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프릭스에게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어(이하 롤챔스)' 섬머 스플릿은 참 쉽지 않은 시즌이었습니다. 스프링 스플릿에서 준우승이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시작된 섬머였지만,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칫하면 포스트 시즌에조차 가지 못할 뻔한 위기에 몰리기도 했죠.

다행히 kt 롤스터의 도움(?)을 받아 5위에 오르며 출전한 포스트 시즌. 팽팽할 것으로 예상됐던 젠지 e스포츠와의 와일드카드전에서 압승을 거둔 아프리카 프릭스는 천적 킹존 드래곤X와의 대결에서도 승리하며 플레이오프 2라운드까지 올라갔습니다. 비록 그리핀에게 발목이 잡혀 결승전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역대급 명승부를 탄생시키며 섬머 시즌을 3위로 마무리했습니다.

포스트 시즌에 들어 한층 단단해진 아프리카 프릭스의 중심에는 '스피릿' 이다윤이 있었습니다. 기복이라는 약점으로 인해 혹평도 종종 들어왔지만, 포스트 시즌에는 말그대로 '극상'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팀 운영의 중심축이 되었습니다. 어느새 6년 차를 맞이한 '스피릿' 선수를 포스트 시즌 종료 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허심탄회한 포스트 시즌 소감부터 연습 강도가 세기로 소문난 아프리카 프릭스에서의 실제 생활, 국제 대회 이후 국내 정글러에게 쏟아지는 혹평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준 '스피릿' 선수와의 인터뷰를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Q. 안녕하세요, '스피릿' 선수! 포스트 시즌이 끝나고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휴가 기간이에요. 특별하게 한 건 없고, 그냥 집에서 게임하고 개인 방송도 하면서 보내고 있어요.


Q. 오랜만의 휴식인데, 게임과는 좀 떨어져서 지내고 싶지는 않으시던가요?

음... 아무래도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거랑은 달라서요. 집에서 좀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게임하니까 힐링하는 기분도 들고 하더라고요.


Q. 아프리카 프릭스가 섬머 시즌을 3위로 마무리했습니다. 아쉽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만족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것도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올라가고 나니까 욕심이 좀 생기더라고요. 팀원들한테는 티를 많이 안냈어요. 그냥 '여기까지 한 것도 잘한거니까 최선을 다하고 오자, 재미있게 하자'고 이야기하고... 근데 막상 저는 그게 안된거죠(웃음).

그래서 연습실에서 혼자 제일 늦게까지 연습하고, 어느 때보다도 더 열심히 했어요. 그렇게 했는데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지니까 너무 아쉬웠어요. 더 보여줄 수 있었는데, 여기까지 밖에 못 보여줬다는 기분? 결승전에 가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저한테는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큰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4년 전 섬머 시즌 때 kt 롤스터한테 졌었거든요. 그 복수도 하고 싶었는데, 여러모로 아쉬워요.



Q. 연습량이 많았던 만큼 아쉬움이 컸나보네요. 그렇다면 '스피릿' 선수에게는 이번 포스트 시즌이 아프리카 프릭스에 입단하고 나서 연습 강도가 가장 높았던 시기인가요?

거의 그런 것 같아요. 사실 아프리카 프릭스에 들어오고 나서 단 한 번도 느슨해졌던 적은 없어요. (아프리카 프릭스는 연습량이 엄청나기로 유명하긴 하죠) 그것도 그렇고, 최근 들어서는 팀 분위기가 남들이 하는 만큼만 하고, 너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하라는 식으로 바뀌었어요. 저한테는 이런 자율적인 게 더 잘 맞아서 더 열심히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연습 스케쥴이 하드하고 강제적일 때는 피로가 빨리 오고, 몸이 버티질 못하더라고요. 자율적으로 하면 제가 제 한계를 알다보니까 컨디션을 잘 조절할 수 있잖아요. 오늘은 이정도만 해야겠다, 아니면 좀 더 해도 되겠는데? 이렇게 생각하면서 하면 효율이 더 좋을 수밖에 없죠.


Q. '스피릿' 선수처럼 베테랑들은 자율적인 환경에서도 스스로를 잘 다잡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신인 선수들은 컨트롤을 잘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by-case)인 것 같아요. 잘 못하는 선수도 있고, 잘하는 선수도 있고. 근데 보통 바로 티가 나요. 잘 못하고 있는 선수는 단체 연습을 할 때 느껴져요. 반면에 잘 관리한 선수는 잘하고 있고, 잘해진 게 보여요.


