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은 현재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 중입니다. 아직 베타 단계에 들어가지도 않은 것이죠. 그런데도 히어로즈에 대한 게이머들의 관심은 뜨겁습니다. 알파 테스터에 당첨된 게이머들의 기쁨과 더 기다려야 하는 분들의 탄식이 게시판을 수놓고 있습니다. 그만큼 히어로즈는 궁금한 게임이고, 또 해보니 잘 만든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일반 게이머들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게임의 성격이나 장르적 특성상 e스포츠의 가능성 역시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는데요. e스포츠 관계자들이나 해설자, 혹은 프로게이머 분들이 히어로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그런 때문이겠죠. 이미 팬들에게는 익숙한 많은 분들이 벌써부터 히어로즈 영상이나 방송을 제작하고 있기도 한데요.

히어로즈 인벤에서는 이런 분들을 만나 히어로즈에 대한 생각과 평가, 그리고 게임에 대한 정보 등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만큼 좀 더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히어로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e스포츠 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의 주인공들은 히어로즈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그 첫번째 만남은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프로게이머 그리고 해설자로 활약했던 '래퍼드' 복한규 씨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1세대 프로게이머로 온게임넷 챔피언스 우승팀을 이끌기도 했던 복한규 씨. 지난 1월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자리에서는 은퇴를 선언했지만 그 후 e스포츠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는데요. 히어로즈 알파 테스트가 시작되자 게임 방송은 물론 영웅 가이드 영상 제작 등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던 당시 '래갈량'으로 불릴만큼 전략적인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핵심을 찌르는 해설로 판의 '흐름'을 꿰뚫어보던 그이기에, 전략과 운영이 중요한 히어로즈에 대해서도 관심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래퍼드' 복한규 씨를 만나 최근의 근황과 히어로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은, 복한규 씨가 살고 있는 동네 주변의 한 카페였습니다.





복한규(Reapered) 이력

- 선수경력 : Azubu Blaze, SK텔레콤 T1 , 진에어 팰컨스 소속 활동
- 해설경력 : 온게임넷 더 챔피언스, 시즌3 월드 챔피언십, 마스터즈 해설

- 수상경력
아주부 리그 오브 레전드 더 챔피언스 스프링 2012 우승 (MiG Blaze)
MLG 서머 아레나 우승 (Azubu Blaze)
아주부 리그 오브 레전드 더 챔피언스 섬머 2012 4위 (Azubu Blaze)
시즌 2 월드 챔피언십 한국 대표 선발전 2위 (Azubu Blaze)
IEM 시즌 7 퀼른 우승 (SK텔레콤 T1)
IEM 시즌 7 그랜드 파이널 4강 (SK텔레콤 T1)


Q. LoL 프로게이머 은퇴 이후,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지내셨어요?

프로 생활을 은퇴하고 무대에서 팬들에게 얼굴을 비친 적은 없지만, 대학교 축제 무대나 기업체 행사 등에 참여했습니다. 최근에는 히어로즈 플레이 및 방송 등 히어로즈 관련 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어요. 물론, 리그 오브 레전드도 간간이 즐기고 있고요. (웃음)


Q. 바로 히어로즈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먼저 히어로즈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히어로즈를 간단하게 평가하자면 라이트함 속에 하드함이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라이트한 접근성과 그 안에 연구할 가치가 있는 하드한 부분, 두 가지 요소를 잘 충족시킨 게임입니다.

히어로즈의 장점은 전개가 굉장히 빠르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어요. 전장이 많은 것도 흥미롭고요. 도타와 LoL도 챔피언에 따라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데, 히어로즈는 여러 개의 전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알파 테스트라 그런지 영웅의 숫자가 적어서 약간 정체되는 경향이 있어요. 캐릭터 밸런싱 부분, 일부 영웅에게만 독특한 특성이 있다는 점 등은 아쉽습니다. 그리고 게임 자체의 속도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복잡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이러한 빠른 전개가 시원한 맛도 있지만, 혼란을 주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Q. 게임을 많이 플레이하시는데요. 주로 어떤 영웅을 하세요?

일리단, 노바, 제라툴, 발라, 나지보를 많이 해요.

일리단은 성능보다는 멋있어서 플레이 하는 편이에요. 예전에 LoL을 할 때도 마스터 이를 많이 플레이했는데, 성능이 좋아서 플레이한 것은 아니었거든요. (웃음)

제라툴은 뛰어난 유틸리티가 매력적입니다. 한타 교전에서 광역 궁극기를 지닌 암살자 영웅은 드문 편인데, '어둠의 감옥'이 정말 좋은 궁극기라서 좋아해요.

나지보는 특정 전장에서 상당한 위력을 보여요. 특히, 액티브 스킬을 주로 사용하는 나지보는 벌써부터 OP라고 생각돼요.

발라는 디아블로3를 사서 무료로 얻었는데요. 성능은 타이커스 못지 않게 좋은 편이라고 봐요. 타이커스가 너프된다면 1순위 원거리 딜러로 손색이 없습니다.

