 쓸 타이밍이 도무지 나오질 않습니다. 

다시 혼돈의 화살로 넘어오자면 몇주 전 혼돈의 화살이 22퍼 버프를 받는 패치가 있었지만 실제로 파흑의 입지가 크게 변하진 않았습니다. 체감상 4-5퍼 정도의 버프인데 개인적으로 버프의 체감을 받은 네임드는 알티모르나 돌장군 뿐이고 단일에서 파흑의 상태가 좋아졌다고 말할 정도로 큰 패치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레이드 디자인상 무빙딜을 요구하는 단일 위주의 넴드가 많기 때문에 파흑이 힘을 못 쓰는 것도 있지만 차라리 카볼 증뎀보다 모든 스킬 5퍼 버프가 나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2. 대혼란

보통 파흑을 생각하면 2타겟 스페셜리스트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대혼란이라는 스킬 때문이죠. 스킬을 복제해서 주대상에게 시전하는 스킬이 다른 대상에게 60퍼만큼의 데미지를 주는 완소 스킬이자 파흑을 상징하는 스킬이죠. 그런데 어둠땅으로 오면서 고흑에게 사악한 환희라는 스킬을 주었고, 파흑은 더이상 2타겟 스페셜리스트라고 말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입니다. 3타겟이야 애초에 고흑이 더 좋았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2타겟도 고흑보다 못합니다. 사악한 환희는 도트수에 비례해서 뎀감 없이 모두 들어가거든요. 무엇보다 사악한 환희는 조각을 1개만 소모하고, 카볼은 2개를 소모한다는 점이 큰 차이입니다. 근데 미터기를 보면 사악한 환희와 카볼의 평균데미지를 비교해보아도 사악한 환희가 더 좋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혼란-카볼 콤보도 예전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개인적으로 지금 상황이라면 과거 대혼란이 2타겟에 100퍼로 들어가던 때로 돌려놔도 고흑과 비빌 수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혹은 대혼란 적용시 카볼의 조각소모를 사악한 환희처럼 1개로 패치된다면 지금보다는 더 좋을 수도 있구요.


3. 도관

현재 파흑의 1티어 도관이라고 한다면 잿빛 잔재가 있습니다. 제물이 걸려있는 대상에게 카볼과 소각을 사용하면 추가 데미지가 들어가는 도관인데 타클래스와 비교해보아도 사실 나사가 좀 빠진 느낌입니다. 화법의 쏟아지는 지옥불이나 고흑의 집중된 악성과 비교했을 때 성능이 약해보이는건 기분 탓이 아닙니다. 일단 수치부터가 차이가 많이 나는데 쏟아지는 지옥불이 2중첩시 화염 증뎀 18%, 집중된 악성이 15% 추가 피해인데 잿불 잔재는 4% 입니다. 블러드말렛이 교과서는 아니지만 데미지 상승률을 비교해봐도 차이가 정말 많이 납니다. 2도관이 풀린 시점에서 화법은 쏟아지는 지옥불-숲의 규율이 고정이고, 고흑은 집중된 악성-차디찬 손아귀(레이드) 혹은 격정의 고통(쐐기)처럼 명확하게 좋은 도관들이 나뉘어 있지만 파흑은 그렇지 못합니다. 잿빛 잔재 고정에 발화의 기계 혹은 불지옥 낙인인데 글쎄요.. 체감상 뭘 찍어도 드라마틱한 딜상승이나 혹은 딜 메커니즘이 편해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오히려 생각할게 하나 더 생겼습니다. 

제가 이번주 영웅을 잿빛 잔재-발화의 기계를 찍고가서 막넴 제외하고 로그를 많이 갱신했는데 발화의 기계가 함정카드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발화의 기계는 점화가 '남은' 제물의 공격력을 증가시키는데 이 말은 곧 제물을 리필하고 점화를 써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혹시라도 발화의 기계를 생각하지 못하고 애매하게 남은 제물 타이밍에 점화를 박아버리면 다음 점화 리필 시간까지 효과를 발휘하기가 힘듭니다. 이 도관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점화 전설을 반강제로 껴야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수치 자체도 8%로 그렇게 높지 않죠. 우월함이 삭제된 이후로 그저 그런 주력스킬이 된 카볼에 힘을 더 실어주는 도관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혹은 우월함을 좀 수정해서 도관으로 주었다면 하는 생각도 들구요. 지옥불정령 활성화시 고정적인 수치로 카볼 증뎀이라든지 혹은 예전에 있던 카볼 시전시 확률로 소각 즉시시전과 같은 무빙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관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직 첫시즌인데다 확장팩이 많이 남은 시점이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서 패치가 이루어지고 전설착용 제한이 2개로 오르면 윌프레드+결속력 혹은 윌프레드+점화 전설로 분명 지금보다 더 좋아질거라고 생각은 합니다. 파흑에 애정을 가진 유저로서 지금의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고, 최정예 목표로 하는 공대에서 위업 따려면 고흑으로 반강제적으로 스왑해야하는 상황이 짜증나기도 하고 여러가지로 복잡합니다. 


모쪼록 만족스러운 패치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파흑하시는 분들은 모두 고흑으로 바꾸시고 열심히 연습하셔서 즐겜하시기 바랍니다.

+막넴 로그갱신은 못할거 같습니다. 그지발싸개같은 2-3페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