Q. '모글리' 이재하 선수와의 주전 경쟁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자극이 되지는 않나요?

제가 섬머 시즌에 들어오면서 잡은 목표가 (이)재하를 한 세트도 출전시키지 말자는 거였어요(웃음). 그걸 초반에 잘 지키다가 아홉 번째 경기에서 지키지 못했거든요. 제 스스로와의 약속이었는데, 아쉬웠죠. 물론 재하도 정말 열심히 하고 재하만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팀에 더 필요한 사람이 출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제가 더 열심히 노력해야죠.



Q. 긍정적인 주전 경쟁의 표본인 것 같네요. 반면에 주전 경쟁에서 격차를 많이 느껴서 선수 스스로가 좌절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요. 그런 선수들에게 현실적인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음, 현실적인 조언을 하자면... 저도 잘 못하잖아요. 실제 대회에서도 많이 던지고, 트롤링도 자주 했어요. 그래도 끝까지 안 놓고 열심히 했어요. 끝이라는 생각보다는 '좀 더 해보자, 내가 언제까지 짐만 되겠냐' 이러면서 끝까지 했어요. 그러다보면 결국 어느 순간 실력이 팍 느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이건 주전 경쟁 뿐만 아니라 모든 프로게이머에게 해당되는 말인 것 같아요.

저는 유럽에서 그걸 경험했어요. 처음 프나틱에 입단했을 때는 말도 안 통하고, 게임도 잘 모르겠는 거에요. 영어를 아예 못할 때였거든요. 제 스스로가 되게 한심하다고 느끼기까지 했어요. 그래도 어떻게든 잘해보자 싶어서 3개월 동안 미친듯이 하니까 폼도 올라오고, 영어도 늘더라고요.


Q. 아무래도 유럽과 북미 쪽은 연습 스케쥴이 아시아권에 비해서 빡빡하지는 않잖아요. 그런 환경에서 있다가 하드하기로 소문난 아프리카 프릭스에 입단해 적응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저는 아프리카 프릭스로 넘어온 뒤가 더 편했어요. 유럽에서는 저 스스로 연습을 더 독하게 했거든요. 잠을 네다섯 시간 자면서 했어요. 코치님이 제발 좀 자고 쉬라고 할 정도였죠. 아프리카 프릭스 입단 후에 처음에는 오히려 좀 더 나태했던 것 같아요. 생활 환경이 편해졌잖아요. 먹고 싶은 것도 다 먹을 수 있고, 쉴 때 놀 것도 많고. 힘든 점은 없었어요.


Q. 이야기를 듣다보니 생각났는데, 많은 연습량에서 비롯된 건지 '스피릿' 선수는 대회에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보여줬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감전 그라가스나 포식자 그라가스를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했잖아요. 유행이 됐고요.

포식자 그라가스는 감독님이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감독님은 예전부터 좋은 아이디어를 툭툭 던지시곤 했거든요. 다른 팀원들은 '에이, 무슨 소리에요' 하고 넘기는 것도 저는 다르게 생각했거든요. 뭐를 주던 해보는 주의에요. 그래서 포식자 그라가스도 해봤는데, 좋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연습 경기에 적용했는데 결과도 잘 나와서 쓰게 됐어요.

저는 아이디어는 브론즈에서 나오든, 실버에서 나오든 다 유익하다고 생각해요. 생각이 다르니까 편견을 깨고 나오는 거잖아요. 또, 한명의 머리에서 나오는 건 한계가 있는데, 여러 명에게서 나오는 아이디어는 다 다르고 다양해요. 저는 그런 거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특정 챔피언 장인들의 아이템트리나 룬, 정글 동선 같은 걸 보면 되게 괜찮은 것들이 많아요. 아무리 티어가 낮아도요. 물론 따라한 적도 있어요.



