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 킬러로 유명한 대만의 플래시 울브즈가 그 본능을 제대로 발휘했다. 플래시 울브즈는 14일 새벽 열린 2017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그룹 스테이지 4일 차 3경기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6연승을 달리던 SKT T1(이하 SKT)에게 첫 패배를 안겼다. 하지만, 정작 플래시 울브즈의 상황은 썩 좋지 못하다. 강팀 반열에 오를거란 예상과 달리 단 두 경기만을 남겨둔 현재 최하위에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이번 MSI 그룹 스테이지에서 플래시 울브즈는 매일 극과 극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플레이-인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터키의 슈퍼 매시브를 3:0으로 셧아웃 시키며 당당히 그룹 스테이지에 합류했지만, 개막일에 2전 전패를 하며 팬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바로 다음날에는 기가바이트 마린즈와 TSM을 잡아내며 달라진 경기력을 뽐냈고, 3일 차 경기에선 SKT와 G2 e스포츠를 만나 다시 2패를 쌓았다. 그리고 바로 어제에는 다시 만난 SKT에게 복수에 성공한 반면 WE에게 다시 한 번 잡히고 말았다. 두 경기를 남겨둔 현재 성적은 3승 5패, G2 e스포츠-기가바이트 마린즈-TSM과 공동 3위로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플래시 울브즈의 전력이 높이 평가됐던 이유는 팀의 에이스 '카사'-'메이플'과 더불어 신예 원거리딜러 '베티'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IEM 오클랜드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베티'는 프로 무대에 적응하면서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베티'의 안정적인 포지셔닝과 개인 기량은 '카사'와 '메이플' 투맨팀이었던 플래시 울브즈에게 큰 힘이 됐고, IEM 월드 챔피언십과 LMS 스프링 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각국의 우승팀이 모인 이번 MSI에서는 '뱅' 배준식, '미스틱' 진성준 등 팀의 자국 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걸출한 원딜과의 맞대결에서는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탑의 'MMD'가 좀처럼 안정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불안 요소로 작용했다. 피즈를 플레이 한 SKT와의 두 번째 매치를 제외하곤 크게 의미있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패배한 경기에선 그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잦았다.

다행인 것은 마지막 날 대진이 TSM과 기가바이트 마린즈로 두 팀 모두 2일 차에 단비 같은 승리를 거뒀던 팀이라는 점이다. 특히 '베티'가 '와일드터틀'과 '슬레이'에 비해 경기력이 더 뛰어나다는 점은 이미 증명했고, 미드-정글을 중심으로 한 유기적인 팀 플레이에서도 플래시 울브즈가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MMD'가 SKT전에서 보여준 안정적이고 제 몫을 다해주는 플레이만 펼친다면 두 경기 모두 충분히 승리를 기대해볼만한 상황이다. 2승을 거두면 마음편히 4강을 확정할 수 있는만큼 전력을 다해 경기에 나설 플래시 울브즈가 SKT를 무너뜨렸던 매서운 늑대의 모습을 다시금 보여줄 수 있을지, 그 결과를 15일 새벽 열리는 마지막 그룹 스테이지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17 MSI 그룹 스테이지 5일 차 일정

1경기 SKT T1 vs G2
2경기 TSM vs 플래시 울브즈
3경기 WE vs 기가바이트 마린즈
4경기 TSM vs G2
5경기 플래시 울브즈 vs 기가바이트 마린즈
6경기 SKT T1 vs WE