노바의 경우는 말이 필요 없을 것 같고요. (웃음)


Q. 히어로즈를 시작하는 초심자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영웅을 꼽자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암살자는 타이커스, 지원가는 테사다르, 전사 영웅으로는 최근 로테이션인 누더기와 아서스를 추천합니다.

전문가 유형의 영웅은 게임의 템포를 조정하는 영웅들이 많아서 게임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그리 권하지 않아요. 그러나 히어로즈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신 분이라면, 자가라와 나지보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나지보는 전문가보다는 암살자의 느낌이 많이 나는데 개인적으로 약간의 설계 미스가 아닌가 해요.





[ ▲ 래퍼드의 히어로즈 영웅 가이드 영상 ]


Q. 아직 알파 단계긴 하지만 불편한 지점이 있을 것 같아요. 혹시 개선점을 제시한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유저 인터페이스로는 스마트키 설정, 특성 단축키 설정이 아쉬워요. 그리고 골드 보상이 너무 적어요. 승리 수당을 조금 더 올려 주었으면 해요.

특성 부분에서도 할 말이 있는데 모든 특성이 마치 독살처럼 유용한 선택지가 있었으면 해요. 버려지는 특성이 생긴다는 것은 안타까워요. 궁극기도 이미 고정되고 있다는 것이 아쉬워요. 상황별로 선택이나 고민을 할 수 있는 히어로즈가 되었으면 합니다.

밸런스 부분도 조금씩 맞춰가겠죠? 지금 최고의 OP 영웅 중 하나가 우서인데요. Q 힐량이 너무 높은데, 치유량이나 소모 마나, 쿨타임을 모두 반감시켜서 밸런스 조정을 해보는 건 어떨까 해요. 무조건 너프가 아니라 선택지를 만들어 주는거죠. 그리고 20레벨 특성인 광역 스턴의 범위는... 아시죠? 그냥 너무 넓어요. (웃음)


Q. 선수 출신에 해설 경험까지 있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히어로즈만에 게임성이나 흥행요소가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게임성은 알파라서 판단하긴 이르지만 쉽게 배우고 마스터하기 어렵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흔히 히어로즈에 대해 깊이 부분을 지적하는 분들이 많은데, 게임 성향에 따라 라이트하게 즐기느냐 아니면 하드하게 즐기느냐에 따른 관점에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이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적절하게 섞여 있다고 봐요.

히어로즈의 매력은 하는 입장이나 보는 입장에서 지루할 틈이 별로 없다는 점이에요. 전장마다 강제적인 한타를 유도하는 오브젝트가 있어, 항상 교전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화려한 이펙트가 눈 앞에 펼쳐져요. 그 긴장감이 매력적입니다.

보통 e스포츠라는 게 게임이 재미있고 사람들이 몰려든다면 자연스럽게 전문적인 게이머가 생겨나거든요. 특히, 블리자드는 이런 게이머들에게 후원을 아끼지 않는 회사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기대하고 있어요.


Q. e스포츠로 히어로즈가 자리를 잡으려면 어떤 부분이 보완되어야 할까요.

우선, 관전 시스템의 변화가 시급해요. 게임 내 세세한 정보를 빠르고 보기 좋게 알려줘야 하는데 지금 시스템은 너무 불편해요. 대표적으로 특성이 그래요.

게임을 보는 사람, 관객의 취향은 다양한데요. 선수가 좋아서, 기업이 좋아서 또는 게임이 좋아서 경기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해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에 맞는 관전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죠. 스타크래프트2의 커스텀 UI같은 시스템은 좋은 예가 될 것 같습니다.

게임 외적으로는 선수 개인에 대한 홍보나 스폰서 그리고 동기나 목표를 부여해 줄 수 있는 대회가 있어야겠죠. 우선은 블리자드에서 큼직한 대회를 많이 개최해서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팀이 참여할 수 있는 인비테이셔널급 대회가 생기길 기대하고 있어요.

그런 큰 무대가 생긴다면, 각 지역마다 현지에서 유명한 팀도 생기고, 여러 지역의 색깔도 드러나면서 더 흥미로운 e스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블리자드가 말하는 블리자드의 스케일, 블리자드의 e스포츠 후원을 믿습니다.




Q. e스포츠의 가능성도 높게 평가하시는 것 같아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선수로 그리고 해설자로 활동하셨잖아요. 이후에 히어로즈에서도 그런 활동을 기대해봐도 될까요?

히어로즈 자체가 아직까지 테크니컬 알파 단계라 섣불리 뭐라 이야기한다는 게 조심스러워요. 또, 경험과 실력이 출중한 해설분들이 많아서 제가 거창하게 해설로 활동을 하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실례인 것 같습니다. 연습도 하고 나름대로 이런 저런 준비를 해보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Q. 알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인벤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릴게요.

은퇴한 지도 제법 오래됐고 방송에 자주 나오는 편이 아닌데, 아직도 많은 팬분들이 좋아해주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방송을 히어로즈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많은 관심 감사합니다.

최근에 히어로즈를 접하면서 개인 방송도 많이 하고 팬분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히어로즈 안에서 좋은 모습으로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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