Q. MSI와 리프트 라이벌스 이후로 국내 정글러에 대한 혹평이 이어졌습니다. 대부분 리스크 있는 플레이를 하지 않으려 하다보니 동선이 뻔하고 예측하기 쉽다는 이야기였죠. 정글러로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선수나 팀 입장에서는 스크림을 여러번 하면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얻고, 그 데이터를 통해서 어떤 플레이가 가장 승률이 좋은지 체크를 하잖아요. 리스크를 진 플레이 한 번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반대로 경기를 아예 그르칠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죠. 결국 데이터로 움직여야 하잖아요. 데이터 상 이렇게 플레이를 하는 게 팀에 더 도움이 되니까요.

반면에 해외 팀은 항상 리스크 있는 플레이를 즐겨하는 것 같아요. 대회를 챙겨봐도 이렇게까지 할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위험 부담이 큰 플레이를 자주 해요. 근데, 그런 것도 하다 보면 늘잖아요. 감당해야 할 리스크도 점점 줄어들겠죠. 그래서 MSI나 리프트 라이벌스에서 승률이 잘 안나왔던 게 아닐까 싶어요.


Q. 그렇다면 국내 정글러들의 스타일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 걸까요?

저는 반반인 것 같아요. 프로는 결과로 이야기해야 하는 건데, 결과적으로 한국 정글러들이 대만이나 중국 정글러에게 밀렸잖아요. 대회에서 패배하고, 우승도 내주고. 하지만, 또 그전까지는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해도 항상 이겨왔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었기 때문에 어느 게 좋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쉽게 판단할 수는 없는 문제죠.


Q. '스피릿' 선수는 본인이 어느 스타일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시나요? 공격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저는 최대한 안정적으로 하는 편이에요. (의외인데요?) 근데, 저는 좀 짬이 되잖아요(웃음). 그래서 가끔은 제 마음대로 하기도 해요. '아, 지금은 이렇게 해봐야겠다' 하고 즉흥적으로요.



Q. 아프리카 프릭스의 경우 게임에 관여할 수 있는 능력있는 코치가 둘이나 있습니다. 좋은 점도 많겠지만, 두 코치의 색깔이 다를 수밖에 없다보니까 선수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치님도 선수들 때문에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면서 가야죠. 그리고, 코칭스태프 분들이 워낙 알아서 잘 조율해주셔서 혼란은 별로 없었어요. 밴픽 스타일이 바뀌고, 경기 결과도 썩 좋지 않은 시기가 있었는데, 그건 그 코치님만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서로 호흡이 안 맞았던 거죠.

선수끼리 뿐만 아니라 선수와 코치 사이에도 호흡이 중요해요. 코치가 원하는 플레이를 선수가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도 중요하고, 선수가 원하는 코칭 스타일을 코치가 하는 것도 중요하니까 서로 잘 맞아야죠, 결국. 스프링 때는 그게 잘 돼서 쭉쭉 올라갔는데, 섬머엔 좀 흔들려서 주춤했던 거예요. 선수들의 기량도 문제가 있었고, 코치진의 메타 이해도 한박자 늦었었어요. 모든 게 겹쳤던 거죠.


Q. 코치진이 요구하는 플레이를 해내려면 피지컬 뿐만 아니라 게임 머리도 되게 좋아야겠네요. '스피릿' 선수 본인은 정글러 중에서 똑똑한 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좋은 편이죠. 예전부터 피지컬적인 면이 많이 알려졌었는데, 제가 유럽 팀 프나틱에 있으면서 머리 쓰는 법을 배우고 왔어요. 사실 그래서 2017년에 아프리카 프릭스로 넘어오면서 엄청난 자부심이 있었어요. '아, 내가 세상에서 롤을 제일 잘한다' 이런 게 있었죠. 근데, 제 마음대로 플레이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조금 말아먹었어요(웃음).

그게 너무 아쉬워요. 전 그때가 제가 롤을 가장 잘하던 시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람들이 그때 되게 못했다고 하는데, 제 스스로는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던 시기였어요. 팀 게임이다보니 의견을 한 방향으로 모아가야 하는데, 거기서 저의 생각과 부딪힘이 생기면서 결과적으로 잘 나오지 못한거죠.


