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다른 세 게임사의 개발자가 모였다. 그들이 만든 '오 나의 미녀'는 게임 내 광고를 게임 소재로 사용하여 이목을 끌었다. 광고가 대놓고 나온다. 플레이어가 저지르는 실수는 오롯이 광고 클릭으로 이어진다. 그런데도 평가가 좋다. '재미있다', '신선하다'는 평가가 꼬리를 물었다. 이런 대담한 발상, 어떻게 탄생한 걸까. '아웃 오브 인덱스'에서 최종 선정되어 소개 무대에 오른 그들에게 잠깐의 시간을 빌렸다.





위에서 보는 영상과 같이 '오 나의 미녀'의 게임플레이는 무척 단순하다. 남자를 본능적으로 집중하게 만드는 그림을 맨 뒤에 배치한 뒤 이를 가로막는 유리창은 박살낸다. 중간 중간에 끼어 있는 광고는 옆으로 치워야 한다. 유리창이고 뭐고 다 필요없으니 클릭만 하자는 마인드는 깔끔하게 접어두자. 광고가 싫다면 두번 접자.

그런데 게임이 불쾌하지 않다. 사용자가 조작할 수 있는 광고는, 본래의 목적을 넘어 게임을 이루는 하나의 소재로써 빛을 발했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만족할만 한 수익을 얻었다며 그들은 활짝 웃었다.

"광고 많이 넣으면 게임이 지저분하잖아요. 원래 이런 게임을 까는 작품을 만드려고 했어요. 중간에 광고 패널 넣으면 연결하는 방식으로 해서 아주 대놓고 드러내는 거죠. 그런데 게임이 의외로 재미있는 거예요. 광고도 깔끔하게 들어가고." - 김신협

"처음에는 상업게임 까는 취지로 개발했는데... 만들다보니 오히려 이게 제법 수익이 나올 것 같더라고요. 조금 다르게 생각하니 오히려 신선한 작품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 박재환

"비판에 얽메이지 말고 창작을 해 보자는 생각으로 접근했어요. 세상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조금의 아이디어를 덧대 새로운 느낌을 제공한다는 것을 모토로 했습니다." - 신명식




2박 3일 간 정말 하고싶은 일 제대로 했다면서 함께 웃는다. 기왕 시작한거 완성까지 가보자는 김신협 개발자의 추진에 모두 힘을 보탰다. 박재환 개발자는 열심히 그렸고, 신명식 개발자는 정말 열심히 야한 사운드를 제작했다. '오 나의 미녀'가 출시되자 커뮤니티 피드백은 긍정적인 색깔로 물들었고, 1주일 동안 '캔디 크러시 사가', '쿠키런'도 앞지르는 성과도 냈다.

"우리같은 중소 게임 개발사는 퍼블리싱 통하지 않고 바로 출시하는 데 막연한 두려움이 있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참신하고 재미있다고 해주는 겁니다. 용기를 얻었죠. 정말 기뻤고요." - 박재환

게임을 개발하면서 가장 집중한 요소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변은 '정신줄을 놓는 것'. 생각한 것 별다른 필터링 없이 일단 적용시켜보고, 괜찮으면 그대로, 아니다 싶으면 덮었다고 한다. 단순한 게이지를 스타킹 디자인의 게이지로 바꾼 것도 그 과정에서 나왔다.

"그게 무척 중요한 것 같아요. 일단 실행해보는 추진력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기반으로 해야 게임 개발 속도도 붙고, 개발자들도 하고싶은 것 다 해보니 만족도가 높거든요. 개발은 2박 3일 걸렸는데 정말 즐거운 추억이었습니다. 뭐랄까... 진짜 잼 하는 느낌이랄까요?" - 김신협




정신줄을 놓음으로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하는 유쾌한 그들에게 물었다. '아웃 오브 인덱스'에 참석한 소감을, 그들의 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한 작품들을 본 느낌을 말이다.

"저희는 스타트업입니다. 돈을 벌어야되는 생각이 절실하고, 따라서 돈 되는 기획만 계속 들여다보고 있었죠. 그러다가 여기 와서 재미에 중심을 둔 기획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인상깊을 수 밖에 없죠." - 박재환

"사실, 유명한 분들의 작품도 있고... 여기에 저희 게임이 껴도 되나 싶을 정도였어요. '워드 워리어'가 특히 신선했고요." - 김신협

바로 전 인터뷰에서 박선용 대장에게 들은 멘트를 그들과 공유했다. 앞으로도 계속 실험게임 페스티벌을 개최할 의향이 있다던데, 계속 참가할 의향이 있나요?

"이제 실험이란 말만 들어도 도전하고 싶어요. 참석 여부요? 당연히 할 겁니다." - 신명식


좌부터 신명식, 박재환, 김신협 개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