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승부였다. 7월 31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펼쳐진 피파 온라인3 아디다스 챔피언십 4강 A조에서 박준효와 양진협이 만났다. 같은 클럽 소속인 두 선수이기 때문에 치열한 승부가 예상됐다. 그리고 기대만큼 흥미로운 경기가 펼쳐졌다.

박준효는 자신의 스타일을 그대로 살린 개인기로 양진협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역습에 능한 양진협이었지만, 박준효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 양진협도 질 수 없다는 듯이 3세트를 승리로 가져갔다.

고군분투하는 양진협이었지만,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절묘한 개인기로 현장을 뜨겁게 만든 박준효는 3대 1로 양진협을 꺾고 결승 무대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이하 박준효의 인터뷰 전문이다.


Q. 결승에 오른 소감을 듣고 싶다.

박준효 : 솔직히 못 올라갈 줄 알았다. 그런데 같은 클럽 팀원을 이기고 올라가서 시원섭섭하다. 사실 팀전에서 결승을 노렸는데, 오히려 개인전에서 결승 무대에 올라 기분이 묘하다.


Q. 사전 인터뷰에서는 양진협보다 내가 뛰어나다고 말했는데?

박준효 : 자신감이었다. 오늘 (양)진협이형이 내가 분석해온 것과 완전히 다른 수비를 보였다. 중앙에서 빠지면서 수비했는데, 오히려 그게 나는 편했다.


Q.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가장 집중한 부분은?

박준효 : VOD를 통해 수비의 움직임을 계속 봤다. 너무 수비적이기 때문에 수비 움직임을 분석했다. 그 전술은 역습만 막으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 그래서 역습만 주지 말자 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전략이 잘 먹힌 것 같다.


Q. 지난 인터뷰에서 베르바토프를 원래 잘 안 쓴다고 했다. 아직도 맘에 들지 않는지?

박준효 : 너무 별로다. 4세트 마지막 장면에서 다른 선수였으면 치고 나갔을 텐데, 베르바토프는 겨우겨우 앞으로 가더라. 결승 무대에서 한 건 해주면 좋아할지도 모르겠다(웃음).


Q. 3세트에서 꽤 오랫동안 경기가 중지됐는데?

박준효 : 골키퍼가 공을 잡고 던지기 전에 게임에서 튕겼다. 그래서 나는 골을 먹혔다는 것도 몰랐다. 그런데 앞서 팀전에서 김건우 선수가 비슷한 상황을 겪었는데 많은 논란이 있었다. 심판분이 2대 0으로 갈 건지 다시 1 대 0으로 시작할 건지 물어보길래 또 논란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2대 0으로 진행했다. 만약 상대가 다른 클럽 소속이었다면 부스에 찾아가서 항의했을 지도 모른다.


Q. 3세트 후 웃고 있는 모습이 잡혔다.

박준효 : 속으로는 떨고 있었다. '같은 클럽 형이니까 한 세트 정도야'고 생각했지만, 또 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긴장하고 있었다.

Q. 원하는 결승 상대가 있는지?

박준효 : 이진규가 오면 좋겠다. 온라인에서 하면 못 이기는데, 대회에서 하는 거 보면 자신 있다. 긴장을 많이 하더라. 승부차기까지만 안가면 이길 자신 있다.


Q. 매번 헤어 스타일이 바뀐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박준효 : 기분 전환이다. 스트레스받으면 머리 스타일을 바꾸거나 쇼핑을 한다. 친구들이 여성스럽다고 하더라(웃음). 이전 머리가 지저분하기도 해서 정리할 겸 스타일을 바꿨다.


Q.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박준효 : 맘 편히 기다릴 거다. B조 준결승에서 경기하는 선수 모두 분석이 이미 끝났다. 천천히 기다리다가 상대가 확정되면 쉬엄쉬엄 연습하겠다. 최대한 평소와 비슷하게 연습할 계획이다. 참, 그리고 친구가 꼭 인터뷰에서 해달라고 한 멘트가 있다. 태호랑 숙원씨, 예쁘게 오래 만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