Q. '스피릿' 선수도 6년 차 베테랑이시잖아요. 프로게이머 초창기 때와 지금을 비교해봤을 때, 코치진이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많이 달라졌나요?

그렇죠. 그때는 어떤 메타가 정답인지도, 제일 좋은 플레이가 어떤 건지도 모르니까 대부분 본능적으로 플레이했죠. 자기가 잘하고, 좋은 챔피언을 골라서 자신있게 플레이하면 됐어요. 그래서 피지컬이 더 빛났던 것 같아요. 지금은 기본적인 요소가 되어버린 '대각선의 법칙' 같은 것도 그때는 없었으니까 킬을 만들어내기도 더 쉬웠고요.


Q. 최근 10인 로스터의 장단점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나오고 있는데, 이 10인 로스터를 유행시킨 팀이 바로 아프리카 프릭스입니다. 초창기부터 직접 경험해본 선수로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장점은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연습할 수 있다는 점이죠. 단점은 연습이 딱 그 선수들의 역량까지 밖에 안된다는 거에요. 실력에 차이가 있으면, 불리한 조합을 가져가도 이겨버리니까 정확한 데이터가 안나오게 되죠. 또, 서로를 너무 잘 안다는 것도 문제가 돼요. 어디에 있을지, 와드를 어디에 했을지가 다 파악이 되니까 경기가 제대로 안 굴러갈 때도 있어요.



Q. kt 롤스터와 그리핀의 결승전 결과에 따라 롤드컵 직행이냐 선발전행이냐 갈리게 됐어요. 혹시 kt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제가 지금 kt 롤스터 우승 기원으로 108게임 채우기 프로젝트를 하고 있거든요. 108배 같은 느낌으로요. 이거 다 채울테니까 꼭 열심히 해주길 바라요. 근데, 솔로 랭크에서 만나면 생각보다 잘 못하더라고요. '데프트' (김)혁규는 좀 더 분발하고. 저는 kt 롤스터 선수을 만나면 최대한 열심히 하거든요. 어떻게든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요(웃음).

그래도 만약에 kt 롤스터가 진다고 하더라고 선발전에서 이길 자신있어요. 정말 잘 된게 저희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킹존 드래곤X를 이기면서 징크스를 깨뒀어요. 그거 덕분에 만약 선발전에서 만난다하더라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


Q. kt 롤스터는 롤드컵 직행이 이미 확정됐고, 한국팀 티켓이 이제 두 장 남았습니다. 하나는 당연히 아프리카 프릭스를 예상하실테고, 나머지 한자리는 누가 가게 될 것 같나요?

생각해본 적이 없긴 한데,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그리핀이 갔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그림이 예쁘잖아요. 작년 롤드컵 진출 팀은 다 떨어지고, 다른 경험 많은 두 팀과 롤챔스 로열로더가 함께 롤드컵에 진출하면 멋있을 것 같아요.


Q. 롤챔스 결승, 롤드컵 선발전, 롤드컵 본선 중에 어떤 경기가 가장 떨리나요?

저는 롤드컵이요. 아무래도 가장 큰 대회다보니까요. 조별예선조차도 엄청 떨리더라고요. 2014 롤드컵은 제가 해외 팀이랑 거의 처음으로 맞붙어보는 자리였거든요. 손이 바들바들 떨릴 정도로 긴장했어요. 그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꼭 다시 가고 싶었는데, 아직까지 못 갔네요. 꼭 가야죠.


Q. 이번 롤드컵 개최지가 한국이라 '스피릿' 선수에게는 의미가 더 남다를 것 같아요.

제가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을 안가본 적이 없죠(웃음). 이번에도 꼭 가고 싶어요. 삼성 블루 시절에 2014 롤드컵에 진출해서 4강에서 형제팀한테 졌잖아요. 당시 메타가 삼성 화이트가 잘하는 메타기도 했는데, 그래도 아쉽긴 해요. 이번에 가서 우승까지 하고 싶네요.


Q. 이제 벌써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이 왔네요.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릴게요.

아프리카 프릭스 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많이 힘들었을 것 같은데, 정말 고생했다고요. 다들 진짜 고생 많았거든요. 저같은 경우에는 애초에 하드한 일정이 익숙해서 연습이 힘들다고 느끼지 못했어요. 오히려 힘들다고 하는 팀원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죠.

근데, 한발짝 떨어져서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까 너무 마음이 아픈거에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이렇게까지 연습하고. 거기다가 성적도 잘 안나와서 스트레스 받는 걸 보니까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더라고요. 제가 못해서 지는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끝까지 믿고 같이 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