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다크호스와 프로리그 전통 강호의 대결

대망의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시즌 최종 결승전의 한 자리는 SK텔레콤 T1이 차지했고, 이제 진에어 그린윙스와 KT 롤스터가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격돌한다.

진에어 그린윙스의 전신인 8게임단은 사실 그리 강력한 팀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 들어서면서 김유진과 조성주라는 강력한 카드를 두 장이나 보유하면서 라운드 우승도 2회나 차지하며 명실상부 최강의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프로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KT 롤스터는 테란과 프로토스에 비해 다소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저그 라인이지만 시즌 초반 전태양과 이영호의 맹활약,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김성대, 김성한 등 저그라인의 부활로 인해 통합 포스트 시즌 4강에 안착했다.

이번 시즌부터 본격적인 프로리그 강팀으로 거듭난 진에어 그린윙스와 전통 강호인 KT 롤스터 중 세빛섬에서 SK텔레콤 T1을 맞이하게 될 팀은 어디일까?

■ 1세트 - 1승 그 이상의 의미

양 팀은 1세트에 조성주와 김대엽을 내세웠다. 1세트는 주로 탐색전 및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선수들로 내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진에어 그린윙스는 1세트부터 에이스인 조성주를 꺼냈다. 아웃복서란 맵이 테란이 좋은 점이 있긴 하지만 굳이 김도욱보다 조성주를 배치한 것은 단순한 1승을 위한 카드라기 보다 기세 싸움에서 승리하고 후발 주자인 하재상과 방태수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반면 KT 롤스터는 가장 정공법을 택했다. 첫 경기의 중요도를 생각하여 김대엽이란 카드는 딱 적절하다고 보인다. 김대엽은 조성주와 반대로 2세트에 이영호가 비교적 이번 시즌 출전 경험이 적은 하재상을 상대하기에 마음이 편할 수 있다.

■ '터미네이터' 하재상, 주장의 힘을 보여줄 때

진에어 그린윙스의 주장은 '터미네이터' 하재상이다. 그러나 하재상은 지난 12-13 시즌에 비해 이번 시즌 3승 5패로 팀의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중요한 통합 포스트시즌 4강에 출전한 것은 그만큼 주장으로서 팀의 신뢰를 받고 있고 최근 코드S에 진출하여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는 KT 롤스터의 절대적 에이스 '최종병기' 이영호. 객관적인 전력상 밀리는 것이 사실이나 준비 기간이 길었던 통합 포스트시즌이기에 단 1승을 위한 깜짝 전략이라도 승리할 수 있다면 진에어 그린윙스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일 것이다.

■ 저프전의 패러다임이 깨진다. 스타일리쉬들의 대결

허리역할을 하게 되는 3세트, 양 팀에서 각 종족전에 스타일리쉬한 방태수와 김명식이 만났다. 방태수는 지난 2014 핫식스 GSL 코드S 8강 주성욱과 경기에서 여왕을 중심으로 독특한 전략을 보여줬고, 여왕 중심의 플레이는 대세가 되었다.

김명식도 대 저그전에서 '명식류'라 불리는 불사조를 적극 활용하는 빌드로 프로스트에서 어윤수를 깔끔하게 잡아낸 바 있다. 두 선수의 대결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평범하고 무난한 흐름이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략적인 빌드를 좋아하는 김명식이 '폭주 기관차' 방태수를 상대로 어떤 전략으로 응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김도욱 VS 전태양, 창과 방패의 대결

김도욱과 전태양은 팀의 조성주와 이영호와 함께 테란 라인을 뒷받침하는 선수들이다. 양 선수의 대결이 재밌는 점은 서로 같은 팀 조성주나 이영호와 스타일이 정반대인 것에 있다. 김도욱은 조성주처럼 공격적이거나 컨트롤에 의지하기 보다 오히려 KT 롤스터 이영호와 같은 단단함을 무기로하고, 전태양은 반대로 이영호보다 진에어 그린윙스 조성주와 비슷한 면이 많다.

4세트 회전목마라는 맵 특성상 의료선 견제가 용이한 편이므로 김도욱이 얼마나 전태양의 화려한 견제를 막아내느냐에 승부가 갈릴 수 있다.

■ 각 팀의 프로토스 에이스 빅매치 김유진 VS 주성욱

김유진과 주성욱이 만났다. 양 선수 모두 프프전도 잘하지만 타 종족전에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빌드 싸움이나 운적인 요소가 많이 차지하는 프프전을 하게 되어 달갑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지켜보는 팬들의 입장에선 이보다 재밌는 프프전 매치는 그리 많지 않다.

먼저 김유진은 프로스트의 출전이 어느 정도 예상되어 있었다. 아웃 복서에서도 5승 1패로 뛰어나지만 프로스트에서 4전 4승으로 단 1패도 허용하지 않은 것.

KT 롤스터 입장에선 김유진의 카운터 카드로 프로토스를 꺼낼 가능성이 높았다. 이영호나 전태양으로 대응하기엔 다소 불안한 점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동족전으로 맞불을 놓아 정면 승부를 택했다. 그러므로 김유진이 출전할 수 있는 아웃복서와 프로스트에 김대엽-주성욱을 배치한 것이다.

프로스트는 다른 맵들에 비해 빌드 싸움이 심하게 일어나는 맵도 아니고 실력대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유진과 주성욱의 프프전. 더 말이 필요한가? 우리는 그저 지켜보며 눈을 호강시키면 된다.

■ 승부가 결정날 수도 있는 6세트, 피말리는 저저전!

6세트까지 펼쳐질 경우, 스코어는 3:2다. 이기고 있는 팀에겐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는, 지고 있는 팀은 3:3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가장 중요한 대결이다.

6세트 해비테이션 스테이션에서 이병렬과 김성대의 저저전이 펼쳐진다. 이맵에서 최근 유독 저저전이 많았다. 특히 황금 광물 지역이 있어 이를 통한 눈치 싸움이 치열하고, 지난 4강 1경기에서 신동원이 보여줬던 추출장 속임수 이후 저글링 올인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 전장이다.

이병렬과 김성대 모두 도박적인 올인보단 일벌레를 가득 채운 뒤 바퀴 싸움을 즐겨하는 선수들이지만, 중요한 대결인 만큼 두 선수 중 한 선수는 필살기성 올인을 준비했을 가능성도 꽤 클 것이다.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 2 프로리그 2014시즌 4강 2경기 1차전

진에어 그린윙스 vs KT 롤스터

1세트 조성주 (T) vs 김대엽 (P) - 아웃복서
2세트 하재상 (P) vs 이영호 (T) - 세종과학기지
3세트 방태수 (Z) vs 김명식 (P) - 만발의정원
4세트 김도욱 (T) vs 전태양 (T) - 회전목마
5세트 김유진 (P) vs 주성욱 (P) - 프로스트
6세트 이병렬 (Z) vs 김성대 (Z) - 해비테이션 스테이션
7세트 에이스 결정전 - 아웃복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