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클래식을 접은지는 한 2주 정도 됐네요.
2주쯤 지나니 이제 생활 패턴도 시작 전으로 돌아왔고
마음 정리도 다 되어 끄적여봅니다.

처음엔 와우 클래식 소식 듣고

그저 추억팔이일 뿐이다.
불편하기만 했다.
다시 해봤자 창세기전 4를 하는 기분일 것이다.

라고 생각했기에 할 생각을 안했습니다.

근데 오픈 이틀째 되는 날에 공교롭게도 연차로 쉬는날이었고
딱 삼일전에 위쳐 3를 DLC까지 엔딩을 봐버렸고
TFT도 목표 티어인 플래를 찍었고
롤 랭겜도 목표 티어인 골드를 찍어서 딱히 할게 없던지라
그래도 궁금하니 오랜만에 옛날 스톰윈드 구경이나 하러 갈까? 싶어서 와우를 켰는데...
15년만에 보는 화면에, 나도 모르게 멧돼지를 한대 치는순간 이상하게 겁나 재밌는겁니다.

왜 재밌지?

이유는 모르겠는데 진짜 특별할거 하나 없는 투박한 평타 한대 치는게 그렇게 재미가 있을수가 없었어요.
확팩 와우를 안해본 것도 아니고
격아에서 만렙캐릭도 하나 갖고 있었는데(스토리만 보고 접었지만)
그때의 그 감각은 기묘하게 느껴졌어요. 마치 순간적으로 15년전의 나로 돌아간 느낌.
황금골, 북녘골이 아닌 골드샤이어, 노스샤이어인것도 감회가 새로웠구요.

아, 그러고보니 내가 많은 와우 확장팩들을 했었지만 가장 열심히 불태웠던건 오리지널때였지.
그때의 나는 켈투자드를 잡을 수 없었지만, 이번엔 가능할까?
그때의 나는 천민중의 천민 도닥붕이었지만 이번엔 공격대의 메인탱커가 되어 켈투자드를 잡아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되돌아온 전생자는 일단 애드온부터 깔고(...)
폐광에서 경력자임을 어필하며 초보자들을 리드하고
전문기술을 무두채광으로 선택하여 1렙부터 말을 살 준비를 하며 착실히 골드를 모으면서 렙업해나갔습니다.

근데 레벨 20즈음 혼자서 저습지 악어들과 씨름하는 중에 갑자기 길드 초대가 오더군요.
근데 그 길드명이 ....

멈칫했죠.
아니 왜?
뭐지?
어떻게 알고 초대가 왔지?

사실 저는 15년전에는 꽤 하드하게 활동하던 와갤러였고
어린 나이에 걸맞게 내가 세상에서 제일 쎈줄 알고 깽판도 숱하게 부렸고
수틀리면 캐삭빵 뜨자고 덤비던 그런 아이였죠. 수차례 캐삭빵을 하기도 했고..

근데 대격변쯤 복귀하면서부턴 디씨질 안하면서 신분세탁하고 일반인들 사이에서 하하호호 잘 지내고 있었는데...

근데 알고봤더니 길마가 그냥 아무나 무작위 초대하던거였더라구요ㅋㅋㅋㅋㅋ
그래서 길드에 납치되어 온 이들 중에 진짜 일반인들은 바로바로 나가고
예전에 디씨질을 했던 경력이 있던 사람들만 남게 되더라구요. 근데 이거 생각보다 좋은 전략인거 같기도 하고... 똑똑한놈 같으니라고.

그렇게 길드도 생기고, 골드도 모으고 하면서 열심히 렙업하여 만렙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이제 슬슬 첫 레이드인 오닉시아와 화산심장부를 가야 할 테니 준비를 해야겠다.

내 옛 기억에 의하면 화염저항이 중요할 것이니 화염저항을 준비하자! 라는 생각으로 경매장에 갔는데
화저 마법부여를 위한 아이템인 고서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더라구요. 20실버, 50실버, 1골드 이러는데 뭐지 싶었습니다.
이 아이템의 가치를 모르는건가? 싶었어요.

그래서 모조리 샀습니다. 경매장에 있는거 고서 전부 다요.
골드가 모자라길래 제가 제일 빠삭하게 아는 남작 파티를 레벨 56부터 계속 꾸려서 차비로 돈을 벌고(한바퀴에 20~30골드정도 벌었습니다)
그 돈을 모두 고서를 사는데 썼어요.

아니나다를까, 몇주 지나니 가격이 하늘모르고 치솟더군요.
그때부터 한참을 참다가 2페이즈 열리고 나서 팔았습니다.
그때 번 골드로 와우 클래식 마무리할때까지 앵벌한번 없이 풍족하게 잘 썼네요.

만렙을 찍자 화산심장부 첫 킬 소식이 들려왔고
역시 게임은 복각해도 사람은 그때 그 사람이 아니구나. 게이머들은 상향평준화 되었구나 라는걸 느꼈죠.

그리고 슬슬 길드에서도 우리끼리 화심공대 꾸려서 가보자 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와우 클래식으로 와우를 처음 접한 와린이가 공대장 한번 해보고싶다고 어필해서 전생한 고인물들이 보조해주는 형식으로 진행하자고 했죠.
그리고 저는 그 공격대의 메인탱커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중구난방으로 글을 쓰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지네요.

나머지는 이어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